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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내가 싫다가도 애틋해서

나는 가끔 내가 싫다가도 애틋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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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32g | 123*188*14mm
ISBN13 9791191766448
ISBN10 1191766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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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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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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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함께하는 삶’은 약속한 방향대로 순탄히 흘러가기가 쉽지 않다. 혼자서는 정처 없이 어디든 자유로이 다닐 수 있지만, 둘이서는 각자의 마음이 늘 같을 수가 없기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그 차이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커지면, 결국엔 서로가 멀어지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때가 되어서야 다시금 깨닫는다. 영원할 거라 믿고 싶어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변하지 않을 거라 믿고 싶어도 변한다는 사실을.
--- p.64~65 「PART 1 ‘그때였으니 ’우리‘였던 거다’」 중에서

과거의 나는 많은 것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이미 떠나간 인연의 끈을 힘껏 붙잡아 끌어당기거나, 내 힘으로 이룰 수 없는 일들을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그런 날들이 길어질수록 점점 더 괴로웠고, 타인까지 힘들게 만들기도 했다. ‘미련’이라는 어항에 빠져 좀처럼 헤어나오지를 못했던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나를 더 깊은 절망 속으로 빠뜨리는 일인지도 모른 채, 낚싯대에 걸려 오는 미끼를 어떻게든 물기 위해 애썼다. 집착이었다. 간혹 되돌릴 수 있는 것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미련한 미련으로 인해 많은 시간과 감정을 소모해야 했다.
--- p.75~76 「PART 2 ‘미련한 미련’ 중에서

내가 살아온 날들이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스쳐지나갈 때가 있다. 이 영화의 필름은 과거로 거슬러갈수록 채도를 잃어간다. 그럼에도 어떤 순간의 어떤 감정은 선명한 흔적으로 남아 있다. 가슴 떨리게 사랑하고, 치열하게 미워하고, 밤새워 슬퍼하던, 서툴고 뜨겁고 예뻤던 감정의 조각들이. 이 모든 시절을 보낸 내가 좋다가도 싫고, 싫다가도 애틋해서, 이제는 나를 웃게 하는 장면을 더 많이 간직하고 싶어졌다.
--- p.140 「PART 3 ‘인생은 항상 뜻대로 되지 않아요’」 중에서

품었던 감정이 시뻘건 사과라면, 변해가는 감정은 그 껍질이 벗겨진 노란 알맹이와 같다. 나는 누렇게 변색되어가는 마음을 최대한 멀쩡하게 보이기 위해 칼을 대어 껍질을 깎고 또 깎아냈다. 고통은 점점 배가 되었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다시 원래의 색으로 돌리고 싶어서였다. 그러다 결국 씨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만큼 앙상하게 변해버린 뒤에야 들고 있던 과도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
--- p.142~143 「PART 3 ‘마음의 유통기한을 늘리는 법’」 중에서

모든 것은 한순간이다. 당장은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는 것처럼 보여도, 현 시점에서 지나온 날들을 돌이켜보면 짧게만 느껴진다. 먼 훗날 똑같이 지금 이 순간을 떠올려도 그런 기분이 드는 건 마찬가지일 것이다. 무한한 우주의 긴 시간 앞에서는 인간의 삶 자체가 하루살이보다 짧아서다. 그렇지만 허무하지는 않다. 비록 살아가는 동안에는 고통이 가득한 비극처럼 느껴질지 몰라도, 저 멀리서 보면 반짝이다 금세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벌그스레한 불꽃일지도 모른다.
--- p.212 「PART 4 ‘생은 아름답다는 말’」 중에서

그때는 정말이지 미래의 나에게 수없이 묻고 싶었다. 잘 살고 있는 건지, 꿈은 이루었는지, 행복한지, 곁에 있는 사람들과는 변함없이 잘 지내는지…….
당시엔 그저 공허한 속삭임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그때의 나에게 얼마쯤은 답해줄 수 있는 입장이 되었다. 솔직히 잘 살고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고민은 언제나 그림자처럼 졸졸 따라다니고, 꿈과 행복은 추상적이니 여전히 어렵고, 곁에 있는 사람들이야 인연이면 남고 아니면 떠날 테니 관계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부디 네 자신을 챙기라고.
--- p.260~261 「에필로그 ‘기억하되 연연하지 않기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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