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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년세세 年年歲歲

[ 사인 인쇄본 ]
황정은 | 창비 | 2020년 09월 1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6 리뷰 19건 | 판매지수 34,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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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09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188쪽 | 304g | 128*194*20mm
ISBN13 9788936434441
ISBN10 893643444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여기의 삶을 이어가게 하는 눈부신 이야기] '잘 살기. 그런데 그건 대체 뭐였을까' 하는 소설 속 이순일의 생각이 이야기 전반을, 삶의 전반을 흐른다. 어쩌면 그저 잘 살기 위해, 일하고, 결혼하고, 집을 떠나고, 또 돌아오고, 눈 앞의 하루를 다시 살아내는 사람들. 어머니로부터 아이로 이어지는 우리의 시간, 생의 순간들이 여기 말갛게 빛난다. -소설MD 박형욱

다시 한번, 황정은이 황정은을 넘어서다
나를 이루는 세계에 대한 황정은의 질문
*미발표작 「무명無名」 「다가오는 것들」 수록

2019년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에 선정되고 연작 『디디의 우산』으로 만해문학상 5?18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독보적인 개성으로 작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한 황정은의 신간이 출간되었다. 이미 그 이름만으로 신작을 발표할 때마다 큰 화제를 모아왔지만, 이번에 출간한 연작소설 『연년세세年年歲歲』는 작가가 오랫동안 품어온 주제를 펼친 역작이다. 지난해 문예지를 통해 발표한 두편의 소설 「파묘破墓」와 「하고 싶은 말」과 함께 실린 「무명無名」과 「다가오는 것들」은 이번 단행본을 통해 처음으로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작품으로 출간 전부터 독자들은 물론 문단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선보이는 책마다 작가로서의 경지를 갱신하는 황정은에게 이번 책은 다시 한번 황정은의 문학을 넘어 새로운 획을 그을 것으로 기대한다.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래도 누나, 너무 엄마가 하자는 대로 하지는 마.
그런 거 아냐.
너무 효도하려고 무리할 필요는 없어.
효?
그것은 아니라고 한세진은 답했다.
그것은 아니라고 한세진은 생각했다. 할아버지한테 이제 인사하라고, 마지막으로 인사하라고 권하는 엄마의 웃는 얼굴을 보았다면 누구라도 마음이 아팠을 거라고, 언제나 다만 그거였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 pp.43∼44, 「파묘」중에서

한영진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이순일에게 묻고 싶은 오랜 질문이. 왜 나를 당신의 밥상 앞에 붙들어두었는가. 한영진은 그러나 그걸 말할 자신이 없었다. 그 질문을 들은 이순일의 얼굴을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대답을 기다리는 순간을 대면할 용기가 없었다. 이순일은 이제 칠십대였고 일생 아이들을 돌보느라 여기저기 아픈 데가 많았다. 아마도 끝까지, 그걸 묻는 순간은 오지 않을 거라고 한영진은 생각했다. 그런 걸 물으면 엄마는 울지도 몰랐고 한영진은 엄마가 우는 걸 보고 싶지 않았다.
--- p.83, 「하고 싶은 말」중에서

예쁜 가정용 우물이었지만 그것이 집 안에 생긴 뒤로 이순일은 더 나가지 못했다. 반찬거리를 사거나 고모 부부에게 점심 도시락을 전하러 시장에 갈 때 말고는 외출할 일이 없었다. 하루가 매우 번잡하면서도 고요하게 지나갔다. 얕은 그릇에 담긴 채 양달에 놓인 물처럼 시간이 증발해버렸다. 세제와 파 뿌리 냄새와 물 얼룩이 밴 우물가에서. 누가 오지 않는다. 궤짝에 담긴 조기 한뭇에 소금을 뿌리거나 하며 이순일은 생각했다.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이 없다. 그러니까 누가 안 와.
--- p.119, 「무명」중에서

잘 살기.
그런데 그건 대체 뭐였을까, 하고 이순일은 생각했다. 나는 내 아이들이 잘 살기를 바랐다. 끔찍한 일을 겪지 않고 무사히 어른이 되기를,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랐어. 잘 모르면서 내가 그 꿈을 꾸었다. 잘 모르면서.
--- p.138, 「무명」중에서

그렇게 하지 않아도 삶은 지나간다 바쁘게.
나탈리는 바쁘게.
울고 실망하고 환멸하고 분노하면서, 다시 말해 사랑하면서.
--- p.182, 「다가오는 것들」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순자가 왜 이렇게 많을까?
이 책은 그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황정은은 ‘작가의 말’에서 “사는 동안 순자,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을 자주 만났”고, “순자가 왜 이렇게 많을까”라는 질문에서 이 책이 시작되었다고 전한바, 『연년세세年年歲歲』에 실린 소설 네편은 ‘1946년생 순자씨’ 이순일과 그의 두 딸 한영진 한세진의 이야기가 큰 줄기를 이루며 이어진다. 어머니와 자매의 지난 삶과 현재의 일상을 통해 지금, 여기의 한국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이 연작소설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감각과 깊이 있는 사유로 황정은의 이전 소설들을 스스로 다시 한번 뛰어넘으며 독자들로 하여금 더욱 눈부시고 풍성해진 ‘황정은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다.

「파묘破墓」는 이순일과 둘째 딸 한세진이 이순일의 외조부 묘를 없애기로 하고 마지막 제사를 드리기 위해 강원도 철원군으로 떠나며 시작한다. 한세진은 그 묘가 엄마에게는 친정일 거라고 여기며 묵묵히 성묫길에 동행하지만 남편인 한중언이나 장녀인 한영진, 막내인 한만수에게는 이해받지 못한다. 딱 한번 남편이 동행한 적이 있었는데, 절도 올리지 않고 뒤돌아서서 처가 쪽 산소엔 벌초도 하지 않는 법이라고 잡소리를 하는 모양새가 야속해 이순일은 남편에게 더는 동행을 권하지 않았다. 이제는 일흔이 넘어 불편한 다리로 산을 오르내리기가 어려워 이순일은 결국 파묘하기로 결정한다. 마지막 절을 올리고 돌아오는 길에 이순일이 신은 양쪽 등산화 밑창이 차례로 떨어져나간다. 그들은 흙바닥에 깊이 박혀버린 밑창 두개를 그대로 남겨두고 그곳을 떠난다.

「하고 싶은 말」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직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온 이순일의 장녀 한영진의 이야기이다. 판매에 능한 한영진이 담당하는 매장은 늘 매출이 높았다. 한영진이 일을 시작한 이후로 이순일은 매일 밤늦게 퇴근하는 한영진을 기다렸다가 새 밥과 국을 지어 딸의 저녁밥을 준비했다. 한영진이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낳은 이후에는 이순일이 두 가정의 살림을 돌보았고, 그 일의 대가로 한영진 부부는 늙은 부부의 생활비를 댔으며 엄마의 사물들과 엄마의 짜증을 감당한다. 어느날 한영진은 이순일에게서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는 그 이야기’를 갑작스레 듣게 되고 순간 한영진은 끔찍해한다. 한영진은 엄마가 자신에게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궁금해하면서 자신도 엄마에게 ‘왜 나를 당신의 밥상 앞에 붙들어두었는가’ 묻고 싶었지만 그걸 말할 자신이 없다.

잘 살기
그런데 그건 대체 뭐였을까


이순일은 어릴 적 ‘순자’로 불렸다. 「무명無名」에서 이순일은 열다섯살에 김포에서 만난 ‘동무, 이웃, 동갑이자 동명同名인 순자’를 떠올린다. 1960년 여름, 이순일은 외조부를 떠나 자신에게 공부를 가르쳐주겠다고 약속한 고모를 따라 김포로 가지만, 이순일은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고모네 살림을 맡아 일곱 아이를 돌봐야 했다. 학교에도 못 가고 외출을 단속당해 집 안에 갇혀 답답해하는 이순일에게 옆집에 사는 순자가 물을 길으러 오며 둘은 친구가 된다. 이순일은 순자의 노트를 받아 순자의 고운 글씨를 베끼며 글을 배운다. 하지만 오랜 식모살이에 지친 이순일은 1967년 고모네에서 도망을 나온다. 순자의 소개로 남대문에 있는 병원에서 간호조무 일을 배우며 반년 정도 일하다 고모부의 손에 이끌려 다시 고모네로 돌아가게 되고 이순일은 순자를 원망하게 된다. 고모네로 돌아와 보름 만에 만난 순자는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고 그냥 서 있었고 이순일은 그런 순자의 뺨을 때린다. 세월이 지나 한참을 잊고 살았던, ‘생각할수록 너무 선명해 꿈이고 거짓인 것 같은 광경들’로 기억되는 순자를 떠올리며 ‘용서를 구할 수 없는 일들이 세상엔 있다’고 이순일은 생각한다.

시나리오를 쓰는 한세진은「다가오는 것들」에서 북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닷새간 뉴욕에 머문다. 그곳에서 한세진은 노먼 카일리의 딸인 제이미를 만나게 된다. 노먼은 이순일의 이모인 윤부경의 아들로, 1987년 이순일과 윤부경이 덕수궁 돌담길에서 처음 만났을 때 윤부경의 옆에는 노먼 카일리가 이순일의 옆에는 한세진이 있었다. ‘현재와 미래로 쪼개진 두쪽 거울에 비친 상처럼’ 꼭 닮은 이모와 조카가 만나는 장면을 그들은 함께 보았다. 제이미는 미국에서 ‘안나’라는 이름의 이민자로 살던 윤부경의 삶과 엄마가 ‘양갈보, 양색시’라는 말을 들으며 커야 했던 노먼의 삶에 대해 들려준다. 뉴욕에 머무는 동안 한세진은 그의 여자친구 하미영의 말들과 미아 한센뢰베의 영화 「다가오는 것들」L’avenir(2016)의 장면을 겹쳐 떠올리고 병원에 있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으며 무사히 지나간 하루의 사소한 일상을 공유한다.

여기의 삶을 이어가게 하는 눈부신 문장
영원히 기억될, 꼭 필요한 이야기


황정은은 네편의 연작소설을 통해 가족, 사회, 친구, 국가 등 여러 관계 안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세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겪은 비극과 참사, 크고 작은 고통과 슬픔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어떻게 삶을 이어나가야 하는지를 이순일과 두 딸, 한영진과 한세진, 한세진과 하미영이 나누는 사소한 대화와 평범한 일상을 통해 보여준다. “내 아이들이 잘 살기를” “끔찍한 일을 겪지 않고 무사히 어른이 되기를, 모두가 행복하기를”(138면) 빌던 이순일의 바람은 분주하게 하루를 보내고 서로를 무심한 듯 다독이며 견뎌내는 날들 속에 어쩌면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끝내 말하지 못하는 것이 있어도, 뒤늦게 용서받지 못해도, 사람들을 실망시켜도, 삶은 바쁘게 지나간다. “울고 실망하고 환멸하고 분노하면서, 다시 말해 사랑하면서.”(182면) 현재를 있게 하는 과거를 잊지 않고, 미래를 있게 하는 현재를 만들어가는 우리에게 『연년세세年年歲歲』는 영원히 기억될, 꼭 필요한 이야기로 남아 지금, 여기의 삶을 계속 이어가게 할 것이다.

회원리뷰 (19건) 리뷰 총점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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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연년세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kokh96 | 2020.10.2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실망스럽고 두려운 순간도 더러 있었지만 한영진은 김원상에게 특별한 악의가 있다고 믿지는 않았다. 그는 그냥…, 생각을 덜 하는 것뿐이라고 한영진은 믿었다. 한영진이 생각하기에 생각이란 안간힘 같은 것이었다. 어떤 생각이 든다고 그 생각을 말이나 행동으로 행하는 것이 아니고 버텨보는 것. 말하고 싶고 하고 싶다고 바로 말하거나 하지 않고 버텨보는 것. 그는 그것을 덜 할;
리뷰제목

실망스럽고 두려운 순간도 더러 있었지만 한영진은 김원상에게 특별한 악의가 있다고 믿지는 않았다. 그는 그냥…, 생각을 덜 하는 것뿐이라고 한영진은 믿었다. 한영진이 생각하기에 생각이란 안간힘 같은 것이었다. 어떤 생각이 든다고 그 생각을 말이나 행동으로 행하는 것이 아니고 버텨보는 것. 말하고 싶고 하고 싶다고 바로 말하거나 하지 않고 버텨보는 것. 그는 그것을 덜 할 뿐이었고 그게 평범한 사람들이 하는 일이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매일 하는 일.    

한세진과 한영진은 엄마(이순일)이 철원의 그 밭과 거기서 자란 작물을 탐하는 티를 낼 때마다 차라리 살림을 정리하고 그 마을로 돌아가 사는 것이 어떠냐고 묻곤 했다. 터무니없는 이야기였다. 이순일에게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그곳이 그립지는 않았다. 38선 이북 출신인 남편 한중언은 때마다 고향이 있는 방향을 보러 임진각에 가곤 했지만 이순일에근 그럴 것이 없었다. 사람들이 고향이라고 말하는 곳, 거기엔 그리울 것이 더는 남아 있지 않았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거기엔 노인들이 남아 있었다. 이순일은 자기가 아는 노인들의 얼굴을 생각했다. 지혜롭지도 선하지도 않은 그들의 얼굴을. 늙는다는 건 볼래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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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포토리뷰 【연년세세】 생각이 참 많아지고 오래 생각하게 된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까망머리앤 | 2020.10.22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어른이 되는 과정이란 땅에 떨어진 것을 주워 먹는 일인지도 모르겠다고 하미영은 말했다. 이미 떨어져 더러워진 것들 중에 그래도 먹을 만한 걸 골라 오물을 털어내고 입에 넣는 일, 어쨌든 그것 가운데 그래도 각자가 보기에 좀 나아 보이는 것을 먹는 일, 그게 어른의 일인지도 모르겠어. 그건 말하자면, 잊는 것일까. _146p.쉼 없이 일하다 보면 '그땐 그랬지...'하는 날도 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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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는 과정이란 땅에 떨어진 것을 주워 먹는 일인지도 모르겠다고 하미영은 말했다. 이미 떨어져 더러워진 것들 중에 그래도 먹을 만한 걸 골라 오물을 털어내고 입에 넣는 일, 어쨌든 그것 가운데 그래도 각자가 보기에 좀 나아 보이는 것을 먹는 일, 그게 어른의 일인지도 모르겠어. 그건 말하자면, 잊는 것일까. _146p.

쉼 없이 일하다 보면 '그땐 그랬지...'하는 날도 오는 걸까? 이렇게까지 힘들 일인가? 문득 그런 생각이 자주 드는 2020년. 이제 쉬엄쉬엄 노년을 준비하고 쉬셔도 좋을 연세에도 오히려 쉬는 게 불안하다며 매일같이 출근하시는 부모님, 그런 부모님과 함께 살고 같은 공간에서 일을 하다 보니 내 의지라는 건 없이 자연스럽게 매일같이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다 보면,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도 오곤 한다. 칠십이 다 된 연세에도 하루 12시간 가까이 일하며 살고 있을 줄 알았을까? 나의 30년 후도 엄마와 같은 모습일까? 잘 사는것, 잘 산다는것은 뭘까?

연년세세의 이순일, 한세진, 한영진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신의 위치에 맞는 삶을 애쓰며 살아간다. 이야기는 살면서 문득, 생각하고 마주했던 거울에 비친 마음 같아서 다 일고 덮어두고도 정리해두지 못한 글이기도 했다. 애쓰지 않아도 삶은 바쁘게 지나가는 시간들을 어떻게 채워갈지는 그 시간을 살아내는 이들의 몫이겠지...더 많이 표현하고 들어드리고 손잡아드려야지. 지나고 후회하지 말아야지..

실망스럽고 두려운 순간도 더러 있었지만 한영진은 김원상에게 특별한 악의가 있다고 믿지는 않았다. 그는 그냥... 그 사람은 그냥, 생각을 덜 하는 것뿐이라고 한영진은 믿었다. 한영진이 생각하기에 생각이란 안간힘 같은 것이었다. 어떤 생각이 든다고 그 생각을 말이나 행동으로 행하는 것이 아니고 버텨보는 것. 말하고 싶고 하고 싶다고 바로 말하거나 하지 않고 버텨보는 것. 그는 그것을 덜 할 뿐이었고 그게 평범한 사람들이 하는 일이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매일 하는 일. _70p.

잘 살기.

그런데 그건 대체 뭐였을까, 하고 이순일은 생각했다. 나는 내 아이들이 잘 살기를 바랐다. 끔찍한 일을 겪지 않고 무사히 어른이 되기를,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랐어. 잘 모르면서 내가 그 꿈을 꾸었다. 잘 모르면서. _138p.

#연년세세 #황정은 #한국소설 #창비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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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가족 이야기, 그리고 가족 이야기가 아닌 그 무엇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고학력룸펜 | 2020.10.2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작가가 말한다. 사람들은 이 글을 가족 이야기로 읽을까, 궁금하다. 나는 생각한다. 아마도 이것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아들과 딸, 그리고 그 부모의 이야기가 있지만 가족 이야기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가족 이야기를 하겠다.아버지는 스무 살을 채우기도 전에 월남전에 휩쓸려 들어갔다.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겼다, 라고 아버지는 말했다. "휩쓸려 들어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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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말한다. 사람들은 이 글을 가족 이야기로 읽을까, 궁금하다. 나는 생각한다. 아마도 이것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아들과 딸, 그리고 그 부모의 이야기가 있지만 가족 이야기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가족 이야기를 하겠다.

아버지는 스무 살을 채우기도 전에 월남전에 휩쓸려 들어갔다.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겼다, 라고 아버지는 말했다. "휩쓸려 들어갔다"는 것은 옳은 표현이 아닐 것이다. 아버지는 자원했으니까. 월남에 가면 돈을 많이 준다, 라고 부대장이 말했고, 아버지는 손을 번쩍 들었다. 중대에서 아버지 혼자 뽑혔다. 그때 아버지는 중사 계급장을 달고 있었다.

사람을 죽여 보았느냐. 아버지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나는 죽을 고비를 몇 번씩 넘긴 일과 전장에서 손에 피를 묻히지 않는 일이 양립할 수 있는 것인지 가끔 생각한다. 월남에서 돌아온 아버지는 진급 제안을 마다하고 군에서 뛰쳐 나왔다. 이후 오십 년 동안 아버지는 대구 3공단을 전전하며 가족을 먹여 살리려 애썼다. 아버지의 월급을 받아먹은 엄마는 마음의 병에 걸렸고, 나는 가족을 내버리고 혼자 서울로 도망쳤다.

아버지보다 더 아버지 같은 나이가 된 나는 아버지가 되기를 거부하고 있다. 이것은 아버지에게는 비극일까. 어쨌거나 나는 오늘을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삶은 지나간다 바쁘게. ... 울고 실망하고 환멸하고 분노하면서, 다시 말해 사랑하면서."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길.

http://www.instagram.com/p/CGoYajqn6Wh/?igshid=osxuetzrk57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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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4건) 한줄평 총점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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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내용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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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kh96 | 2020.10.29
구매 평점5점
잘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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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아 | 2020.10.29
구매 평점5점
너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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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 2020.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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