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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람들

우리의 사람들

박솔뫼 | 창비 | 2021년 02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7 리뷰 51건 | 판매지수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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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24g | 122*188*20mm
ISBN13 9788936438371
ISBN10 8936438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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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생활과 가까운 언어로 전하는 공감과 위로] 박솔뫼식 감각으로 선보이는 공감과 위로의 이야기. 작품의 인물들은 눈에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지만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어떤 삶에는 존재하거나 존재했을 수도 있는 또 다른 삶을, 가능성을 그린다. 한번쯤 떠올려보았을 생각과 상상이 활자가 되어 펼쳐지는, 낯설고도 친근한 세계다. -소설MD 박형욱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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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노에서 새해를 맞이하며 우리는 겨울잠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하였는데 내가 오기 전 그곳에 들른 동물학자의 말에 따르면 인류 역시 동면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이 있다고 한다. 왜인지 느낌으로는 그 사람만 혹은 극소수가 주장하는 가설 같았다. 하지만 그 이야기가 나는 마음에 들었고 나에게 위안을 주었다. 내가 추위와 겨울에 약한 것은 원래는 나 같은 사람은 이미 배불리 먹고 잠에 들었어야 할 시기이기 때문인 것이야. 봄이 오는 냄새가 찾아올 때 녹은 투명한 물이 잎 위를 구를 때 잠에서 깨어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사람들」중에서

그렇게 서울로 돌아가기 전날 밤에는 걱정을 미리 사서 했다. 전전긍긍하였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며 마음은 평안해지는 듯했지만 아주 잠깐 이초쯤 회사에 너무 가기 싫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시간을 빼고는 그 시간은 빼지지가 않았지만 그래도 긴장을 풀고 편한 마음이었다. (…) 울긴 울었지만 부산에서는 잘 쉬다가 서울로 돌아왔다. 시간은 흐르고 하던 것을 하고. 그런데 자꾸만 부산에 다시 가고 싶었다. 거기서 잘 쉬고 여기로 돌아와 일을 열심히 하고 마음을 다잡고 주어진 일에 감사하고 운동화 끈을 고쳐 매고 경마장의 말처럼 달리는 사람이 될 수가 없나 나는? 나는 그런 생각을 하는 데 쓸 힘이 없었고 점심을 먹고 저녁에 뭐 먹지 생각하는 것처럼 가을 이후로 한동안 부산에 갈 기회를 살피는 날들이 계속되었다.
---「건널목의 말」중에서

가끔 나는 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다고 생각한다. 저를 위해 무언가를 한순간 포기해주십시오. 저의 고민을 떠안아주십시오. 나 역시 아주 가끔 누군가의 불덩어리를 삼키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물론 곧 사라지는 생각이다. 그 때문에 나는 한동안 먼 곳으로 가야 할지도 모르고 누군가를 다시는 만나지 못할지도 모르고 그러나 그것을 어두운 마음 없이 받아들인다.
---「농구하는 사람」중에서

욕조에 몸을 담그고 나는 꿈을 너무 믿는 것 같아, 꿈이 나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어디선가 동아줄처럼 내 눈앞으로 뭔가가 내려올 것이라 믿고 있었어라는 말이 머릿속을 맴돌고. 그래도 잠을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사람이 되기는 하지, 포장된 새 소시지를 뜯는 것 같은 새로움. 여전히 잠과 꿈에 대한 믿음을 그대로 가진 채 몸을 닦고 머리를 말리고 바를 것을 바르고 입을 것을 입고 침대로 향했다. 나는 얼른 자고 싶었고 그래서 굿나잇 잠이 든다.
---「펄럭이는 종이 스기마쓰 성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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