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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모르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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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 오늘의 젊은 문학-00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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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6월 24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50쪽 | 338g | 130*195*19mm
ISBN13 9791130638362
ISBN10 1130638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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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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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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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민주가 이 세계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면 갑작스런 연락을 받고 민주를 만났던 일이며 마주 앉아 나누었던 이야기 전부가 잠깐의 꿈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나는 민주를 기억했고, 또 민주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으므로 계속 소설을 썼다. 다만 그럴수록 내가 쓴 소설들은 민주에게서 멀어져서, 결국에는 민주와 아무 상관없는 이야기가 되어버리곤 했다.
---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 중에서

기선은 쾌청한 하늘에 방금 전에 보았던 빛의 부스러기를 그려 보았다. ‘작고 초라하다.’ 그런 말밖에는 해줄 수 없는 빛이었다. 기선은 일몰을 기다리지 못하고 폭죽에 불을 붙이는 누군가를 잠시 동안 상상해 봤다. 심지의 끝에 불붙은 성냥을 가져다 대는 손과, 하늘을 올려다보는 뒷모습을. 그리고 빛보다 더 오래 허공을 차지하고 있는 연기를. 차가 어느새 해변 도로를 완전히 지나쳐서, 더는 바다가 보이지 않았다.
--- 「해가 지기 전에」 중에서

나는 눈이 오는 풍경을 보고 싶다고 했다. 호주에서는 흰 눈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노영은 그러면 언젠가 함께 눈을 보자고 내게 말했다. 그건 고백에 가까운 말이었는데, 나는 물론 받아들였다. 언젠가 함께 흰 눈이 덮인 풍경을 보자고, 어느 여름날에 우리는 그런 약속을 했었다.
--- 「이 인용 게임」 중에서

“가시가 박혔어.”
우리는 오래된 빌라에 함께 살았는데, 방바닥에는 건물이 지어질 당시의 유행대로 목재 장판이 깔려 있었다. 거기서 나무 부스러기가 조금씩 떨어져 나왔다. 그런 작은 부스러기가 발에 박힌 모양이라고 유재는 말했다. 다만 내 눈에는 가시가 보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없는데.”
--- 「프랑스 영화처럼」 중에서

아내의 마음 한구석에선 분명 아들의 죽음에 관해 얼마간 나의 책임을 묻고 싶은 감정이 남아 있을 것이었다. 나는 그것도 그저 내버려두었다. 그렇게 둘 수밖에 없었으므로 그렇게 했다. 학원을 정리하고 아파트를 팔아 이곳으로 이사한 것이 나로서는 아내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었다.
--- 「해변의 밤」 중에서

너는 그렇게 아내와 자식에게 모든 것을 빼앗길 거야. 모든 것을 강탈당하겠지. 그리고 버려질 거야. 그것이 남자의 삶이니까. 결혼하는 제자에게 하고 싶은 진심 어린 주례사란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신혼여행을 마친 용주가 찾아올 때면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아마 어려울 것이다.
--- 「주례」 중에서

해주가 아이를 낳지 않기를 은밀하게 원했고, 홀로 되어 우리가 좀 더 많은 것을 공유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했다. 해주는 나의 유일한 친구였으니까. 내가 그런 생각에 빠져있을 즘, 해주에게서 전화가 왔다. 해주는 데리러 가겠다고, 지금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아파트 단지의 어디쯤일 뿐 내가 있는 곳을 설명하기는 어려웠으므로, 나는 그저 네게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만 대답했다. 축축한 여름 바람이 불어왔다.
--- 「해피 투게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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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별안간 뒤통수를 때리는 것만 같을 때가 있다.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냐고 따지려는 순간, 작가는 그동안 모아온 균열의 기미를 보여준다. 그제야 깨닫게 된다. 잃어버린 게 아니라, 거기 버려두고 온 뒤에 까맣게 잊었을 뿐인 삶의 진실에 대해. 그건 저지른 잘못과 덧난 상처와 일그러진 관계를 모두 끌어안고 갈 용기를 가진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방식이다. 서장원 작가 덕분에 우리는 겨우 우리 사이에 놓인 커다란 무지와 오해의 강을 건널 수 있게 될 것이다.
- 한소범 ([한국일보] 문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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