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 ‘큐레이터란 무엇 하는 사람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았다. 사실 자조적인 말이지만, 큐레이터란 많은 이들이 소망하는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는 그 의미조차도 불명확하다. 대개 현장에서 일하는 큐레이터들은 정말 다양한 곳에서, 각기 다른 여러 가지 일을 한다. 그럼에도 퉁 쳐서 큐레이터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기란 사실 일보다 마음이 더 고되다. 고학력 저임금 그것도 비정규직 또 는 계약직, 그나마 무기 계약직이면 고마운 것이 큐레이터 동네의 실상일진대 세상에 왜 그리 큐레이터를 꿈꾸는 이들은 많은 걸까. 아마도 성취감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알량한 성취감 때문에 온갖 허드렛일과 박봉을 감수하는 큐레이터의 속성을 아는 이들은 이를 이용해 한껏 부리고 하대해 자괴감마저 느끼게 한다. 글을 읽다 보면 큐레이터에 대한 환상은 물론 소위 문화 예술 지원, 육성, 사회 공헌 운운하는 기업의 오너 또는 기업의 높은 양반들 민낯이 드러난다. 세상을 이롭게 하겠다는 기업이 그 일을 하는 소속원들조차 제대로 전문가로 대접하지 않는 현실을 무어라 할까. 오늘날 한국의 큐레이터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망치질, 무거운 작품, 커피 심부름, 화장실 청소가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하는 일은 아니라는 인식의 부족함 때문이다. 하지만 책 속의 주인공은 마치 슬퍼도 외로워도 울지 않는 캔디처럼 씩씩하다. 그래서 나는 우리나라의 미래가 여전히 기대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가 있고, 그가 그들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 정준모 (큐레이터,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예쁘장한 얼굴, 수수한 옷차림, 말머리 없이 곧장 자신의 안부를 쏟아내는 독특한 사람. 작가와 큐레이터의 관계로 알고 지낸 시간 동안 우리가 만난 것은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 이 책은 적어도 나에게 그녀의 현재를 만들어 낸 과정을 알려주는 설명서에 가깝다. 내용이 정갈하고 은은하며 직설적이라서 그녀와 똑 닮았다. 닫힌 문의 반대말은 열린 문이 아니라 ‘여는 문’이라고 하더니, 그녀가 열어젖힌 수많은 문이 꽤 흥미로웠다. 사랑하는 대상이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그녀의 말처럼 소통할 수 있는 유 무형의 모든 것들이 우리를 혼자가 되지 못하도록 붙잡는다. 혼잣말처럼 들리는 그녀의 수다가 다정한 것은 그녀가 열어보는 모든 문에 먼저 노크하는 용기와 호기심 때문이 아닐까. 스스로의 힘으로 열린 문들은 당연히 밖을 향해 있다. 대견한 일이다. 한 사람의 삶이 책과 같다고 하던가. 십 년을 알던 친구가 오늘 한 권의 책으로 걸어오는 비현실감을 체감한다. 장 그르니에의 ‘섬’을 껴안고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서둘러 읽어내고 싶은 마음에 내달렸다는 카뮈의 마음을 이해한달까. 본문을 빌어, 정형화된 서문 대신 즐겁게 일하고 충분히 보상받고 샛별이와 떵떵거리며 사시기를 바란다는 매우 구체적인 응원을 보낸다.
- 문형태 (작가)
큐레이터라는 직업은 밖에서 바라보는 이들에게는 드라마를 통해 구축된 고상하고 여유롭고 패셔너블한, 환상적인 포장지에 쌓인 그 무엇일 수도 있다. 세상일이 대개 그렇듯 어떤 일도 그렇게 이쁘기만 하진 않겠으나 큐레이터만큼 안과 밖의 풍경이 차이가 큰 직업도 흔치는 않을 것 같다. 큐레이터 안 해도 된다는 저자의 말은 역설적으로 큐레이터로서의 ‘지금의 자신’에게 만족한다는 넉넉한 여유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 여유는 더 많이 가져서도 아니고, 더 커졌기에 가능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비워내는 것, 물이 흐르는 방법을 실천해 보는 것, 사소한 일에 굳이 목숨 걸지 않는 것과 같은 ‘가벼움’에서 온 것이라는 결론이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든 생각이다. 큐레이터란 말 그대로 큐레이션을 하는 사람이다. 수많은 가치와 의미, 정보 속에서 나름의 시선으로 지금 가장 필요하고 의미 있는 것을, 가장 사랑하고 싶은 것을 골라내 는 사람일 것이다. 다양한 경험과 굴곡(저자는 이를 ‘걸림’이라 했다) 속에서 저자는 무엇인가를 찾아낸 듯하다. 우리는 누구나 어디론가 향하는 길 위에 있고 그 누구도 그 길의 끝까지 가 닿지는 못한 채 길 위에서 생의 시간을 다할 것이다. 그러니 몇 푼어치의 자부심과 성취가 뭐 그리 대수겠는가.
-김관호 (문화기획자·(주)올댓플래닝 대표)
한 여자의 작은 인생이 이토록 가까이 다가온 적은 처음이다. 이 날것의 글 속에는 인간이 세상과 만나면서 생기는 모든 솔직한 경험이 있다. 큐레이터가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관한 물음은 이 책을 읽으면서 분명해졌다. 인생은 모두에게 하나의 갤러리고 자신은 그 갤러리의 큐레이터라는 것.
- 김학민 (한양사이버대학교 디자인대학원 교수)
요즘 세상에 직업이 차지하는 정체성은 매우 크다. 큐레이터 장서윤의 삶을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 있는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어쩌면 저자 개인보다 큐레이터라는 직업에 더 관심이 많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개인 장서윤은 ‘큐레이터 안 해도 괜찮아’라고 이야기한다. 글을 읽어 내려가 다 보니 이 말은 직업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은 개인만이 할 수 있는 생각이 아닌가 싶다. 큐레이터의 일상에 장서 윤이라는 자유로운 개인이 더해진 글 속 대한민국 30대 여성의 단면은 독자들에게 울림을 줄 것이다.
- 정정엽 (광화문숲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내 마음은 내가 결정합니다』 저자)
당신이 궁금해하는 진짜 큐레이터 이야기. 어찌나 맛깔난지, 웃다가 허를 찌르는 통찰. 자기 자신이 되고자 하는 용기에 마음이 뜨거워진다.
-권명환 (해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서툴다고 말해도 돼』 저자)
갈 곳을 찾아 헤매는 청춘들은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을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자유를 가진다. 이 책은 그런 자유 안에서도 자신만의 나침반을 가진 그녀의 이야기라 그런지, 앉은 자리에서 쉬지 않고 책장을 넘겼다. 이렇듯 우리는 분명 조용히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 소비요정 (유튜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