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싸. 인싸와 아싸보다 더 많을 텐데, 인싸와 아싸보다 더 보이지 않는 그들은 어디에 있는지 궁금했던 적이 있습니다. 멀리 갈 필요 없이 제 곁에 있더군요. ‘부캐는커녕 본캐도 없어’ ‘지금 회사 일도 잘 못하는데 그것까지 어떻게 해’ ‘자신이 없어’ ‘사람들이 욕할까 봐 무서워’ 등 나름의 이유로 재능을 썩히는 친구들이 안타까웠습니다. 한 술 더 떠 ‘나는 평범해서 사람들에게 특별히 전할 이야기가 없어’라고 하는 친구에게 저는 그럴싸의 대표(?!) 자격으로 등짝 스매싱 날리며 짠소리했습니다. 재능, 꿈, 도전, 희망 등 ‘청춘’을 들먹이며 뜬구름 잡는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돈 이야기거든요.
덜 쓰기에서 더 벌기로 넘어가면서 그럴싸한 나는 도대체 무엇으로 더 벌어야 하는지 고민했습니다. 남들처럼 재테크나 투자를 하고 있긴 하지만 뭔가 부족했거든요. 한 사람의 소득은 근로소득, 사업소득, 자산소득 순으로 이어지며 증가한다더군요.
근로소득에서 자산소득으로 넘어가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자산소득은 부동산이나 투자금 등 자산이 있어야 합니다. 자산이 크지 않으면 자산소득을 얻는 데 한계가 있고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사업소득의 ‘사업’까진 아니고 몸값을 높여야 한다 정도뿐이더라고요.
---「프롤로그」중에서
ENFP 재기발랄한 활동가가 돈을 모을 수 있었던 비결은 사실 재기발랄한 활동가다웠기 때문이다. 나도 처음부터 ‘나다운 재테크’를 하겠다고 다짐한 건 아니었다. 다만 내가 확신한 게 있었다. 내게서 ‘재미’와 ‘사람’을 빼면 그건 김짠부가 아니라 시체라고. 나는 무슨 일을 하든 무조건 재미있어야 했다.
ENFP에게 신용카드 자르기보다 더 중요한 건 활동에 도움이 되는 카드 혜택을 관리하는 일이다. 계획형 J가 아닌 무계획형 P, 그중에서도 초무계획형 P라고 장담하는 나는 재밌게 게임하듯이 카드를 썼다. 게임할 때 이 능력치와 저 능력치를 번갈아 쓰고 다른 능력치를 찾아 헤매는 것처럼 A카드의 혜택을 다 쓰면 B카드를 쓰고, 그것마저 다 쓰면 비장의 무기 C카드를 꺼내는 식이다.
---「‘돈 못 모은다는 ENFP 중 제일 잘 모으는 사람’」중에서
일단 시작하면 여러 일을 이어갈 수 있고, 그중에서 자신에게 더 잘 맞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점들을 언제, 어디에, 어떻게 연결할지 내가 결정하고 나아갈 때 삶이 나다워진다.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작을 미루는 사람들이 있다. 무엇을 준비하는 건가요? 창업하기 위한 돈? 이번 회사 프로젝트만 끝내고 생길 시간? 주변 사람의 동의? 저 유튜버가 가지고 있는 만큼의 공간과 장비? 무언가를 갖춰놓고 시작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틀렸다.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 우리는 나답게 일하는 법을 찾고 있다는 것을! 모든 일은 나다움을 찾기 위한 수단이다. 나답지 못하다, 나답다는 판단도 일단 시도해봐야 할 수 있다. 하다가 나답지 못하면 방향을 바꾸거나 범위를 좁히거나 넓히거나 그만두면 그만이다. 그 일을 했다가 어떤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해서 내가 사라지지 않는다. 그 일을 하기 전과 후 분명 나는 달라져 있기 때문에 무의미하지도 않다. 하지만 우리는 뼛속까지 성공과 실패, 완성과 미완성 등 이분법적인 생각, 준비와 시작 그리고 과정과 목표 달성 등 일렬로 나아가는 선형적인 생각에 익숙하다. 여기서 벗어나야 한다. 어떻게? 그냥 시작하면서!
이분법적인 생각은 나답냐 아니냐 판단하는 정도만, 선형적인 생각은 내 일들이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 점검할 때만 쓰면 된다.
---「"‘제대로’보다 ‘일단’ 하려고 한다"」중에서
만나고 싶은 부류의 사람들이 있는데 현재 내 삶과 그들의 삶에 아무런 접점이 없어서 스치지도 못할 때 그때 돈을 써야 한다.
지금까지 자신이 몰랐던 것을 알았을 때, 알고 있던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때는 놀랍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다. 어떤 기분이 들었든 결국 그걸 해냈다면 자신이 뿌듯하고 자랑스럽고, 그 과정이 평소 자신과는 달랐다면 블로그에든, 인스타그램에든, 유튜브에든 기록하면서 자연스럽게 소비자에서 생산자가 되었을 거다. 분야나 종류의 문제가 아니다. 자신의 뿌듯함이 포인트다.
돈을 내기 전과 후가 조금도 달라진 게 없다면, 그건 소비다. 미안하지만 그건 ‘경험이 돈이고 돈이 곧 경험이며, 돈이 돈을 만든다’는 사실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시대를 탓하며 억울해할 것도, 연민에 빠질 일도 아니다. 오히려 경험과 소비를 너무나 쉽게 동일시하고 있는 것 아닌지 자신에게 물어볼 일이다.
---「'좋은 경험과 그냥 소비를 구분하는 법' 중에서
유튜브를 시작한 사람은 ‘구독자 1000명, 시청 시간 4000시간 이상’을 1차 목표로 삼아 달린다. 의외로 쉽지 않은 목표라 그 숫자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지치면 쉽게 포기하기도 한다.
유튜브뿐 아니라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각 플랫폼마다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특정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무리한다. 제한선을 맞췄는데도 광고가 오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을 모으기 위해 또 달린다. 그렇게 막연하게 달리기만 하면 금방 지치고 뿌듯 포인트도 찾기 어렵다. 광고를 받지 못하는 그때야말로 달리는 대신 내가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지금보다 더 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찾아야 할 때다. 내 이야기를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 말이다.
브랜디드 광고를 하다 보면 의외로 맞춤형 광고가 적다.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되는 TV 광고, 라디오 광고와는 다르게 브랜디드 광고는 적은 비용으로, 수는 적지만 상품 타깃은 분명한 고객에게 광고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활용하는 곳이 드물다.
대기업이 대행사에 브랜디드 광고 일을 맡기고 대행사가 인플루언서에게 주욱 뿌리고, 광고비를 조율하며 추리는 식이다. 대기업, 대행사에 다니며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은 늘 너무 바쁘니 내가 대신 해주면 된다. 내 채널의 구독자수는 많지 않지만 특정 성향의 사람들이 확실히 모여 있다면 그들에게 줄 수 있는 것, 그들이 느끼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에서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의 광고를 먼저 제안하고 보여줄 수도 있는 거다.
---「'내가 줄 수 있는 것부터 생각한다'」중에서
조회수의 노예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곤 하지만 유튜브는 내가 보고 듣고 쓰는 플랫폼 중에 가장 정직한 것 같다. 유튜브 스튜디오에서 제공하는 분석 탭을 100% 활용하는 사람을 못 봤다. 그만큼 방대하고 체계적으로 제공한다.
알고리즘도 공평하다.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경험상 썸네일 그리고 시청 지속시간을 충족하면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는 것 같다. 확실한 건 구독자수가 많거나 유명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조회수가 더 잘 나오진 않는다는 것. 좋은 영상, 좋은 콘텐츠라면 조회수와 알고리즘이 보답해준다고, 자주 위안한다.
유튜브의 이런 특성 덕분에 더 많은 기회가 있다.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닿을 수 있다. 잠실경기장 최대 수용 인원은 10만 명, 내 유튜브 영상 하나의 최대 조회수는 200만이다.
10만보다 200만 안에 더 다양한 사람들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내게 광고를 줄 사람, 협업하고 싶은 사람, 강연을 요청하고 싶은 사람, 기사거리가 필요한 사람 등이 연락해온다. 동일한 주제를 다루는 유튜버가 많아지면 상대적으로 내 콘텐츠를 볼 사람은 없어지지 않냐는 것도 오해다. 사람들의 관심사가 커질수록 대세가 되고, 대세가 되면 관심 없던 사람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대표적으로 나의 주제인 재테크가 그렇다. 많은 사람들은 관심 있는 주제일수록 더 여러 시각을 접하려고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영상을 본다. 잠실경기장, 월드컵경기장, 부산 사직구장을 오가야 한다면 당연히 하나를 선택해야겠지만, 우리가 있는 곳은 유튜브다.
---「'경쟁 유튜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