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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에 관한 생각

: 영장류학자의 눈으로 본 젠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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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67위 | 국내도서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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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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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년 11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568쪽 | 788g | 150*220*28mm
ISBN13 9788984079946
ISBN10 8984079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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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차이라는 주제는 어느 쪽으로건 감정을 자극한다. 이 분야에서는 누구나 강한 의견을 피력하는데, 동물을 연구하는 우리에게는 아주 낯선 상황이다. 영장류학자는 판단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절대로 행동을 옳고 그른 것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연구에는 불가피하게 해석이 포함되지만, 우리는 수컷의 행동을 ‘역겹다’고 표현하거나 어떤 종의 암컷을 ‘상스럽다’라고 부르는 일이 절대로 없다. 우리는 행동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이런 태도는 박물학자들 사이에 오랫동안 내려온 전통이다. 비록 수컷 사마귀는 교미를 하다가 문자 그대로 머리를 잃지만, 그렇다고 해서 암컷을 비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리고 같은 이유로 우리는 자신의 짝이 몇 주일 동안 밀폐된 둥지 안에서 지낼 수 있도록 진흙 덩어리를 물어오는 수컷 코뿔새의 행동을 판단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저 자연이 왜 그런 식으로 작용하는지 경이롭게 여길 뿐이다.
---「머리말」중에서

영장류학자는 성을 경시해야 할 이유가 없다. 나는 영장류학회 회의에서 약 1000번의 강연을 들었지만, “있잖아요, 저는 숲에서 암컷과 수컷 오랑우탄을 추적하다가 그들의 행동이 서로 놀랍도록 비슷하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아직까지 한 번도 없다. 대다수 영장류에서 암수의 행동 차이가 얼마나 극명한지를 감안하면, 그런 말을 한 강연자는 웃음거리가 되고 말 것이다. 게다가 영장류학자들은 이러한 차이를 사랑한다. 우리에게 그것은 일용할 양식이다. 그것은 영장류의 사회생활을 아주 흥미롭게 만든다. 수컷이 중시하는 의제가 따로 있고, 암컷이 중시하는 의제가 따로 있다. 우리의 과제는 양자 사이의 상호 작용을 추론해 알아내는 것이다. 수컷과 암컷은 가끔 이해가 상충하지만, 상대방이 없으면 진화의 경쟁에서 어느 쪽도 승리할 수 없기 때문에, 양쪽의 의제는 어느 지점에서 교차한다.
---「머리말」중에서

원숭이들에게서도 성에 따른 사람 아이의 선호가 그대로 나타났다. 자동차 같은 운송 수단 장난감은 주로 수컷이 땅 위에서 움직이면서 가지고 놀았다. 수컷은 공도 좋아했다. 반면에 인형은 암컷이 더 많이 가지고 다녔는데, 인형을 꼭 껴안거나 생식기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후자의 행동은 새로 태어난 새끼의 생식기에 관심을 보이는 원숭이의 호기심과 일치한다. 새로 새끼를 낳은 어미 주위에 암컷들이 모여들어 꿀꿀거리는 소리와 입맛 다시는 소리를 요란하게 내면서 꼬물거리는 새끼의 다리를 벌리고, 찌르고, 당기고, 다리 사이에 코를 대고 냄새를 킁킁 맡는 행동은 흔하게 볼 수 있다. 우리가 ‘태아 성별 공개’ 파티를 발명하기 오래 전부터 영장류는 이런 행동을 해왔다.
(...)
수컷 원숭이들은 바퀴가 달린 장난감을 선택했다. 수컷은 모든 장난감을 좋아한 암컷에 비해 외골수 성향을 보였다. 수컷이 봉제 장난감에 관심을 보이지 않은 탓에 이 장난감들은 대부분 암컷의 차지가 되었다. 어린이들도 이와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데, 남자 아이에게서 특정 장난감 선호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보편적인 설명은 남자 아이는 여성처럼 보일까 봐 두려워하는 반면, 여자 아이는 남성처럼 보일까 봐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원숭이가 젠더 지각에 신경을 쓴다는 증거가 없다면, 이들이 남자 아이가 느낀다고 추정되는 것과 동일한 불안을 느낄 가능성은 없다. 진실은 더 단순할지도 모른다. 즉, 대다수 남자 아이와 수컷 영장류는 인형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지도 모른다.
---「1장 장난감」중에서

젠더는 각 성이 걸치고 돌아다니는 문화적 외투와 같다. 그것은 남성과 여성에 대한 우리의 기대와 관련이 있는데, 그러한 기대는 사회마다 다르고 시대에 따라 변한다. 하지만 일부 정의는 이보다 더 급진적인데, 젠더의 본질을 변화시키려고 시도하기 때문이다. 이런 정의들에서는 젠더를 생물학적 성과는 완전히 별개인 임의적 구성물로 본다. 말하자면, 외투가 혼자서 스스로 돌아다니는데, 그것을 어떻게 꾸미느냐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2장 젠더」중에서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브렌다의 성장 과정을 추적한 머니는 완전한 성공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의기양양하게 젠더는 순전히 양육에 달린 문제라고 선언했다. 어느 나이가 되기 전까지는 남자 아이를 여자 아이로, 여자 아이를 남자 아이로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소식을 환영했는데, 그것은 우리가 자신의 운명을 제어할 수 있다고 암시했기 때문이다. 머니는 여성 운동의 영웅이 되었다. 1973년에 〈타임〉 은 그의 연구가 “전통적인 남성과 여성의 행동 패턴이 바뀔 수 있다는 여성 해방론자들의 주된 주장에 강한 지지”를 보냈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일순간에 너무나도 처참하게 와르르 무너져 내렸고 머니는 논란의 인물이 되었다. 죽고 나서 한참 지났는데도 머니는 여전히 일부 사람들에게 돌팔이와 사기꾼으로 매도당하고 있다. 여성으로 변했다고 간주되었던 그 소년이 자신의 새로운 젠더를 격렬하게 거부한 것이다. 여자 아이 옷을 입히고 인형을 주었지만, 브렌다는 남자 아이처럼 걷고 말했으며, 프릴이 달린 드레스를 찢어버리고 남동생의 트럭을 훔쳤다. 브렌다는 남자 아이들과 놀면서 요새를 만들고 눈싸움을 함께 하길 원했다
---「2장 젠더」중에서

옛날에는 사람이 무한히 유연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이 개념은 특히 인류학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는데, 이들은 전통적으로 생물학을 무시하는 대신에 문화를 강조했다. 1970년대에 애슐리 몬태규 Ashley Montagu는 우리 종에게는 선천적 경향이 전혀 없다고 기술하면서 “사람은 본능이 전혀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그보다 10여 년 전에 같은 몬태규가 여성은 본질적으로 남성보다 사랑과 배려가 더 넘치는 존재라고 찬양했다. 여기에는 명백한 모순이 있다. 사람의 마음을 문화가 그 위에 젠더규범을 새기는 빈 서판으로 간주하는 동시에 양성 사이의 자연적 차이를상정하는 것은 모순이다. 여성의 우월성에 관한 몬태규의 견해에 동의한 인류학자 멜빈 코너 Melvin Konner가 문화가 모든 것이라는 자기 분야의 슬로건과 거리를 둔 이유는 이 때문일지 모른다.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는 서로 다르며, 이들이 자라서 되는 남성과 여성도 서로 다르다. 이것은 심오한 생물학적, 철학적 통찰이고, 비록 나는 처음에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젊은 시절에 나는 강한 문화 결정론자였다---「이제는 기꺼이 그것을 포용하고 옹호한다."

하지만 우리는 문화와 생물학」중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할 필요가 전혀 없다. 유일하게 타당해 보이는 입장은 ‘상호 작용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상호 작용주의 interactionism는 유전자와 환경 사이에 역동적인 상호 작용이 일어난다고 상정한다. 유전자 자체는 포장도로에 떨어진 씨앗과 같다.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것도 만들어낼 수 없다. 이와 비슷하게 환경도 자체만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는데, 거기에서 작용해야 할 생명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양자 사이의 상호 작용은 너무나도 복잡해서 대개의 경우 우리는 각자의 기여가 어느 정도인지 밝혀낼 수 없다.
---「2장 젠더」중에서

암컷 침팬지는 많은 수컷 전략을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 암컷이 생식기가 부풀어오른 채 숲에 나타나면, 많은 수컷이 꼬인다. 여러 수컷 어른이 암컷을 따라 다니면서 하루 종일 번갈아가며 짝짓기를 한다. 야생 침팬지의 경우, 동시에 생식기가 부풀어오른 암컷이 여러 마리 있으면, 이러한 모임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 이러한 축제 같은 ‘섹스 잼버리’는 큰 경쟁 없이 진행된다. 뷔르허르스동물원에서 나는 ‘성적 흥정’을 이야기했는데, 그것은 치열한 협상이 벌어지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수컷들은 암컷 근처에 무리를 지어 모여서 서로 털고르기를 했다. 오랫동안 털고르기를 해주는 대가로 그들 중 한 마리가 방해받지 않고 짝짓기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는데, 특히 알파 수컷에게 털고르기를 해야 효과가 있었다. 모든 짝짓기에는 대가가 따랐다.

암컷 침팬지의 생식기가 최종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단계에 이르면, 수컷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진다. 암컷은 이 단계에서 생식 능력이 극대에 이른다. 서열이 높은 수컷은 암컷을 혼자 독차지하기 위해 암컷을 꾀거나 힘으로 그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데려간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암컷이 오로지 임신만을 목적으로 할 경우에 필요한 것보다 훨씬 더 자주 그리고 더 많은 수컷과 교미를 한다는 것이다. 야생 암컷 침팬지는 평생 동안 12마리 이상의 수컷과 약 6000번의 짝짓기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암컷이 낳은 살아남는 새끼는 겨우 5~ 6마리에 그친다. 과도하게 많은 섹스처럼 생각되지 않는가? 실제로 과도하게 많은 것이긴 하다---「적어도 수정의 관점에서는. 하지만 8개월 후에 새끼가 태어났을 때, 수컷들이 새끼를 해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암컷이 많은 수컷과 섹스를 하려 한다고 가정한다면, 그것은 절대로 과도한 것이 아니다.
---「7장 짝짓기 게임」중에서

동성애의 진화를 이해하려면, 당연히 사육 상태의 펭귄 몇 마리의 행동보다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한, ‘게이 펭귄’은 없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수생 조류 중 일부가 자신과 같은 성에 배타적 또는 지배적 지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 예를 들면, 사일로와 로이의 관계는 계속 유지되지 않았다. 6년 뒤, 사일로는 자신의 짝을 떠나 캘리포니아주에서 온 암컷 스크래피 Scrappy와 어울리기 시작했다. 이 결별은 맨해튼의 게이 집단에 큰 충격을 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실망했는데, 특히 동물원의 고참 펭귄 사육사인 로브 그램제이 RobGramzay는 두 수컷이 “잘 어울리는 한 쌍처럼 보였다.”라고 아쉬워하며 회상했다.

펭귄들 사이에서 파트너 관계와 파트너의 성은 너무 자주 바뀌어서, 펭귄은 동성애자보다는 양성애자로 보는 것이 좋다. 게다가 이러한 변동은 그 원인을 가끔 일어나는 암수의 성비 불균형 탓으로 돌릴 수 있는 동물원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 아남극 지역에 위치한 케르겔렌 제도에서 10만 쌍이 넘는 임금펭귄 무리를 관찰한 연구에서는 동성애 행위가, 특히 수컷들 사이에서 동성애가 자주 목격되었다. 프랑스 동물행동학자 그웨나엘 팽스미 Gwenaelle Pincemy는 두 펭귄이 “머리를 하늘을 향해 길게 뻗고 눈을 감은 채 함께 머리를 앞뒤로 돌리다가 머리가 가장 멀어졌을 때 서로를 ‘흘끗 훔쳐본다.’”라고 묘사했다. 이런 과시 행동을 하는 전체 쌍중 약 4분의 1이 수컷과 수컷의 쌍인 반면, 파트너가 서로의 소리를 알아보는 다음 단계의 결합으로 넘어가는 쌍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만 헤어졌다가도 다시 짝을 찾을 수 있는데, 수천 마리가 모여 있는 무리에서는 이 능력이 아주 중요하다. 비록 이 결합 단계에 도달하는 동성 쌍은 드물긴 하지만, 야생에서도 실제로 그런 쌍이 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12장 동성 섹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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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스 드 발은 현대 사회가 권력과 특권의 젠더 차이를 바로잡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젠더 역할이란 본래 서로 밀접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여성 혼자만으로는 해낼 수 없다. 그러나 그는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길에는 남성의 동참이 필요하”지만 “세상에서 잘못된 일은 모두 남성 탓이라고 일반화하는 사례”는 결코 옳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우리 사회의 지극히 정치적인 남녀 갈라치기는 용서받을 수 없는 악행이었다. 오래된 성 구분을 비난하기보다는 더 깊은 문제인 사회적 편견과 불공정을 해결하는 데 남성과 여성 모두가 함께 힘을 기울여야 한다. 프란스 드 발의 이런 균형 잡힌 혜안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호르몬 연구도 아니고 뇌과학도 아닌 동물과 인간의 행동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분야에서 평생 함께 일해 온 나 자신이 뿌듯하다.
-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 교수)
성과 젠더에 관한 가장 뜨거운 논란들에 대해 과학적이고 다정하고 균형 잡힌 관점을 제공하는 훌륭하고 흥미로운 책.
-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저자)
젠더 차이를 주제로 현재 벌어지는 논쟁을 과학을 통해 차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는데, 프란스 드 발의 《차이에 관한 생각》이 바로 그런 설명을 제공한다.
- 데즈먼드 모리스 (《털 없는 원숭이》 저자)
프란스 드 발의 책은 나올 때마다 흥분을 불러일으키는데, 이 책 역시 마찬가지다. 이 책은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두고 벌어지는 갑갑한 논쟁에 사이다 같은 역할을 한다. 흥미롭고 아주 시의적절한 책이다.
- 뤼트허르 브레흐만 (《휴먼카인드: 감춰진 인간 본성에서 찾은 희망의 연대기》 저자)
굉장한 책이다! 프란스 드 발은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영장류학자일 뿐만 아니라, 배짱 있는 페미니스트이기도 하다. 이 흥미로운 책은 학계와 문단의 대다수 작가들이 감히 들어가길 주저하는 영역으로 용감하게 뛰어 든다! 이 책에는 놀라운 이야기와 흥미로운 데이터, 생각을 자극하는 개념들이 넘친다. 더 공정하고 평등한 인간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남성과 여성, 여왕과 평민, 트랜스젠더와 논바이너리)가 나누어야 할 필요가 있는 중요한 대화들이 이 책을 통해 생겨날 것이다.
- 사이 몽고메리 (《문어의 영혼》 저자)
프란스 드 발은 책에서 예시로 든 동물과 사람들 사이를 유연하고 우아하게 돌아다니면서 우리가 ‘자연적’이라고 여기는 많은 사회적 편견들이 사실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차이뿐만 아니라 같음에 대한 이 심오한 논의는 간결한 문체와 적절한 일화들, 생물학에 관한 해박한 지식들로 이루어져있다.
- 앤드루 솔로몬 (《부모와 다른 아이들》, 《한낮의 우울》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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