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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스무 살

이 와중에 스무 살

창비교육 성장소설-07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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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346g | 143*210*14mm
ISBN13 9791165701666
ISBN10 1165701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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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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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인 척 하고 싶었던 우리의 스물에게
이나영 소설 PD
2022-11-30
스물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설렜던 10대의 마지막 해, 스무 살이 되고 나면 뭐든 다 괜찮을 것 같았다. 뭐 그리 억눌려 살았던 것도 아닌데, 내게 스무 살은 이제야 내가 원하는 바를 찾아 갈 수 있는 자유의 나이라고 여겨졌다. 모든 게 서툴고, 때로는 과장되었다가 또 때로는 끝없이 침울했다가. 매 시간마다 들썩이는 감정들을 나 스스로도 어쩌지 못하던 나의 스물. 그럼에도 어리다고는 여겨지고 싶지 않았던 그 때. 하고 싶은 건 많지만 너무 먼 미래는 상상하기에 버거웠던 스물을 재생하며 주인공 은호를 응원해갔던 소설.
대학교 주변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스물 초반의 나를 떠올리고 싶을 때마다 어느 대학교의 근처로 향한다. 같은 나이를 건너는 중인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서툴어서 눈부셨던 내가 있었음을 상기할 수 있어서. 나이를 많이 먹은 것도 아니지만, 스물 무렵의 기억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것 같다는 생각을 꽤 많이 한다. 어떤 가능성도 말이 되었기에 더 막막하고, 불안했던 그 시절의 나를 생각하면 안타깝기도 해서일까. 은호를 바라보며 '조금만 힘을 빼 보렴. 네 안의 답은 언제까지나 찾아다녀야 할 거야'라고 외치고 싶었던 건 나에게 하고 싶었던 말일 테다. 그래서 원하는 것을 계속 생각하고 찾아가려는 은호의 성장을 애정 가득한 마음으로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언젠가 후회하게 되더라도, 자신의 길을 찾아 걸어간 사람은 적어도 미련은 남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조금 알기에.
은호 외에 대학 선배 윤지와 남자 친구 준우 역시 은호의 성장과 같은 선에 있다. 본인이 원하는 미래를 위해 윤지는 대학을 그만두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환경에 대한 원망 없이 오롯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 걸어가는 준우. 그 무렵의 친구들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저렇게 살아갈 수도 있구나를 생각하게 만들어주어 나의 세계를 넓혀준다. 방황하지만 자신의 길로 향하는 친구들을 거쳐, 은호는 어떤 선택들을 하게 될까. 소설에서는 은호의 미래에 대해 어떤 길도 제대로 제시하진 않지만, 은호는 언제나 이게 맞는 길인지 한 번 더 들여다보는 사람이 될 것이다. 끌려가는 게 아닌 삶을 살아갈 마음이 준비된 것만으로도 은호의 스물은 충만하다.
사람의 성장은 나이에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마음만 있다면 성장할 수 있음을 은호의 엄마가 보여주기도 한다. 엄마와 딸은 왜인지 늘 애증의 관계다. 사이가 좋다가도 어떤 때에는 서로를 질투하고, 또 어떤 때에는 죽고 못 살았다가, 서로의 변화를 지켜보며 응원했다가. 은호와 고작 열여덟 살밖에 차이 나지 않는 엄마는 흔히 '어머니'라고 했을 때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어느 날 이혼을 선포한 엄마는 은호의 자취방으로 갑자기 오더니, 은호의 스물을 귀찮게만 한다. 급기야 은호는 '엄마에게 남자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상담사에게 고백하기까지 한다. 어쩌면 철없어 보이는 은호의 엄마지만, 결국 은호의 엄마가 원하는 것도 하나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다는 욕망. 내 의지대로 살겠다는 욕망이 은호의 엄마에게도 있다는 것을, 나이에 따라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줄어드는 건 아니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소설 속 인물 모두가 걸어가는 길을 애정 어린 마음으로 지켜보게 되는 까닭은 나에게도 응원을 하고 싶어서일 테다. 스스로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건 생각보다 어렵기에.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우리들에게, '어른'이 되고 싶었던 스물 무렵의 우리 모두의 시간들에게, 조금만 힘을 빼고 진짜 하고 싶은 것을 향해 나아가자는 말을 건네고 싶은 소설.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평범한 모범생이자 ‘K장녀’였던 ‘나’(은호)는 대학에 진학한 후 뒤늦은 사춘기를 앓게 된다. 자취를 시작하면서 얻게 된 자유는 달콤하지만, 공무원이 되라는 엄마의 말에 따라 진학한 행정학과는 도무지 적성에 맞지 않고, 손쉽게 시작한 연애들은 오래가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혼을 선포한 엄마가 서울에 올라와 같이 살기 시작하면서 은호의 혼란은 더욱 커진다. ‘나’보다 고작 열여덟 살이 많은 엄마는 은호에게 죄책감과 짜증, 그리고 안쓰러운 마음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존재다. 급기야 상담사에게 “엄마에게 남자가 생겼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해 버리는 은호. 이 와중에 나의 길을 찾겠다며 휴학을 선언하고, 자신의 곁을 지켜 주던 남자 친구에게도 충동적으로 이별을 고해 버린 은호는 과연 스무 살에 닥쳐온 인생 최대의 위기를 무사히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 와중에 스무 살』을 읽는 동안 내 스무 살을 돌이켜 보았습니다. 미숙하고 과장되고 금방 시무룩해지던 내가 있었습니다. 기대와 시선이 짐스러웠으나 두 손을 꽉 쥔 채로 끝내 어른인 척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어른의 자리로 떠밀렸으나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지 못하는 주인공 은호를 조마조마하며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은호는 평범한 일상이 극적인 사건보다 강력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가 한발 한발 걸어 만든 하루에는 허공을 떠도는 말이 없습니다. 자신의 과거와 그늘을 대면하는 데에도 주저하지 않습니다. 과거는 미래로 흐르는 강이 되고 그늘은 깊이가 됩니다. 아니, 은호의 표현대로라면 “이제는 안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불안하고 거추장스럽기만 한 ‘스무 살’이 말랑한 얼굴, 청춘의 얼굴을 내보이는 순간이며, 빛나는 시절의 연분홍 꽃망울을 터뜨리는 주문이 되는 놀라운 사건입니다.
소설이 끝날 때까지 은호를 응원했는데 어느 순간 위로를 받은 건 나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스무 살의 은호를 통해 나는 스무 살의 내게 꽉 쥔 손의 힘을 풀라고, 편안하게 힘을 빼라고 말해 줄 수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지금의 나에게도 괜찮다는 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와중에 스무 살』을 읽으면서 내게 있었던 조용한 사건입니다. 그러니 이런 은호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 하성란 (소설가)
생각해 보면 스무 살을 건너는 일은 무작정 버스를 타고 목적도 없이 달리는 시간과 비슷했던 것 같다. 날이 밝고 환할수록 가로수들의 크고 작은 그림자가 차창 밖으로 더 뚜렷해지듯 무언가를 욕심내고 희망할수록 그것을 이룰 수 없는 ‘그늘’이 더 짙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스무 살』은 그 시절 우리의 기억들을 불러내어 그 그늘이 “결정적으로 결여된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주어진 동일한 성장통이었음을 설득시킨다. 책을 읽듯 세상을 읽고 싶어 하는 주인공 은호가 보물찾기처럼 발견한 자기 상처들이 진솔하고 온화하게 펼쳐진다. 약간의 가능성을 움켜쥐더라도 계속 걷는 것이 가장 용기 있는 자들의 선택이라고 말하는 이 소설이 동일한 막막함을 가진 이들에게, 사는 대로 사는 관성이 아니라 “갈증처럼 생생하고 구체적인” 감각 속에 삶을 예리하게 느끼며 살고 싶다고 말하는 스무 살들에게 빛나는 위로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
- 김금희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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