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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가까이

이만큼 가까이

: 제7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정세랑 | 창비 | 2014년 03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8 리뷰 37건 | 판매지수 666
베스트
한국소설 top100 6주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3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364g | 145*210*20mm
ISBN13 9788936434106
ISBN10 893643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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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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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트라우마를 다독여주는 정세랑의 명랑한 기운

『이만큼 가까이』는 신도시 외곽 작은 도시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친구들이 겪는 성장의 진통을 담담하면서도 경쾌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나'와 주연, 송이, 수미, 민웅, 찬겸 등 여섯명의 친구들과 '나'의 첫사랑 주완이가 그 주인공들이다. 소설은 개성 넘치는 친구들의 현재 일상과 과거의 사건들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나’와 친구들이 성장해나가는 모습과 학창시절의 에피소드를 발랄하게 이어간다. 겨울이 유난히 길고 안개가 자욱하던 파주에서 휑뎅그렁한 신도시 초기의 일산으로 학교를 다니던 나와 친구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은 ‘2번 버스’뿐이다. 그 낡은 버스 안에서 MD플레이어나 MP3로 음악을 듣고, 전날 봤던 TV 프로그램 이야기를 하고, 짝사랑하는 친구 때문에 아파하면서도 여섯명의 친구들은 각자 버스 안의 앉은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서로 의지하고 위안을 받으며, 십대의 덜컹거리고 꼬불꼬불한 길을 흔들리지만 쓰러지지 않고 함께 지나온다.

2번 버스. 그 망할 버스에 대해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그 버스를 빼놓고는 아무 얘기도 할 수 없다. (…) 우리 여섯명은 곧 쓰러져 죽을 것 같지 않으면 매일 그 버스에 탔다. 누구 한사람 타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해졌다. (…) 버스가 퍼져버리면 우리 여섯은 눈길을 헤치고 더 큰 길로 나가기 위해 애를 썼다. 운동화가 젖는 건 예사였다. 발가락이 얼어 떨어져나가지 않은 게 지금 와서도 다행이다. 그런 경험들이 우리를 우리로 만들었다. 2번 버스가 아니었다면 우리도 우리가 아니었을 것이다.(17-19면)

영화미술 일을 하는 '나'는 DSLR 카메라에 동영상으로 현재의 친구들 모습을 담는다. ‘나’와 친구들, ‘나’의 가족들, 흔하디흔하지만 각별한 순간들을 담고 있는 마흔여섯 컷의 MPEG 동영상 파일들은 각각의 씬들이 생생하면서도 재치가 넘쳐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화를 자꾸 따라 읽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주인공 ‘나’가 지금의 영화 일을 하게 된 데에는 ‘하주’로 통칭되는 주연이의 오빠이자 ‘나’의 첫사랑, 하주완의 영향이 무엇보다 크다. 영화를 좋아했던 주완이와 ‘히치콕 주간’ ‘우디 앨런 주간’ ‘지브리 주간’ ‘주성치 주간’ 등을 정해 감독별, 배우별로 영화를 보는 동안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나’와 주완이는 서로에게 특별한 사이가 되고,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설레고 두근거리는 처음의 경험들을 함께 만들어가는 풋풋하고 아름다운 ‘첫사랑’이 된다.

내가 학교에 가고 없는 시간, 하주가 혼자 운동화 끈을 꼬고 있었을 걸 생각하니 웃음이 났다. 굳이 묻지는 않았지만 여분 끈은 두개니까 하나 더 만들었을 텐데 그럼 커플 팔찌네, 나는 귀가 뜨거워졌다. 귀가 뜨거워진 날은 후드를 쓰고 잤다. 비밀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머릿속의 따뜻한 공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83면)

그 거리감이 괜히 좋았다. 나머지 애들은 주완이의 친구가 아니다. 나만 주완이의 친구다. 친구보다 더 친밀한 어떤 것이다. 이만큼 가까워, 우리는. 여자친구보다도 더 친밀한 어떤 것이 어느날엔가는 될 수 있을지도 몰라. 가까워지고 가까워지다보면 분리가 불가능한 사이가 될 거라고, 나는 주완이의 곁에 캐주얼하게 앉아 음험하고도 창대한 계획을 세웠다.(98면)

‘빗물에 젖으면 녹아버릴 것처럼 아슬아슬해 보이는’ 주완이를 ‘장난감 인형처럼 언젠가 갑자기 잃어버릴 것’만 같다는 예감 속에서도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주인공의 첫사랑은 어느날 예기치 못한 죽음으로 파국을 맞는다. 눈 내린 파주의 겨울 산에서 주완이는 탈영병이 숨겨둔 총기로 장난을 치던 아이로 인해 사고를 당하게 되고, ‘나’는 첫사랑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혼란스럽고 아픈 청춘 시절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느닷없고도 불운한 죽음 앞에서 친구들은 통곡하기보다는 기나긴 시간을 건너는 법을 배우며 꿈을 찾아 떠나거나 현실에 순응하며 십대를 이겨내고 이십대를 견뎌내, 이제 ‘안정된 음역’을 지닌 삼십대의 목소리로 편안하게 서로에게 말을 건넨다. 서로의 시간을 이해하고 견뎌내는 ‘나’와 친구들의 섬세하고도 사랑스러운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 차분한 목소리를 듣다보면, 무언가를 잃어가던 나의 젊은 한때와 대면하게 되고 저마다 마음 한켠에 담아두었을 청춘의 트라우마가 더불어 다독여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주연이가 끊임없이 나와 이야기해준 게 무엇보다 도움이 된 것 같다. 나의 망상을 삭제하고 삭제해줬던 주연이는 정작 그 시간을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다.
“한번만 더 말해줘. 여기 쳐다보면서 말해줘. 녹화해두게. 다시는 말해달라고 안할게. 미안해.”
“아니, 괜찮아. 언제든지 말해줄게. 오빠는 죽었어.” (…)
여기를 쳐다보면서, 내가 살아 있다고 말해줘.
그렇게는 부탁하지 못했다.(186-188면)

우리는 그렇게 모여서 함께 망가지고 고장나고 그러다 한사람씩 사라질 것을 예감했으나 이른 포기의 달콤함 같은 것이 깃들어 있어서 그리 무거워지진 않았다. 열개의 인디언 인형처럼 하나씩, 운이 좋으면 길게 머물 거고 아니라면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었다. 순서를 기다리면서 담담하게 치킨을 먹고 생일파티를 하고 경조사를 챙겼다. 살아진다는 어른들의 말에 진저리를 내면서도 살아졌다. 그사이에 다시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가 떠났다가 돌아왔다가 할 것이었다. 다른 친구들과 새로운 그룹을 형성하고 먼 도시에서 살 것이었다.(192면)

반짝이던 너를 만나는 순간, 아직 오지 않은 그리움

이제 삼십대에 들어선 여섯명의 친구들은 어렸을 때의 성격과 소질을 살려 저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여기저기에 흩어져 살다가 이따금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묻고, ‘아무렇지 않아질 작별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슬픔과 상실의 시간을 이겨내는 동안 쓰라렸던 상처는 서서히 아물어 이제는 잘 보이지 않는 희미한 흉터로만 남게 된다. 아프면 아픈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굳이 쿨하지 않아도 괜찮은 상태로, 서로의 지금 그대로를 지켜주는 ‘우리’가 아름답다는 것을 작가는 담담하면서도 명랑한 목소리로 전한다. 내 마음을 채우던 그 누군가가 어디에 있든 지금 여기, ‘이만큼 가까이’에서 더욱 반짝이며 손을 내밀고 있는 걸 느낀다. 나중에 그리워질 걸 알아서 더욱 소중한 지금 이 순간을, 지금의 우리를, 그 간절한 두 손을 힘껏 잡아줄 때이다.

아무도 깨어 있지 않은 시간에 나만 깨어서 영상들을 돌려보면, 영상 속의 사람들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나 언젠가 이 순간을 그리워하게 될 거야’ 하고 일찍 예감한 것 같은 표정들을 지었다. 현재를 살면서 아직 오지 않은 그리움을 먼저 아는 종자들이 특이하게 느껴졌지만, 내 주변엔 그런 이들이 많았다.(257면)

심사평
정세랑의 『이만큼 가까이』는 인물들이 겪는 성장의 진통을 담담하면서도 경쾌하게 담아낸다. 십대를 보낸 주인공들이 경험한 상실이나 결핍의 정서 역시 과장 없이 산뜻하게 드러난다는 점에서 작가가 흔하지 않은 재능과 감수성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랑하는 친구의 죽음과 부재, 결핍을 견뎌내려는 주인공의 절실한 몸짓은 독특하고 섬세한 기억의 모자이크를 통해 한 세대의 풍속을 자연스럽게 살려낸다. 그럼으로써 지난 시절에 대한 애도의 서사는 “다시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가 떠났다가 돌아왔다가” 하는 기억과 더불어 현재를 모색하는 주인공의 간절한 성찰로서 자리매김하게 된다. 더불어 청춘의 트라우마를 들여다보는 담담하면서도 애정 어린 시선은 이후에 이 작가가 쓰게 될 단단하고도 풍요로운 이야기의 세계에 기대를 갖게 한다.
제7회 창비장편소설상 심사평 중에서(심사위원: 백지연 손홍규 전성태 정이현 편혜영)

회원리뷰 (37건) 리뷰 총점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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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가까이-정세랑 글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s****u | 2022.02.2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황량하고 미래가 없어보이는 도시로 묘사되는 파주에서 함께 학창시절을 보낸 친구들에 성장드라마이다. 제7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이라 그런가 정세랑 작가에 표현이나 말투는 담겨있지만 한번씩 안드로메다로 끌고가는 특출한 소재는 없었다. 아홉번이나 공모전 최종심시까지 올랐지만 탈락했던건 그만큼 기존 심사에서 받아들이지 못 할 만큼 뭔가가 파격적이었겠다 싶은 생각이 들;
리뷰제목
황량하고 미래가 없어보이는 도시로 묘사되는 파주에서 함께 학창시절을 보낸 친구들에 성장드라마이다.

제7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이라 그런가 정세랑 작가에 표현이나 말투는 담겨있지만 한번씩 안드로메다로 끌고가는 특출한 소재는 없었다. 아홉번이나 공모전 최종심시까지 올랐지만 탈락했던건 그만큼 기존 심사에서 받아들이지 못 할 만큼 뭔가가 파격적이었겠다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그녀에 다른 작품보다는 좀 심심하다는 느낌이 계속드는건 어쩔수가 없네.
그래도 워낙 다작 작가라 아직도 읽을 책이 많이 있다는게, 정세랑에게 들을 이야기가 많이 남았다는게 흐뭇한 기분을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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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고등학교 다섯 친구, 첫사랑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헌*가 | 2021.10.2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고양시와 파주시를 오가는 보라색 따복버스 20번은 작은 도로를 훑고 다녀 이주 노동자들이 많이 탄다. 아홉 시까지 출근하는 사람들과 달리 사람의 손으로 물건을 하나하나 만들어 납품해야 하는 작은 공장 노동자들 출근 시간이 빠를 수밖에 없다. 일하러 외국까지 온 마당에 조금 일찍 출근하는 게 무슨 대수이랴. 버스에 오르면 중국말은 중국말끼리 러시아말은 러시아말끼리 베트남;
리뷰제목

고양시와 파주시를 오가는 보라색 따복버스 20번은 작은 도로를 훑고 다녀 이주 노동자들이 많이 탄다. 아홉 시까지 출근하는 사람들과 달리 사람의 손으로 물건을 하나하나 만들어 납품해야 하는 작은 공장 노동자들 출근 시간이 빠를 수밖에 없다. 일하러 외국까지 온 마당에 조금 일찍 출근하는 게 무슨 대수이랴. 버스에 오르면 중국말은 중국말끼리 러시아말은 러시아말끼리 베트남 말은 베트남 말끼리 어쩌다가는 나라와 나라를 서로 교차하며 다국어로 된 말들로 떠들썩하다. 오늘은 어느 공장에 가게 되었는지 어제 일한 공장은 어떤 곳이었는지 정보를 나누며 하하 호호 즐거워한다. 차가 너무 작은 것은 불편하다. 도로가 좁고 과속 방지턱에 버스가 널뛰기를 하면 천장에 머리를 부딪치거나 옆 사람 몸을 밀치기도 한다. 그 버스가 출판도시를 경유해서 한동안 출근버스로 애용했다.

 

고양시에서 파주시로 출근한 나와 달리 파주에서 고양으로 등교한 학생들이 주요 등장인물이다. 그 망할 버스에 대해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그 버스를 빼놓고는 아무 얘기도 할 수 없다. 그마저도 시간이 들쭉날쭉한 그 버스가 신도시에 있는 고등학교로 가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다른 노선들은 귀신같이 어긋나 우리를 피해갔다. 우리 여섯명은 곧 쓰러져 죽을 것 같지 않으면 매일 그 버스에 탔다. 누구 한사람 타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해졌다.” 내가 탔던 따복버스는 소설 속 인물들이 버스를 타고 다닐 때 있던 버스가 아니지만 너무나 닮았고 공교롭게도 번호가 2번이다. 게다가 6명 중 한 명은 출판도시에서 일하며 출판계 속사정을 이야기한다. 내 근거지인 일산과 파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하는 일도 익숙한 인물이 있어 내게 흡입력이 컸다.

 

작은 버스를 함께 타고 고등학교를 다닌 여섯 명과 의 첫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섯 명은 와 송이, 수미, 민웅, 찬겸, 주완이고, 첫사랑은 주연의 연년생 오빠 주완이다. 송이는 패셔니스타, 수미는 외가에 얹혀 사는 처지, 민웅은 파주의 왕자, 찬겸은 새끼돼지, 주완은 다른 세계에서 파주로 온 친구다. 주완은 학교를 다니지 않고 에게 영화에 눈 뜨게 한다. ‘히치콕 주간’ ‘우디 앨런 주간’ ‘지브리 주간’ ‘주성치 주간등을 정해 감독별, 배우별로 영화를 보는 안목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다. ‘는 주완에게서 가슴 설레는 경험을 한다.

 

그 거리감이 괜히 좋았다. 나머지 애들은 주완이의 친구가 아니다. 나만 주완이의 친구다. 친구보다 더 친밀한 어떤 것이다. 이만큼 가까워, 우리는. 여자친구보다도 더 친밀한 어떤 것이 어느날엔가는 될 수 있을지도 몰라. 가까워지고 가까워지다보면 분리가 불가능한 사이가 될 거라고, 나는 주완이의 곁에 캐주얼하게 앉아 음험하고도 창대한 계획을 세웠다. (98)

 

는 주완이와 분리 불가능한 사이가 된다. 링크라 해야 할지 도킹이라 해야 할지, 우린 멋진 기계 같았다. 정교하고 귀한 부품들이 외부로 노출되어 있는 무방이 상태의 기계가 되어 연결되고 흐르는 경험도 한다. 그러나 주완은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죽게 된다. 첫사랑의 죽음으로 는 혼란스럽고 아픈 청춘 시절을 보낸다. 친구들 또한 저마다 자신의 길을 걸으며 십대를 건너 이십대를 거쳐 삼십대에 들어선다. 송이는 미국으로 건너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찬겸이는 치과의사가 되며, 수미는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민웅이는 조경 일을 한다. 주연이는 프리랜서로 일하며 아는 사람들을 굴비처럼 엮어 돈을 대줄 회사에 파는 일도 한다. ‘는 영화미술을 하며 주연이의 굴비가 되어 영화감독도 되고 남자친구와 새 삶을 꾸릴까 생각한다.

 

우리는 그렇게 모여서 함께 망가지고 고장나고 그러다 한사람씩 사라질 것을 예감했으나 이른 포기의 달콤함 같은 것이 깃들어 있어서 그리 무거워지진 않았다. 열개의 인디언 인형처럼 하나씩, 운이 좋으면 길게 머물 거고 아니라면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었다. 순서를 기다리면서 담담하게 치킨을 먹고 생일파티를 하고 경조사를 챙겼다. 살아진다는 어른들의 말에 진저리를 내면서도 살아졌다.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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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세랑월드로 다이빙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미***H | 2021.06.1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느즈막히 사랑에 빠진 정세랑 작가님의 세번째 책이다. 소설을 잘 안읽는 내 독서 습관이 조금씩 바뀌는데 일조 하신 분이기도 하다. <이만큼 가까이>는 제 7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이지만, 귀여운 표지와 제목 폰트와 제목으로 인해 가장 덜 궁금한 책이기도 했다. 하지만 책 읽는 순서는 내가 결정할수가 없었던 것이, 도서관에서 정세랑작가님 책은 모두 대여;
리뷰제목

 


 

느즈막히 사랑에 빠진 정세랑 작가님의 세번째 책이다. 소설을 잘 안읽는 내 독서 습관이 조금씩 바뀌는데 일조 하신 분이기도 하다.

<이만큼 가까이>는 제 7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이지만, 귀여운 표지와 제목 폰트와 제목으로 인해 가장 덜 궁금한 책이기도 했다.

하지만 책 읽는 순서는 내가 결정할수가 없었던 것이, 도서관에서 정세랑작가님 책은 모두 대여중이라 바로 빌려볼수가 없었는데, <보건교사 안은영> 다음으로 돌아온 책이 이 책이라 먼저 읽게 되었다.

뭔가 산뜻하고 귀여운 연애 이야기일거 같은 느낌의 표지와는 달리, 담담하게 읊조리는 듯한 문체로, 같은 동네에서 자라난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

나 역시 시골에서 자라났지 때문에, 세상의 외딴 곳에 떨어져서 살아가는 듯한 그 느낌이, 비록 환경은 다를지라도, 조금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더욱 더 깊이 빠져들어서 읽었다.

등장인물들의 각자의 이야기들을 늘어놓듯 들려주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특히나 주인공의 직업과 연관되어 연출된, 카메라로 촬영한 컷들을 이야기 사이사이에 넣음으로써,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를 구분 지어 놓은것이 가장 인상깊었고, 그래서 시간 전환이 잦음에도 그다지 따라가기 어렵지 않았다.

이야기 자체도 재미있어서 마지막 장을 넘길때 너무 아쉬웠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 읽은 작가의 수상소감 역시 기가막히다. 어떻게 이렇게 글을 써낼수 있지 싶었다. 그 중에 인상에 남는 한 구절...

 

"며칠전에는 석조 기념관 뒤에 붙어 선 작고 빨간 음료수 자판기를 보았습니다. 어째서인지 그 풍경이 잊히지 않습니다. 저와 제 동료들이 하는 작업들이 결국 그렇게 거대한 것과 등을 맞대고 서서 이질적으로 눈길을 사로잡고, 갈증을 해소해주고, 밤에는 작고 하얀 창으로 빛나며, 기포와 향미를 더하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안쪽 어두운 선반에 누운 서늘한 캔처럼 차례를 기다려왔던 것 같습니다. 경쾌한 소리를 내며 미끄러질 저를 받아주세요."

이만큼 가까이 272page, 작가의 수상소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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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33건) 한줄평 총점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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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2022.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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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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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 2021.09.11
구매 평점5점
잘 읽었습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플래티넘 바***토 | 2021.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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