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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88쪽 | 174g | 100*182*14mm
ISBN13 9791193024485
ISBN10 11930244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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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생각해 보면, 양서아는 항상 백영 자신의 장난을 묵묵히 받아 주고 있었다. 양서아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아도 백영이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었던 이유였을지도 모르겠다. 늘 코끝을 만지며 거짓말로 자리를 피할지라도 그의 표정은 언제나 ‘당황’이었지 ‘불쾌’는 아니었으 니까.어째서 당황이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당장 백영에게 와닿는 감정은 아쉬움이었다.시간이 더 있었다면 친해질 수 있었을지도 몰랐는데. 연락처는 있었으나, 종종 연락하겠다고 말했으나, 어쩐지 문자로 보는 그 사람은 너무 굳어 있어서, 박사 과정을 시작한 백영은 하루가 지나고 몇 주가 지나고 몇 달이 지나도 섣불리 양서아에게 연락할 엄두를 낼 수 없었다.
--- p.20~21

우주국에서는 대공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가는 박사님께 경고를 보냈어요. 설득했죠. 더 가다가는 구조할 수 없는 영역까지 다다른다고, 연료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선회하면 돌아올 수 있다고. 우주국의 보고에 따르면 당신은… 그럼에도 나아갔죠. 복귀 연료 한계를 넘어 우리 은하 바깥으로 계속해서 가속하셨죠. 우주국의 레이더는 박사님이 넘은 그 경계에서 관측 한계에 달했다고 해요. 그 너머의 풍경을 아는 건 박사님뿐이라는 거죠. 그때 양 박사님의 눈앞에 비친 풍경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던 거예요? 대체 무엇이 박사님을 사로잡았기에 지구를 떠나신 건가요?
--- p.76~77

대공 너머의 빛이 다가온다. 분명 다가가는 것은 양서아 본인일 텐데도 그 아득함에 주체가 전도된 것만 같다. 그사이 그립게도 사무치는 감정은 여전히 백영을 향한다. 양서아는 이제 무언가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는 홀로 남은 워프 드라이브 우주선 속에서 처음 이자 마지막으로 서럽게 웃었다. 매질 없는 우주에서 소리는 지구에 닿지 않을 텐데도, 백영에게 그 웃음의 의미가 닿길 바라며.
--- p.157

이토록 짧은 찰나를 스쳐 가는 우리에게도,이렇게 마음을 전할 기회를 주는 이 우주는 참 너그럽네요. 슬슬 대공이 안정적으로 전할 수 있는 용량에 달하고 있어요. 아,막상 쓰고 나니 할 말이 더 많은데.아직 적지 못한 게, 전하지 못한 게 많은데. 괴롭겠지만 나아가 볼게요. 그곳까지 닿을 수 있도록 애써 볼게요.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도록 해 볼게요. 박사님의 뒤에서가 아닌 곁에서 걸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볼게요. 바로 변할 수는 없겠죠.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몰라요. …그러니 제발 돌아와 주시면 안 될까요?
--- p.168~169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2044년 근미래, 천체물리학자 백영은 어느 날 집 마당에 떨어진 운석을 보고 동료 양서아 박사를 떠올린다.

그로부터 몇 년 전, 인류는 미지의 존재와 조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퍼스트 콘택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우주로 쏘아 올린 전파에 대한 회신을 받았다. 우주에서 더 이상 외로운 존재가 아니라는 환희도 잠시, 웜홀은 이상 웜홀이 되었고, 이상 웜홀은 대공이 되었으며, 대공은 ‘대파멸’이라 불리는 재앙을 초래했다. 지구를 초토화시킨 대파멸은 8년 동안 1년마다 반복될 것으로 추측되었다. 백영과 연구실 동료였던 양서아는, 첫 번째 대파멸이 일어나고 나서 대공 너머로 사라졌다.

다시 2044년, 쪼개진 운석을 몇 날 며칠 관찰하던 백영은 양서아의 작별 인사를 발견하고, 양서아를 구해 내기 위해 상상도 못할 일을 벌이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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