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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04년 07월 15일 |
|---|---|
| 쪽수, 무게, 크기 | 316쪽 | 490g | 153*224*30mm |
| ISBN13 | 9788991094109 |
| ISBN10 | 8991094104 |
환상소설첩 동시대편
: 한국문학의 환과 몽
윤대녕,김영하,장정일 저
|
향연
|
2004년 07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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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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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자 : 방민호
1965년 충남 예산 출생. 서울대 국문과와 동대학원 국문과 졸업. 문학평론가이며 국민대학교 전임강사이다. 1994년 겨울 「현실을 바라보는 세 개의 논리」로 제1회 신인평론상을 수상했다. 1997년 일본국제교류기금 초청 일본 순회강연을 했고, <실천문학>편집위원, <21세기 문학>기획위원을 거쳐 ㅈ금은 <서정시학>의 편집위원으로 있다. 『비평의 도그마를 넘어』『납함 아래의 침묵』『채만식과 조선적 근대문학의 구상』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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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종이 울린다. 푸르고 붉은 액체의 순환이 멈추도록 나는 놀란다. 그 순간 내 이마 한가운데가 툭 닫힌다. 콧등, 명치, 배꼽, 가랑이까지 일직선으로 내 몸이 봉합된다. 두 번째로 초인종이, 조금 전보다 크고 길게 울린다. 나는 몸통을 푸들푸들 떨면서 등에 붙은 날개를 펼친다. 은빛 비늘이 눈부시게 날아오른다. 세 번째로 급하고 격렬하게 초인종이 운다. 나는 여섯 개의 다리로 마루를 둥둥 울리며 왼쪽으로 두 바퀴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돈다. 바깥에서 열쇠를 잘그락대는 소리가 나더니 문이 흔들린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내가 해야 할 일을 나는 알고 있다. 나는 뱃구레에 힘을 주어 희고 빛나는, 밥사발만 한 알들을 뽀옥뽀옥 내깔기기 시작한다.
오수연의 『벌레』 中에서
“어, 저기 내 귀가 지나가네.”
그 말에 언뜻 놀라 화단을 쏘아보니 바람 한자락이 슬쩍 화단머리를 핥고 지나가고 있었다.
“나원 참, 꽃들이 귀가 멍멍해.”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의 이 기묘한 화답은 조금 더 계속되었다.
“신발 신고 가우?”
“맨발에 짚신을 머리에 옂는걸.”
“고봐요. 큰애 낳고 안 사준 신발이니 여태 맨발이지. 요새 누가 짚신 신어요. 그냥 들고 다니다 팔 떨어져서 머리에 옂지.”
“그럼 당신도 방금 저기 지나갔나?”
“내가 먼저 갔더이다.”
“하면 어디 좋은 데로 갔나?”
그 말에 언뜻 놀라 화단을 쏘아보니 바람 한자락이 슬쩍 화단머리를 핥고 지나가고 있었다.
“나원 참, 꽃들이 귀가 멍멍해.”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의 이 기묘한 화답은 조금 더 계속되었다.
“신발 신고 가우?”
“맨발에 짚신을 머리에 옂는걸.”
“고봐요. 큰애 낳고 안 사준 신발이니 여태 맨발이지. 요새 누가 짚신 신어요. 그냥 들고 다니다 팔 떨어져서 머리에 옂지.”
“그럼 당신도 방금 저기 지나갔나?”
“내가 먼저 갔더이다.”
“하면 어디 좋은 데로 갔나?”
윤대녕의 『빛의 걸음걸이』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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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은 우리의 리얼리티 인식을 심문하고 새로운 리얼리티 발견의 가능성을 심화, 확장시키는 매개 역할을 한다. 아직 인간적 현실로 분명하게 인준되지 못한 미지의 영역을 향해 내미는 인간의 예지적인 촉수가 바로 환상이다. ......오늘날 한국의 작가들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풍요로운 환상을 구가하고 있다. 감히 예상해 보건대 향후의 한국문학은 환상을 향해 더욱더 높이 비약해 갈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한국 현대소설의 체질전환에 커다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방민호 (해설 중에서)
방민호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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