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0년 11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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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19쪽 | 555g | 132*224*30mm |
ISBN13 | 9788937460180 |
ISBN10 | 8937460181 |
발행일 | 2000년 11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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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19쪽 | 555g | 132*224*30mm |
ISBN13 | 9788937460180 |
ISBN10 | 8937460181 |
1. 고급 하숙집 2. 사교계에 입문 3. 불사신 4. 아버지의 죽음 |
긴 시간동안 긴 호흡으로 책을 마무리했다.
도입에서 조금 지루한 감이 있어서 어렵게 책장을 넘기며 견디다 90페이지정도에서 탄력을 받아 읽기 시작했고, 중간 중간에 생각할 거리가 있어서 책을 쉽게 놓지를 못했다.
시대배경이 많이 다르니 공감할 수 없는 부분도 꽤 있었는데, 예를들어, 결혼한 부인들은 전부 정부를 두고, 젊은 남자들은 사교계에 출세하기 위해 그런 부인들의 정부가 되어 서로 윈윈?하는 이해하기 힘든 관계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딸들이 결혼을 하기 위해선 지참금이 필요한데, 이 또한 이해가 잘 되지 않지만, 흡사 혼수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기도 하다. 이런 다른 시대적 배경으로 초반에는 조금 힘들게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고리오 영감의 딸들에 대한 사랑이 너무 지나치게 묘사된 부분이 적지 않아서 "정말 이것이 진정한 부성애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곧 올바르지 못한, 얼룩진 부성애는 딸들을 역시 망치치는 것이 예외없는 부분인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딸인 뉘싱겐 부인이 남편의 사랑을 못 받고 슬퍼할 때, 외젠의 사교계로의 출세욕망을 고리오 영감이 알고, 자기의 딸 뉘싱겐 부인과의 만남을 적극 밀어주는 모습이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가슴이 짱한 게,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딸의 행복을 바라는 것인가? 일그러진, 동시에 짠한 아버지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결국 고리오 영감은 두 딸을 위해 평생 물질적인 공세만 퍼 붓고, 아버지로서의 존엄과 위엄과 존경은 받지 못한 채, 홀로 쓸쓸히 딸들의 이름을 부르며 죽게 되고, 외젠이 곁을 지키며 없는 돈을 탈탈 털어 마지막 장례까지 치뤄주지만, 외젠도 결국엔 성공과 출세를 목표로 다시 파리의 한 가운데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인간의 진절머리나는 욕망의 끝을 보게 되어서 혀를 씁쓸하게 찼다.
그렇다고 외젠을 돈과 권력에 눈 먼 속물이라고 단정지을 수도 없고, 고리오영감을 헛독독이 아버지라고 비평만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외젠은 본인의 위안과 안정과 욕망을 그저 따랐을 뿐 아무에게도 불평이나 피해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고리오 영감은 본인의 행복과 사랑을 딸들에게 바쳐 오롯이 그녀들의 기쁨과 평화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바치는 아버지아닌가! 제3자가 보기에 아버지의 재산만 노리고 부양하거나 찾지 않은 딸들이 너무 했다고는 하지만 정작 고리오 영감 자신이 슬퍼하지 않았기에 대놓고 비난할 수도 없는 것 같다.
*아버지의 지나친 부성애는 과연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부와 명예를 맹목적으로 쫓는 인간의 본성을 탐욕적이라고만 욕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굉장히 궁금해지게 만드는 고전이었다.
알쓸인잡에서 김영하 작가님이 '발자크'라는 인물에 대해 설명해주시는 것을 보고, 그가 쓴 작품을 꼭 읽어 보고 싶었다. 그래서 그의 대표작이자 우리나라에 제일 잘 알려진 『고리오 영감』을 먼저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제목은 '고리오'영감이지만 주인공은 다른 사람이다. 책을 내내 이끌고 가는 화자는 고리오 영감 딸의 정부인 젊은 청년이다. 그를 통해 잘못된 부모와 자식관의 관계, 그리고 더 나아가 19세기 프랑스 시민들과 귀족들의 삶을 볼 수 있었다.
책을 읽는 내내 고리오 영감과 딸들의 관계가 참 답답하게 느껴졌다. 딸들에게 왜 저렇게까지 목을 맬까? 왜 고리오 영감은 자신의 인생을 살지 않는 것일까? 이해가 가지 않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딸들에게 외면당하고 쓸쓸하게 죽음을 맞는 고리오 영감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그 외에도 프랑스 귀족들의 화려한 삶과 그 이면에 숨어 있는 그들의 타락과 가쉽, 욕망 등을 마치 그 시대에 살고있는 사람처럼 생생하게 느끼고 체험할 수 있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참 재밌게 읽은 소설이었다. 다음에 또 발자크의 다른 작품을 꼭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