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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뺑덕

마담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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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0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424g | 128*188*16mm
ISBN13 9791157400935
ISBN10 115740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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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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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서른여섯, 너무 일찍 출세한 그는 자신감이 때론 독이 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는 잘못을 저지르고도 늘 당당한 쪽이었다. 잘못을 후회하는 일보다 남을 원망하는 편이 더 속
편하다 여겼던 것이다. 후회할 일 없어 반성할 것도 없던 그때, 세상 모든 사람이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다고 불평불만만 쏟아내던 그는 작은 시련에도 쉽게 무너졌고, 별것 아닌 일에 날을 세우며 주위 사람들을 괴롭혔다. 앞으로 느끼게 될 슬픔과 절망의 크기는 짐작도 못 한 채 말이다.---p. 25

아버지는 덕이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산 같은 자기의 배를 두드리곤 했다. 덕이는 지쳐 있었다. 고작 스물인데,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너무 겁이 났다. 아버지처럼 죽어갈까 봐, 엄마처럼 불행해질까 봐 그녀는 걱정이 많았다. 아버지를 간호하느라 그녀는 학창 시절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총명하고 명석하다는 말도 자주 듣던 그녀였다. 그녀는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이미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그때만 해도 아버지의 고통은 쉽고 빠르게 끝날 줄 알았었다. 세상 사람 아무도 그녀를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 흔한 친구도 하나 없었다. 덕이는 스물이었지만 벌써 인생이 끝장난 기분이 들었다.---pp. 80~81

덕이는 마당에 앉아 학규의 방을 바라보았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서 오스스 소름이 돋았다. 불 켜진 그의 방을 바라보고 앉아 있으면 꼭 일어날 것만 같은 자기 미래의 모습이 떠오르곤 했다. 빨리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엄마가 그의 방에 있는 것이 그녀는 혼란스러웠다. 방 안이 궁금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터질 것처럼 요동치던 가슴이 조금 진정되었다.---p. 120

둘은 아무 얘기도 하지 않고 벌거벗은 채 포개져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부서졌던 몸이 다시 일어나는 것 같았다. 그녀가 다시 그의 몸을 탐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의 몸 위에서 본능이 시키는 대로 움직였다. 능숙하지 않았지만 열정적이었다.
그가 오히려 당황했다. 단 한 번 그녀가 그의 것이었다면 이후부터 온전히 그는 그녀의 것이 되었다. 그는 그녀를 거부할 여력이 없었다. 덕이의 몸은 아름다웠다. 세상의 모든 편견과 조롱을 감수하고라도 가지고 싶을 만큼 찬란했다.
p---p. 208~209

선생님, 이제 오셨어요?
뭐라는 거야. 어린 아가씨가, 죽은 줄 알고 내가 119 불렀어.
살아서 얼마나 다행이야.
덕이가 힘들게 몸을 일으켰지만 구급대원이 억지로 자리에 다시 눕혔다.
열이 너무 높아요. 무슨 약 드신 것은 아니지요?
그녀가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불은 땀으로 질척거렸다
그녀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녀를 들것에 옮겼다. 그녀가 누웠던 자리에 하혈한 자국이 선명했다. 질척거렸던 것이 땀이 아닌 것 같았다. 그녀의 원피스에도 핏자국이 주홍글씨처럼 박혀 있었다. 그녀는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창피해서 치마를 밑으로 내렸다. 한 대원이 담요로 몸을 가려주었다.
저기, 여기로 누구 오기로 했어요. 저 여기서 기다려야 해요. 곧 올 때 됐어요.
그녀가 억지로 들것에서 내려오려고 했다.
무슨 소리야, 아가씨야. 여기에 3일이나 이렇게 있었어. 죽을 뻔했다고.---pp. 265~266

청이는 한쪽 눈에 안대를 하고 있었다. 철 지난 여름옷을 입고 있어서 몸이 덜덜 떨렸지만 그녀는 배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배가 나아가며 내는 물길을 그녀는 멍하니 하나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해가 지고 있었다. 늦가을의 청명한 날씨 때문에 석양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붉은빛이 푸른빛으로 변하고, 보랏빛으로 변하는 하늘의 끝을 그녀는 바라보았다. 한쪽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녀는 눈을 꼭 감고 발을 굴렀다. 심청이가 배가 낸 과거의 물길 속으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녀가 바다에 몸을 던지는 것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p. 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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