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5년 10월 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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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28쪽 | 410g | 145*215*16mm |
ISBN13 | 9791158880194 |
ISBN10 | 1158880197 |
발행일 | 2015년 10월 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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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28쪽 | 410g | 145*215*16mm |
ISBN13 | 9791158880194 |
ISBN10 | 1158880197 |
단 하루만 볼 수 있었으면 저자는 어느 초여름 날 아침 해 뜰때부터 그 다음 말 해 뜨기 전까지의 보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집 뒷마당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고 자고 있는 아이의 얼굴과 몸, 자세와 표정, 일상을 눈에 담고 아이의 눈망울을 자세히 살펴보겠다. 19년 동안 살아온 아내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것이다. 뉴욕시의 경치를 구경하고 17년 넘게 다니는 회사를 둘러볼 것이다. 부모님을 만나고 미국의 대드와 장인과 장모님과 아이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올라가 야경을 감상할 것이다. 그리고 즐거워하는 가족들의 모습과 표정을 관찰할 것이다.
보이지 않는 시력을 가졌지만, 볼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그의 모습에서 당당함과 끊임없이 노력하는 성실을 만날 수 있었다. 남들이 말도 안되는 허황된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지만, 할 수 없는 난관에 부딪히면 그 속에서 방향을 돌릴 수 있는 능력을 지녔던 그. 신순규. 이런 마음을 만들어주기 위해 그에게는 한국의 부모님과 미국의 부모님이 계셨다.
아버지는 그에게 뿌리가 왜 소중한지를 일깨워주었다. 어머니는 남들과 같은 삶보다는 나에게 맞는 삶을 살아야한다는 생각으로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하셨다. 공부에 필요한 전과를 점자로 찍어 주었고 그 때문에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미국에서 가서도 이야기를 들어주고 지지해주면서 내 자식의 생각을 존중하는 아버지가 될 수 있도록 지도 해 주셨다. 맘은 자신을 표현하는 능력을 길러주었다. 영어 회화 실적을 높여주기 위해 매일 저녁 식사 후에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를 이야기를 하면서 발음도 고쳐두고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도 해 주었다. 오디오북도 도서관에서 받아 보게 해 주었다. 내 생각이나 주장을 말과 글로 잘 표현할 수 있도록 훈련도 시키었다. 미국 대학생 중에도 이렇게 글로 자기 표현을 잘하는 학생은 흔치 않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생각을 글과 말로 잘 표현하는 연습은, 공부하는데나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좋은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말한다. 허황된 꿈이라도 크게 꾸면 노력하면 된다고. 가다가 잘못된 길이라고 생각이 들면 빙향을 틀면 된다고 말이다. 우리가 길을 가다 보면 잘못된 길로 들어갈 수 있다. 이때 내비게이션은 "경로가 잘못 되었숩니다. 새 경로를 탐색합니다."하지 않는가. 새로운 경로를 찾았으면 그 길로 가면 되는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처음에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어 미국으로 갔고, 영주권을 받을 수 없어 생각지 않은 하버드대에 들어갔고 가르치는 꿈인 교수가 되고 싶어 박사과정에 들어갔지만, 결국에는 애널리스트가 되어 J.S모건에 입사하게 되었다고 한다. 인생의 길을 가다 보면 처음 생각처럼 가지지 않지만, 남들이 가지 않는 자신 만의 길을 갈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장애를 극복하면 그 장애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본다. 그러나 장애를 넘기위해 수 많은 망설임과 끈임없는 노력이 없이는 이루어낼 수 없다는 사실도 우리는 안다. 현재의 이 위치까지 오기 위해 노력하는 신순규, 그가 대단해 보일 수 밖에 없다. 아마도 장애가 그에게는 작은 장애물이 아니었을까?
저자 ‘신순규’는 시각장애인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월가의 투자분석가로 입지를 굳힌 자신의 노력과 위치에 관한 것이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신의 경험담이란 것만 빼곤 예상은 빗나갔다. 내용은 그 힘든 과정 속에서 얻은 ‘깨달음’에 대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의 ‘깨달음’은,
보이지 않는 세상을 살아낸 자의 심연에서 우러나와 나의 마음을 울렸다.
저자는,
시각장애인이기 때문에 자신이 사회로부터 혜택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편견을
특히 싫어했다. 실제로 저자는 장애인이란 마음의 벽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난관을 뚫고 나아갈 수 있는 자신감과 편견 없는 마음’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저자의 현재 자리는 그의 자신감이 이룬 결과이다. 이런 자신감을 가지게 한 특별한 무엇이 있었다면 그의 부모님들(한국의 친부모, 미국의 양부모)의 양육방법이라 생각한다.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된다.
저자의 부모님들의 사랑과 장애에 대한 편견이 없는 태도는 그를 자신감 있고 편견 없는 사람으로 키웠다. 그리고 저자의 시각 장애는 ‘겉모습을 넘어 다른 사람의 내면을 보는 마음의 눈’을 가지게 만들었다.
P28
“타인을 이해하려면 단지 눈에 보이는 것을 넘어서, 그 사람에 대해 적어도 다음 세 가지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그가 접하고 있는 현실, 둘째, 그의 마음을 움직이는 생각,
마지막으로 그의 삶을 변화시킬 만한 사랑이 그의 삶에 있어 시각장애보다 더욱 중요할 수 있음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나에게는 증권을 정확하게 분석해야하는 업무를 맡은 현실, 불공평한 세상에서 어떤 방식으로 삶을 헤쳐 나갈지에 대한 생각, 그리고 가족을 향한 나의 사랑 등이, 내가 앞을 볼 수 없다는 사실과 이로 인해 출퇴근에서 겪는 불편함보다 더 중요하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 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상대의 눈에서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 많다.
상대를 쳐다보면서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눈을 보면서도 아픔을 위로하지도 못한다. 눈에 보이는 것 때문에 마음을 알지 못하는 수도 있다는 증거일까. 아님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마음의 창인 눈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증거일까.
저자는 한국에서 나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그곳에서 대학을 나오고 직장을 가졌다.
그가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이란 나라의 사회 시스템의 역할이 컸다.
미국이라고 사람들이 편견이 없겠는가? 하지만 미국은 이런 사람들의 편견이 작용을 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엄정하게 규제했다. 이 법으로 누구에게나 기회를 평등하게 주는 사회를 만들었다.
저자는 한국의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고 싶어 한국에서 직장을 가지고 싶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한국 기업의 거절 이유는 ‘시각장애인은 고객의 신뢰를 받지 못할 것’이란 이유였다.
이것은 애초에 그가 미국으로 떠난 이유이고, 그가 돌아오지 못하는 이유이고,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저자와 같은 인물이 나오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저자는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준 것은, 뛰어난 두뇌도, 피나는 노력도, 미국의 우수한 장애인 보호법도 아니고, 오직 자기를 사랑해준 가족과 친구들 덕분이라 말한다. 참으로 지혜로운 정답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살고 싶은 욕망 없이 어떤 일이 가능하겠는가. 사랑만큼 살맛나게 하는 것이 또 어디 있겠는가. 세상의 진귀한 어떤 것도 사랑이 없는 삶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하니까 말이다.
주변에서 받은 사랑으로 이루어낸 한 사람의 아름다운 인생을 보며 생각이 많아진다.
세상을 바꾸는 일은 사회 시스템만의 일은 아니다. 인식을 바꾸는 일이 더 중요할 지도 모른다.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구에서 다름을 인정하고 다른 것을 차별하지 않는 의식의 변화가 더 필요하다는 것.
시각장애자로서 거둔 성공에만 호기심이 일었던 편협했던 나의 가슴에 저자의 말이 종소리처럼 울린다. .
“본래의 가치를 보아야 합니다.”
너무나 일찍 노환이 찾아온 것 같다. 아직 읽어야 할 책도 많은데 노환으로 근시가 찾아오자 안경을 쓰면 눈이 아프고 안경을 쓰지 않으면 멀리 있는 것은 전혀 보이질 않으니 보인다는 문제가 이처럼 신경 쓰인 적이 없다. 안경을 새로 맞출까 해서 안경집에 찾아갔더니 노환은 딱히 방법이 없다는 말만 듣고 왔다. 이제까지 과도하게 사용할때는 몰랐는데 막상 불편함이 느껴지자 그동안에 보며 살아왔던 일들이 한편으로는 감사해지기도 했다.
며칠 전 월차를 내고 포항 호미곶을 다녀왔다. 차안에서 잠깐 몇 자 읽어보려 ‘눈감으면 보이는 것들’을 펼쳐놓고는 아뿔사 읽는내내 눈물이 났다. 시각장애인인 그가, 장애라는 장애물을 가뿐히 넘어 증권의 가치를 분석하며 인정받는 애널리스트로 성공한 그가 , 보지 못한다는 슬픔을 격하게 느꼈을 때는 다름아닌 아이의 얼굴이 보고 싶을 때였다고 할때,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단번에 알아버렸기 때문이었다. 보는 것의 소중함과 보지 못한다는 슬픔은 그것으로 충분히 가슴에 밀려들어왔다. 이후 난 바닷가에서 보는 모든 것들에 감사했다. 포항으로 떠나기 전 권태로 쭈글쭈글 늘어졌던 마음주름이 바다바람이 들어가자 다시 팽팽해졌다. 짧은 찰나였지만 그날 그 시간, 차 안에서 읽는 한 문장으로 마음주름을 펴기에는 충분했다. 나는 적어도 아이를 매일 볼 수 있었고, 적어도 현재라는 시간위에 서 있었다. 그것이 위로이자 희망이었다. 보기 때문에 잊고 있었던 기적, 그것을 보지 못하는 이가 가르쳐 준 것이다.
헬런 켈러는 이런 말을 했다. 자신이 대학총장이 된다면 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필수과목을 만들거라고, 저자 신순규는 눈이 보이지 않지만 자신의 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이었다. 그것은 그가 시각장애라는 장애물 앞에서도 성공한 삶으로 이끌어 주었던 마음의 토대였다. 그는 수많은 정보 가운데 가치 있는 품목을 고르기 위해서는 이 '보이지 않는 것'의 가치를 알아야 한다고 한다. 그에게 삶은 증권시장에서 가치를 찾아내는 것과 다르지 않다. 녹내장과 망막박리로 시력을 온전히 잃은 후에도 도전과 응전의 정신을 잃지 않았고 피아니스트의 꿈이 좌절되었을 때도, 결혼후 아이가 생기지 않았을 때도, 직장을 구할 때에도, 보여지지 않는 삶의 가치에 충실하며 일궈온 마음밭의 궤적들이 이 책안에 절절히 담겨있다.
“목적에서 눈을 떼면 보이는 것은 장애물뿐이다.”
시각장애인은 눈을 통해서 볼 수 있는 권리를 잃은 사람이다. 하지만 현대인 대부분은 보지 않아도 되는 것을 거부할 자유를 자발적으로 포기하고 사는 듯하다. 그래서 정적 보아야 할 것들, 부모의 사랑을 갈망하는 아이들의 눈빛, 화가 났을 때도 감출 수 없는 엄마의 애틋한 표정, 외로움으로 어두워진 배우자의 얼굴빛 등을 보지 못한다. 대중매체나 소셜 네트워크에 사로잡히기 쉬운 오늘, 거기에서 눈을 떼고 사랑하는 이들의 얼굴을 자세히, 더 자주 바라본다면, 세상의 ‘소음’에서 빠져나와 우리에게 소중한 ‘신호’를 더 의식하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카프카는 물 위를 걷는 것이 기적이 아니라, 땅 위를 걷는 것이 기적이라 했다.시력이 급속도로 저하되면서 나는 비로소 카프타의 기적을 배운다. 이제까지 이렇게 ‘본다’라는 당연한 사실에 감사한 적이 없었고, 노환이라는 육체의 무너짐을 깨닫지 못했더라면, 저자의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깊은 슬픔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매일 아침 눈을 뜨고, 아이를 보는 이 단조로운 일상의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되뇌이곤 했다. 저자는 아름다운 삶의 귀감 그 자체였고, 무엇보다 그 이력들 속에 녹아있는 도전과 응전의 과정을 내 아이들에게도 물려줄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