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5년 12월 26일 |
---|---|
쪽수, 무게, 크기 | 384쪽 | 500g | 140*210*30mm |
ISBN13 | 9788954638890 |
ISBN10 | 8954638899 |
발행일 | 2015년 12월 2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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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84쪽 | 500g | 140*210*30mm |
ISBN13 | 9788954638890 |
ISBN10 | 8954638899 |
제1부 제2부 제3부 제4부 제5부 해설 | 『페스트』, 폭력과 진실 알베르 카뮈 연보 |
[페스트]
카뮈 입덕을 부른 [이방인]에 이어서 [페스트]를 읽었습니다. [페스트]도 [이방인]처럼 지루함없이 쭉쭉 잘 읽히는 스토리네요. 역시는 역시입니다ㅇㅎ
3년 전 코로나가 시작되었을 때 우리 앞에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되는 건지, 많은 사람들은 불안함에 [페스트]를 찾아 읽었습니다. 코로나라는 특수상황에 대중에게 소환당한 카뮈의 [페스트]. 카뮈의 개인사와는 달리 작가로서 카뮈는 꽤나 운이 좋아 보입니다. 예상보다 코로나는 길어졌고, 3년이 지나서야 종식의 기미가 보이는 시점에서 읽은 [페스트] 속 상황은 우리가 경험한 코로나보다 더 심각하게 느껴졌습니다. 페스트 일선에서 환자를 치료한 리외는 페스트 종식에도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습니다.
[도시에서 올라오는 환희의 외침을 실제로 들으며, 리외는 그러한 환희가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기쁨에 젖어 있는 군중은 모르고 있지만 책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 즉 페스트균은 결코 죽거나 소멸되지 않으며, 수십 년 동안 가구나 내복에 잠복해 있고, 방이나 지하실, 트렁크, 손수건, 낡은 서류 속에서 참을서 있게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었다. 또한 인간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주기 위해 페스트가 쥐들을 다시 깨우고, 그 쥐들을 어느 행복한 도시고 보내 죽게 할 날이 오리라는 사실도 그는 알고 있었다.]
우리는 어떨까요? 그 끝을 누구나 기다리지만 우리도 리외와 같은 마음이 아닐까요? 코로나로 목숨을 잃지는 않았어도 어떤 형태로든 우리의 일상은 궤도를 이탈했기 때문입니다. 카뮈의 세 번째 책은 [반항하는 인간]입니다. 앞의 두 권과 달리 에세이라서, 카뮈의 생각을 더 명료하게 알수 있는 기회가 될거 같습니다. 적지않은 분량이지만 작가에대한 애정을 가지고 전투적으로 읽어나가 보려고 합니다ㅇㅎ
알제리 작은 도시 오랑에서 갑작스럽게 전염병인 페스트가 발생하고 그렇게 외부와 격리조치가 취해지면서 오랑의 시민들은 외부와 단절되고 고립된다. 고립되서 사람들이 계속 죽어가는데 이런 상황이 1년간 지속되면서 나타나는 인간 존재의 실존을 철학적으로 다룬작품이다. 모두에게 닥친 피할수 없는 재난상황에서 인간은 어떤 선택을하며 어떤 모습을 보여줄것인가. 이것이 이소설 중심 내용이고, 전세계적으로 코로나가 유행해서 코로나가 더 심각해졌으면 이 소설처럼 되었을수도 있는데 어떻게 무난하게 지나가고 있는것 같아서 다행이다. 재난관련 영화나 소설 좋아하시는 분은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무사했군.
전염병이나 감염병이 갑자기 쳐들어온다면 누구나 듣고 싶어 하는 말이다.
자신에게 스스로 해주고 싶은 응원이다.
194×년 그 해 페스트로 고통을 받던 오랑의 주민들처럼, 우리는 지금
코로나19와 대결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하는 생각과 행동은 그들이 먼저 하고 있었다.
4월 16일 아침, 의사 베르나르 리외는 죽은 쥐 한 마리를 밟았다.
다음 날 동네 사람들이 온통 쥐 이야기를 하고.
쥐를 치우던 수위 미셀 영감의 림프절은 더 크게 부어올랐고 단단한 심이
생겨 있었다.
열이 40도까지 올라가 눈꺼풀은 납빛으로 창백했고 호흡이 불규칙했다.
쪼그리고 누워 보이지 않는 무게에 짓눌려 숨 막혀 하고 있었다.
그의 아내는 눈물을 흘리고 의사는 사망이라고 말했다.
열병에 걸린 환자의 수가 이미 십여 명을 헤아리고 있었다.
두려움은 상당히 멀리 퍼졌고 상당히 심각했다.
그러나 페스트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다.
도청과 시청에서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불과 며칠 사이에 사망 건수가 배로 늘어났고, 전염병이라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믿어지지 않지만 페스트가 확실하다는 것을 동료 의사 카르텔도 인정했다.
사실 재앙은 모두가 겪는 것인데도, 그것이 자기에게 닥치면 여간해서는 믿지
못하게 된다.
열병은 나흘 동안 사망자가 열여섯 명에서 스물네 명, 스물여덟 명, 서른두 명
으로 늘어났다.
환자가 발생한 집은 폐쇄하고 소독했으며 가족들은 격리 조치를 따라야 했다.
페스트 사태를 선언하고 도시를 폐쇄했다.
며칠 후 아무도 이 도시를 빠져나갈 수 없으리라는 것이 확실해지자, 과거로
돌아가거나 반대로 시간의 흐름을 재촉하고 싶은 터무니없는 욕망,
바로 유배의 감정에 빠져야 했다.
더구나 이중의 고통을, 우리 자신들의 고통 그리고 집에 없는 사람들이 겪는
고통을 상상 속에서 함께 버텨야 했다.
오랑을 향해 오던 선박들도 항로를 바꾸었고 무역이 죽어버렸다.
식량 보급이 제한되었고 휘발유는 배급제가 되었다.
시민들은 절망감 비슷한 것에 사로잡혔다.
이제 사람들은 마치 신음 소리가 인간의 타고난 언어였던 것처럼
지나쳐버리거나 그 옆에서 그냥 살았다.
그러나 페스트가 일부 사람들에게 행해야할 의무가 되자, 페스트는 마침내
실체를 드러냈다.
그리고 다시 말해 모든 사람의 문제가 되었다.
병이 눈앞에 있는 이상,
그 병과 싸우기 위해 할 일은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만들었다.
문제는 최대한 많은 사람을 살리는 것,
그들이 돌이킬 수 없는 이별을 경험하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려면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바로 페스트와 싸우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늙은 의사 카르텔이 되는대로 재료를 구한 다음, 현장에서 혈청을
제조하는데 신념과 열정을 쏟아 부은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나에서 우리가 되었다.
의사나 행정당국이나 자원보건대에 참여하는 시민들 모두 페스트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성실성이라는 해답을 찾게 되고.
성실성은 내 직분을 완수하는 것이어서, 위기의 순간에 인간이 추구해야할
연대의식이 표출된 것이다.
탈출하려고 시도했던 랑베르마저 ‘인간이 위대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걸 이제
안다.’ 면서 용기를 내 보건대에 합류하여 같이 일을 하였다.
날씨가 추워지면 병의 기세가 수그러들 것으로 기대를 했다.
다음 해 2월 그 응답이 왔다.
이례적인 추위와 깨끗해진 대기 속에서 페스트는 멈췄다.
하늘에 종소리가 가득했다.
교회에서는 감사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남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껴안고 있는 커플도 많았다.
모두들 소리 내어 외치거나 웃고 있었다.
그렇게 페스트의 종말은 왔고 온다.
그러므로 코로나19의 힘든 시간들을 함께 보내는 우리도
이 작품의 핵심인 타루의 고백을 통해 희망을 가져야 한다.
“사람은 저마다 자신 속에 페스트를 지니고 있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이 세상 그 누구도 페스트 앞에서 무사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자칫 방심한 순간에 남의 얼굴에 입김을 뿜어서 전염시키지 않도록
끊임없이 조심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이 고백을 듣고 리외는 평화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를
묻는다.
‘공감의 길’이라는 타루의 대답이 들려온다.
페스트의 처방전이고 코로나19의 탈출구다.
[뒷이야기]
코로나19도 고독해서,
고독하기를 원치 않는 사람을 공범으로 삼는단다.
그런 이유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지속되고 있다.
거리 두기 규제는 누군가에게는 ‘생계의 위협’임에도,
연장 또 연장이다.
그때마다 ‘이번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한다.
이번만 버티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불어넣는다.
작년 겨울 코로나19가 약해질 거란 희망을 가졌던 것처럼,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도 커다란 희망이 꿈틀댈 수밖에 없지만
아직도 되지도 않는 희망을 불어넣는 건 사실 고문이나 다름없다.
그래도 백신을 통해 상황은 나아지는 듯 보여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