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2년 01월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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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62쪽 | 700g | 153*224*30mm |
ISBN13 | 9788952717573 |
ISBN10 | 8952717570 |
발행일 | 2002년 01월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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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62쪽 | 700g | 153*224*30mm |
ISBN13 | 9788952717573 |
ISBN10 | 8952717570 |
머리말 1부 소와 서양 문명 1. 도살업자를 위한 제물 2. 소로 그려졌던 신과 여신들 3. 신석기 시대의 카우보이 4. 신이 내려준 선물과 자본 5. 소를 '숭배'의 대상으로 삼았던 인도 6. 소를 '남성'의 상징으로 여겼던 스페인 7. 소 사육장이 된 아메리카 8. 영국인과 육식 9. 감자를 먹게 하라 10. 살찐 소와 비대한 영국인 2부 미국 서부를 정복기 11. 철도 연결과 소 떼의 이동 12. 육우로 대체된 버펄로 13. 카우보이와 인디언 14. 목초가 곧 금이다 15. '옥수수로 사육하는' 육우 정책 16. 철책을 두른 목장과 토지 사기 3부 쇠고기의 산업화 17. 쇠고기 기업 연합 18. 쇠고기 해체 공정 19. 현대의 쇠고기 20. 자동화된 정육 공장 21. 전세계적인 '육우 기지화' 4부 배부른 소 떼와 굶주린 사람들 22. 소 떼의 천국 23. 맬더스와 육식 24. 지방(脂肪)의 사회학 25. 육식의 대가 26. 인간을 집어삼키는 소 5부 지구 환경을 위협하는 소 떼 27. 생태적 식민지 정책 28. 열대지방에 자리잡은 목초지 29. 발굽 달린 메뚜기 떼 30. 사막으로 변해 가는 아프리카 31. 물을 빼앗긴 사람들 32. 더워져만 가는 지구 6부 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의식구조 33. 쇠고기 심리학 34. 육류에서 비롯된 남녀 차별주의 35. 쇠고기가 낳은 계급주의, 국수주의 36. 소 떼와 개척정신 37. 햄버거와 고속도로 문화 38. 현대 육식 문화 비평 39. 쇠고기, 그 차가운 악 40. 육식의 종말 주석 참고문헌 찾아보기 |
얼마전 한우 홍보대사였던 연예인이 한우 홍보대사 계약이 끝나자 마자 채식 선언을 했다. 그리고 이 책 홍보문구로 XX 연예인이 읽고 채식 선언한 책이라는 말이 따라다닌다. 그런데 제발 오해하지마시길.. 이책은 한우랑 전혀 상관이 없다. 공장형으로 소를 사육하는 미국의 문제점을 얘기하는 것이지 우리의 소랑은 상관이 없다. 전혀.. 사람들이 이거 읽고 오해할까 무섭다. 안그래도 구제역 여파로 한우 값은 떨어지고 있는데.. 이상한건 돼지값은 마구마구 오르고 있다.
우리집은 내가 어렸을때부터 한우를 키워왔었다. 나는 내가 어린시절부터 보고 들은것만 말할테니, 제발 이책 읽고, 채식 선언하지 말길 바란다. 그냥 미국산 소고기 먹지 않겠다고 선언하길 바란다. 안그래도 구제역 때문에 대기업에서 장난치고 언론에서 장난치는데.. 사람들의 그릇된 인식이 확산되는걸 보고도 참을 수가 없다.
우선 이곳에서 문제점으로 말한것들을 한우와 비교하면..
1. 항생물질 주사 - 미국산 소들은 공장형으로 키우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하고, 항생물질 주사를 자주 놓는다고 말하고 있다. (환경호르몬의 반격이란 책을 읽어보면, 미국산소에게 성장촉진제를 주사해서 미국산 소고기에서는 환경호르몬이 검출된다고한다. 물론 미국에서 이를 금지했지만 금지하고도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었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축산시스템이 얼마나 잘되어있냐면, (도축 일주일 전에 검사를 해서 합격 판정을 받지 못한 소는 도축 불가능)도축후 검사를 한다. 그리고 항생물질이 검출되면 그 소를 판 축산농민은 벌금을 문다. 주사 잘못 놓으면 벌금물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민간요법을 쓴다. 매실을 몇박스씩 사다가 액기스를 만들어서 배탈나면 먹이고(사람들이 좁은 축사안에 가둬서 면역력이 없어서 병으로 죽는다고 하는데 사실은, 축산농가에서 죽는 소의 80~90%가 송아지때 장염으로 죽는다. 갓태어난 송아지는 장에 유익한 세균이 없는 상태로 태어난다. 그래서 장염에 걸리기 쉽다. 사람도 아기때 엄마의 침으로부터 유익한 균을 받아 장을 튼튼히 하는것처럼 송아지도 어미의 분뇨 뭍은 지푸라기 등으로 균을 얻는다. 그러면서 장이 튼튼해 지는데.. 그러기도 전에 장염에 걸리면 죽는다. 그래서 축산 농가에서 가장 조심하는 부분이 송아지 설사이다. 설사하면 죽기때문에..그 고비만 넘기면 잘 산다. 그렇기 때문에 매실액기스를 먹이는거다. 그리고 나머지 10~20%는 늙어서 죽는 경우(늙은 소는 새끼 낳는 소다. 새끼낳는소는 죽을때까지 함께 한다.), 축산 농가의 부주의로 인한 것도 있겠고.. 물론 병으로 죽는 것도 있긴 있다. 하지만 거의 다 송아지때 장염이다.),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인삼(국산) 분쇄해서 먹이기도한다. 겨울엔 감기에 귤이 좋다고해서 귤도먹이고, 어렸을땐 소가 아프면 영양제 대신 우리집개가 아플때 그러는것처럼 달걀 노른자를 먹이기도했다. 그리고 수시로 불시에 방문해서 분뇨 검사도 한다. 분뇨를 통해 항생제나 뭐 이상한거 먹이진 않았는지 검사한다.
2. 도시 황폐화 - 미국에서는 숲을 밀어서 소를 키우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않다. 잘아시다시피 우리나라의 소들은 지푸라기를 먹는다. 그게 주식이다. 우리집은 볏짚과 보리짚 밀짚을 발효해서 분쇄해서 먹이고 있다. 가을에 추수 끝나고 벼를 털고 난 볏짚은 발효액을 넣어서 발효시킨다. 그리고 겨울에 놀고 있는 휴경지에 밀과 보리를 키운다. 순전히 한우를 위해서다. 한우가 먹지 않는다면 그곳은 그냥 휴경지 일뿐이다. 겨울에 밀과 보리를 심으면 지력이 좋아서 다음 벼농사때 잘된다. 이건 우리마을 사람들 공통으로 갖고 있는 생각이다. 그래서 너도나도 쉬고 있는 논이 있으면 우리한테 맡긴다.
3. 분뇨로 인한 오염 - 미국은 배설물로 인해 하천이 오염되고 강물이 오염된다고 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분뇨 처리 시설이 잘되어있지 않으면 소못키운다. 주기적으로 환경과? 축산과? 같은데서 공무원이 나와서 검사하고 다닌다. 그리고 앨고어의 불편한 진실에서도 언급하고 있는것처럼 분뇨를 액화시키지 않으면 온실가스도 나오지 않는다. 분뇨를 액화시켜 연료로 만드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나오는거다. 우리의 농촌처럼 그냥 거름으로 쓰는건 환경오염을 시키는게 아니라 오히려 훌륭한 자연비료가 되기때문에 좋은거다. 우리집 뿐만 아니라 특용작물 하는 농가에선 우리집 거름이 인기다.
4. 메탄가스 발생 - 소들이 발생시키는 메탄가스는 사실 많다.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소들이 먹는 건초를 위해 일부러 보리와 밀을 심는 다는건 앞에서도 말했다. 원래는 놀고 있을 땅인데, 한우때문에 키워지는 밀과 보리가 광합성 결과 발생시키는 산소의 양을 생각한다면, 과연 한우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한우가 내뿜는 메탄가스만큼 한우를 기르기 위해 키우는 밀과, 보리, 벼가 내뿜는 산소의 양을 생각한다면, 그렇지 않다. 오히려 도시에서 우리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생각하고, 광합성하는 식물들을 없애버리는걸 생각하길바란다.
우리집은 처음에 축사를 지을 때, 식목일날 나무 백그루 정도를 심었다. 물론 축사를 넓히느라 지금은 많이 없어지기도 하고 다시 심기도 했다. 우리집에 있는 나무와 꽃들과 식물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몰라도 그 종류만해도 100종류가 넘는다. 축산 농민들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다는걸 알기 때문에 광합성 할 수 있는 식물을 축사 주변에 많이 심는다.
5. 제초제 - 미국은 농사도 대량으로 짓기 때문에 헬기로 농약뿌리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의 농촌에서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농가들도 늘고 있고, 농약 사용도 줄이고 있다. 그리고 아까 말한 겨울에 심는 밀과 보리는 순전히 한우를 위해 키우는 거기 때문에 농약이나 비료를 뿌리지않는다. 사람들은 벌레먹은 곡물을 먹지않지만, 한우는 그런걸 상관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 농약을 뿌리지 않는다. 가을걷이 끝나면 그냥 논에다 밀과 보리 씨만뿌리고 봄이 될때까지 아무짓도 하지 않는다. 크게 자라면 많이 자란대로 작게 자라면 자란대로 그냥 베어다가 발효시켜서 사료대용으로 쓰고있다.
하다못해 모기약도 잘뿌리지 않는다. 예전엔 거미줄을 없앴지만, 지금은 자연적으로 모기가 없어지도록 거미줄을 그대로 놓는다. 그 덕분에 청개구리도 엄청 많고, 거미도 많다. 그리고 청개구리 잡아먹는 뱀도 늘었고, 뱀 잡아먹는 도둑고양이도 늘었다. 그런데 그냥 그대로 둔다. 전등도 모기가 싫어하는 색으로 바꿨다.
6. 곡물 의존도 - 예전엔 축산 농가에서도 사료를 많이 먹이긴 했지만, 광우병 때문에 사료대신 다른걸 많이 먹인다. 우리집도 한약재와 볏짚, 보리짚, 밀짚 발효시킨것을 분쇄해서 사료로 만들어 먹인다. 우리집 근처에 다른 한우농장들도 두부공장에서 콩비지 얻어다 먹이는 집도 있고, 우리집처럼 발효시킨 볏짚이나, 밀짚, 보리짚과 다른 과일이나 한약재등을 섞어 집에서 직접 만든 사료를 주는 집도 있다. 집집마다 조금씩은 달라도 곡물사료 의존도는 낮다.
그리고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것 중 하나가 사료를 많이 먹어야 마블링이 좋게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사료로 나올수 있는 마블링엔 한계가 있다. 우리집도 예전엔 사료 의존도가 지금보다 컸다. 그리고 마른 짚만 먹였다. 등급은 잘나오진 않았다. 그런데 최근엔 우리집에서 발효 짚 직접 분쇄해서 만든 사료를 먹여서 인지는 몰라도 1+이상만 나왔다. 예전보다 사료 의존도가 현저하게 낮은데도 불구하고 거의 최고 등급만 나왔다. 물론 사료도 먹어야 어느정도 지방질이 생긴다. 하지만 각 농가만의 그들만의 노하우에 따라 달라질수있다. 사료가 그렇게 등급을 높일수 있다면 왜 사람들이 우리집에와서 비싼돈 주고 발효 짚을 사가겠는가? 발효짚 주려면 사료보다 힘도들고, 몇 천만원하는 발효짚을 옮길 수 있는 기계와 분쇄기계까지 구입해야 하는데 말이다. 더군다나 그농사를 짓는데 얼마나 많은 일손과 돈이 들어가는데..
이것말고도 이책에서 말하는 소고기가 한우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얼마든지 설명할수있다. 구제역으로 가뜩이나 축산농가가 어려움을 겪고있는데, 이책읽고 다싸잡아서 소고기가 나쁘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채식선언하지 말고, 이 책에서 다루는 그지역 소고기 안먹겠다고 선언하길 바란다.
고등학교시절 생물 선생님께서 소화과정을 설명하다가 소화기관마다 소화액의 pH가 다른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소화시키는 각자의 역할 때문이라고.. 하셨다. 그러시면서 채식이 좋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우리몸엔 엄연히 단백질을 소화시키는 소화액이 있는데, 순리대로 따라야 좋다고 말씀하셨다. 물론 식물성 단백질도 있다. 콩 고기라는것도 있다. 그러나 콩이 고기를 대신하기위해선 또 대량으로 재배되어야하고 그러다보면 유전자조작콩이 재배될것이다. 그리고 소가 사육되던 곳에 콩고기 제조공장이 들어설것이고, 그렇다면 또 다른 환경문제가 발생할것이다. 어떻게든 문제는 발생한다. 그냥 자연적으로 순리대로 사는게 제일 좋은것 같다. 이 책을 읽고 채식선언은 하지 않는다. 이책에서 저자가 말하고 싶은건, 미국의 무분별한 소사육과, 세끼를 소고기를 먹는 소를 주식으로 하는 그들의 생활습관이지.. 우리가 지금 키우는대로 소를 키우고, 먹고 싶을때 생각나서 소고기를 먹는건 지극히 자연적일인것 같다. 그러니 제발 오해하지마시길..
(임신 5개월이 되기 전까지는 콩 제품을 먹어도 되는지 의사에게 물어봐야 한다. 콩은 채식주의자인 어머니가 낳은 아들의 음경이 잘못되는 요도하열을 유발하는 물질로 의심받고 있다. -환경 호르몬의 종말 p145)
그리고.. 나와 여동생은 어렸을때부터 한우를 즐겨먹었다. 우리는 어렸을적부터 말랐다는 소리를 자주들어왔다. 하지만 헌혈하러가면 거절당한적 없을 정도로 건강하다. 우리보다 훨씬 잘먹고 뚱뚱한사람도 헌혈하러가면 거절당하기 일쑤이다. 내 키가 170cm 중반 정도이고 몸무게는 50kg 초반이다. 여동생은 키가 169cm 정도이고 몸무게는 50kg 초반이다. 우리는 키가 큰것도 빈혈이 없는것도 어렸을적부터 한우를 먹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왔다. 소고기 때문에 병걸린다는건 정말 소고기만 먹어서 그런거다. 적당히 먹는데 왜 병에 걸리겠는가? 소고기 뿐만 아니라 다른 좋은 음식도 적당히 먹지 않고 많이 먹어서 탈이 나는 거다. 소고기먹어서 건강이 좋아지지 않았다는 사람들은 생각해보길 바란다. 혹시 소고기 먹을때 술을 마시진 않는지.. 소고기만 먹진 않는지..
저자는 이책의 마지막에 이렇게 말하고 있다. 곡물로 키운 소의 쇠고기는 불에 탄 산림, 침식된 방목지, 황폐해진 경작지, 말라붙은 강이나 개울을 희생시키고 수백만 톤의 이산화탄소, 메탄을 허공에 배출시킨 그 결과물이다. 우리가 이책을 읽고 해야할 일은 마치 이책이 모든 소고기에 해당이라도 되는듯 채식선언을 해야하는게 아니라, 저자가 밝힌 그런 쇠고기가 우리나라에 전면으로 수입되는 것을 반대해야하는게 우리의 임무인것 같다. 무엇보다 미국이 다른 나라의 축산 시스템 좀 배워서 축산 단지만 조성할게 아니라, 환경도 생각하는 사육시스템을 구축하고, 그들의 쇠고기도 안전하게 유통시켰으면 좋겠다.
열대 우림을 파괴하는 주요원인, 목장지대에서 진행되는 사막화의 요인, 축산 폐기물은 지하수 오염의 원인, 소가 내뿜는 메탄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전체 곡물의 1/3을 가축의 먹이로 사용, 수백만 명이 기아로 시달리는 와중에서도 육류 과잉섭취로 인한 질병으로 죽어가는 수많은 사람들, 소의 사육면적은 전세계 토지의 24%를 차지, 그리고 지구상에 존재하는 소의 수는 약13억 마리로 추산, 이것은 서구인들뿐만 아니라 우리도 매일 먹는 육식의 식습관을 위해 사육되는 소들 때문에 일어나는 일을 간단히 적어본 것이다.
우리는 소에 대해 모른다. 아니 소가 어떻게 지구의 생태계와 문명의 운명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모른다. 지금껏 그리고 오늘도 우리가 아무런 생각 없이 먹는 쇠고기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하면서 먹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위에 써있는 내용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미래의 지구와 인류의 행복에 위협이 되는 요인들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분명히 안다. 다만 그것을 쇠고기를 먹는 것에 연관 시키지 못할 뿐이다.
우리에게 있어 쇠고기가 아닌, 살아있는 소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시골에서 자란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들과 어울려 살았고, 농사철이면 소가 없이는 감히 농사를 지을 엄두를 내지도 못했다. 또한 쇠고기는 명절 때나 맛보는 귀한 아니 비싼 고기임에 분명하였다. 그렇지만 지금은 누구나 흔하게 먹을 수 있는 육류가 되어 우리에게 돌아왔다. 수입산은 오히려 삼겹살보다도 싸다. 그런 쇠고기를 먹으면서, 생태계를 생각하고 지구의 환경을 생각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소와 함께 살아온 우리네 정서와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우리가 식당에서 무심코 먹는 쇠고기들이 어떻게 해서 우리에게 오는지를 알게 된다면 그것은 분명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행동주의 철학자 제레미 리프킨이 쓴 [육식의 종말]은 쇠고기가 어떻게 해서 우리 식탁에 오르는지, 그리고 그러한 소를 사육하기 위하여 우리들이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소와 인간의 관계는 신화시대와 함께 시작되었다. 소는 인간 역사의 온갖 중요한 시기에 다양한 방법으로 관련을 맺어 왔다. 그러기에 인류 최초의 역사적 기록인 회화에서도 두르러 지게 등장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황소 신과 암소 신이 각각 왕과 여왕을 가리키기도 했고, 메소포타미아 시절 처음 가축화 된 다음에는 종교의식의 희생물로 사용되었다. 소에 대한 숭배의식은 중동, 아프리카, 그리스, 로마 등 고대 유럽사회의 일반적인 종교의식이었고, 황소와 암소는 신의 화신으로 숭배되었다. 그러다 스텝 유목민들의 등장은 소에게 또 다른 의미를 부여 하였다. 기존의 제물로 희생시키는 동물에서 귀중한 자산, 권력과 특권으로 축적될 수 있는 자본으로 간주되기 시작하였고 따라서 약탈의 대상이 되어갔다.
16세기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발견된 신대륙은 육우를 위한 새로운 목초지를 찾은 거에 다름 아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늘어나는 소비에 대응하기 위하여 새로운 목초지를 찾아 스코틀랜드, 아일랜드를 차례로 식민지화한 영국도 스페인에 이어 곧 아메리카 대륙을 소떼로 덮기 시작했고, 신대륙은 순식간에 목초지가 되어 유럽에 공급되는 쇠고기를 생산하는 기지가 되기에 이르렀다. 미국의 서부 개척기는 서유럽 전체 면적과 맞먹는 거대한 목초지를 향한 소떼의 이동기에 다름 아니었다. 그곳에서 살고 있던 버펄로와 인디언에게는 재앙 이었다. 소들이 초지에서 마음껏 풀을 뜯어먹게 하기 위하여 버펄로는 사냥감이 되어 멸종되었고, 인디언들은 추방되어 보호구역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이어 철도의 확장, 냉동기술의 발명은 미국 서부 목초지에서 자란 소들이 그대로 유럽인 특히 영국인의 식탁에 어르도록 하였고, 그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하여 그리고 잉여 농산물의 소비를 위하여 옥수수를 사료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19세기 후반, 냉장열차의 등장은 육류 포장운송을 전문으로 하는 거대기업의 탄생을 가능케 하였으며, 그 기업들은 20세기 미국산업계의 조류를 이끌고 그 기반을 닦기에 이르렀다. 특히 쇠고기 해체공정은 분업화와 연속생산, 대량생산, 효율성과 같은 근대산업 생산의 중추적인 개념들을 도입하여 소개하였고, 이는 숙련된 기술이 필요 없는 단순한 업무들로 분화된 상태에서 이민자들과 흑인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집합소가 되어갔다. 이러한 도축장들의 위생시설은 경악할 수준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모든 품질검사를 회사에 일임하는 검역체계는 병든 소, 죽은 소는 물론이고 도축장의 온갖 쓰레기들이 쇠고기의 부산물들과 함께 섞여서 상품으로 되어 나온다고 한다. 이는 미국 소비자 자신들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그런 쇠고기를 수입하여 먹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일 이기도 하다.
국민소득이 증가하면 쇠고기에 대한 수요도 따라서 증가한다. 또한 대부분의 나라들에서 쇠고기 소비는 부와 지위를 드러내주는 특권의 한가지 형태이기도 하다.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도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어렸을 때, 쇠고기를 먹을 수 있는 집은 거의 정해져 있었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돼지고기 대신 쇠고기를 찾기 시작했고, 더욱이 수입산 쇠고기가 들어오면서 그 빈도는 더 잦아지고 있다. 그러나 쇠고기는 아직도 모든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아니다. 현대로 접어 들면서 쇠고기에 대한 소비 문제는 단순한 입맛의 차원을 뛰어넘어, 인류의 가장 복잡한 문제인 사회정의와 평등의 차원으로 까지 확대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수백만 인구가 최소한의 일일 권장 칼로리도 섭취하지 못하는 가운데, 극히 적은 수의 특권층이 곡물사료로 사육된 쇠고기를 소비하는 현상은, 현재 우리 문명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북반구의 육식문화는 지방(脂肪)소비문화 혹은 비만의 문화이다. 부자들은 풍요의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는 반면, 지구촌의 빈자들은 생존에 필요한 양식부족으로 여위어 가고 있다. 세계 농업의 추세가 식량곡물에서 사료곡물로 전환되고 있음에도 아무런 논란이 없다. 그렇다 할지라도 육우들의 사육환경이, 그리고 그 결과가 우리의 행성에, 우리의 환경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면 그런대로 넘어갈 수 있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소의 대량사육은 사육지의 생태계를 교란시킨다.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의 각 나라들은 국토의 대부분을 극소수의 지주층이 소유하고 있다. 그들은 소들을 사육하기 위하여 자신들이 소유한 토지를 목초지로 만들고 있으며, 열대우림들은 그러한 목초지를 확장하기 위하여 불태워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미국서부, 중앙/남부 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사하라사막 이남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막화는 토양의 표토상실이 그 원인으로 정확히 소 목축지역과 일치하고 있다. 지구상의 용수는 소의 배설물로 오염되고 있으며, 소와 다른 가축을 위한 사료재배에 쓰이고 있다. 넓은 옥수수농장에서는 쉴새 없이 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지만, 인근 도시빈민가에서는 제한급수를 하고 있다. 또한 축산단지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기도 하다. 메탄, 이산화탄소, 아산화질소를 배출하는 거대한 공장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곡물로 사육된 쇠고기를 판매하는 슈퍼마켓 주인은, 소를 비롯한 가축의 사료를 재배하기 위하여 땅을 뺏기고 가난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분노를 모를 것이다. 햄버거를 즐겨먹는 사람들 또한, 열대 우림이 모두 베어지고 불태워진다는 사실을 모를 것이다. 오늘도 회식을 위하여 불 판에 쇠고기를 굽는 우리들도, 이 행성이 치유될 수 없는 몸살을 앓고, 점점 그 정점을 향하여 가고 있음을 알지 못한다.
저자는 육식의 종말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육식을 일체 끊고 채식주의자가 되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육식을 모두가 다 끊을 수도 없고, 또한 단백질의 공급을 위하여 일정부분 필요하기도 하다. 저자가 말하는 육식의 종말은 자연을 대하는 적절한 태도에 관한 우리의 사고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곡물로 사육된 쇠고기를 먹지 않는 선택을 함으로써, 거대한 축산단지가 해체된다면 더 많은 농경지와 곡물들이 빈자에게 공급될 것이고, 황폐해진 자연은 다시 소생할 것이다. 자연을 회복시키고, 소와 인간의 관계가 예전과 같이 돌아간다는 것은 지구를 공유하는 다른 생명체들과의 유대감은 물론, 사회정의나 평등을 향한 인류의식의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곡물로 키운 소의 쇠고기는
불에 탄 산림, 침식된 방목지, 황폐해진 경작지,
말라붙은 강이나 개울을 희생시키고 수백만 톤의 이산화탄소,
아산화질소, 메탄을 허공에 배출시킨 그 결과물이다. (35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