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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니샤

오니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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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1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89쪽 | 452g | 152*225*20mm
ISBN13 9788991264823
ISBN10 899126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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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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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산 레모에서 함께 얘기했던 일이 생각납니다. 당신은 사막의 침묵을 얘기했는데, 마치 진리를 찾기 위해 므로에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시는 듯했었죠. 지금 이 순간 침묵, 사막과 같은 바다 속에 있는 저 역시 제 삶의 존재 이유를 찾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저곳, 오니샤까지 가는 것 같군요. --- p.28

그렇다. 뜨겁고 폭력적인 도시, 마치 은밀한 맥박처럼 팔딱거리는 햇살이 가득 찬 노란 하늘, 아프리카는 이런 곳이다. --- p.36

"당신을 너무 좋아해, 마리루."
그가 그녀를 포옹했고 그녀는 모든 게 새롭기만 했던 그 시절처럼 가슴에 파도가 밀려오는 걸 느꼈다. (…)
가슴속의 물결이 커지면서 조프르와의 육체까지 흘러 넘친다. 나지막하고 지속적인 북소리가 파도와 합쳐져서 예전 이태리 바다에서처럼 그들을 강 위로 몰고 갔으며 그것은 고통을 잠재우는 마취적 소리, 건너편 강변에 이르러서야 사그러드는 폭풍의 소리였다. --- p.128

이런 모든 일 때문에, 펭탕은 오니샤를 떠나 유럽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자기는 바로 이 강, 이 하늘 아래에서 태어나 늘 이렇게 살아왔던 것처럼 느껴졌다. 그것은 완만한 강의 힘, 영원히 흐르는 물, 나뭇가지를 쓸고 내려가는 검붉은 물, 육체와 같은 물, 임신으로 부풀어 번들거리는 오야의 육체 같은 저 물 때문이었다. 강을 바라보면 가슴이 뛰고 가슴 어디에선가 마술적 힘, 행복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 p.203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어린 펭탕과 그의 어머니 마우는 네덜란드 아프리카 라인 소속 수라바야 호를 타고 서부 아프리카로 떠난다. 나이지리아의 오니샤에 그들을 기다리는 조프르와 알렝이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남편을 찾아 떠나는 길은 수라바야 호의 느릿한 움직임 속에서 두려움과 기대로 가득하다. 오니샤에는 커다란 초원, 높다란 나무들, 너무 넓어 바다 같은 강, 하늘과 물이 만드는 신기루 같은 수평선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그곳, 미지의 땅을 향해 천천히 나아갔다.
드디어 프랑스의 지롱드 해안을 떠난 지 한 달 반 만에 배는 아프리카의 하코트 항에 도착했고, 기다리던 조프르와와 함께 입순의 한적한 집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오니샤에서의 생활은 그들이 예상했던 낭만적인 모습이 아니었다. 광폭한 자연에 시달려야만 했고, 제국주의 영국에 피폐해진 원주민들의 모습은 어린 펭탕의 눈에도 의기에 찬 마우의 눈에도 끔찍하고 부조리한 현실이었다.

그 속에서 펭탕은 어부의 아들인 원주민 보니와 친해져 자연을 ‘신’으로 여기고 존중하는 아프리카인들의 사고에 친숙해진다. 펭탕도 보니처럼 광활한 아프리카의 대지를 맨발로 뛰어다니며 그 순결함에 흠뻑 젖는다. 한편 조프르와는 나일의 마지막 왕국인 므로에의 여왕에 대한 꿈에 들떠 이곳을 찾았고 그녀의 자취를 찾는 그의 추적은 계속된다. 마우는 아프리카의 자연에 방목된 펭탕의 모습에 두려움을 느끼고 아이가 체험하고 느끼는 것들에 대해 불안감에 시달린다.
한편 식민지 백인사회에서 소외된 인물, 사빈 로즈는 어린 펭탕에게 영국 제국주의의 몰락을 예견하여 말하고, 이곳 일대를 정복했던 과거의 함선인 조지 션튼 호의 폐선을 보여준다.또 한 명의 신비로운 인물이 있었으니, 오야라는 이름의 광인이자 벙어리 여자는 오니샤 일대를 돌아다니며 먹을 것을 구걸하고 몸을 팔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범접하기 힘든 신성함과 때묻지 않은 순결함이 공존한다. 오야는 이후 사빈 로즈의 하인이었던 오카호의 아이를 낳아 그와 함께 떠난다.
마우와 펭탕, 조프르와가 찾던 오니샤의 꿈은 점차 바래 가고, 계급과 통제가 주도하는 이곳 백인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세 사람은 점차 소외되어 가며, 결국 이곳 담당자의 주도 하에 조프르와는 일하던 유나이티드 아프리카 회사에서 해직당하게 된다. 그들이 떠나기 얼마 전에 부역하던 흑인 노예들이 폭동을 일으키다 단체로 총살당한 사건이 벌어진다. 그와 비슷한 시기에 영국 제국주의의 상징인 조지션튼 호가 물 속으로 가라앉는다.
어떤 열기에 사로잡혀 므로에 여왕의 흔적을 찾다가 말라리아에 걸렸다 살아난 조프르와는 자신의 꿈이 신기루였음을 깨닫고 세 사람은 오니샤를 등지고 떠난다. 훗날 성인이 된 펭탕은 오니샤의 폭격 소식과 사빈 로즈의 사망소식도 듣는다. 그는 조프르와 알렝의 임종을 지키면서, 아프리카의 붉은 땅과 침략자들의 전쟁으로 고통스러워하는 그곳의 사람들을 기억 속에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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