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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개의 산

여덟 개의 산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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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2월 26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370g | 125*195*30mm
ISBN13 9788972758549
ISBN10 89727585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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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아버지에게는 산을 타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었다. 그는 사색에 거의 잠기지 않고 대담하고 억척스럽게 산을 탔다. 체력 안배 없이 언제나 누군가와 혹은 무언가와 경쟁하듯 산을 오르며, 오솔길이 길어 보인다 싶으면 가파른 비탈길로 가로질러 갔다. 아버지와 산을 오를 때는 잠시 쉬는 것은 물론이고, 배가 고프다거나 힘들고 춥다고 징징대는 것은 용납되지 않았다. 대신 비바람이 칠 때나 짙은 안개 속에 있을 때 좋은 노래 한 가락을 뽑거나 만년설을 바라보며 온몸으로 고함치는 것은 괜찮았다.---「어린 시절의 산」중에서

나는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래서인지 다른 사람과 무언가를 함께 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 이런 점이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 그날 난 뭔가를 느꼈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친밀감이었다. 이 친밀감은 낯선 곳에 정박해 있는 것처럼 나의 호기심을 잡아 끈 동시에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머릿속으로 상상하기 시작했다. 개울, 연못, 폭포 그리고 강물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꼬리를 힘차게 흔드는 송어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와 잎을 생각했다. 그리고 사냥감 앞에서 파다닥 튀어 오르는 송어를 생각했다. 그때 강물에 사는 물고기에게 벌레, 나뭇가지, 나뭇잎 그리고 이외의 모든 것들은 산으로부터 오는 것이라는 하나의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래서 물고기는 앞으로 흘러내릴 것을 기대하며 위쪽을 바라본다.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이 현재라고 한다면 과거는 나를 지나쳐 흘러간 물이다. 그 물은 아래 방향으로 흘러간다. 반면에 미래는 놀라움과 위험을 품은 채 위에서 내려오는 물이다. 아버지에게 이렇게 대답했어야 했다. 운명이 어떻든 간에 그 운명은 우리 머리 위, 산에 있다고.---「어린 시절의 산」중에서

“브루노는 항상 네 안부를 물었어, 네가 어떻게 지내는지, 뭘 하고 있는지. 나는 네가 편지에 쓴 대로 그에게 이야기해주었어. 그에게 네 소식을 계속해서 전해주었단다.”
“저는 몰랐어요.” 내가 다시 한 번 말했다.
나는 떠나는 사람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배우는 중이었다. 그가 없어도 다른 사람들은 계속해서 살아간다는 것. 브루노가 스무 살에서 스물다섯 살이었을 때 그들끼리 보내는 저녁 시간을 상상해보았다. 그는 나 대신 우리 아버지와 이야기하며 그곳에 있었다. 내가 떠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거나 그 순간을 나도 함께 했을 터였다. 질투심보다는 그 자리에 있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기억조차 나지 않는 별것 아닌 일로 바빠서 가장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느낌이었다._화해의 집, 본문 166쪽
“맞아요. 세상의 중심에는 높은 산이 하나 있다고들 하죠. 메루산이에요. 이 메루산 주변에는 여덟 개의 산과 여덟 개의 바다가 있어요.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사는 세상이죠.”
그는 8등분 된 조각 옆에 작은 점을 찍고 점 사이마다 파도물결 표시를 해두었다. 여덟 개의 산과 여덟 개의 바다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원의 중앙에 왕관을 하나 그려 넣었다. 메루산의 눈 덮인 정상인 듯했다. 자신의 그림을 잠시 감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수천 번은 연습했을 그림이 좀처럼 만족스럽지 않은 모양이었다. 어쨌든 지팡이로 중심을 가리키면서 마무리를 했다. “여덟 개의 산을 돌아본 사람이 많은 것을 깨달을까요? 아니면 메루산 정상에 올라본 사람이 더 그럴까요?”---「친구의 겨울」중에서

자신의 이상적인 마을을 실제로 건설하고 있던 브루노는 우리의 이상을 파괴하는 것을 즐겼다. 그가 말했다. 시멘트가 없으면 집을 세울 수 없고 비료가 없으면 방목장에 풀이 자랄 수 없어, 휘발유 없이 어떻게 목재를 자를 건지 보고 싶네. 겨울에는 뭘 먹을 생각이야, 노인처럼 폴렌타와 감자?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도시에서 온 너희는 그것을 자연이라 부르지. 너희의 머릿속에서 너무 추상적이라 이름도 똑같이 추상적이야. 이 동네에서는 그걸 숲, 목초지, 개울, 절벽이라고 불러. 손가락으로 가리킬 수 있는 것들이지.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야. 사용할 수 없는 거라면 아무짝에도 쓸모없기 때문에 우리는 이름을 붙이지 않아.
---「친구의 겨울」중에서

우리의 행운의 물건이 떠오른 나는 어떻게 자라는지 보려고 찾았다. 작은 쳄브라 소나무는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내가 옮겨 심었던 때처럼 앙상하고 휘어진 채였지만 여전히 살아 있었다. 그 나무도 벌써 일곱 번째 겨울을 맞이하고 있었다. 소나무도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지만 평화나 조화를 불러오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오히려 끈기를 드러냈다. 삶에 대한 집착이었다. 이런 집착은 네팔에서는 미덕이 아닐지 모르지만 알프스에서는 그렇다.
---「친구의 겨울」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1부 어린 시절의 산
도시 소년 피에트로의 가족은 산을 좋아하는 아버지 때문에 여름이면 몬테로사의 기슭에 있는 그라나의 마을에서 생활한다. 철회색 빛의 눈부신 정상이 돋보이고, 절벽이 절경을 연출하는 골짜기 마을은 소년의 마음을 온통 사로잡는다. 피에트로는 그라나에서 친구 브루노를 사귀게 되고, 계곡 곳곳을 탐험하며 산에 대한 추억을 쌓는다.

2부 화해의 집
피에트로는 산에 집착하는 아버지와 갈등을 겪게 되고, 그를 따라 산에 오르는 일을 그만두기로 결심한다. 아버지는 실망감을 안은 채 홀로 산에 오르고 둘 사이는 멀어진다. 피에트로가 서른한 살이 되던 해, 관계를 회복하기도 전에 아버지가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다. 피에트로는 아버지가 산속에 있는 다 쓰러진 집을 유산으로 남긴 것을 알게 되고, 그라나를 찾아 친구 브루노와 함께 집을 복원한다. 다시 산 생활을 시작하게 된 피에트로는 어느 날 우연히 산 정상에서 아버지의 메모를 발견하고, 뒤늦게 그의 흔적을 따라 여러 봉우리를 오르기 시작한다.

3부 친구의 겨울
피에트로는 네팔의 산에서도 친구 브루노를 강하게 그리워한다. 그라나에 남기를 택한 브루노는 목장을 운영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이루며 원하는 삶을 산다. 하지만 이탈리아 경제 위기로 인해 생계가 어려워지고, 아내와 아이를 도시로 떠나보낸 브루노는 더 산에 집착하고 사람들을 멀리한다. 인생의 절반을 함께한 친구를 위해 피에트로는 고향의 산에 돌아와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파올로 코녜티는 자연과 우정, 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해 고전적이면서도 우아한 방법으로 풀어낸다. 좋은 작가가 쓴 진실한 이야기._[롤링스톤 이탈리아]

본질적이고 강렬한 언어로 특별한 기억을 일깨우는 소설. 코녜티의 소설은 이미 클래식으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_[크리티카 레터라리아]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을, 그런 이야기._[파노라마]

우정, 세대 간의 교감, 한 사람의 인생을 가꾸는 법에 대해 간결하고도 꼼꼼한 언어로 환기한다._[코리에레 델라 세라]

코녜티는 자신의 실제 삶에 바탕을 둔 자전적인 소설로 독자에게 강한 울림을 준다.
_[쥐트도이체 자이퉁]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법에 대한 깊고 세심한 통찰.
_애니 프루(『브로크백 마운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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