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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

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

: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로운 사람들을 위한 마을공동체 탐사기

조현 | 휴(休) | 2018년 08월 1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6 리뷰 28건 | 판매지수 1,407
베스트
사회단체/NGO 5위 | 사회 정치 top20 2주
정가
20,000
판매가
18,00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8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432쪽 | 606g | 150*210*30mm
ISBN13 9791160401776
ISBN10 1160401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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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_왜 지금 마을과 공동체를 이야기하는가

| 1부 | 함께하니 인생이 바뀌었다

1. 함께 어울려 사는 재미
헌 탁구대 하나의 기적
해외여행보다 더 재미있는 마을살이
같이 살면서도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공유 주택

2. 엄마를 해방시킨 품앗이 육아
아이 보느니 힘든 직장인이 낫다
독박 육아가 없는 곳
공동 육아를 하면서부터 내 삶이 생겼다

3. 아이도 어른도 모두 행복한 공동체 교육
실제 삶에 별 도움이 안 되는 교육의 추억
온 마을이 아이들을 키운다
삶과 무관한 무기력한 교육이여, 안녕!

4. 주경야독,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시골살이
동아리만 50개, 귀촌자들이 만든 별난 시골 마을
문화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마을
주경야독으로 새로운 농부의 길을 찾다

5. 돈으로부터의 자유
가진 게 없을수록 함께 살 길을 찾아야
욕망에 사로잡히면 자유로울 수 없다
천혜의 길지에 저비용의 마을을 조성하다

| 2부 | 실낙원을 낙원으로 만든 사람들

1. 달동네에 먼저 달이 뜬다
‘논골마을만들기 추진위원회’ 결성
‘떴다 홍반장’ 마을 프로그램
사랑방이 되는 교회

2. 혁명이 시작된 변방
느린 사람의 속도로 맞추어 사는 곳
대안적인 삶을 실천하다
무소유, 산 위의 삶

3. 우리 마을 희망의 일자리
공동체 안에서 일자리를 찾다
사람이 우선인 일자리

4. 어울려야 치유되는 상처
공감 속에서 살아갈 힘을 얻다
춤, 명상으로 분노를 버리다
심리 문제가 해결되면 유토피아가 열린다

| 3부 | 혼자 살아도 행복해야 한다

1.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로운 이유
맬서스와 도킨스의 인구팽창론은 허구가 되어버렸다
또 하나의 혁명, 포유류에서의 이탈이 시작되었다
외로움은 흡연과 알코올중독만큼 해롭다
고독할 수는 있지만 고립되어서는 안 된다

2. 싱글의 공동체살이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혼삶족들
함께 살면서 배운 것들

| 4부 | 해외 공동체를 가다

1. 병든 개인과 세상의 치유자들
50대 중반, 몸의 반란이 시작되었다
‘컬트’로 비난할 수 없는 공동체 선구자들

2. 환희의 비결은 타인을 위한 삶: 태국 아속
아속의 여러 모습
나누고, 비우고, 실천하는 승려들
포틸락이 선택한 삶
진정한 베풂으로 명소가 된 시사아속

3. ‘나’로 살면 누구나 천재: 인도 오로빌
세계에서 가장 큰 공동체 마을
돈 없이도 배울 수 있다

4. 지상에 만들어가는 천국: 미국 브루더호프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들
사랑과 헌신, 노동이 함께하는 천국
독재의 아픈 역사

5. 불통의 아픈 역사를 딛고 다시 소통하는 사람들: 일본 야마기시
고정관념 없이 열린 자세로 최상의 것을 실현하라
진정한 소통으로 삶을 엮어나가는 사람들

6. 눈치 보지 않는 사회를 만들자는 꿈: 일본 애즈원
그들은 왜 부유한 공동체를 떠났을까
명령도 강요도 없는 회사, 어머니 도시락
걱정이 없는 애즈원 사람들

에필로그_서로 의지하고 돕고 사랑하기를
부록_‘마을공동체가 궁금해요’ 일문일답

저자 소개 (1명)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어울림이 곧 행복
손민규 (lugali@yes24.com)
2018-08-30
아이 키우는 게 이렇게 힘든지 몰랐다. 목 가누면 나아지겠지, 기면 나아지겠지, 걸으면 나아지겠지, 말 하면 나아지겠지, 기저귀 떼면 나아지겠지... 나아지기는 나아진다. 목 가누고, 기고, 걷고 하면 아이를 덜 안아줘도 되니 어깨가 나갈 위험은 줄어든다. 대신 다른 어려움이 생긴다. 요즘 아이와 함께 대적하는 상대는 무료함. 아이는 종종, 아니 매우 자주 심심하다는 말을 내뱉는다. 심심할 수밖에. 장난감과 유투브는 아이의 호기심을 아주 잠깐 충족시켜줄 뿐이다. 놀이터에 나가도 아는 이웃이 없으니 몇 시간 버티지 못한다. 하, 이번 주말은 뭐하고 놀지. 모든 엄마 아빠의 고민이다.

『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를 읽으며 가장 부러웠던 대목이 공동 육아다. 조현 한겨레 종교 전문기자가 쓴 이 책은 국내외 공동체 23곳을 취재하고 소개한다. 3년에 걸친 탐사, 3백 명 인터뷰의 결과물답게 책에는 다양한 사연과 사람이 등장한다. 한집 두집 모이다 보니 자연발생적으로 공동체가 된 곳도 있고,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공동체도 있다. 종교가 바탕이 된 사례, 그렇지 않은 사례도 있다.

다양한 공동체마다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지만 공통점은 '어울림'이다. 이들은 어울려 논다. 그렇다 보니 아이들도 지루할 틈이 없다. 아이들만 행복한 게 아니다. 공동육아의 장점은, 엄마나 아빠도 육아에만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데 있다. 이처럼 공동체에서는 아이나 어른 모두 행복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노년도 쓸쓸하지 않다.

마을이나 공동체를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인간 홀로는 호랑이나 표범에 비해 무력하기 그지없지만, 서로 의지하고 돌보고 협조하고 힘이 되어주고 위로해주고 사랑해주면서 행복해지고 강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은 국민의 5분의 1 이상이 공유 주택에서 살고 있다. 공유 주택에 함께 거주하는 이들이 잘 조화되면 10개의 보험을 들거나, 북유럽 수준의 복지 시스템을 구축한 것보다 나을 수 있다. (18쪽)

자연스레 드는 의문은 비용일 테다. 얼마나 있어야 가능할까. 1인 평균 5천만 원 미만으로, 가진 돈이 없는 싱글의 경우 1~2백만 원으로 입주한 마을이 있다. (어디인지 답은 책에서 찾아 보시라) 5천만 원이라는 돈은 크다면 클 수 있지만 도시에서는 아주 작은 원룸 전세도 구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이 돈으로 집과 마당과 어울릴 수 있는 이웃을 함께 얻을 수 있다니, 공동체 생활을 진지하게 고려해도 나쁘지 않겠다. 그래도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여러 가지 현실을 고려했을 때 공동체 생활이 힘들지 않을까? 책에는 강북구 밝은누리 공동체, 도봉구 은혜 공동체 등을 소개하여 도시에서도 공동체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간 우리사회는 한쪽에서는 신자유주의를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설정했고, 나머지 한쪽에서는 북유럽 복지국가를 청사진으로 그렸다. 밋밋한 성장, 악화된 분배, 사회적 안전망 붕괴 등 신자유주의가 받아든 성적표가 처참한 가운데 우리에게 가능한 미래는 북유럽 복지국가 모델만 남은 듯하다. 국가가 어린이집, 유치원을 많이 만들고 누구나 큰 돈 없이 노인 요양소를 드나들 수 있게 지원하는 것만으로 충분할까. 네그리, 하트가 사용한 '공통체'라는 표현에서 보듯 사적 영역과 공공 영역만으로는 인간이 행복하게 사는 데 부족하다. 우리에게는 마을이 필요하다. 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서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말은 지금도 유효하다.

공동체가 육아, 노후, 노동 등등의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기능적 측면 외에도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공동체가 지향하는 가치다. 각 공동체마다 강조하는 부분이 약간씩 다르긴 해도, 이 책에서 소개한 공동체는 대개 소비 자본주의에 매몰되지 않을 것을 주문한다. 경쟁보다는 공존을, 소유보다는 공유를, 물질적 부보다는 정신적 풍요로움을 강조한다. 예수, 공자, 붓다가 걸은 길이기도 하다. 이렇듯 공동체는 그 존재 자체로 소비 자본주의의 폐해를 비추는 거울 역할을 한다. 하여, 『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는 저출산 문제를 위해 고심하는 정책 입안자는 물론 총체적으로 다른 삶을 꿈꾸는 일반인도 읽으면 좋을 책이겠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마을과 공동체가 주는 최대 장점은 노예살이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자본가들의 사냥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다. 히말라야의 산양들은 설표에게 사냥 당하지 않으려고 천 길 낭떠러지 위만 돌아다니며 생명을 유지한다. 마을이나 공동체는 벼랑 끝은커녕 가장 좋은 환경, 친절한 동지들이 모여 있는, 가장 안전하고 행복한 곳이니 피난처도 그런 피난처가 없다. 마을공동체살이란 부익부 빈익빈과 지구 황폐화를 가속화하는 소비와 환경 파괴에 맞서는 혁명에 가담하는 것이기도 하다. 내가 만난 마을과 공동체 사람들은 이웃과 어울리느라 인터넷이나 게임이나 텔레비전에 빠져 있을 틈이 없었다. 남한테 으스댈 필요도 없고 사치를 부추기는 마케팅에도 동요되지 않으니 돈을 지출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 p.14 [프롤로그] 중에서

두렵고 험난한 세상의 모든 파고를 홀로 넘어야 하는 것만큼 큰 재난은 없다. 개인을 옥죄는 게 자본만은 아니다. 누구나 살면서 몇 번쯤은 사기를 당할 수도 있고, 억울한 일을 당할 수도, 왕따를 당할 수도 있다. 이럴 때 하소연하고, 도움받을 사람 한 명 없는 세상이 지옥이 아니겠는가. 힘든 일이 있을 때 함께 걱정하고 내 일처럼 나서주는 이들이 있다는 것, 즉 힘겨운 세상에서 내 편인 공동체가 있다는 것이 천국이고 극락이 아니겠는가. 진짜 재난은 쓰나미나 지진이 아니라 몸이 아플 때, 혼자 죽어갈 때조차 모든 고통을 온전히 홀로 감당해야 하는 일이다. 목숨을 다하는 순간 누군가 곁에 있고, 함께 아파하는 이가 있다는 것만큼 큰 위로가 있겠는가. --- p.24 [프롤로그] 중에서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팀이 13년 동안 영국 등 유럽 10개 국가에 사는 여성 32만여 명의 건강 기록을 분석한 결과, 자녀가 있는 부모가 암 등 중증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20퍼센트나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2~3명 이상의 자녀를 둔 여성의 사망 확률이 더욱 줄었다. 연구팀은 자녀로 인해 호르몬이 변화돼 심장 건강이 좋아지고 암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보았다. 연구팀은 자녀를 낳고 행복감이 늘어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설명했다. 아이가 주는 행복감이야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도 출산율은 줄고만 있다. 젊은이들은 당장 죽겠는데 미래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먹고사니즘 전쟁의 와중에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젊은이들이 육아까지 감당해야 하는 게 너무도 버겁다. --- p.67 [독박 육아가 없는 곳] 중에서

공동체는 아이들을 온 마을이 함께 키우기에 얘기가 달라진다. 일단 부모의 욕망으로 자식을 괴롭히는 일이 거의 없다. 아이의 불안은 일차적으로 부모의 불안이 원인이다. 부모의 불행도 아이에게 전가된다. 특히 부모가 불행해서 현재에 살지 못하고, 불안 때문에 미래만을 위해 현재를 희생해야 한다고 여기는 사람이라면, 자식에게도 ‘그렇게 공부 안 해서 도대체 뭐가 될래?’라며 끝없이 불안을 자극하며 불안을 대물림한다. 하지만 부모가 현재 행복하면 자식에게도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해서 공부만 하라고 강요하기보다는 삶을 즐길 줄 알고, 사람들과 어울릴 줄 알고, 실생활을 스스로 해가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 p.88 [온 마을이 아이들을 키운다] 중에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뭉쳐서 같은 쪽으로만 끌고 가면 그건 종교 집단이지 공동체라고 볼 수 없어요. 공동체란 생각이 다른 사람들조차도 함께하는 것이지요. 같은 종교끼리만 모이는 것보다 다른 종교인들이 어우러져 서로 좋은 것을 끌어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더 공동체적이지요. 다양한 사람이 모여 의견을 모은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나도 다수에게 부정당할 때가 있어요. 너무 억울해 나무를 주먹으로 친 적도 있지요. 그러면서 ‘나무야, 나무야,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니?’라고 물었습니다. 그때 ‘저 숲을 보라’는 답이 들리는 듯하데요. 숲은 멀리서 보면 평화로워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서로 뒤엉켜 있고, 어떤 것은 웃자라지만 어떤 것은 옹색하게 땅에 붙어 있지요. 숲엔 다양한 식물이 어우러져 있더라고요. 인간 사회인들 어찌 그렇지 않겠어요.” --- p.127 [주경야독으로 새로운 농부의 길을 찾다] 중에서

실업률이 심각하다. 청년들은 쓸 만한 일자리가 없다고 하고, 중소기업들은 구인난에 시달린다. 일자리가 오직 연봉으로 평가된다면 그런 평행선이 해소될 가능성이 없다. 자족감과 자존감이 없다면 그런 외적 평가에 자신의 삶을 내맡긴다. 그러나 만약 서로 소통되고, 정을 주고받고,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 돈이 좀 적더라도 선택할 수도 있지 않을까. 나도 연봉이 더 많은 직장에서 적은 직장으로 옮긴 경험이 있다. 돈보다는 내 삶의 가치와 부합되는 직장을 선택한 그 결정을 지금도 내 삶에서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로 생각한다. 돈은 물론 중요하지만, 인간이 돈으로만 사는 것은 아니다. 청년들이 꼭 공무원과 대기업에만 목매기보다는 공동체에 함께하거나, 몇 명이서 힘을 합쳐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상생하려는 청년을 돕는 여러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험한 고개를 넘을 때 혼자서는 너무 힘들다면, 그 고단함을 홀로 감내하기보다는 동지들을 찾아 나서야 한다.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다. 함께 가야 신나게 갈 수 있다. --- p.224 [사람이 우선인 일자리] 중에서

공동체가 치유력을 지니는 것은 사랑이 많은 이들이 모여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공동체 자체가 소통하고 공감하고 배려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기 때문일 수도 있다. 여럿이 모여 서로를 응원하면 고가의 비용을 내야만 할 수 있는 정신과 상담이나 집단 상담과 같은 치유 효과를 체험할 수도 있다. 파주 문발동은 공동체가 아니라 마을 내에서 다양한 동아리가 생겨나 활기 넘치는 공동체 마을이 되어가는 곳인데, 합창 한 번 해본 적 없는 마을 사람들이 남녀 혼성 합창단을 꾸려 주말마다 노래를 부르면서 느끼는 치유력이 크다. 이 마을엔 여성들만 참여하는 ‘천불퀸’이란 모임도 있다. 이 모임은 여성들 십여 명이 아이들을 재워놓고 밤 10시 이후 만나 새벽 3시쯤까지 얘기를 나눈다. 보통 생일을 맞은 사람을 천불퀸으로 모셔, 그가 최근에 혹은 지금까지 사는 동안 ‘천불이 난’ 속내를 꺼내놓으면, 모두 그에게 공감하고 지지하며 조언도 해준다. 그러면 십년 묵은 체증이 풀리듯 켜켜이 쌓아온 화가 녹는 체험을 한다. 마음속에 맺힌 원한을 풀어주는 현대판 해원굿인 셈이다. --- p.228 [공감 속에서 살아갈 힘을 얻다] 중에서

아기들에겐 생물학적 엄마만이 엄마는 아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엄마를 대체해온 ‘엄마들’로부터도 분리됐다. 여기서 ‘엄마들’이란 전통 사회에서 사정이 있어 아이를 돌보지 않더라도 아이를 대신 보살필 대가족과 친인척, 마당, 놀이터를 말한다. 급격한 도시화로 대가족과 고향 마을이 붕괴되기 전에는 엄마만이 아니라 더 큰 엄마인 대가족과 마을공동체가 있었다. 도시화와 핵가족화는 너무도 급작스럽게 진행됐다. 인간이 수백만 년간 사회적 동물로서 익숙해진 공동체가 한순간에 빙하가 녹듯 녹아 이들이 디딜 안전판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 p.252 [또 하나의 혁명, 포유류에서의 이탈이 시작되었다] 중에서

외로움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과 친밀하게 지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조사가 있었다. 하버드대학이 1938년부터 79년간 724명의 삶을 추적 연구해 인간의 육체적·정신적 건강과 행복이 인간관계의 친밀함에 달려 있음을 밝혀낸 것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삶을 가장 윤택하게 만드는 것은 좋은 인간관계이고, 사람을 죽음에 내모는 것은 외로움이었다. 4번째 연구 책임자였던 월딩거 박사는 “가족과 친구, 공동체와의 관계를 중시하는 사람들이 더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영위했다”며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은 건강했고, 더 장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조직 생활이나 결혼 생활을 하면서도 외로움을 경험할 수 있다”며 “외로움은 흡연이나 알코올중독만큼 강력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친구의 숫자보다 친밀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옆에 누군가 있다 하더라도 앙숙처럼 다투며 고통을 주고받는 당사자끼리 함께 있는 것은 따로 있는 것만 못하다는 것이다. 월딩거 박사는 “주변인과 갈등 속에서 생활하는 것은 건강에 나쁘다”며 “다툼이 심한 부부보다 이혼한 사람이 건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p.261 [외로움은 흡연과 알코올중독만큼 해롭다] 중에서

공동체의 삶은 유토피아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칼 융은 이상향을 추구하는 것도 내면 생활의 투사라고 했다. 내적 만족이 없는 사람이 자신의 정서적 좌절감을 공동체가 채워줄 것이라고 기대한다는 것이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곳은 좌절감을 채워줄 만큼 화려해 이상향이 아니라, 그런 욕망과 집착조차 놓아버리고 삶의 가치관을 달리 했기에 이상향이 되었다. 이상향은 장소라기보다는 가치의 문제다. 즉, 삶의 목표를 어디다 두느냐다. 여기가 아닌 거기에 가고 싶다는 욕구의 바퀴만 헛돌리는 게 아니다. 여기서는 그들의 시행착오조차 가감 없이 보여줄 예정이다. 순탄하기만 한 가정사는 현실이 아니듯 문제가 없는 공동체란 없다.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환상이야말로 가장 큰 문제일지 모른다. 인간이나 공동체나 시련을 통해서 성장하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실 아닌가. 문제가 두려워 또는 헤어지는 것이 두려워 사랑 한 번 못 해보는 무료한 바보가 되기에는 생이 너무나 아깝지 않은가. --- p.301 [‘컬트’로 비난할 수 없는 공동체 선구자들] 중에서

앞으로는 수십 년의 노년을 홀로 살아가고, 고독사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질 것이다. 그런 시대를 앞두고 인간으로서 어떻게 존엄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삶을 살아갈지, 신적인 자본의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 자신을 지켜낼 수 있을지를 따져본다면 마을공동체만 한 대안을 찾기 어렵다. 재력도, 권력도, 대단한 능력도 없다면 더욱 그렇다. (중략) 인간은 마을공동체에서 서로 돕고 의지하고 협력할 수 있고, 저항할 수 있고, 우리를 지켜낼 수 있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갈 수도 있다. 우리에겐 그런 지성이 있으며, 민주주의와 선거권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많지는 않다. 우리가 더 이상 ‘우리’라는 게 무색해질 만큼 모래알이 되어 힘을 잃어가는 사이, 대자본은 신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에필로그] 중에서
--- pp.420-421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출세하고 부자 되지 않아도 행복한 마을,
힘겨운 세상에서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들


보통 공동체라고 하면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대안적 삶을 실천하기 위해 만든 마을을 말한다. 그런데 요즘은 땅 값이 비싼 현실을 고려해 새로운 형태의 마을이 생겨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국내의 마을과 공동체 18곳부터 소개했다. 기존 마을을 좀 더 사이좋고 재미있는 마을로 변화시킨 ‘전환 마을’과 도시에서 열 집 정도가 함께 집을 지어 사는 ‘공유 주택’, 그리고 뜻 맞는 사람들이 시골로 내려가 만든 공동체를 두루 살펴본다. 서울의 ‘은혜공동체’ ‘소행주 1호’ ‘은평 전환마을’ ‘밝은누리공동체’, 경기의 ‘마을 카페 다락’ ‘논골마을’ ‘공방골목’ ‘더불어숲동산교회’, 경남의 ‘민들레공동체’ ‘성모울타리공동체’ ‘오두막공동체’, 충남의 ‘시온교회’ ‘갓골’, 충북의 ‘산 위의 마을’ ‘선애빌’, 인천의 ‘창문카페’, 광주의 ‘신흥마을’, 전북의 ‘실상사’ 등 공동체의 삶과 특징,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냈다.
이어 실험적인 해외 공동체 5곳, 즉 태국의 5개 아속, 인도의 오로빌, 미국의 브루더호프 4곳, 일본의 야마기시 2곳과 애즈원을 순례하면서 그들이 행복한 이유와 함께하는 삶의 가치를 추적해보았다. 특히 아속은 저자가 자신의 지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고자 떠난 곳이기도 하다. 아속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아유르베딕 자연 치유법으로 유명한 인도 오로빌까지 방문했다. 치유 순례가 공동체 순례로 이어진 것이다. 이 책에서 언급한 해외 대안 공동체 대부분이 새로운 가치와 삶을 추구하면서 인간?사회 실험을 하고 있기에 자칫 이상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으나, 어쩌면 그들 덕분에 우리가 시행착오를 덜 겪으며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욕망과 집착을 놓아버리고 삶의 가치관을 달리한 그들의 삶에서 우리는 물질의 힘이 아닌 마음의 힘을 엿볼 수 있다.
공동체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함께 산다는 것’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삶의 여유와 재미를 주고, 실직이나 힘든 일을 당했을 때도 내 일처럼 해결해주며, 적게 쓰면서도 몇 배의 효과를 누리는 경제적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무엇보다 어디서도 느껴본 적이 없는 치유와 살맛을 줘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의 행복도를 경험케 한다고 말이다.
앞으로 수십 년의 노년을 홀로 살아가고, 고독사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질 것이다. 이 책은 고립되어 살아가는 게 얼마나 위태로운지, 함께하는 삶이 얼마나 많은 이로움이 있고 행복해지는 길인지, 얼마나 세상에 도움이 되는 길인지 깨닫게 한다. 출세하고 부자 되지 않아도 행복한 마을(공동체), 힘겨운 세상에서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들의 생생한 모습을 통해 한 번쯤 ‘다른 삶’을 꿈꾸게 한다. 또 우리는 주거, 비혼, 출산, 육아, 교육 등 우리 사회의 가장 골치 아픈 문제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간디는 ‘마을공동체가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마을공동체의 생생한 모습과 증언이 이 난제 해결에 영감을 줄 것이다.

“이 책은 혼자나 둘, 혹은 가족들끼리만의 울타리를 낮추고
이웃과 함께 어울려 사는 이야기다.
행복의 길은 ‘돌봄’과 ‘친밀’에 있었다.”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로운 사람들을 위한 마을공동체

우리나라에서 도시 지역 거주 비율은 1960년대엔 40퍼센트 미만이었으나 1990년에는 81.95퍼센트, 2017년엔 91.82퍼센트로 늘었다. 농촌 마을에서는 부모가 농사일이나 다른 일을 하더라도 많은 형제자매와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고모, 친척, 이웃집 아줌마, 아저씨, 형, 누나 등 제2, 제3의 안전망이 있었다. 엄마가 아니더라도 아이를 지켜보는 대가족과 마당이라는 천연의 안전망이 있었다. 이 안전망이 엄마의 육아 부담을 덜게 했다. 그러나 엄마와 대가족을 빼앗긴 채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한 이들은 분리공포를 느끼고,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어 관계를 회피하고, 이로 인해 타인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도 힘들어한다. 그래서 홀로 있어도, 함께 있어도 괴로워지는 것이다. 저자는 만약 어른이 되어서라도 엄마를 대신할 수 있는 공동체를 안전기지 삼는다면,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인간에 대한 신뢰를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마음을 열고 관계 맺기에 나설 수 있고, 결혼과 출산할 용기 및 자신감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공동체가 사는 것이 국가가 사는 길인 셈이다. 직장맘과 아이를 위해서라도 사회적 엄마인 마을공동체가 가장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늘 함께하니 외롭지 않은 ‘혼삶족’

서울시가 1인 가구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대체로 혼삶에 만족하지만, 10명 가운데 6명이 경제적 문제로 고민했다. 26.2퍼센트는 건강을, 25.8퍼센트는 노후 생활을 걱정했다. 젊은 시절엔 건강하고 활동력이 있어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아도 어느 정도 화려한 싱글로 살아갈 수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꿈과는 멀어져가는 게 싱글의 현실이다.
요새 싱글과 돌싱 등 이른바 다양한 사람을 껴안는 공동체가 생겨나고 있다. 혼삶족도 친구나 이웃의 필요가 절실한 만큼 공유 주택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싱글이 더 이상 사회적으로 왕따를 당해서도, 공동체에서 분리되어서도 안 된다는 뜻이다. 소행주에는 여자 싱글들끼리 모여 사는 집이 있는가 하면, 성소수자들끼리 살아가는 집도 있다. 요즘은 이혼율이 높아 한부모가정도 많다. 은혜공동체는 남성 싱글 넷, 여성 싱글 넷, 돌싱 가족 등 15명이 집 세 채를 얻어 공동체 가정을 꾸렸다. 이후 도봉동 은혜공동체 공유 주택에 2017년 입주하여 50명가량의 대식구와 한 집에서 공동체살이를 한다. 다수의 싱글과 동거 커플, 이혼 가정 등 다양한 사람이 공동체 품에서 함께한다. 밝은누리공동체는 멤버 150명 가운데 35명이 싱글이다. 싱글 서너 명이 한 방에서 한몸살이한다. 남은 방은 서재나 휴식 방, 옷 방으로 공유한다. 거실과 부엌은 말할 것도 없다.

독박 육아가 없고
삶의 여백을 가르치는 공동체 교육


공동체는 온 마을이 아이들을 키운다. 부모의 욕망으로 자식을 괴롭히지 않는다. 삶을 즐길 줄 알고, 사람들과 어울릴 줄 알고, 일상생활을 스스로 해나가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은혜공동체는 아이들의 천국이다. 부모들이 당번제로 공동 육아를 하면서부터 자신의 삶을 즐기게 되었다. 아이들은 홈스쿨로 공부하고 스스로 많은 것을 결정한다. 누구에게나 ‘삶의 멘토’인 목자가 있어 든든함도 더한다. 밝은누리공동체엔 독박 육아가 없다. 아빠도 엄마와 동등한 부모로서 육아의 주체자다. 당번이 아닌 부모는 산책을 하거나 차를 마시거나 독서, 음악을 즐긴다. 모두 육아 품앗이 덕분이다. 조금 더 큰 아이들은 살구나무배움터, 감나무배움터, 생동중학교, 삼일학림 등 비인가학교에서 배운다. 이곳 학생들에게 학문과 삶은 별개가 아니다. 집짓기, 농사, 태극권, 철학과 수신, 마음 닦기 등 실제적이다. 소행주는 ‘우리어린이집’을 만들어 공동 육아를 시작했고, 아이들을 거의 학원에 보내지 않는다. 배울수록 오히려 불안은 증폭될 뿐이고,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할 필요가 없다는 가치관이 확실해졌기 때문이다.

문화가 살아 숨 쉬고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시골살이


전북 산내면은 귀촌자들이 만든 별난 시골 마을이다. 공부와 책읽기, 명상과 요리, 여러 운동, 술 만들기, 목공 등 모임이 50여 개나 있다. 모든 것이 그물방처럼 연결돼 있다는 ‘인드라망’ 사상에 따라 움직이는 공동체다. 충남 천북면에는 폐교될 뻔한 낙동초등학교 어린이 26명 전원이 오케스트라 단원이 됐고, 어부와 할머니들이 바리스타가 되었다. 먹거리를 퍼주는 축제가 열리며, 이 희한한 마을들을 돌아보려는 여행객이 생겨났다. 충남 홍성 갓골에선 사람들이 서넛만 모여도 우리 마을에서 ‘이게 필요하지 않을까’라며 협동조합을 만들어낸다. 흙건축얼렁뚱땅조합, 목공실, 빵집 등 협동조합만 30여 개다. 이곳은 친환경농업의 메카로 자리 잡은 풀무학교 덕에 귀촌자들이 늘었고, 사시사철 좋은 강좌와 공연 프로그램이 끊이지 않는 밝맑도서관 덕분에 시골에 살아도 문화적 갈증을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
시골로 가면 돈벌이는 줄지만 소비에서 벗어나 적은 돈으로도 살아갈 수 있다. 타인과 살아낼 품성과 태도만 갖추고 적절한 노동력이 있다면 어디서든 환영받는다. 선애빌은 별로 가진 게 없더라도 뜻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공동체를 만들어 살아가는 곳이다. 생태적인 삶으로 비용을 아낄 뿐 아니라 공동체원들 모두 함께 식사하여 생활비도 줄이고 즐거움은 더한다.

노후 불안이 없고
상처마저 치유되는 마음의 유토피아


노후 준비에 목매다가 현재를 살아보지 못하는 삶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도 공동체가 주는 큰 혜택이다. 2010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앵거스 디턴은 미국인 45만 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연봉 7만 5000달러(약 8천만 원)까지는 소득 증가만큼 행복도도 증가하지만, 그 이상은 연봉이 높아진다고 더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인간의 행복엔 돈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는 얘기다. 그는 그것이 ‘무엇’인지는 제시하지 못했지만 공동체의 삶은 좀 더 분명히 이를 실증한다. ‘늘 함께 공유하며 산다면’ 7만 5천 달러의 절반이나 3분의 1로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공동체원들은 말한다.
공동체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공동체의 주요 기능의 하나로 치유를 꼽는다. 자신을 꽁꽁 닫아둔 채로는 공동체에서 살아갈 수 없기에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해결된 거나 다름없다. 또 자기 역할과 쓰임새를 찾을 수 있다. 공동체가 치유력을 지니는 것은 사랑이 많은 이들이 모여들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공동체 자체가 소통하고 공감하고 배려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기 때문일 수도 있다. 누군가 힘든 속내를 꺼내놓으면 서로 공감하고 지지하며 조언도 해주고, 소그룹 토론과 심리 상담을 통해 관계에서 터져 나오는 분노나 갈등을 해결한다. 개인은 타인과 관계를 어렵게 하는 심리 문제들을 안고 있게 마련이고, 이를 넘어서야 유토피아가 가능해진다고 믿는다.

‘컬트’로 비난할 수 없는 세상의 치유자들

외국에서 공동체라고 할 때는 자연 마을이 아니라 어떤 목적을 가지고 함께 모여 사는 마을을 말한다. 자기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애쓰는 자본주의 삶의 잔인성과 파괴성을 보고 대안을 선택해 사는 마을이다. 대부분 남다른 가치하에 모여 사유재산도 가지지 않은 채 한 가족처럼 살아간다. 특히 이 책에서 소개한 태국의 아속이나 미국의 브루더호프 같은 공동체는 매우 이상적일 수 있다. 하지만 공동체를 시작한 이들은 우리가 결단하지 못할 때 결단했고, 인간?사회 실험을 앞장서 행한 선구자이므로 ‘컬트’로 비난할 것이 아니라 경애의 마음으로 배워야 한다.
아무 대가 없이 타인을 위해 헌신하는 태국의 아속, 세계에서 가장 큰 공동체 마을 인도의 오로빌, 사랑과 헌신 그리고 노동이 함께하는 천국 미국의 브루더호프, 진정한 소통으로 삶을 엮어나가는 일본의 야마기시, 눈치 보지 않는 사회를 만들자는 일본의 애즈원까지 그들의 혁명적이 삶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해외 공동체들은 정서적 좌절감을 채워줄 만큼 화려해 이상향이 아니라, 그런 욕망과 집착조차 놓아버리고 삶의 가치관을 달리 했기에 이상향이 되었다. 이상향은 장소라기보다 ‘삶의 목표를 어디다 두느냐’ 그 가치관에 있었다.

회원리뷰 (28건) 리뷰 총점9.6

혜택 및 유의사항?
주간우수작 욕망보다 행복이 우선한다면 읽어볼 만한 책.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초* | 2018.09.01 | 추천26 | 댓글19 리뷰제목
   우리는 살면서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기에 행복하지만, 또한 그런 사람들 때문에 상처받기도 한다. 그렇다고 마음에 맞는 사람들하고 만 살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때로는 알게 모르게 상처받기도 하고, 또 상처 주기도 하면서 사는 것이 인생살이라 생각하며 살지만 마음은 공허하기만 하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꾸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여기에 경제적인;
리뷰제목

   우리는 살면서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기에 행복하지만, 또한 그런 사람들 때문에 상처받기도 한다. 그렇다고 마음에 맞는 사람들하고 만 살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때로는 알게 모르게 상처받기도 하고, 또 상처 주기도 하면서 사는 것이 인생살이라 생각하며 살지만 마음은 공허하기만 하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꾸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여기에 경제적인 문제까지 끼어든다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행복은 고사하고 끝없는 불안과 상처속에서 어느 순간 사람들은 다른 이들과 복잡하게 얽혀사느니 차라리 혼자가 되기를 선택한다. 그것이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다.

 

  행복이란 주관적인 감정이다. 때론 경제적인 부가 행복의 요소가 될 수도 있지만 자신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욕망을 내려 놓을 수 있다면 그것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보다는 오히려 나를 이해하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행복해지지 않을까 싶다. 비록 살림살이는 어렵다 할지라도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고 그런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곁에 있을 때 우리가 행복을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고통은 재난을 당해서 생기기도 하지만 더 큰 고통은 그런 재난을 온전히 혼자서 감당해야 할 때 찾아온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들을 피하면서도 관계에 목말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 [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는 그런 행복을 위해 공동체 생활을 하거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보통 공동체란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대안적 삶을 실천하기 위해서 만든 인위적인 마을을 말한다. 요즘은 기존의 마을을 더 사이 좋고 재미있는 대안마을로 변화시키는 전환마을을 포함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국내 공동체 18곳과 해외 공동체 5곳을 소개하고 있다. 국내공동체에는 전환마을과 도시에서 함께 집을 지어 사는 공유주택이 포함되어 있다. 3년동안 이들 공동체를 탐사하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인터뷰했다는 저자는, 새로운 가치와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통해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있다.

 

  세속에선 사람들 때문에 괴롭고 산속에선 아무도 없어서 괴로워하는 변덕쟁이(11)가 인간이라고 한다. 그런 가하면 소속되고 합일되어 안정감을 주는 공동체야 말로 행복의 원천이라며 좇다가, 그것이 개인의 자유와 개성을 압살하고 피곤하게 하는 주범이라며 반공동체적으로 돌변하는 모순덩어리(11)가 인간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인간의 욕심 때문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마을과 공동체가 주는 최대 장점은 노예살이에서 해방되는 것이라고 한다. 노예살이를 어떻게 정의하느냐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하기 싫은 일을 어쩔 수 없이 반복적으로 해야 할 때 그것이 바로 노예살이가 아닐까 싶다.

 

  저자는 공동체에서 사는 사람과의 인터뷰와 만남을 더해 갈수록 이들이 보통의 사람들보다 행복하게 사는 비결이 선명해졌는데, 그것은 바로 돌봄과 친밀에 있었다고 한다공동체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가치관의 변화이다. 이들은 적자생존의 자본주의 하에서 미래의 보험에 매달리는 삶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이웃과 서로 돌보며 친밀해짐으로써 행복해지는 삶을 택했다. 저자는 고립된 삶이 아니라 함께하는 삶이 얼마나 이롭고 행복한지를 이들 공동체의 탐사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저자가 소개하는 공동체 중에서도 관심이 가는 곳은 전환마을과 밝은누리와 같은 우리나라의 공동체였다. 해외공동체의 경우 그들의 삶의 방식에 호기심이 들기는 했지만 선뜻 나도 그런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외국에서 공동체라 할 때는 자연마을이 아니라 어떤 목적을 가지고 함께 모여 사는 마을을 말한다. 자기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애쓰는 자본주의 삶의 잔인성과 파괴성을 보고 대안을 선택해 사는 마을이다. 대부분 남다른 가치하에 모여 사유재산을 가지지 않은 채 한가족처럼 살아간다. (…) 우리나라 같은 욕망사회에선 부자는 말할 것도 없고, 별로 가진 게 없는 사람일지라도 자기 것을 내놓으라고 하면 안 들어 가고 말지라며 뒷걸음칠 가능성이 높다(299)라는 저자의 말은 공동체의 삶이 그리 단순하지 만은 않다는 것을 알려준다. 공동체에서의 삶도 사람들끼리 부대끼며 살아가는 삶이기에 단순히 욕망만을 내려놓는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헌신 속에서 행복을 찾는다는 가치관의 변화가 최우선 덕목이어야 함을 이들 공동체에 사는 사람들은 보여준다.

 

  이에 반해 밝은누리 공동체은혜공동체같은 우리나라의 공동체적 삶은 우리 모두가 추구하는 삶이 아닐까 싶다. 욕망에 사로잡히면 자유로울 수 없다는 너무나 평범한 진리를 이들은 알고 있었다. 이들 공동체는 자본의 부추김에 현혹돼 돈의 노예로 살아가지 않기 위해 분명한 삶의 여정을 제시하며 훈련한다.’(140) 마치 우리가 어렸을 때 살았던 시골 동네에서의 삶이 이들에게 돌아온 것 같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욕망을 투시하지 않고, 아이들은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한다. 많은 이들이 입시위주의 교육이 삶과 괴리되어 있음을 절감하면서도 자식에게 그런 교육을 답습케 한다. 자칫 내 아이만 뒤처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불(85)에서 벗어나고, 노후불안이 현저히 줄어 노후를 위한 준비에 목매다가 현재를 살아보지 못하는 삶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이들의 삶을 읽으면서 출세하고 부자가 되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그렇다고 이들 공동체에서의 삶이 누구에게나 행복을 안겨주지는 않는다. 분명한 것은 자본의 욕망에서 벗어나야 하며,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해주는 가치관의 변화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관심을 가지고 읽은 부분은 전환 마을이었다. 애초 누가 계획한 것도 아닌데, 한 명 한 명이 마음을 열고 함께하다 보니 이렇게 많은 가족 같은 이웃이 생긴 것을 무엇보다도 자신들이 더 놀란다는 사람들. 나 또한 전환마을은 아니지만 시골 마을에 내려와 살면서 내가 사는 곳이 그런 마을이 되기를 꿈꾼다. 주위엔 비록 노인분들 밖에 없지만 다가가는 삶을 살고자 한다. 잘 되지는 않지만 타인의 시선과 자본의 욕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연습 중이다. 적게 벌어, 적게 쓰고 많이 베푸는 삶이 바로 행복의 비결인 것을 알아가고 있다. 나 역시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과는 다르게 살기로 한 셈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욕망보다는 행복, 돈보다는 즐거움을 원하는 삶이 살고 싶다면 이 책에서 그 해결의 단초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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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더불어사는 삶을 위하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i*****n | 2018.09.03 | 추천5 | 댓글2 리뷰제목
공동체란 무엇일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질문이다. 너무도 당연할 것만 같았던 공동체의 의미에 대해서,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공동체의 사전적 정의는 ‘특정한 사회적 공간에서 공통의 가치와 유사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이라 풀이되어 있다. 작게는 가족으로부터 지역 사회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공동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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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란 무엇일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질문이다. 너무도 당연할 것만 같았던 공동체의 의미에 대해서,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공동체의 사전적 정의는 특정한 사회적 공간에서 공통의 가치와 유사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이라 풀이되어 있다. 작게는 가족으로부터 지역 사회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공동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해왔다. 하지만 자녀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서 가족들은 한집에서 기거하지만, 서로의 생활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채로 살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전에는 너무도 당연하게 사용했던 이웃사촌이라는 말조차도 차츰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더욱이 도시에서는 1인 가구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타인과의 관계가 점점 단절되는 삶을 사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어딘가에 소속되어 더불어 살고 싶은 마음을 지니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남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딱히 공동체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모임에 소속되어 살아가기도 한다. 그 가운데 자신의 의도에 걸맞은 모임에서는 지속적으로 참여를 하지만, 모임의 성격이 자신의 생각과 다를 때에는 언제든지 그만두기도 한다. 때로는 성원 가운데 누군가와의 갈등으로 인해서, 모임의 성격과 상관없이 참여를 꺼리기도 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작은 모임에서도 모든 사람의 의도와 만족도를 높이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종교전문기자가 쓴 공동체에 대한 탐사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취재했던 경험과 병을 치료하기 위해 체험했던 공동체 생활을 바탕으로, 국내외의 다양한 공동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나 역시 몇 년 전부터 지인들과 더불어 소규모 공동체 마을을 꾸미고자 계획을 하고, 1년에 1~2차례 지인들이 소개해 준 마을들을 돌아본 경험이 있다. 처음의 의도가 지속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으로 인해 유명무실해진 곳도 목격할 수 있었다. 결국 서로의 뜻이 맞지 않아 생긴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공동체를 꾸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모여 사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생각과 삶을 공유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최근 예멘 난민 문제를 둘러싼 찬반논쟁이나 대학생들을 위한 임대 주택 건설에 반대하는 인근 주민들의 반대 운동 등이 사회적 갈등의 한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인권이나 대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자는 당위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겠지만, 결국 자신의 일자리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생각에서 반대를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자신이 약자일 때는 정의의 투사이지만, 개인으로 돌아와서는 자신도 모르게 차별하고 박해에 가담해 버리는 반공동체적 삶을 살기도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결국 인간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하겠다.

 

모두 4부로 구성된 이 책에서 1~3부는 국내의 19개 공동체를 다루고 있으며, 4부에서는 5개의 해외 공동체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함께 하니 인생이 바뀌었다는 제목의 1부에서는 탁구대 하나로 시작된 파주 문발동의 공동체로부터 충북 보은의 선애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동체의 출발과 활동 사항에 대해서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사울 마포구의 성미산마을이나 광주의 신흥마을처럼 의도적 혹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공동체가 있는가 하면, 품앗이나 협동조합을 통해서 공동체를 이루기도 하고, 특정 종교 혹은 공동의 신념을 바탕으로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한 사례들도 접할 수 있었다. 이들의 생활을 통해서 자신만의 것을 고집하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함께 공동체를 이루어 산다는 의미는 상실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1부의 마지막 장은 돈으로부터의 자유를 설명하고 있는데,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또한 돈 때문에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이 시작될 수 있다는 너무도 평범한 사실을 직시한 결과라 할 것이다.

 

그런데 종교 혹은 공동의 신념으로 뭉친 경우, 오히려 공동체를 이끄는 사람들의 의도에 따라 그 성격이 변질될 수 있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할 수 있을 듯하다.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듯이, 외국의 섬에 종교 공동체를 짓는다고 하여 신도들의 재산을 갈취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뭉쳐서 같은 쪽으로만 끌고 가면 그건 종교 집단이지 공동체라고 볼 수 없다는 한울마을의 주형로 대표의 말을 음미할 필요가 있다. 비록 같은 종교나 신념으로 뭉친 공동체라도, 누군가의 의도에 따라 타인의 삶을 지배하려는 시도는 배제되어야 할 것이다.

 

실낙원을 낙원으로 만든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2부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이 만든 공동체를 주로 다루고 있다. 자본주의에서는 경제적 무능이 사회적 무능력으로 간주되고 있기에, 그들을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복지제도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도 복지를 바라보는 관점은 양분되어 있어, 이를 불필요한 것이라고 여기는 이들이 존재하고 있다. 정작 우리 사회가 처한 현실은 불공정이 지배하고 있는데, 역설적으로 복지 혜택을 둘러싼 논의에서 무상 불가혹은 불공평을 내세우며 복지를 확대하자는 의견에 맹렬히 반대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가난한 마을이라 여겨졌던 이들이 서로 힘을 합쳐 도서관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하는가 하면, 사회에 적응하기 힘든 전과자들과 함께 적게 쓰면서 가장 느린 사람의 속도에 맞춰 살아가는마을을 만들기도 하는 것이다.

 

누구나 좋은 직장에서 높은 임금을 받고 살아가기를 꿈꾸지만, 정작 그 속에서 하나의 부품처럼 소모되는 삶을 느끼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인간의 삶을 효율성과 경제성을 기준으로 따지는 세상의 평가에 대해서 우리가 진정으로 회의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 능력보다 누군가와 어울려 사는 것에 더 가치를 두는 이들도 주변에는 적지 않게 존재하고 있다. 어쩌면 진정한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타인들과 부딪히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며, 그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을 잘 풀어내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일이라 하겠다.

 

1부와 2부에서 공동체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제시하고 그 특징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면, 3부에서는 혼자 살아도 행복해야 한다는 제목 아래 싱글들이 공동체를 통해서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과정과 그 이유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약자와 소수자일수록 서로 힘이 되어주는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같이 지내는 상대방을 통해서 자신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점점 증가하고 있는 혼자 사는 사람들이 공동체가 필요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짚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이 책의 4부에서는 저자가 경험한 해외공동체 체험을 통해서, 모두 5개의 공동체 사례와 특징들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병을 얻어 직장을 쉬면서, 치료의 목적으로 태국의 아속 공동체에서 생활하면서 해외의 사례들을 하나씩 경험했다고 한다. 흔히 공동체를 이상향에 비기는 경우가 있는데, 저자는 이상향은 장소라기보다는 가치의 문제라고 단언한다. 즉 어디에서 사느냐가 아닌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미국의 인권운동가인 킹 목사가 했다는, ‘인생의 가장 지속적이고 긴급한 질문은 다른 사람을 위해 당신이 무엇을 하고 있느냐다라는 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공동체 안에서 권력 관계로 인한 부작용은 언제나 발생할 수 있기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일부의 사람들은 점점 고립적인 삶을 선택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현실 세계와 가상공간에서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익명의 장막에 숨어 타인들을 비난하고, 사회적 약자를 비하하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어쩌면 소통의 공간인 가상공간에서 타인과의 소통을 거부한 채 자신의 언어만을 일방적으로 배출하는 것에서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적 불통의 대안이 공동체를 만들어 소통의 수단으로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공동체는 항상 선일까? 이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공동체의 모습이나 지향, 그리고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긍정과 부정의 양면적인 의미를 띨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산다는 것은 항상 타인과의 소통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차니)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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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정답이 공동체? 나는 이 말이 불편하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리 | 2019.01.17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공동체가 100개라면 100개의 운영방식이 있다. 맞는 말이다. 한 동네에 살며 옆집 밥 숟가락 수까지 속속들이 알던 옛날 공동체와는 사뭇 다른 현대의 공동체는 존재방식이 매우 다양하다.  함께 거주하면서 공동생산 공동분배를 이루는 형태가 있는가 하면, 공통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 형태를 띠기도 한다. 한 아파트의 주민들이 교류하며 도시공동체를 이루기도 하고,;
리뷰제목

공동체가 100개라면 100개의 운영방식이 있다. 맞는 말이다. 한 동네에 살며 옆집 밥 숟가락 수까지 속속들이 알던 옛날 공동체와는 사뭇 다른 현대의 공동체는 존재방식이 매우 다양하다.

 

함께 거주하면서 공동생산 공동분배를 이루는 형태가 있는가 하면, 공통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 형태를 띠기도 한다. 한 아파트의 주민들이 교류하며 도시공동체를 이루기도 하고, 아이들의 양육과 교육을 고민하는 부모들이 모여 공동육아로 공동체를 형성하기도 한다. 세상과는 거리를 둔 채 전혀 다른 새로운 삶의 방식을 실험하는 곳도 있고, 세상속에 녹아들어가 한 마을 전체를 공동체의 방식으로 재조직하는데 열정을 바치기도 한다.   

 

방식은 다양하지만 공동체가 지향하는 바는 대체로 비슷하다. 채움보다는 비움을, 소비보다는 나눔을, 이윤보다는 가치를, 혼자보다는 함께를 추구하며 세상을 점진적으로 바꿔나간다. 각양각색의 공동체들 안에는 각양각색의 사람들과 각양각색의 이야기들이 있다. 공동체 구성원들은 균질한 집단이 아니다. 공동체를 이루겠다고 모여 획일화를 추구한다면 모순이다. 두 사람만 모여도 다툼이 있을진대, 하물며 다양한 생각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부대끼면서 갈등이 없을 리 없다.  

 

숙명같은 갈등을 짊어지고

 

나 또한 농촌시골에서 마을공동체 운동을 하면서 실패를 반복해왔다. 우선은 도시에서만 살다가 처음 살아보는 시골살이에 삶을 꿰어 맞추려니 고역이었다. 자급자족까지는 아니더라도 씀씀이를 줄이고 작게라도 텃밭을 일구며 땅과 생명의 진리를 몸소 체득해보고자 노력했다.  반복되는 풀과의 전쟁에 호미 하나 달랑 들고 덤벼들었다가 나가떨어지기 일쑤였고 10년째 하는 텃밭농사는 여전히 엉망이다. 시골살이의 불편함에 어느정도 익숙해지기는 했지만 나는 여전히 도시에서 살던 습관을 완전히 버리지 못했다.

 

터전을 잡고 들어간 마을의 원주민들속에 스며들어 어울리는 것도 녹록치 않았다. 함께 하는 이들간의 대립과 반목으로 힘든 날들을 보내거나 심지어 동지라고 믿었던 이가 한순간에 적으로 돌변하기도 했다. 텃밭에서 실패할 때는 땅의 위대함 앞에 겸손해졌지만, 사람 가운데서 실패할 때는 존재의 연약함에 절망하며 상처를 입고 불면의 밤을 보냈다.

 

한겨레신문 조현 기자의 마을공동체 탐사기 <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를 읽으면서 다른 공동체들을 봤다. 이 책은 공동육아, 공유주택, 마을교육공동체, 영성공동체, 마을만들기 운동 등 내로라 할만한 공동체 운동의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자본주의 소비사회의 노예적 삶이 아니라 돌봄과 친밀한 관계를 통해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얻을 수 있는 삶의 대안은 '공동체'라고 강조한다. 

 

외람되지만 기자의 시각으로 해석되고 다듬어진 저 아름다운 공동체를 일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땀과 투혼을 바쳤을까 생각했다. 뜻이 좋다고 언제나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다. 공동체는 수없이 많은 갈등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성장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갈등은 공동체의 숙명과도 같다. 공동체 내면의 서사에는 즐거움과 행복만큼 아픔과 고통도 짙게 배어 있기 마련이다. 공동체의 속살에는 의외로 상처가 많다. 숙명같은 갈등을 짊어지고 기꺼이 불편함을 무릅쓰며 마을공동체를 일구는 사람들의 마음이 책 마디 마디 글의 행간에서 느껴졌다.

 

"함께 하는 것은 변화를 촉진한다. 감자와 고구마 당근을 씻을 때 한 바가지에 넣고 씻으면 서로 부딪치며 빨리 씻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게 씻기는 과정은 좀 더 세련되고 원만해지는 과정이자 아픔의 여정이기도 하다."(238쪽)

 

돌아보니 기쁨도 슬픔도 모두 사람에게서 나왔다. 공동체의 처음도 끝도 다 사람이다. 그 자체로 살아있는 유기체다. 그 형태가 세모이든 네모이든 '관계의 총합'이 바로 공동체다. 함께 어울리며 부딪치는 삶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못했을 경험이다. 인간의 삶이란 더불어 함께 하는 가운데 성장해나갈 때 가치있게 빛난다는 진리를 공동체 운동을 하면서 조금씩 깨달아간다.

 

공동체, 희망과 절망 사이

 

사실 이 서평을 쓰는데 꽤 오랜 시간을 고민했다. 책장을 덮었는데 뭔가 불편한 느낌이 가시지를 않았다. 왜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일까 스스로에게 묻기를 반복했다.
 
나는 '공동체는 선인가?'라는 질문이 자칫 '공동체만 선이다'로 귀결되지 않도록 경계하며 늘 세상과 함께 호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동체는 세상의 진보와는 별상관없는 '그들'만의 자족적인 실험에 머무를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안이 과정의 언어이듯이 공동체도 과정일 뿐, 세상사 문제에 대한 딱 떨어지는 정답이 아니다. 우리가 만들어낼 수 있는 여러 대안 중의 하나일 뿐이고 그마저도 현재진행형이다.

 

공동체는 인간다운 삶을 찾아나가는 하나의 여정이다. 나는 공동체가 자본주의 소비사회의 노예적 삶을 극복하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추락이 두려워 발버둥치며 경쟁을 강요당하고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는 생활과 과감히 결별하고 공동체를 선택하라고 감히 말하지 못하겠다.

한국사회는 여전히 국가가 책임을 다하지 못해서, 가진자들의 이익만을 대변하므로 생기는 말도 안되는 문제들이 산적하다. 시야가 '공동체'에만 갇혀 좁아지면 자칫 이런 국가의 무책임함과 무능력함에 의도치 않게 면죄부를 주게 될 수도 있다. 공동체 운동을 하는 내가 끊임없이 시선을 공동체 밖으로 두려는 이유다.

 

21세기 대안적 삶으로 마을공동체를 주목하면서 민간 뿐만 아니라 정부부처들도 경쟁적으로 마을만들기 사업에 뛰어들었고 각종 공모사업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렇게 마을공동체를 칭송하고 그 모델을 만들어보겠다는 장밋빛 전망들은 넘쳐나는데 우리네 삶의 현실은 그다지 달라지는 것 같지 않다. 오히려 앞다퉈 마을만들기 사업이 벌어지면서 '공동체'라는 말이 너무나 가볍게 소비되어 버리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여러모로 공동체는 한국사회 희망과 절망 사이 그 어디쯤에 있다. 나는 다만 다른 삶을 추구하는 공동체 운동이 우리 사회가 절망에서 희망쪽으로 옮겨가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조현 기자의 <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를 읽는 독자들이 공동체의 생활 방식에 매료되어 다른 삶을 기획해보는 용기를 내기를 바란다. 그건 충분히 가치있고 아름다운 일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공동체의 명과 암을 같이 보고, 공동체를 둘러싼 한국사회의 현실과도 연관지어 입체적으로 보기를 바란다. 시골살이가 마냥 낭만이 아니듯이 공동체도 마냥 유토피아가 아니기에.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0

한줄평 (11건) 한줄평 총점 9.6

혜택 및 유의사항 ?
평점5점
함께 사는 즐거움을 전해주는 책입니다. 적극 추전합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허* | 2018.08.31
평점5점
나같은 사람도 공동체로 살아가니 행복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시원한 책입니다 적극 추천합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s*****0 | 2018.08.28
평점5점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담은 책. 따뜻하고 시둰하다. 세상살이 지칠 때 강추!!!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j*****1 | 2018.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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