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8년 11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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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44쪽 | 430g | 135*210*30mm |
ISBN13 | 9791160560640 |
ISBN10 | 1160560641 |
출간일 | 2018년 11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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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44쪽 | 430g | 135*210*30mm |
ISBN13 | 9791160560640 |
ISBN10 | 1160560641 |
‘추석이란 무엇인가’ 서울대 김영민 교수의 인생과 허무와 아름다움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 화제의 칼럼 ‘추석이란 무엇인가’의 김영민 서울대 교수. 본질적이되 지루하지 않은 질문과 명쾌하되 가볍지 않은 대답으로 우리 시대를 독창적으로 읽어나가고 있는 그의 첫 책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가 출간됐다. 반문과 비틀기, 날렵한 유머와 자유로운 사유로 일상의 진부함을 타파하며 본질을 향해 다가가는 김영민 글쓰기의 정수를 만날 기회가 드디어 찾아왔다. 책은 지난 10여 년간 김영민 교수가 일상과 사회, 학교와 학생, 영화와 독서 사이에서 근심하고 애정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김영민 교수는 이 책을 가리켜 과거의 사람들을 추억하고 미지의 세계를 궁금해하며 새로운 만남을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라고 이야기한다. 책을 매개로 “내 곁의 사람들과 함께 사는 일에 대해 떠들고”, “우리 사회에 통용되는 불문율을 깨뜨리는, 비판적 인식을 공유하고 싶었다”는 김영민 교수. 그는 독자 역시 이 책을 통과하는 동안만큼은 불안하던 삶이 견고해지기를, 독서가 삶의 작은 기반이나마 되어주기를 바란다고 조용히 말한다. “그리하여 나는 어려운 시절이 오면, 어느 한적한 곳에 가서 문을 닫아걸고 죽음에 대해 생각하곤 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불안하던 삶이 오히려 견고해지는 것을 느꼈다. 지금도 삶의 기반이 되어주는 것은 바로 그 감각이다. 생활에서는 멀어지지만 어쩌면 생에서 가장 견고하고 안정된 시간. 삶으로부터 상처받을 때 그 시간을 생각하고 스스로에게 말을 건넨다. 나는 이미 죽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버티고 살아갈 수 있다고.” _8쪽 |
프롤로그 아침에 죽음을 생각한 이들의 연대기 4 1부 시간의 흙탕물 속에서 _ 일상에서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17 새해에 행복해지겠다는 계획은 없다 22 시간의 흙탕물 속에서 26 교토 기행: 무진 기행 풍으로 30 성장이란 무엇인가 34 설거지의 이론과 실천 39 결혼을 하고야 말겠다는 이들을 위한 세 가지 주례사 43 자식에 대한 세 가지 에피소드 52 추석이란 무엇인가_ 명절을 보내는 법1 58 추석을 즐기는 법_ 명절을 보내는 법2 62 무신론자의 추석_ 명절을 보내는 법3 66 2부 희미한 희망 속에서 _ 학교에서 수능 이후 73 신입생을 위한 무협지 77 이른바 엘리트가 되겠다는 학생들을 위한 격려사 둘 81 만화책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86 대학원에 가고 싶은데요 91 레이디 버드와 소공녀 96 아이 캔 스피크 101 K교수의 국가론 105 유학생 선언 109 2월의 졸업생들에게 113 적폐란 무엇인가 117 노예가 되지 않는 법 121 서울대학교의 정체성 125 위력이란 무엇인가 129 졸업의 몽타주 134 마지막 수업의 상상 138 3부 고독과 이웃하며 _ 사회에서 6월의 냄새 145 응답하라 1988 149 희망을 묻다 153 광장으로 157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는 자세 161 공화국 찬가 166 대선 후보와 토론하는 법 170 어떤 자유와 존엄을 선택할 것인가 174 참사는 오래 지속된다 179 보이지 않는 나라 183 사라지는 사람들 187 하데스와 시시포스 191 개돼지 사태와 관련하여 교육부가 할 일 195 소반과 숟가락 200 여름에 생각하는 중세의 겨울 204 광복의 의미 208 소변의 추억 212 단군에서 근대화까지 216 뱃살이 꾸는 꿈 220 이제 깨어나실 시간입니다 224 그들은 올 것이다 228 호두주먹이라 불린 사나이 232 칼럼을 위한 칼럼 236 4부 이 세상 것이면서 이 세상 것이 아닌 것들에 대하여 _ 영화에서 내 인생의 영화: 안토니아스 라인 243 설원에 핀 장미 아닌 꽃: 홍상수의 초기 영화 264 박식하고, 로맨틱하고, 예술적인 살인마: 한니발 렉터 275 반영웅으로서 영웅, 관념론자로서 유물론자, 죽은 자로서 살아 있는 자: 고스트독 294 5부 맛없는 디저트를 먹기에 인생이 너무 짧잖아요 _ 대화에서 책이란 무엇인가 _ 김민정 시인과의 대화 305 행복보다 소소하게 불행한 삶을 꿈꾸는 이유 _ [신동아] 송화선 기자와의 인터뷰 320 에필로그 책이 나오기까지 339 |
이전에 책 제목만 보고 너무 극단적이라 피했는데, 이 후 작가님의 책을 보고 너무 좋아서 읽게 되었다. 중간에는 철학적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책이 나를 읽는 듯한 혼란에 어려웠지만 초반과 끝은 좋았던 문구가 많이 남는 책이었다.
매일을 죽음을 떠올리며 맞이하는 태도에 대해서, 그리고 행복의 지속보다는 중간중간 맛보는 행복의 소중함을 언급한 게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당장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무엇을 해야할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는데 그냥 가족들과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했으면 하는 것. 생각보다 거창한 게 아니면서도 그 소박한 것을 지켜내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돈룩업'도 생각이 났다.)
무엇보다 인간은 힘들어하면서도 정치, 사회적인 소속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바를 생각하는 것이 좋다는 말도 굉장히 기억에 남았다. 현재의 나에게 와닿는 말이었기에. 코로나 시국에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사람들과 나누는 인사가 '별일 없어. 그래서 참 심심한데, 생각해보면 이게 가장 좋은 안부인데 말이야.'라는 이야기였다. 이 책은 결국, 이 소소하고도 별일 없는 일상들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며 허투루 보내는 우리를 꾸짖는 책은 아니었을까.
'추석이란 무엇인가'에서 알 수 있듯이 다소 도발적인(혹은 똘기어린) 방식으로 되묻기를 통해 일상과 가치의 진부함과 허위를 털어낼 것을 권유하는 책. 가르치려 들지 않고, 섣불리 위로하지도 않으나, 자기 것이 분명한 생각을 명료하고 유머러스한 문장으로 썼다.
그중에서도 정치를 주제로 한 글들이 좋았는데, 짐작건대 저자는 압축적 민주화와 거대담론의 몰락, 보수의 재집권을 경험한 세대이자 가치와 의미가 박탈된, 근대화 이후를 살아가는 인간이자 연구자로서 한국/정치에 대한 실망감을 감출 수 없는바, "개인의 자유와 그에 따르는 존엄을 실현"하며 "각자 자신의 고독을 확립"하는 삶, "세밀화를 배우고, 석판화를 수집하고, 시집을 천천히 고르기 위해 사는" 삶, "'왜 만화 연재가 늦어지는 거지', '왜 디저트가 맛이 없는 거지'라고 근심"하는 삶을 살기를 바라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공화주의가 불가능함을 알면서도 투표소를 향해 진군하는 비극적 영웅"이 되어 "스스로를 갱신하여 현대적인 공공의 삶"을 구현하고자 하는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까닭은, 지상천국을 위해 지하실에서 고통 받는 아이를 두고 볼 수 없어 그 천국을 떠나고 마는 마음을 가졌고(하지만 오멜라스의 사람들이 그 아이를 구출하지는 않은 것 같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보이지 않는 나라"를 그리워하는 존재임이 분명함에도, 우리는 "여전히 세월호 이후의 사태라는, 또 하나의, 긴 참사를, 아직, 겪는 중"이며 값싼 노동력을 제공해야만 하는 처지가 대물림되는 "'양반'과 '노비'의 시간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인 듯 하다.
쓰고 보니, 논리적 관계가 잘못된 것도 같다. 지속되는 참사의 와중에도 현대적인 공공의 삶을 갱신하지 않으면, 고독과 이웃하며 소소한 근심조차 누릴 수 없을 것 같다. 정치를 주제로 한 3부의 부제는 "고독과 이웃하며-사회에서"이다.
저자의 말대로 리듬감 있게 씌여져, 술술 읽히나(이틀만에 다 읽었다) 그 주제나 사유의 내용은 가볍지 않아 곱씹게 된다. 좋은 책. 부러운 재능(알고보니 하버드에서 논자시 통과한 후에 한국서 영화도 찍고, 영화평 써서 박완서 작가님한테 칭찬도 받았다더라. 교수님은 당신은 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