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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19년 01월 10일 |
|---|---|
| 쪽수, 무게, 크기 | 272쪽 | 450g | 145*215*20mm |
| ISBN13 | 9791188810833 |
| ISBN10 | 1188810839 |
-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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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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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원해서 결심한 것을 선택하고 실행할 것. 덴마크 여성 화가, 마리 크뢰위에르, 아나 안셰르, 릴리 엘베는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법을 가르친다. 이제는 흔하고 닳아빠진 말이 된 ‘자아 찾기’는 원래 쉬운 게 아니었다는 위로도 곁들여서. 계속 싸워나가라는 응원과 함께. 진청색 우유갑에 인쇄된 ‘덴마크’라는 단어에 매료됐던 그 시절의 내게 결여되어 있던 것,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발설하는 작은 용기’에서부터 그 여정이 시작된다는 진리를 일깨운다. --- p.63
작정하고 찾아간 박물관이 긴급 보수 공사로 문을 닫는 우연, 예매 시간을 착각해 기차를 놓치고 버스를 탈 우연, 버스 옆자리에 앉은 낯선 이와 서로의 영화 취향에 대해 신나게 떠들 우연, 작정하고 간 미술관에서 원래 방문 목적이었던 작품에는 실망하고 대신 무명 화가를 발견하는 우연,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작은 골목길에서 예쁜 고양이를 만날 우연……. 이런 우연 없이 예측 가능한 대로만 시간이 흘러간다면 여행은 그 빛을 잃는다. --- p.75
건강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 도자기 그릇 위 정갈한 담음새, 지친 몸을 기대어 누우면 안도감이 느껴지는 공간, 조바심 내지 않는 마음, 서로의 고민을 헤아리는 농밀한 대화……. 이런 일은 저절로 되지 않는다. 그 안에 아름다움을 부여하겠다고 선택하고 가꾸어야 가능하다. 타인의 시선이 닿지 않는 오직 나만 아는 공간, 일상의 반경과 몸과 마음, 그리고 관계를 가꾸겠다는 자세, 소박한 생의 감각을 아끼는 태도. 결국 살림하는 마음이다. --- p.92
곰곰 생각해보면, 엄마는 본인이 강요받았던 전통적인 딸 노릇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나를 독립적으로 키우면서 간접적으로 확인했던 것 같다. ‘이래도 되나?’ 조마조마하던 마음을 차차 내려놓고 ‘이래도 되는구나’ 안심하며 나를 자꾸 넓은 세상으로 내보냈다. 사회가 요구하는 딸, 며느리 역할을 무리 없이 수행해 가정의 평화를 지키고 싶다는 의지(자아 1번)와 틀에서 벗어나 온전한 나로 살고 싶다는 의지(자아 2번)가 만약 외나무다리에서 만나 담판을 지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엄마는 어떤 최후의 선택을 할까? --- p.127
안에서 답을 찾고, 안을 가꾸고, 안에 만족하며, 안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삶의 태도를 떠올려보면 울컥 마음에서 뭔가가 반응한다.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 위계를 만들어놓고 건강, 외모, 부, 사회적 성취까지 무엇이든 하기 나름이라고, 노력만 하면 뭐든 성취할 수 있다고, 목표를 높게 잡으라고, 쉬이 만족하지 말라고, 그렇게 자기 착취를 하라고 속삭이는 목소리에 너무 오랫동안 노출되었던 지난 시간의 내가 떠올라서다. 성과주의와 물질주의는 오랜 시간 그럴듯하게 작동했다. 안을 가꾸지 않았고, 안에 만족하지 않았고, 안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경쟁의 피로와 긴장을 잊기 위해 즉각적인 성취, 자극, 재미를 탐닉했고 바로 그 이유로 쉬이 권태로웠다. --- p.159
어차피 우린 모두 다르니까, 내가 가장 진실한 나에게 다가간다면 자연스럽게 고유한 색깔이 드러날 테니까, 애꿎은 경쟁 구도를 들이밀면서 스스로 들들 볶지 맙시다. 이렇게 툴툴 털어내고 룰루랄라 잠에 든다. 1999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천만다행으로, 이렇게 다르다. --- p.193
어쩔 수 없음을 끌어안는 순간 지금, 여기, 오늘 내게 허락된 것들에 집중할 수 있다. 두려움과 떨림은 결코 사라지지 않겠지만, 적어도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순 있다. --- p.205
뭉크는 삶의 여러 고비에서 스스로를 피해자 자리에 두지 않았다. 근원적 불안을 심어놓은 가족의 죽음, 기이한 연애, 격렬한 감정들 앞에서 선언했다. 삶은 전혀 상냥하지 않지만, 그저 당하는 게 아니라 겪고, 이해하고, 납득하고, 극복해서 궁극에는 삶의 주인이자 작가가 되겠다고. 뭉크가 남긴 수천 장의 그림은 그가 주술을 하듯 되뇌었을 다짐의 흔적이었다.
작정하고 찾아간 박물관이 긴급 보수 공사로 문을 닫는 우연, 예매 시간을 착각해 기차를 놓치고 버스를 탈 우연, 버스 옆자리에 앉은 낯선 이와 서로의 영화 취향에 대해 신나게 떠들 우연, 작정하고 간 미술관에서 원래 방문 목적이었던 작품에는 실망하고 대신 무명 화가를 발견하는 우연,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작은 골목길에서 예쁜 고양이를 만날 우연……. 이런 우연 없이 예측 가능한 대로만 시간이 흘러간다면 여행은 그 빛을 잃는다. --- p.75
건강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 도자기 그릇 위 정갈한 담음새, 지친 몸을 기대어 누우면 안도감이 느껴지는 공간, 조바심 내지 않는 마음, 서로의 고민을 헤아리는 농밀한 대화……. 이런 일은 저절로 되지 않는다. 그 안에 아름다움을 부여하겠다고 선택하고 가꾸어야 가능하다. 타인의 시선이 닿지 않는 오직 나만 아는 공간, 일상의 반경과 몸과 마음, 그리고 관계를 가꾸겠다는 자세, 소박한 생의 감각을 아끼는 태도. 결국 살림하는 마음이다. --- p.92
곰곰 생각해보면, 엄마는 본인이 강요받았던 전통적인 딸 노릇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나를 독립적으로 키우면서 간접적으로 확인했던 것 같다. ‘이래도 되나?’ 조마조마하던 마음을 차차 내려놓고 ‘이래도 되는구나’ 안심하며 나를 자꾸 넓은 세상으로 내보냈다. 사회가 요구하는 딸, 며느리 역할을 무리 없이 수행해 가정의 평화를 지키고 싶다는 의지(자아 1번)와 틀에서 벗어나 온전한 나로 살고 싶다는 의지(자아 2번)가 만약 외나무다리에서 만나 담판을 지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엄마는 어떤 최후의 선택을 할까? --- p.127
안에서 답을 찾고, 안을 가꾸고, 안에 만족하며, 안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삶의 태도를 떠올려보면 울컥 마음에서 뭔가가 반응한다.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 위계를 만들어놓고 건강, 외모, 부, 사회적 성취까지 무엇이든 하기 나름이라고, 노력만 하면 뭐든 성취할 수 있다고, 목표를 높게 잡으라고, 쉬이 만족하지 말라고, 그렇게 자기 착취를 하라고 속삭이는 목소리에 너무 오랫동안 노출되었던 지난 시간의 내가 떠올라서다. 성과주의와 물질주의는 오랜 시간 그럴듯하게 작동했다. 안을 가꾸지 않았고, 안에 만족하지 않았고, 안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경쟁의 피로와 긴장을 잊기 위해 즉각적인 성취, 자극, 재미를 탐닉했고 바로 그 이유로 쉬이 권태로웠다. --- p.159
어차피 우린 모두 다르니까, 내가 가장 진실한 나에게 다가간다면 자연스럽게 고유한 색깔이 드러날 테니까, 애꿎은 경쟁 구도를 들이밀면서 스스로 들들 볶지 맙시다. 이렇게 툴툴 털어내고 룰루랄라 잠에 든다. 1999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천만다행으로, 이렇게 다르다. --- p.193
어쩔 수 없음을 끌어안는 순간 지금, 여기, 오늘 내게 허락된 것들에 집중할 수 있다. 두려움과 떨림은 결코 사라지지 않겠지만, 적어도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순 있다. --- p.205
뭉크는 삶의 여러 고비에서 스스로를 피해자 자리에 두지 않았다. 근원적 불안을 심어놓은 가족의 죽음, 기이한 연애, 격렬한 감정들 앞에서 선언했다. 삶은 전혀 상냥하지 않지만, 그저 당하는 게 아니라 겪고, 이해하고, 납득하고, 극복해서 궁극에는 삶의 주인이자 작가가 되겠다고. 뭉크가 남긴 수천 장의 그림은 그가 주술을 하듯 되뇌었을 다짐의 흔적이었다.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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