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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게 범죄

태어난 게 범죄

: 트레버 노아의 블랙 코미디 인생

리뷰 총점9.7 리뷰 30건 | 판매지수 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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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top100 7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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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0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424쪽 | 524g | 135*205*25mm
ISBN13 9788960518148
ISBN10 89605181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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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부
에피소드 1 - 뛰어!
에피소드 2 - 태어난 게 범죄
에피소드 3 - 기도하렴, 트레버
에피소드 4 - 카멜레온
에피소드 5 - 둘째 딸
에피소드 6 - 허점
에피소드 7 - 푸피
에피소드 8 - 로버트

2부
에피소드 9 - 뽕나무
에피소드 10 - 한 애송이의 길고, 어색하고, 때로는 비극적이고, 대개는 부끄러운 연애 수업 - 1막 밸런타인데이
에피소드 11 - 아웃사이더
에피소드 12 - 한 애송이의 길고, 어색하고, 때로는 비극적이고, 대개는 부끄러운 연애 수업 - 2막 짝사랑
에피소드 13 - 색맹
에피소드 14 - 한 애송이의 길고, 어색하고, 때로는 비극적이고, 대개는 부끄러운 연애 수업 - 3막 댄스파티

3부
에피소드 15 - 고 히틀러!
에피소드 16 - 치즈 보이
에피소드 17 - 세상은 너를 사랑하지 않아
에피소드 18 - 엄마의 인생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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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들의 추격전
훨씬 어렸을 때에는 쉽게 잡혔던 내가 나이가 들어 점점 빨라져 속도로는 이길 수 없게 되자, 엄마는 머리를 쓰기 시작했다. 내가 도망치려는 태세를 취하려는 순간 ‘도둑이야! 거기 서!’ 하고 소리치는 거다. 자기 자식한테 대고 말이다. 이 나라에서는 웬만하면 남의 일에 간섭하지 않지만, 인민재판으로 일이 번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모두의 관심이 거기에 쏠린다. 그래서 엄마가 ‘도둑이야!’라고 외치면 길 가던 사람들조차 죄다 나를 잡으러 덤볐고, 나는 그들을 피해 이리 뛰고 저리 도망가면서 소리쳐야 했다. “난 도둑이 아녜요! 저 여자 아들이라고요!”
--- p.25

엄마는 겁이 없어
폭동이 발발할 때마다 우리 이웃들은 모두 현명하게 문을 걸어 잠그고 집 안에 숨었다. 하지만 우리 엄마는 달랐다.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불길 사이를 지나가면서 폭도들을 향해 눈으로 말했다. ‘나 지나갈 거야. 난 이 개판하고는 아무 상관없어.’ 위험 앞에서도 그녀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난 그게 항상 놀라웠다. 현관 앞에서 전쟁이 벌어진대도 상관없었다. 엄마에게는 해야 할 일과 가야 할 곳이 있을 뿐이었다. 차가 고장 났어도 교회에는 반드시 가야 한다고 고집 부릴 때와 똑같았다. 에덴 파크의 도로마다 타이어가 불타고 수백 명의 폭도가 돌아다닐 때도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옷 입어. 난 일하러 가고, 넌 학교 가야지.”
--- p.27~28

폭력 앞의 동물적 본능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뭘 해야 하는지 나는 그냥 알았다. 항상 폭력이 잠복해 있고 그것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세계에서 살며 몸에 밴 동물적 본능이랄까. 흑인 거주구에서, 진압 장비를 착용한 경찰이 장갑차와 헬리콥터를 대동하고 등장하면 나는 알았다. ‘숨을 곳을 찾아 뛰어야 한다. 뛰어서 숨어야 한다.’ 다섯 살짜리지만 알았다. 다른 삶을 살았다면, 달리는 미니버스에서 내던져져서 당황했을지 모른다. 멍청이처럼 멀뚱히 서서 ‘무슨 일이에요, 엄마? 왜 내 다리가 이렇게 아프죠?’라고 물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엄마가 ‘뛰어’라고 했으니 나는 뛰었다. 사자로부터 도망치는 가젤처럼 나는 뛰었다.
--- p.32~33

금지된 사랑, 금지된 구역
그러나 인간에게 섹스는 금지한다고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네덜란드 선박이 맨 처음 테이블만에 정박한 때로부터 9개월이 지나자 바로 혼혈 아이가 태어났다.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이곳의 식민지 개척자들도, 식민지 개척자들이 대개 그렇듯, 원주민 여성과 관계를 맺었다. 그러나 검은 피가 단 한 방울만 섞여도 자동적으로 흑인이 되는 미국에서와는 달리, 남아공에서 혼혈인은 흑인도 백인도 아닌 고유의 별도 그룹, ‘유색인’으로 분류됐다. 유색인, 흑인, 백인과 인도인이 인종별로 각각 정부에 등록됐고, 이 분류에 따라 수백만의 사람들이 강제로 고향을 떠나 이주해야 했다. 인도인 지역은 유색인 지역과 분리되었고, 유색인 지역은 흑인 지역과 분리되었으며, 이들 지역 모두가 백인 지역으로부터, 또 각자로부터 중간에 완충 지대를 두고 격리되었다. 유럽인들과 원주민 간의 섹스를 금지하는 법안이 만들어졌고, 이는 후에 백인과 모든 비(非)백인 간의 섹스를 금지하는 것으로 수정되었다.
--- p.40

반역자, 타이피스트가 되다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에서 흑인 남자는 농장이나 공장 아니면 광산에서 일했다. 흑인 여자는 공장에 다니거나 하녀 일을 했다.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엄마는 공장에 다니는 게 싫었다. 요리 실력도 형편없었고 백인 아가씨가 온종일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도 참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자신의 본능에 충실하기로 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선택지에는 없는 것을 선택하기로 했다. 비서가 되기로 마음먹고 타이핑 강좌를 들은 것이다. 당시 타이핑 칠 줄 아는 흑인 여자란 운전할 줄 아는 맹인과도 같은 존재였다. 꿈은 가상하지만 사실 그 일을 실제 수행하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법에 따라 화이트칼라 직종과 숙련직은 백인들에게만 허용됐다. 흑인은 사무실에서 일하지 못했다. 하지만 엄마는 반역자였고, 다행스럽게도 그녀의 반란은 타이밍을 잘 맞췄다.
--- p.41~42

난 당신의 정자만 있으면 돼
나는 우리 부모 사이에 뭔가 순수한 유대감과 사랑이 존재했음을 안다. 내 눈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둘의 관계가 얼마나 로맨틱했는지, 혹은 그냥 친구 관계였던 건지, 그건 모르겠다. 아이들이 묻지 않는 것들이 있게 마련이다. 내가 아는 건 어느 날 엄마가 청혼했다는 사실이다.
“나 아이를 갖고 싶어.” 엄마가 그에게 말했다.
“난 아이를 원하지 않아.” 그가 말했다.
“당신에게 아이를 갖자고 하는 게 아냐. 내 아이를 가질 수 있게 날 도와 달라는 거야. 나는 그냥 당신의 정자만 있으면 돼.”
“당신도 알겠지만,” 엄마가 대답했다. “난 그냥 당신과 자고 어디론가 떠나서 당신에게 자식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게 해 버릴 수도 있어. 하지만 그런 걸 원하진 않아. 내 맘이 편해질 수 있게 당신의 동의가 필요한 거야. 나는 내 아이를 갖길 원하고, 당신으로부터 그 아이를 얻었으면 해. 원하면 언제든 아이를 볼 수 있지만 어떤 의무도 지지는 않게 될 거야. 아이와 대화할 필요도, 아이를 위해 돈을 낼 필요도 없어. 그냥 나를 위해 이 아이를 만들어 줘.”
--- p.46

애 아빠는 누굽니까?
나를 보고는 한동안 난감해하던 의사들이 입을 열었다. “흠, 애 피부가 되게 하얗군.” 분만실 안에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었다.
“애 아빠는 누굽니까?” 그들이 물었다.
“아빠는 스와질란드 사람이에요.” 엄마는 남아공 동쪽 내륙의 작은 왕국을 둘러댔다.
아마 거짓말이라는 걸 알았겠지만 해명거리가 필요한 그 의사들은 그냥 받아들였다.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에서 정부는 아이의 출생증명서에 인종, 부족, 국적, 모든 것을 기재하게 한다. 이 모든 것이 분류되어야 했다. 엄마는 내가 남아공에 사는 스와질란드 사람들의 반자치 거주 지역인 카응과네에서 태어났다고 거짓말했다. 그래서 내 출생증명서에는 내가 코사족이라고 적혀 있지 않다. 또 스위스인이라고도 적혀 있지 않다. 정부가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냥 내가 외국 태생이라고만 적혀 있을 뿐이다.
--- p.47~48

흑인 가족들 사이에서 백인으로 살기
“피부가 흰 애를 어떻게 때려야 할지 모르겠거든. 흑인 아이를 때리는 법은 알아. 흑인 아이는 때려도 그대로 검은 색이야. 그런데 트레버를 네가 때리면 파래졌다가 녹색이었다가 노래졌다가 빨개지더구나. 그런 색은 난생처음 봤어. 내가 자칫 애를 때리다가 어디 부러뜨리지 않을지 걱정된다. 나는 백인을 죽이고 싶지 않아. 난 너무 두렵다. 그래서 쟤를 건드리지 않을 거야.” 그리고 실제로도 할머니는 그러지 않았다.
내 할머니는 나를 백인처럼 대했다. 할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정도가 더 심했다. 그는 나를 “마스타”라고 불렀다. 나를 차에 태울 때도 운전기사가 주인 모시듯 했다. “마스타는 항상 뒷좌석에 타야 한다.”
--- p.82

이름의 의미
엄마는 과거를 흘려보냈을 뿐 아니라 반복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아들의 어린 시절이 자신의 것과 닮아서는 안 됐다. 그건 내 이름을 짓는 데서부터 출발했다. 코사족이 자녀의 이름을 지을 때는 항상 의미를 담는다. 그 이름의 의미대로 살게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내 사촌의 이름 음렁기시는 ‘해결사’라는 의미다. 그 이름대로 됐다. 내가 사고를 칠 때마다 음렁기시는 내가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항상 착한 아이였고 자질구레한 일을 도맡아 집안 여기저기를 돕고 다녔다. 내 삼촌 벨릴레는 예기치 못한 임신의 결과였다. 그 이름은 ‘난데없이 튀어나왔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이름대로 삼촌은 평생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곤 했다. 술을 퍼마시러 어디론가 사라졌다가도 일주일 뒤에 불쑥 모습을 드러냈다.
--- p.104

아웃사이더, 매점 소년이 되다
당시 내게 확실한 것이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내가 여전히 학교에서 가장 빠른 아이였다는 점이다. 그리고 둘째는 내게 자존심이란 없다는 것이었다. 조회가 끝나는 바로 그 순간 나는 지옥에서 빠져나오는 박쥐처럼 매점으로 달렸고 첫 번째로 도착할 수 있었다. 나는 언제나 줄 맨 앞에 섰다. 그 방면으로 워낙 명성이 자자했던 터라, 줄을 서고 있으면 아이들이 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야, 이것 좀 대신 사 줄 수 있어?” 하지만 이건 사실상 새치기나 다름없기에 내 뒤에 줄을 선 아이들의 화를 돋울 수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은 조회 도중에 내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저기, 나한테 10랜드가 있는데, 나 대신 음식을 사 주면 2랜드는 너한테 줄게.” 여기서 나는 배웠다. 시간이 돈이라는 걸. 내가 대신 뛰어 주기만 하면 애들이 음식 살 돈을 준다는 걸 알게 됐다. 나는 조회에 참석한 모든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주문만 해. 원하는 음식이 뭔지 알려 주고, 음식 값의 일정 비율만큼 따로 돈을 주면, 내가 원하는 음식을 사 줄 테니까.”
--- p.205

흑백 색맹
화면을 들여다보니 알 수 있었다. 테디의 피부는 어두웠다. 나는 밝은 올리브톤 피부다. 하지만 카메라는 그 명암을 동시에 포착하지 못했다. 그래서 흑백 카메라로 흑인 옆에 선 나를 찍으면 카메라는 어째야 할 줄을 모른다. 결국 나를 하얗게 찍고 만다. 내 피부색은 그렇게 탈색돼 버린다. 이 영상에는 흑인 한 명과 백인 한 명이 등장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나였다. 화질이 좋지 못해 내 얼굴 모양이 흐릿하게 보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인 걸 알 수 있을 정도는 됐다. 나는 테디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나는 테디의 유일한 친구였다. ‘내가 공범일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최소한 나일 거라고 의심이라도 해 봐야 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거의 10분 동안이나 나를 심문했지만, 그건 내가 이 백인 공범이 누군지 알고 있으리라고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 p.231~232

엄마가 총에 맞던 날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오전 10시쯤 침대에 누워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그날은 일요일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교회에 갔으니 일요일인 걸 알았다. 나는 매우 행복하게도 교회에 가지 않고 있었다. 교회에 끊임없이 오가던 날들은 이제 더는 내 문제가 아니었고, 나는 늦잠을 즐기고 있었다. 내 인생의 아이러니는, 교회에 다닐 때는 미친 미니버스 운전사에게 납치당하는 등 온갖 엿같은 일들이 벌어졌다는 거다. 늘 그 점에 대해 엄마에게 불평하곤 했었다. “엄마의 교회, 예수님, 이런 것들 말예요. 대체 그런다고 뭐 좋은 일이 생긴 적이 있어요?”
--- p.403

눈 앞이 깜깜할 때
어째야 할지 정말 몰랐다. 간호사의 말이 전한 충격에 빠진 채 그녀를 멍하니 쳐다봤다. 마음속에서 십수 가지 다른 시나리오들이 스쳐갔다. ‘내가 돈은 돈대로 다 썼는데도 엄마가 죽으면 어떡하지? 환불을 받을 수 있나?’ 검약하기로 소문난 엄마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네가 얼마를 썼다고? 이 바보야. 네 동생들을 돌볼 돈은 남겨 뒀어야지”라고 말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정말 내 동생들은 어째야 하지? 이제 내가 그들을 책임져야 했다. 앞으로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내가, 수백만의 빚을 진다는 건 안 될 일이었다. 한편으로는, 동생들을 키울 책임을 절대 내게 지게 하지 않겠다고 엄마는 늘 굳게 맹세하곤 했었다. 내 커리어가 나름 성공을 거둔 다음에도 엄마는 내게서 어떤 도움도 받기를 거부했다. “내가 내 엄마를 부양했던 것처럼 네가 네 엄마를 부양하는 건 절대 원하지 않아.” 엄마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아벨이 자기 형제들을 뒷바라지한 것처럼 네가 네 형제들에게 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 p.412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 〈더 데일리 쇼〉 호스트 트레버 노아의 자전 에세이
★ 빌 게이츠가 《호모 데우스》 《힐빌리의 노래》와 함께 추천한 책
“트레버 노아의 언변에는 국경쯤은 가뿐히 넘을 수 있는 보편적 코미디가 담겨 있다.”
★ 소설가 김중혁 강력 추천
★ 《뉴욕타임스》 No. 1 베스트셀러
★ 《USA투데이》 《북리스트》, NPR 선정 올해의 책
★ 아마존 선정 2017년 가장 많이 읽은 논픽션 TOP 5
★ 〈블랙 팬서〉 히로인 루피타 뇽오 주연 영화 제작 확정
★ 넷플릭스 〈다크 공포증〉 〈그 엄마에 그 아들〉의 바탕이 된 실화


미국을 대표하는 정치 토크쇼 [더 데일리 쇼]의 호스트 트레버 노아의 자전적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가난과 폭력으로 점철된 어린 시절부터 미국인들의 저녁을 책임지는 방송의 진행석에 앉기까지, 트레버 노아의 삶은 한 편의 지독한 농담이자 통쾌한 인생 역전극이다. 이 책은 트레버 노아라는 한 개인의 삶을 통해 아파르트헤이트 남아공의 참상과 폭력, 학대의 민낯을 보여 준다. 동시에 절망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사랑과 용기로 뭉친 가족과, 자아를 찾아 가는 한 소년의 여정을 공유한다. 그 누구의 삶보다 슬픈, 하지만 그 누가 들려주는 것보다 웃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삶에 대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아파르트헤이트
달리는 버스 밖으로 내던져졌을 때, 트레버 노아는 아홉 살이었다. 어느 일요일 늦은 밤, 교회에서 집으로 향하던 버스에서 납치당할 위험에 처하자 트레버의 엄마는 졸고 있던 아들을 버스 밖으로 냅다 던져 버리고 자신도 뒤따라 뛰어내렸다.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트레버는 당황하지 않았다. 팔이 온통 까지고 여기저기 찢긴 상처가 났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저 있는 힘껏 뛰었다. 이는 ‘항상 폭력이 잠복해 있고 그것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세계에서 살며 몸에 밴 동물적 본능’이었다.
아파르트헤이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자행되었던 인종 차별 정책이다. 호주, 네덜란드, 아메리카 대륙 등, 전 세계 인종 차별 제도들을 연구하고 발전시켜 만든 인류 역사상 가장 선진적인 시스템이었다. 트레버가 여섯 살 되던 해, 넬슨 만델라가 석방되었다. 아파르트헤이트는 급속히 붕괴되기 시작했다. 아직 어렸던 트레버는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이유를 잘 몰랐다. 다만 지금까지도 확실히 기억하는 것, 앞으로도 절대 잊지 않을 것은 그 뒤에 이어진 폭력 사태였다.
백인들이 물러가고 흑인들이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어느 쪽 흑인이냐는 문제가 남았다. 원주민 부족들 사이에서 권력 다툼이 벌어졌다. 폭동이 일어나고, 다른 부족 사람들을 살해하는 일이 흔하게 벌어졌다. 아이들은 등굣길에 새까맣게 탄 시체를, 하굣길엔 불타고 있는 이웃집을 봐야 했다. 뉴스가 전하는 하루 사망자 수는 10명에서 50명, 100명으로 늘어 갔다. 절도, 마약, 납치, 강간, 살인, 조직범죄 등 온갖 폭력이 난무했다. 거리는 불을 붙인 타이어로 봉쇄망이 쳐졌다. 그 불길이 얼마나 뜨거운지 차를 타고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마치 오븐 안에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마치 ‘악마가 지옥에서 타이어를 태우는 것’ 같았다. 트레버 노아가 어린 시절을 보낸 80, 90년대의 남아공은 차별과 폭력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태어난 게 범죄
트레버 노아는 아파르트헤이트가 완전히 폐지되기 10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났다. 흑인들을 완벽하게 통제하기 위해 고안된 법률과 감시 시스템으로 이루어진 일종의 경찰국가에서 혼혈, 즉 유색인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단순히 다른 피부색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은 국가 체제에 대한 불응, 혹은 반역을 넘어서는 중범죄로 여겨졌다.
당시 남아공은 ‘유럽인과 원주민 간의 불법적 성관계 및 그에 부수되는 행위’를 법률로 금지했다. 만약 이러한 행위를 하다 발각되면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졌다. 흑인 남성과 백인 여성이 커플인 경우엔 남자에게 강간죄가 추가로 적용되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트레버의 엄마는 아프리카 코사족 흑인이었다. 아빠는 독일계 스위스인 백인이었다. 그리고 둘 사이에서 태어난 트레버는 그 자체로 부모의 범죄 행위를 입증할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되었다.
트레버가 태어났을 때 의사들은 난감해했다. 피부가 너무 하얬다. 난감한 건 의사들만이 아니었다. 트레버와 함께 있을 때 아빠는 멀찍이 떨어져 걸어야 했다. 트레버가 자신을 부르며 쫓아오면 겁에 질려 도망쳐 버렸다. 엄마도 마찬가지였다. 트레버와 산책을 나가고 싶을 땐 이웃에 사는 유색인 여성을 불러내 엄마 행세를 부탁해야 했다. 진짜 엄마는 유색인 여성의 하녀 행세를 하며 트레버 곁에 있었다. 간혹 위험을 무릅쓰고 단둘이 걸을 때도 있었지만 경찰이 눈에 띄면 잡은 손을 뿌리치고 자기 자식을 무슨 대마초 봉지 대하듯 했다.

카멜레온과 아웃사이더
어린 시절 트레버 노아는 지독한 사고뭉치였다. 트레버에게 볼기짝 세례를 퍼부으려는 엄마와 엄마에게 붙잡히지 않으려는 트레버는 하루가 멀다 하고 추격전을 벌였다. 엄마는 매질을 해서라도 트레버를 바른길로 이끌려 했다. 자신이 때리는 건 사랑의 매지만 경찰이 개입하는 순간 정말 큰일이 벌어진다는 걸 잘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할머니는 트레버를 때리지 않았다. ‘백인’을 때린다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손자인 트레버를 마스타(Mastah)라고 불렀다. ‘마스타’는 흑인 노예가 백인 주인을 부르는 호칭이었다.
유색인으로서 트레버의 삶은 마치 카멜레온 같았다. 친구와 함께 영업이 끝난 상점에서 술이 든 초콜릿을 훔쳐 먹다 걸렸을 때도 그랬다. CCTV에 찍힌 친구는 검은 피부색 때문에 명확하게 식별됐다. 반면 애매한 피부색을 구분하지 못했던 카메라는 화면 속 트레버를 완전한 백인으로 만들어 버렸고, 경찰은 백인 공범을 찾아 나섰다. 그렇게 친구는 경찰에 체포됐고, 트레버는 학교에 남았다. 정작 트레버는 스스로를 흑인이라 생각했다. 엄마도, 사촌들도, 할머니도 흑인이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흑인 거주구에 살고 있으니 백인이 아닌 것은 확실했다. 하지만 흑인이 되기에는 트레버의 피부가 너무 하얬다.
혼혈아로 태어난 트레버는 어린 시절 흑인 그룹이나 백인 그룹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다. 아웃사이더가 되기 싫었던 트레버가 생각해 낸 방법은 매점 소년이 되는 것이었다. 뛰는 건 자신 있었다. 엄마로부터 도망치는 데 이골이 난 트레버였다. 조회가 끝나면 트레버는 누구보다 빨리 매점에 도착했다. 그리고 늦게 도착한 아이들의 음식을 대신 주문해 줬다. 그 대가로 금전적 보상도 얻었다.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않았기에 흑인 그룹과 백인 그룹 모두가 고객이었다. 특별히 인기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누구에게도 버림받지 않았다. 그렇게 트레버는 어디서나 누구하고든 어울렸으나, 동시에 철저히 혼자였다.

엄마 이야기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에서 흑인 여성은 공장에 다니거나 하녀가 됐다. 아프리카 코사족 흑인 여성인 놈부이셀로는 공장에 나가는 것도, 백인 아가씨의 시중을 들기도 싫었다. 그래서 자신의 선택지에 없는 것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타이핑을 배웠고 회사 비서 자리를 얻었다. 정부에 의해 강제로 모여 살던 흑인 거주구를 떠나 수도인 요하네스버그로 도망쳐 나왔다. 파티에 나가 춤을 추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키가 큰 스위스 남자를 만났고, 트레버를 낳았다.
아이의 이름을 지을 때, 놈부이셀로는 여느 남아공 사람들과는 달리 아무런 의미도 없고 선조 중에도 없는 이름을 골랐다. 성서에서 딴 이름도 아니었다. 단지 그냥 이름이었다. 그녀는 자기 자식이 운명에 얽매이지 않길 바랐다. 어디든 자유롭게 가고, 무슨 일이든 자유롭게 하고, 어떤 사람이든 되길 원했다. 갈 수 있는 곳과 할 수 있는 일에 한계란 없다는 듯 자식을 키웠다. 그렇게 트레버는 백인 아이처럼 자랐다. 백인 문화를 따랐다는 게 아니다. 세상이 내 것이 될 수 있음을 믿게 됐고, 내가 나 자신을 변호해야 하고 내 의사와 결정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한편 놈부이셀로는 스위스인 남자에게 어떤 의무감도 지우지 않았다. 남자는 언제든지 아이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이와 대화를 할 필요도 아이를 위해 돈을 낼 필요도 없었다. 놈부이셀로가 필요했던 건 자신의 삶을 좌지우지하려 들지 않는 남자와 그의 정자였다. 스위스에서 온 깔끔하고 까다로우며 정확한 남자가 제격이었다. 아빠가 된 그는 트레버를 사랑하고 아껴 줬다. 하지만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에서는 아빠의 역할을 하기가 어려웠다. 트레버가 열세 살 때 남자는 다른 도시로 이주했고 그렇게 연락이 끊겼다.
얼마 후 놈부이셀는 평소 알고 지내던 정비공과 재혼했다. 매력적이고 유쾌했으며 편안하고 우아한 미소를 가진 남자였다. 하지만 그에게는 숨겨진 폭력성이 있었다. 술을 마시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했고 지독히 가부장적이었다. 놈부이셀로는 재혼한 남편의 폭력과 학대에 시달렸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트레버에게는 자신의 것과는 다른 세상을 접하게끔 했다. 책을 사 주었고 학교에 보냈다. 트레버는 그렇게 조금씩 새로운 세상에 익숙해졌다. 세상을 보는 눈도 달라졌다. 모든 가정이 폭력적이지 않다는 걸 배웠고, 폭력이 가치 없는 것임을 깨달았다. 폭력은 그 자체로 순환되며, 사람들에게 가해진 폭력이 또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인간관계란 폭력이 아닌 사랑으로 유지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비통해하지 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대 초반을 지나며 트레버의 삶은 바쁘게 흘러갔다. 코미디언이 되었고, 순탄하게 커리어를 쌓아 갔다. 라디오 디제이 자리를 얻었고, 텔레비전 방송에서 리얼리티 쇼 진행도 맡았다. 남아공 전국을 돌며 클럽에서 스탠드업 공연을 했다. 이제 영국에까지 진출해 코미디언으로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엄마가 계부가 쏜 총에 맞았다는 연락을 받은 것도 그 무렵 어느 일요일 아침이었다.
총알은 엄마의 머리를 관통했다. 두개골 아래로 들어간 총알은 엄마의 광대뼈를 박살내면서 왼쪽 콧구멍으로 빠져나왔다. 불행 중 다행으로, 정맥, 동맥, 신경을 하나도 건들이지 않고 비켜 갔다. 기적이었다. 별다른 수술도 필요 없었다. 출혈을 막고, 머리 뒤쪽과 얼굴 앞쪽의 상처를 꿰맨 다음 회복을 기다리는 것이 의료진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다음 날 아침 엄마는 중환자실에서 눈을 떴다. 트레버는 무너져 내렸다. 엄마는 눈물범벅이 된 트레버를 위로했다. ‘아가, 울지 마. 이제는 네가 공식적으로 가족 중에서 제일 잘생긴 사람이 되었잖니.’ 엄마는 나흘 만에 병원에서 퇴원했고, 이레 만에 다시 직장에 출근했다.
이 책에서 트레버 노아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한 사람의 인생이라기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놀라운 에피소드들의 연속이다. 시작부터 꼬여 버린 삶이었다. 항상 아웃사이더였고, 가난과 폭력은 일상이었다. 불법 CD를 제작해 팔고 장물을 거래하기도 했다. 계부는 학대를 일삼았고, 결국 엄마의 머리에 총을 쐈다. 하지만 트레버는 비통에 빠지지 않았다. 엄마의 가르침이 그랬다. “과거로부터 배우고 과거보다 더 나아져야 해.” “고통이 너를 단련하게 만들되, 마음에 담아 두지 마. 비통해하지 마라.”
엄마는 그 무엇에 대해서도 절대 불평하는 법이 없었다. 그리고 이런 태도는 트레버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되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처럼, 트레버의 삶도 아픔과 웃음이 공존한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트레버 노아의 이야기에서는 언제나 웃음이 마지막에 있다는 사실이다.

“강력하다. 볼기짝 찜질을 피해, 법의 심판을 피해, 그리고 의붓아버지가 휘두르는 주먹을 피해, 트레버 노아는 죽어라 뛰고 또 뛴다. _《타임스》

“매력적이고 빠르게 진행되며 생생하다. 통찰과 위트로 가득한 한 개인의 생존 이야기일뿐만 아니라 그 어떤 역사책과 학술 문헌보다 아파르트헤이트의 유산, 세부적인 내용, 어리석음, 악영향에 대해 더 많이 알려 주기 때문이다.” _《가디언》

“진정한 회고록이다. 통찰력과 도발적인 사회 비판으로 가득 차 있다. 눈부신 스토리텔링과 예리한 관찰이 돋보인다.” _《커커스리뷰》

“한 개인이 겪었다고 하기엔 믿기 어려운 엄청난 이야기들이다. 트레버 노아의 솔직하고 인간적인 이야기는 복잡하게 얽힌 인종, 성별, 계급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심화시킨다.” _《북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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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버 노아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다. 그는 욕을 하거나 누군가를 깎아내리지 않고, 표정과 연기와 성대모사만으로 사람들을 배꼽 빠지게 만드는 코미디언이다. 마음껏 웃을 준비를 하고 책을 펼쳤다. 얼마나 재미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행복할까. 맙소사, 웃음보다 울음이 더 많이 터졌다. 엄마를 엄마라고 부르지 못하는 장면에서, 폭력을 피해 엄마와 함께 버스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에서, 총을 맞은 엄마에게 달려가는 장면에서, 나는 자주 눈물을 닦아 냈다. 무슨 삶이 이렇게 슬퍼. 그의 삶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차별당하고, 무시당하고, 소외당했다. 얻어맞고 도망 다니고 숨어 지냈다. 그렇지만 비통해하지 않았다. 엄마의 가르침이 그랬다. "과거로부터 배우고 과거보다 더 나아져야 해. 고통이 너를 단련하게 만들되, 마음에 담아 두지 마. 비통해하지 마라." 트레버 노아는 웃음 뒤에 드리운 그림자 같은 슬픔을 보는 것이 얼마나 아린 일인지, 그렇지만 고통을 뛰어넘은 웃음은 얼마나 강력한지 삶으로 보여 주었다. 이 책은 웃기지만, 또한 슬프다. 슬프지만, 망할, 읽는 동안 계속 웃게 된다. 그에게 유머는 삶의 상처를 치료해 주 되 감추지는 않는 투명 반창고 같은 존재였다. 우리는 트레버 노아와 함께 상처를 응시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고통을 피해 도망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삶이 버거운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김중혁 (소설가)
“트레버 노아의 언변에는 국경쯤은 가뿐히 넘을 수 있는 보편적 코미디가 담겨 있다.”
- 빌 게이츠
“매력적이다. 놀라우면서도 슬프고 웃긴 이 책은 트레버 노아의 시선을 통해 아파르트헤이트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처참한 실상을 보여 준다. 이 책은 차별과 불안에 대한 이야기일 뿐 아니라 사랑이 듬뿍 담긴 어머니 전상서이기도 하다.”
- 미치코 카쿠타니 (전 《뉴욕타임스》 문학 비평가, 퓰리처상 비평 분야 수상자)

회원리뷰 (30건) 리뷰 총점9.7

혜택 및 유의사항?
남을 깎아내리지 않는 개그 본능은 트레버가 터득한 살아가는 법이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토* | 2020.12.06 | 추천6 | 댓글0 리뷰제목
배덕법, 1927년 (p.7)  유럽인과 원주민 간의 불법적 성관계 및 그에 부수 되는 행위를 금지한다.……………………………………………………………………………………………………………………  왕의 고귀한 명에 따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의회는 다음과 같이 의결한다.  1. 원주민 여성과 불법적 성관계를 가진 유럽인 남성 및 유럽인 여성과 불법적 성관계를 가진 원;
리뷰제목


배덕법, 1927년 (p.7)


  유럽인과 원주민 간의 불법적 성관계 및 그에 부수 되는 행위를 금지한다.

……………………………………………………………………………………………………………………


  왕의 고귀한 명에 따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의회는 다음과 같이 의결한다.


  1. 원주민 여성과 불법적 성관계를 가진 유럽인 남성 및 유럽인 여성과 불법적 성관계를 가진 원주민 남성은 범죄자로 간주하여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2. 유럽인 남성에게 불법적 성관계를 허용한 원주민 여성 및 원주민 남성에게 불법적 성관계를 허용한 유럽인 여성은 범죄자로 간주하여 4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한다.



이 책은 그 흔한 프롤로그 없이 차례에 앞서 '배덕법'이라고 하는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정확하게 명문화 되어 있는 법 조문을 제시하며 시작한다. '1927년'이라는 연도가 명기되어 있는 것을 보면 실제로 존재했던 법인 것 같은데, 이 법에 대한 어떠한 부연 설명도 없다. 「웃기지만 슬프고, 슬프지만 망할 계속 웃게 된다.(음.. 읽어보니 슬프지만? No, 화자니만! Yes)」 라는 추천사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으면서 법조문으로 책을 시작한 이유는, 이 책의 주인공인 저자의 피부색 때문이다. 백인들이 동양인들을 구분을 못한다는 말처럼 동양인의 보기엔 경우에 따라서 흑인으로 볼수도 있지만, 흑인들이 보기에는 저자가 늘상 아프로 머리를 하고 다닐만큼 곱슬머리 였음에도, 백인처럼 밀가루 뒤집어 쓴 듯 하얗지는 않았지만 밝은 피부색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인공 트레버 노아는 남아공 출신의 흑인인 어머니와 독일계 스위스인인 백인 아버지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다. 게다가 트레버가 태어나고 청년기를 보낼 때까지도 '아파르트헤이트'라고 하는 몹쓸 인종 차별 정책이 유지되고 있던 시기였으며, 아파르트헤이트 체제하에서 흑인이 피부색이 다른 인종과 성관계를 맺는 다는 그 사실 자체가 법전에 범죄라고 명문화 되었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어처구니 없는 이 사실은 그의 부모의 범죄의 증거이자 이 책의 제목의 증거이기도 하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위키백과에 3~4줄 정도로 짤막하게 소개되고 있는데, 아파르트헤이트 시대(1948년 경)에 제정된 배덕법은 2008년이 되어서야 위헌 결정이 나며 무효화 되었다고 한다.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이 1994년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이 되며 무너지고 난 후에도 이 어처구니 없는 법은 무려 14년이나 더 지나서야 무효화되었고, 그 법이 쓸모가 없어진지 이제 겨우 12년이 지났을 뿐이다. 물론 세상 어디에선가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일지도 모르겠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아프리카의 연합국인 남아프리아공화국은 국가 소개에 등장하는 대표 언어는 아프리칸스어와 영어이지만 남아공 헌법에 명시된 공식언어만도 11개나 된다고 한다. 이 언어의 다양성은 그 만큼 다양한 부족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말하고 각 부족들의 파벌로 인해 서로 충돌하고 싸워 왔으며, 남아공 전체 인구에 겨우 16% 밖에 차지하지 않고 있는 백인들은 이 부족들 간의 파벌 싸움을 그들을 이간질하여 분리하는 방식으로 이용해 왔다. 그래서 남아공에서는 영어 만큼 이 다양한 부족의 언어를 사용할 줄 안다는 것은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방패이자 다양한 부족 사이에서 좀 더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무기가 된다. 다행히 저자 트레버는 여러 부족의 언어를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할 줄 알았고, 그것을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활용할 줄 알았다.


'인종차별'이라는 주제가 나오면 당연하듯 따라 오는 예상되는 주제가 더 있다. 바로 가난과 남녀차별이다. 트레버의 가정 역시 아니 정확히 말하면 트레버의 엄마 세대의 가정이 그랬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말처럼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 여기 저기 문제일으키고 다니는 자식들이 바글 바글하다. 그런데, 트레버의 어머니 놈부이셀로는 조금 남달랐다. 여기서 잠깐 옆길로 새서 트레버가 태어나게 된 이야기부터 해야 될 것 같다.


트레버가 태어나기 전 어머니 세대에서 당시 흑인 여성들이 가질 수 있는 직업은 공장 아니면 백인 가정에서 하녀를 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흑인 거주구와 백인 거주구가 분리 되어 있어서 흑인 거주구를 벗어나 도시나 백인 거주구를 통행하려면 통행증을 소지하고 다녀야 했다. 트레버의 어머니는 당연하듯 주어진 그 두 선택지가 싫었고, 법에 따라 백인에게만 허용되던 화이트칼라 직종을 선택하려고 타이핑을 배워 비서일을 하게 된다. 운 좋게도 국제 사회의 항의가 있던 시기(1980년대 초)라 형식적으로나마 흑인의 화이트칼라 고용하던 시기와 맞물려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하녀일을 하지는 않았지만, 통행을 위해 하녀 복장 여러벌을 구입하고 백인들이 하는 지역의 한 숙소에 거주하게 된다. 이 곳에서 독일계 스위스인인 트래버의 아빠 로버트를 만나고, 연애를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놈부이셀로는 로버트에게 아이를 갖고 싶다고 한다. 가톨릭을 핑계로 완곡하게 거절하는 로버트에게 놈부이셀로는 아이만 갖게 해주면 당신이 떠나도 되며, 원하면 언제든 아이를 볼 수 있되 어떠한 의무도 지지 않아도 된다는 오랜 설득으로 관계를 맺고 이듬해 트래버가 태어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사유로 트래버의 출생증명서에서는 아버지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다. 함께 살지는 않았지만 트래버가 어린시절 종 종 아버지와 함께 했고, 흑인 사회에서는 경험해 볼 수 없는 생일파티나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기억은 갖고 있다. 그것도 잠시 트래버가 성인이 되어 코미디언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되기 까지 로버트의 행방은 확인할 수 없었다. 그래서 트래버 아빠 세대의 이야기는 알 수가 없다.


앞선 이야기에서 볼 수 있듯이 트래버의 엄마 놈부이셀로는 좀 남 달랐다. 너무 독실한 신앙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놈부이셀로의 신앙심은 마치 배움의 발견의 타라 웨스트 오버 부모 만큼이나 심각할 정도로 의지한다. 그 신앙심은 후에 두 번째 결혼한 남편으로부터 머리에 총을 맞았던 순간에도 예수님 덕분이라는 말로 트래버는 물론 책을 읽는 사람까지 환장하게 만든다. 그나마 다른 점이라면 다행이 그 정도로 독실한 신앙에도 자식 만큼은 더 넓은  세상 밖으로 나가도록 계속해서 등 떠밀고, 자신 세대의 그 어려움을 겪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점이다. 트래버는 놈부이셀로의 그 신앙생활(주일마다 반복되는)에서 도망치려고 잔꾀를 꽤 많이 쓴다.


이런 트래버는 순수한 것 같으면서도 악동 같은 면모를 많이 보였다. 한 번은 어린 시절 집이 없어 외가에서 다세대가 함께 하던 시절 비와 파리 떼가 바글 바글한 옥외 화장실을 피해 집 안에서 신문지를 깔고 대변을 보다 걸릴뻔한 위기에 그 상황을 모면한다는 것이 일 본 신문을 실내 쓰레기통에 버리는 바람에 신앙심이 독실했던 그의 엄마와 할머니는 악마가 집에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온 동네 사람을 모아 악마를 퇴치하도록 찬송가를 부르고 범인 트래버는 그 옆에서 시치미 뚝 떼며 영어로 기도를 한다. 인종차별 때문에 교회가는 버스에서 납치 당하고, 맞고 하는 일이 잦다 보니 거기에서 도망치며 몸에밴 덕분에 트래버가 가장 잘하는 것 중 하나는 달리기이다. 학창시절에는 달리기를 잘하는 덕분에 그리고 다양한 부족의 언어 사용이 가능했던 것을 이용해 매점 구매 대행을 하며 짭짤한 수입을 올린다. 졸업반과 졸업 후에는 CD에 여러 노래를(옛날 우리의 길보드 차트 테이프와 같은 기능) 구워놓고 판매하거나 그렇게 벌어들인 수입으로 컴퓨터를 사 여러 노래를 믹싱해서 파티가 열리는 곳에서 했던 DJ가 입소문이나 점점 더 유명해지고 그의 수입은 점 점 늘어난다. 한 번은 유명세로 인해 섭외된 곳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당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히틀러'라는 이름을 가진 친구를 댄서로 섭외해 무대위에서 '히틀러'를 미치도록 외치게 했기 떄문이다. 물론 트래버와 함께 한 친구들은 '히틀러'에 대해 배워본 적도 그가 무슨일을 저질렀는지도 몰랐다. 그의 장꾸 본능은 이런 식으로 벌여놓은 사업(?)으로 경찰에 연행되면서도 나타난다. 물론 경찰들은 뒷돈을 벌기 위해 그들이 흑인이라는 이유로 말도 안되는 사유로 연행한 것이었지만, 트래버는 그 사실보다 자신이 경찰에 잡혀왔다는 사실을 엄마인 놈부이셀로가 알면 사망이다라는 사실을 더 걱정한다는 점이다.


물론 남아공 흑인의 여느 집에서 그렇듯(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그렇다고 한다.) 부모의 매질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고, 트래버 역시 많이 맞았다. 저자의 부연 설명에 의하면 그렇게 함으로써 밖에서 다른 사람에게 더 맞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라고는 하나.. 쉽게 설득할 수 있는 이유는 아니다. 여하튼 그런 급박한 상황에서도 엄마에게 혼날 걱정을 하는 트래버이지만, 그의 엄마는 이런 위기 상황에서도 남다르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다. 말도 안되는 규칙으로 학교에서 정신과 상담을 권하는 학교장에게 정신과의의 이상없다는 결과와 함께 학교 쪽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 당당하게 맞섰고, 이웃과 친척들의 백인의 것을 왜 흑인 아이에게 가르치냐는 비아냥에도 간신히 움직이는 고물차를 가지고 트래버를 아이스링크며 자동차극장으로 데리고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고, 돈이 부족하면 도서관이나 중고서적들을 잔뜩가져와 읽게 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비아냥 거리는 그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렇게 놈부이셀로는 자신의 아들 트래버에게 권위에 도전하고 체제를 의심하라고 가르쳐왔다.


"그건 말이죠, 설령 이 아이가 빈민가를 떠나지 못한다고 해도

빈민가가 세상의 전부는 아니라는 건 알 수 있을 테니까요.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라고 해도,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p.116)


트래버는 학창 시절 매점 중개와 CD 판매로 수익을 올리며  돈이 있으면 무언가를 '선택'을 가능하게 해주고, 그것은 '자유'라는 것에 한 발 더 가까이 갈 수 있다는 것을 터득했다. 그리고 말도 안되는 이유와 논리로 수 없이 많은 차별과 폭력을 경험해 왔다. 때로는 그것이 차별인지도 모르고 그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피해인지도 모른채로 살아야 하던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서 어두운 그림자는 찾아 볼 수 없다. 이 책의 뒷 면에는 '~~ 그는 욕을 하거나 누군가를 깎아내리지 않고, 표정과 연기와 성대모사만으로 사람들을 배꼽빠지게 만드는 코미디언이다.~~'라는 소설가 김중혁의 추천서가 있다. 솔직히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 트래버의 존재를 몰랐기에 그가 코미디언 이었다는 사실 또한 알지 못했고, 그랬기에 그의 방송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그런 추천사와 책 소개를 먼저 보고 이 책을 읽는 도 중에는 대체 어디가 웃어야 할 타이밍인지 솔직히 알지 못했다. 웃어야 할 타이밍이라기 보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와 논리로 벌어지는 대환장 사태 때문에 화가 더 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천사에서 말하는 '누군가를 깎아내리지 않고 웃긴다.'라는 표현에는 공감을 한다. 트래버는 그 숱한 다양한 상황을 말하면서도 누군가를 깎아내리거나 화났다고 욕하는 것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술만 마시면 폭력남으로 돌변하는 새아빠에게 얻어맞고, 엄마를 때리는 것을 목격하고, 동생으로부터 새아빠가 엄마에게 총을 쐈다는 소식을 듣고 서도 말이다. 지금 이 말들이 어떻게 보면 그런데도 바보 같이 가만 있었냐고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음.. 차분하게 트래버 만의 스타일로 조목 조목 반박하고 대처한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트래버가 그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그리고 자신이 겪었던 것이 정말 말도 안되는 것이라고 깨달은 이후에도 그것을 똑같은 방법으로 되돌려주지 않은 데에는 엄마 놈부이셀로의 "과거로부터 배우고 과거보다 더 나아져야 해. 고통이 너를 단련하게 만들 거야. 그러니까 마음에 담아 두지 말고, 비통해하지 마라." 라는 가르침 때문이었다. 그의 엄마 놈부이셀로는 트래버가 말썽을 부리면 떼리기도 했지만, 항상 더 넓은 세상을 보기를 원했고, 그것을 말로만 그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몸소 실천해 보였다. 남들이 안된다고 도망가지 않았고, 늘 부딪히며 당당하게 살아갔다. 그런 환경과 경험이 있었기에 트래버는 누군가를 깎아내리지 않으면서도 차분하고 완곡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웃게 만들 수 있었던 거 아닐까? 아마도 고통의 순간에도 웃음의 길을 선택하게 한 가장 큰 힘은 트래버의 친구이자 엄마인 놈부이셀로 덕분인 것 같다. "누군가를 깎아내리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을 배꼽빠지게 하는.." 이 말은 앞으로도 한 동안 계속 머리속으 되 뇌일 것 같다. 요즘에 우리나라 방송가에서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아래에 트래버의 스탠딩 코미디 한 편으로 글을 마무리 하려고 한다. 책을 읽다가 그의 코미디가 너무 궁금해 몇 편 찾아 보았는데, 이 책을 압축해서 가장 잘 보여주는 것 같아, 출처와 함께 가져와 봤다. 영상 속에서는 그가 등장하고 몇 마디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막 웃기 시작한다. 내가 아직 그들의 개그 코드를 이해하지 못한 이유도 있겠지만, 이 책을 먼저 읽고 그 상황을 알고난 상황에서는 도저히 웃어지지가 않는다. 뒷 부분에서 딱 한 에피소드 말고는.. 이제 아주 조금 그가 누군가를 깎아내리지 않으면서도 웃긴다는 말을 이해할 것 같다. 이 책은 그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덕분에 아파르트헤이트 뿐만 아니라 남아공이라는 나라의 과거에 대해서도 조금은 배우게 되는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그 만의 입담으로 사람들을 많이 웃게 해주는 코미디언이 되었으면 한다.




■ 영상출처 : 유튜브 '호보의 자막전골' https://youtu.be/hARwcpCIO6s


 영상정보 (위키 : Live at the Apollo Series 9 Episode 1)

- 런던 아폴로 극장 스탠드업 코미디

- [영국 BBC] Live at the Apollo Series 9 Episode 1 - The terrific Trevor Noah live! Enjoy!'

- 방영일 : 2013.11.22




*** 본 게시글은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댓글 0
포토리뷰 태어난 게 범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r****8 | 2020.11.29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영화보다 소설보다 더 극적인 실화 <태어난 게 범죄>는 제목 그대로 탄생 자체가 범죄임을 증명하는 혼혈 출신 코미디언이자 이 책의 작가인 '트레버 노아'의 날 것 그대로의 이야기다.백인과 흑인의 성관계를 법적으로 금지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트레버 노아는 태어나자마자 존재 자체가 범죄를 증명하는 꼴이 되어버리고 만다. 출생부;
리뷰제목

영화보다 소설보다 더 극적인 실화 <태어난 게 범죄>는 제목 그대로 탄생 자체가 범죄임을 증명하는 혼혈 출신 코미디언이자 이 책의 작가인 '트레버 노아'의 날 것 그대로의 이야기다.

백인과 흑인의 성관계를 법적으로 금지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트레버 노아는 태어나자마자 존재 자체가 범죄를 증명하는 꼴이 되어버리고 만다. 출생부터 다이내믹한 그는 아파르트헤이트라는 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이 합법인 곳에서 백인도 흑인도 유색인도 아닌 그는 어떻게 살아나갈 수 있었을까. 또한 이런 환경 속에서 환상의 꼴통으로 불리던 트레버 노아는 어떻게 인생의 비극을 밝은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유명한 코미디언이 될 수 있었을까.

남아공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아는 게 거의 없었다. 책에 나오는 아프리칸스어가 뭔지 몰라서 검색하다가 여러 개의 놀라운 사실들을 알 수 있었다. 수도가 3개, 국가(國歌)가 5개의 언어로 이루어졌다는 것(5가지 버전이 아니라 한 노래 안에 5개의 언어가 차례대로 나온다고 한다!) 등과 더불어 유럽 식민지 시대가 어떤 비극을 야기했는지, 차별이 어떻게 세대를 지나 더욱 잔인해져왔는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실제로 이런 인생을 살아올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나 험난한 우여곡절을 겪는 작가님의 인생을 다룬 나름 두꺼운 이 책을 세글자로 요약하면 '어머니'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어머니가 위대하다. 트레버 노아의 어머니 역시 위대한 어머니셨다. 특히 결코 일반적이지 않은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고립된 환경에서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었던 건 그녀 특유의 긍정적이고 굳센 마음가짐이었던 것 같다. 그런 어머니에게서 자란 트레버 노아 역시 중간중간 각종 트러블은 너무나 많이 있었지만 결국 어머니의 사랑을 깨달을 수 있었을 것이다.

고통스러운 인생이라 여길 수도 있는 삶을 행복한 에세이로 승화시킨 작가님의 눈물 반 웃음 반의 인생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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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버 노아의 블랙 코미디 인생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희***인 | 2020.11.18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독일계 스위스인 아버지와 코사 부족 엄마 사이에 태어난 그 자체가 범죄를 증명하는 증거로 남는 저자 『트레버 노아』의 이야기이다. 그의 이야기를 담은 『태어난 게 범죄』(김준수 옮김, 부.키 출판)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활동하기 이전의 성장 과정을 담고 있지만, 이야기 자체가 웃음을 담고 있으면서도 결코 웃을 수 없는 이야기가 아닌가 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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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독일계 스위스인 아버지와 코사 부족 엄마 사이에 태어난 그 자체가 범죄를 증명하는 증거로 남는 저자 『트레버 노아』의 이야기이다. 그의 이야기를 담은 『태어난 게 범죄』(김준수 옮김, 부.키 출판)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활동하기 이전의 성장 과정을 담고 있지만, 이야기 자체가 웃음을 담고 있으면서도 결코 웃을 수 없는 이야기가 아닌가 합니다.

 

  그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태어난 것 부터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백인과 원주민, 유색인종 간 차별이 극심한 상황에서 더욱이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극단적인 백인 우월주의 차별정책으로 각종법률을 통해 흑인토착민에게 직업, 노동조합, 토지소유, 선거권, 공공시설 사용, 백인과의 결혼 등의 영역에서 제한을 가하고, 백인과 흑인의 버스 승차 분리 등 철저한 인종 차별을 시행하여 전 국민의 16퍼센트에 불과한 백인의 특권을 보장하는 것으로 1994년 넬슨 만델라대통령이 선출되기까지 유지되었음 - 제도로 인해 백인과 흑인사이의 관계를 범죄로 처벌하던 시절에 태어난 것이다. 다만 엄마의 자의적인 의지에 의해서

 

  백인과 흑인의 중간에서 성장하게 된 그는  생활은 흑인거주지역에서 했지만 흑인이 아니었다. 학교에서 반이 분리되었을 때만 해도 학교는 그를 백인이 주를 이루는 학급으로 보냈지만 흑인 반으로 옮겨달라고 요청했으며, 흑인거주지역에서 애경사에 참여할 경우 백인대우를 받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흑인으로 남기를 희망한다. 그의 애매한 입장은 친구들로부터 오디 열매로 괴롭힘을 당하고 엄마와 나눈 대화에서 알 수 있다. 물론 이 대화는 웃음을 이끌어내지만.

 

  『"밝은 면을 보자꾸나." 엄마는 웃으며 절반이 시꺼먼 오디즙으로 뒤덮인 나를 가리켰다."이제 너는 정말 반은 흑인이고 반은 백인이 됐잖니."  』 - 본문 중에서 -

 

  학창시절은 불우하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형편 때문인지 아니면 흥미가 없었는지 학업에는 관심이 없고, 친구들의 심부름을 대신해 주는 것과 나중에는 CD복제로 돈을 벌기도 한다. 아벨이라는 계부는 그를 더욱 암울하게 만든다. 그는 아웃사이더였다. 하지만 단 한가지 항상 웃음을 잊지 않고 지탱해준 엄마, 오히려 아픔을 웃음으로 반전시키는 탁월한 능력을 배우게 된다. 그의 엄마는 당시 흑인 가정에서 당연시 되듯이 매를 들었다. 그리고 바로 웃음으로 받아들였다.

 

  『내가 바로 그랬다. 항상 아웃사이더였다. 아웃사이더가 되면, 껍질 속으로 숨을 수도 있고, 익명으로 활동할 수도,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게 된다.』 - 본 문중에서 -

 

  불법 복재의 제능은 어쩌면 그를 연예인으로 만드는 바탕이 되지 않았을까? 밝은 희망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지만 불법CD 복제 능력은 또 다른 희망으로 떠오른다.

 

  『봉가니와 내가 디제잉 무대에 댄서들을 투입하자, 우리 공연은 날개를 달았다. 우리는 우리 그룹에 '블랙 앤드 화이트 보이즈'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댄스팀은 '스프링복 보이즈'라고 불렀다. 여기저기서 공연 요청이 쇄도했다. 성공한 흑인 가족들은 교외로 이주해 나갔지만. 그들의 자녀들은 여전히 파티를 열고 싶어 했고 흑인 거주구의 문화를 누리고 싶어 했기에 자신들이 주최하는 파티에 우리를 초청했다. 입소문은 널리 퍼졌다. 곧 교외 지역으로부터 점점 더 많은 요청이 들어왔고, 우리는 백인들을 만나고 백인들을 위해 공연하게 되었다.』 - 본문 중에서 -

 

  제혼한 엄마의 삶은 비참해진다. 자동차 수리업소를 위해 모든 재산을 투자하지만 음주로 일관하는 계부는 가정에는 관심이 없고, 결국 엄마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더 이상 계부와 함께 생활할 수 없게 된 트레비는 독립을 한다. 어느날 엄아가 머리에 총을 맞았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다름아닌 계부의 총에 머리에 광통상을 입게 된다. 처벌은 받지 않는다. 남아공의 참상과 폭력, 학대의 민낯을 처절하게 보여준다. 그런 환경에서 어떻게 남에게 웃음을 주는 사람이 되었을까 의구심을 든다.

 

  열여덟 살에 코미디언 활동을 하고 미국 정치 풍자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자로 변신하게 된 것은 어쩌면 "과거로부터 배우고 과거보다 더 나아져야 해." "고통이 너를 단련하게 만들되, 마음에 담아 두지 마. 비통해하지 마라." 그 무엇에도 절대 불평하는 법이 없었던 그녀의 가르침이 만들어준 것이 아니었을까?

 

   <흑인 가족들 사이에서 백인으로 살기> 편에서 "피부가 힌 애를 어떻게 때려야 할지 모르겠거든. 흑인 아니를 때리는 법은 알아. 흑인 아이는 때려도 그대로 검은 색이야. 그런데 트레버를 네가 때리면 파래졌다가 녹색이었다가 노래졌다가 빨개지더구나. 그런 색은 난생처음 봤어. 내가 자칮 애를 때리다가 어디 부러뜨리지 않을지 걱정된다. 나는 백인을 죽이고 싶지 않아. 난 너무 두렵다. 그래서 재를 건드리지 않을 거야." 그리고 실제로도 할머니는 그러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왜 그리 서글프게 느껴지는지.

 

  한편으로는 책을 읽는 동안 웃음을 떨칠 수 없다. 그의 평소 성격이 그대로 나타난다. 자신의 인생 이야기 중 많은 에피소드를 특유의 입담으로 풀어낸다. 그의 삶이 이제는 어두운 곳에 있지 않고 밝은 쪽만 향하는 것은 그가 웃음을 잃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이 모든이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자여스럽게 유투브를 찾게 되었다. 그의 실제 활동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그는 이미 이 책의중간중간에 그려져 있는 철조망을 뛰어 넘어섰다는 점이다. 그의 앞날에 영광이 지속되기를 희망합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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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7건) 한줄평 총점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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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만델라의 자서전 보다 유익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더 재미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k****9 | 2021.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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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굿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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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4*****7 | 2022.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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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 | 2022.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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