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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사람이 자기애성 성격 장애일 때

가까운 사람이 자기애성 성격 장애일 때

: 자책 없이 침착하게 나를 지키고 그를 돕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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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3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382g | 130*200*30mm
ISBN13 9791156758709
ISBN10 11567587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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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으로도 ‘나르시시스트’는 자기애에 사로잡혀 주변을 보지 못하고 허영심이 강한 사람을 일컫는다. 물론 일부 환자에게는 맞는 말이지만, 그럼에도 이런 식의 의미는 표면만을, 그 사람의 행동에서 눈에 보이는 부분만을 설명할 뿐이다. “자기밖에 모른다”거나 “허영심이 많다”는 말로는 장애의 진짜 원인을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pp.17,18

딸이나 아들이 혹은 심리치료사가, 어머니인 당신 탓에 자식이 자기애성 성격 장애 환자가 되었다고 주장하거든 절대 곧이곧대로 믿어선 안 된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행복을 스스로 벼리는 대장장이다. 당신의 자식 역시 성인이 되었다면 ‘스스로의 행복을 벼리는 대장장이’가 되어야 한다. 평생 ‘당신이 잘못 키워서’ 이렇게 되었다며 부모를 원망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p.51

자기애성 성격 장애 환자들에게서 발견되는 과도한 야망, 칭찬과 인정을 향한 욕망은 ‘깊은 불안’의 결과물이다. 클라우스가 입만 열면 자랑질을 해대듯 남들 앞에선 거만하게 행동하지만 사실 그들의 마음 저 깊은 곳에선 불안이 들끓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과 성공을 의심하고, 무능과 실패를 두려워한다.
---p.67

자기애성 성격 장애 환자는 모순되는 메시지를 던질 때가 많기 때문에 가족이나 친구는 어떤 것이 그의 진심인지를 몰라 힘들어한다. 칭찬을 해주어야 할까?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내 말을 믿지 않겠지? 바라는 대로 칭찬을 해주었는데도 왜 기분이 나쁘다고 할까? 이렇게 자기애성 성격 장애 환자의 자괴감이 가족이나 친구인 당신에게로 전이된다.
---p.71

안타깝게도 주변 사람은, 심지어 가족까지도 그들이 타인의 마음에 공감하지 못하고 가족이나 친구를 오직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한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이런 방식의 관계를 두고 ‘기능화된 인간관계’라고 부른다. 다시 말해 나르시시스트는 주변 사람을 나름의 감정과 소망을 가진 독자적 개체로 인지하지 않고 자신을 위해 특정한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 인간이라고만 생각한다. 그 사람들이 그가 원하는 대로 하지 않거나 다른 이유에서 실망을 안길 경우 그는 곧바로 관계를 단절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버린다.
---pp.88,89

그나마 침을 튀겨가며 자기 자랑을 늘어놓거나 피도 눈물도 없이 상대를 무섭게 공격할 때는 잠시나마 자신이 가장 힘센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다. 그럼 잠깐은 고통스러운 무력감과 자괴감을 털어버릴 수 있고, 전문 서적에서 말하듯 “전능한 현실의 지배자”라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가짜 성공이다. 남들을 무시하고 폭력을 휘둘러서는 오래가는 ‘진짜’ 자기 확신을 얻을 수 없다.
---p.119

특별한 일이 없더라도 자기애성 성격 장애 환자는 엄청나게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당신은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야 한다. ‘괜찮을까? 또 마음 상하는 것 아닐까? 화내면 어쩌지?’ 하루하루가 언제 깨질지 모를 얇은 얼음판 위를 걷는 심정이다. 환자의 가족이나 친구로서 당신이 매일매일 던지는 이런 질문들엔 엄청난 불안과 두려움이 담겨 있다.
---p.120

자기애성 성격 장애 환자는 공감 능력이 떨어지지만, 상대의 아킬레스건이 어디인지를 짚어내는 능력은 탁월하다. 그래서 당신이 더는 못 견디고 불쾌한 표정을 짓거나 화를 내면 온갖 방법을 동원해 당신을 벌할 것이다. 환자의 냉담한 반응에 놀란 당신은 결국 조금 더 참을 것을 못 참고 화를 냈다며 자신을 탓하게 된다. 상황에 따라서는 환자가 오히려 당신에게 책임을 돌리는 바람에 당신이 죄책감을 느끼고, 화낸 것을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
---p.122

자기애성 성격 장애 환자는 남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할 뿐 아니라 타인의 공감을 받아줄 줄도 모른다. 동료가 공감의 말을 건넸을 때 까칠하게 반응했던 알렉스처럼 자기애성 성격 장애 환자들은 일체의 공감에 부정적으로 반응한다. 남들이 연민과 공감을 보낸다는 것은 곧 자신이 약하고 불쌍한 인간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어려움을 겪거나 고통을 느끼는 사람을 보면 오히려 멸시하고 승리의 기쁨을 느낀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자신이 강하고 우월하다고 느끼기에 나약한 타인의 모습을 즐기는 것이다.
---pp.126,127

자기애성 성격 장애 환자는 진정으로 너무너무 사랑한다는 인상을 주어 상대를 완전히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하지만 아네의 이야기에서도 보았듯 그들의 진짜 목적은 권력을 휘둘러 자신이 천하무적이라는 사실을 거듭 확인하려는 것이다. 환자가 남성일 경우 경험 많고 능력이 출중한 여성이 피해를 입는 경우도 적지 않다. 환자는 이들을 그물 안으로 유인하여 생포한 뒤 자기 목적을 이루는 데 이용한다. 밀론은 이런 사람들을 매력을 뽐내고, 자기과시적이며,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없는 ‘호색형 나르시시스트’라고 부른다.
---pp.173,174

앞에서도 설명했듯 자기애성 성격 장애 환자는 아주 능수능란하게 멀어졌다 다가오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당신의 감정도 오르락내리락 롤러코스터를 탄다. 그것이 당신의 변덕스러운 성격 탓이라고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된다. 과도한 변덕은 마르첼 같은 나르시시스트에게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관계 패턴이다. 그들은 변함없이 오래오래 마음을 주고받는 깊은 관계를 참지 못한다. 자기 목적을 위해 상대를 이용할 수 있을 때만, 상대에게 권력을 행사할 수 있을 때만 관계를 허용한다.
---p.182

정계와 재계에는 그런 역학 관계가 수두룩하다.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가 한 무리의 추종자들을 거느린다. 그들은 나르시시스트 지도자에게 충성을 바치고 조건 없이 복종하면서 지도자의 부정적인 측면에 애써 눈을 감는다. 이 추종자들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와 가깝게 지낸다는 이유로 주변 사람들의 존경과 인정을 받는 것이다. 나르시시스트 상사는 이런 욕구에 부응하면서 추종자들을 자기 곁에 묶어둔다. 추종자들이 결핍을 메우기 위해 이용하는 ‘자기 대상’이 기꺼이 되어주는 것이다. 나르시시스트 지도자는 추종자들이 절대 자신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그들을 마음대로 지배할 수 있다.
---pp.227,228

지나치게 자신을 낮추고 칭찬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태도는 ‘건강한’ 겸손이 아니다. 그런 태도에는 공격성이 담겨 있다. 그 누구도 자신을 도와줄 수 없다는 생각,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도로테가 만인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호텔리어나 성공한 등반가가 된 자신을 상상하는 것도 그런 생각의 결과이다. 이런 종류의 자기애성 성격 장애 환자는 자괴감에 젖어 사는 것 같지만 사실 그들의 마음 저 깊은 곳에는 남보다 잘나고 힘이 세다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다. 겉으로는 ‘회색 쥐’ 같지만 실은 날카로운 발톱을 숨긴 맹수인 것이다.
---pp.244,245

이런 사람들은 그럴 필요가 있기 때문에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다. 너무 뻔한 말이지만 자기애성 성격 장애 환자의 심리적 역학이 정확히 그러하다. 자괴감과 극심한 수치심에 시달리는 나약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진짜 모습을 감출 수 있는 전략을 개발한 것이다. 방어 조치가 강력할수록 환자가 느끼는 고통도 그만큼 더 극심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p.282

처음부터 희망이라고는 없는 상황에 놓이면 아마 보통 사람들은 절망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심한 경우 자살을 시도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자기애성 성격 장애 환자들은 이 모든 역경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절대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끝까지 비현실적인 기대에 집착한다. 그럴 수 있는 힘은 바로 긍정적인 해석에서 나온다. 그들은 어떤 실패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해 그럴듯한 이유를 만들어낸다.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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