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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삼을 위하여
제1부 김종삼 소식 김종삼 이후 그를 애도할 시인은 누굴까 시인은 언제 중퇴하고 언제 퇴사하고 언제 죽어야 하나?―김종삼 육필 메모 면벽 134―김종삼 큰 눈 내리던 날에 종삼 시인의 뒷모습 그대 먼 곳에―김종삼 김종삼 묘소에 관한 묵상 제2부 김종삼 풍경 김종삼을 생각하다 김종삼 어떤 육성―황동규 선생의 시 낭독회에 가서 내 시는 나를 알고 있을까 시 한 줄―소흘읍 고모리 김종삼 시비 근황 김종삼 시인학교 그렇다는 것 김종삼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한 김영태(金榮泰) 씨 제3부 문학사의 한순간 2 쓸데없는 짓 황홀한 들녘―광릉 수목원 김종삼 시비 한국현대문학통사(痛史) 5 시인학교 [ 산문 혹은 김종삼 생각 ] 어느 무(無)시민주의자를 위하여 |
姜世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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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의 한순간 2
몇 줄 끄적거리다 만 딸애의 이력서를 들고 문단 후배 일하던 출판사에 들러 겨우 꺼내놓고 돌아서던 시인 김종삼 어느 반듯한 곳엔 쉽게 꺼내놓지도 못하고 고작 후배 앞에다 내놓고 더 말을 잇지도 못하고 무겁게 무겁게 되돌아서던 시인 김종삼 되돌아서서 걷던 길에 어쩌자고 고(故) 김수영을 또 생각하였고 김소월을 생각하였을까 그런 날은 어디 가서 봄비에 실컷 두들겨 맞거나 레바논 골짜기 같은 데 한 사나흘 꼼짝없이 처박혀 있거나 시를 썼다 지우고 시를 썼다 또 지우거나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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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은 오직 ‘김종삼과 김종삼 생각과 김종삼에 관한 시’들의 조촐한 향연(饗宴)이라고 할 수 있다. 향연이라고 했지만 거창하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다. 한참 눈여겨보아도 잔칫집이 어딘지 알 수가 없을 정도다. 막상 잔칫집에 발을 들여놓아도 김종삼도 없고 김종삼 시도 없고 김종삼만 기억하는 시인들의 시만 한쪽 구석에 모여 있을 뿐이다. 잠깐 김종삼에 관한 기성시인들의 ‘비밀’ 같은 시들을 발굴하여 산문 속이지만 한곳에 모아놓은 시집이 또 있었을까? 또 어느 오래된 한 선배 시인을 위해 어느 한 후배 시인이 이렇게 오랫동안 일관된 태도를 유지한 경우가 또 있었을까? 그 일관된 태도야말로 이 시집의 기획 의도이며 배경일 것이다. 그리고 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224장에 이르는 꽤 많은 분량의 산문도 이 시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미덕일 것이다. 이 시집은 오래된 어떤 사료(史料)와 같고 오랫동안 숙성된 어떤 음식과도 같을 것이다. 이제 이 ‘헌정 시집’을 세상에 내놓으면 김종삼의 육성 메시지처럼 ‘살아가다 불쾌하거나 노여움을 느끼는’ 독자를 만나기를 바랄 뿐이다. 또 ‘선량하고 가난한’ 독자들 곁에서 잠시 말벗이라도 되길 바랄 뿐이다. 끝으로 저자든 출판사든 나름 김종삼을 위해 애쓴 것은 맞겠지만 김종삼은 ‘뭘 이렇게 소란을 피우냐’고 핀잔을 줄 것 같다. 그냥 또 따분하다고 할 것 같다. 그러면 누군가 옆에서 핑계 삼아 한 마디 거들어 줄 것도 같다. 요새는 시가 그렇게 고상하지도 않고 무엇보다 시인들의 주량도 예전 같지 않다고 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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