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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_봄이 되면
1부 검은 보자기 비법 손 다독다독 손님맞이 살구 넘보기에 거시기하다 징검돌 어떤 나라 튤립 아가씨 내비게이션 아가씨 경비아저씨 냉장고 벽걸이 선풍기 검은 보자기 비법 2부 여름에 하고 싶은 숙제 찌르릉 내 짝꿍 뭉게구름에게 귓속말 지영이 일기 수선화 봉오리를 사겠어 불빛 너, 누구니? 등이 솟는다 얼음 연못 봄눈 달리기 초승달 별 초등학생 여름에 하고 싶은 숙제 3부 감바스 알 아히오 마음대로 듣기 눈물방울 목걸이 알고도 모르는 척 우리 아빠는 공주 생일 가장 맛있는 치킨 엄마는 신생아 시장 일기 감바스 알 아히오 호박전 콩 설날 전 개구리 실험실 4부 아이비 머리카락 꼭 그런 날 있지 소풍 목도리 목련꽃 고흐 아저씨께 딸기에게 상상숲속도서관 강아지가 만든 지도 세계 지구촌 여행 겨울 참새 게임의 규칙 눈 오는 날 아이비 머리카락 해설_온몸으로 꽉 껴안아 주고 싶은 아이들_문 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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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이 나면 손수건이 되고
밥 먹을 때면 숟가락 젓가락 집는 도구가 되고 잘 가라고 흔들면 안녕이라는 말이 되지 네가 손잡을 때만 손이 되는 거야 --- 「손」 전문 단풍아, 빨갛지 않아도 괜찮아 장미야, 가시가 있어도 괜찮아 바람아, 멈춰 서 있어도 괜찮아 제비야, 날지 않아도 괜찮아 길고양이야, 집이 없어도 괜찮아 담쟁이야, 옆으로 기어도 괜찮아 할미꽃아, 시들어도 괜찮아 --- 「다독다독」 전문 텃밭에 엄마와 옥수수 모종을 심는데 지렁이가 문 열고 나온다 누구세요? 밖에 손님이 오면 빨리 나가 보라는 우리 할머니 말씀을 잘 들었나 보다 옥수수 모종 들어갑니다! 나는 흙을 덮고 발로 밟아주려다가 손으로 토닥토닥 해준다 --- 「손님맞이」 전문 우리 할머니는 병원에 가야 하는데 염색부터 합니다 슈퍼에 갈 때도 화장을 합니다 혼자 먹는 반찬도 흰 접시에 담아 먹습니다 내일은 한글 시험 보는데 백지로 내면 넘보기에 거시기하다고 병이 났습니다 --- 「넘보기에 거시기하다」 전문 학교 갈 때 머리 땋아주는 옷 입혀주는 소풍 갈 때 김치볶음밥 말고 김밥을 싸주는 속옷을 빨래 바구니에 내놓아도 창피하지 않은 엄마가 나에게도 있으면 좋겠다 선생님이 말했다 -너도 엄마 있어 엄마가 있으니까 너를 낳았지 -아, 맞다 햇빛이 슬며시 지영이를 안아주었다 --- 「지영이 일기」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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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감지되는 촉감의 세계-
곧이어 나타날 이른 봄에 만나게 될 수선화는 어디쯤 와 있을까? 올겨울은 유난히 추울 거라고 한다. 아니, 코로나로 인해 더 춥다. 어떻게든 우리는 이 겨울을 잘 견뎌내야 한다. 차가운 공기를 뚫고 조금 이른 봄소식을 전하기 위해 하미경 시인이 동시집 『수선화 봉오리를 사겠어』를 나물 캐는 바구니 마냥 옆에 끼고 달려왔다. 『수선화 봉오리를 사겠어』는 2011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고, 2014년 《동시마중》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이다. 동시집 『우산 고치는 청개구리』를 내고 3년 6개월 만에 내는 이번 동시집은 전북문화관광재단 2021년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된 작품집이다. 시인은 상상나무작은도서관 상주작가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동시 놀이를 발명해 어른도 아이들도 신나게 동시를 만나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봄이 되면 삭막했던 동네에 꽃들이 피어나고 아이들은 하나둘 밖으로 나와 동네에 따스한 피가 돌게 만든다. 이 봄의 기운을 담아 시인은 온몸으로 감지되는 “촉감의 세계”(문신 해설)를 펼쳐 보이고 있다. 손은 그냥 손이 아니라 나만의 의미가 부여된 너의 손을 잡을 때만 손이 된다(「손」). 또 ‘괜찮아’라는 말은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 괜찮은 말인지(「다독다독」). 좋은 어른이 되기보다 나쁜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서 우리(어른)는 얼마나 애써야 하는지(「초등학생」) 시인은 힘줘 말하고 있다. 할아버지가 다녔을 동네 약국, 한의원, 은행, 슈퍼, 짜장면집, 앞을 지나며 한 방울씩 차올랐을 눈물방울로 먹먹한 감동(「눈물방울 목걸이」)을 주기도 한다. 이처럼 시인의 다양한 관심과 시선으로 빚어놓은 시어들을 따라가다 보면 올봄 수선화 화분 하나 고이 창가에 두고 싶은 마음이 샘 솟을 것이다. 시인의 말 봄이 되면 삭막했던 동네에 꽃들이 피어나지. 매화, 산수유, 개나리, 벚꽃, 목련, 라일락 바깥이 집 안보다 더 화사하고 따뜻해서 아이들은 하나둘 밖으로 나와. 축구도 하고 줄넘기도 하고 얼음땡 놀이도 하지. 어느 날 하늘에 먹구름이 끼었어. 어? 비가 오면 밖에 핀 꽃들은 다 지고 말 텐데…… 내일은 꽃집에 가서 화분 하나 사야겠어. 그리고 수선화 봉오리를 사 왔지. 물도 주고 잎도 닦아주고 창문을 열어 환기도 시켜주었지. 그 순간 내가 참 착하고 멋지게 보였어. 너는 이렇게 멋진 나를 알 수 있을까? 만나면 부끄러워서 직접 말하지 못하고 너에게 꽃을 전해주고 싶었어. 나는 밖에 나갔다 오면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을 꽃에게 들려주고 주문을 외웠지. 얄라리얄라 얄라리얄라 수선수선 피어 들어 수선 새겨들어 수선 뿅! 수선화 봉오리가 열리기 직전 화분을 들고 너에게 뛰어가야겠어. 이야기가 막 쏟아지려고 해. 잘 들어 봐. 2021년 10월 어느 멋진 날 하미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