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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_우리 마음껏 웃고 울자
1부 별밤 아침 구름 이야기 BTS 아니고 BTF / 실내화의 하루 별밤 아침 구름 이야기 / 양떼구름 / 신비한 문 남과 여 / 콩팥 / 스마트폰 / 친구 이름 맞추기 교장 선생님 / 인간 동물원 / 학교짱의 전설 2부 장래 희망 말고 엄마 희망 복숭아 말고 물들이는 그거 / 소나기 장래 희망 말고 엄마 희망 / 별똥별 토리를 찾아서 / 경주 / 크리스마스 선물 피아노 / 수국 / 파도 웃음 / 남녀 화장실 / 시험 망친 날 3부 하늘의 진짜 빛깔 황금별 / 하늘의 진짜 빛깔 / 선생님 산낙지 / 상상화 / 조개 / 회전목마 풍선 / 요술 램프 / 비밀 일기 친구가 필요해 / 엄마 없는 학교는 안전하지 않아 4부 여우 울음소리를 맞춰 보아요 반장 선거 / 오래 쓴 비누 / 첫인상 오늘의 뉴스 / 연애편지 / 새로운 것 vs 옛날 것 인생 꼬인 날 / 아, 배고파! / 실험용 나비 불량식품 / 손톱 / 무지개다리 할아버지의 수건 / 여우 울음소리를 맞춰 보아요 해설_창밖을 내다보는 아이_임수현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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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에 ( )이라는 친구가 있다
과학 시간만 되면 아이들이 ( )을 찾는다 야, 너 여친은 어디 있어? 산성이는 저기 있네 리트머스 시험지 좀 줘봐 ( )은 조용한 친구다 속으로 조용히 울 수도 있겠다 다들 조용! 친구 이름으로 놀리면 안 돼요! 나는 이름으로 놀림당하지 않아 다행이다 엄마 아빠가 고마울 때도 있다 --- 「친구 이름 맞추기」 은석이가 또 쥐어 터졌다 주먹 한번 못 쓰고 눈이 퉁퉁 입술이 퉁퉁 부었다 태권도 3단 복싱 3년 대회에만 나가면 1등이다 그런 녀석이 또 쥐어 터졌다 차라리 맞고 말지 친구를 어떻게 때리냐며 그 작은 얼굴로 커다란 주먹을 다 막아버린다 --- 「학교짱의 전설」 소나귀는 소와 나귀처럼 느릿느릿 내리는 걸까 소나 귀처럼 세상 소리 느릿느릿 다 들으면서 내리는 걸까 할머니는 소낙비 온다던데 소+낙지+비명처럼 느릿느릿 꿈틀꿈틀 소리 지르며 내리는 걸까 세상에는 참 이상한 이름들이 많다 --- 「소나기」 오늘 밤 드디어 산타 할아버지가 오신다 엄마에게 보낼 USB를 머리맡에 둔다 영상 편지와 사진 동영상이 담겨 있다 나 자라는 모습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내 얼굴 잊지 말라고 엄마에게 보내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산타 할아버지 전 선물 안 받을 테니 대신 엄마에게 제 선물 꼭 전해 주세요 --- 「크리스마스 선물」 경주는 사방팔방 무덤이다 작은 무덤 큰 무덤 왕 무덤 하나도 무섭지 않다 저기 저 큰 무덤 앞 모여서 구경하는 사람들 중 하나는 귀신이겠지 --- 「경주」 황금별은 세상이 황금으로 이루어졌대 금빛 하늘 금빛 바다를 배경으로 새가 금빛 깃털을 날리고 나비는 금빛 날개를 가졌대 바람과 구름은 종일 금가루를 뿌리며 온 세상을 반짝반짝 눈부시게 만들어 준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돈이 없다고 무시당하지 않고 돈이 많다고 자랑하지 않는대 사람들끼리 서로 존중하는 황금처럼 가치 있고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졌다고 해 우리 같이 황금별을 찾아 떠나지 않을래? --- 「황금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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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웃고 울자는 위로의 말-
김사람 시의 경계 지우기는 물리적 공간에서만 이뤄지는게 아니다. 내면의 공간에도 안과 밖이 존재하는데 비밀 일기를 쓴 아이는“밖으로 나오는 순간”엄마까지 마음 아플까 봐 걱정한다. 일기장에 기록하는 일로 자신의 마음을 잠가 둘 줄 아는 속 깊은 아이다. 어른이 된 뒤 열어보는 비밀 일기처럼 시인은 어린 자신을 불러와“나란히 앉아 살짝 꺼내 볼”용기가 생긴 것이다. 비밀이에요 속 마음은 뾰족뾰족 진짜 생각은 울퉁불퉁해요 표현하면 안 돼요 밖으로 나오는 순간 주변 사람들이 놀라거나 상처받을 수 있어요 아무도 모르게 조심스레 꺼내 일기장에 적어야 해요 엄마가 보면 큰일나요 자물쇠로 잘 잠궈 침대 밑에 숨겨요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면 마음은 뭉툭해지고 생각은 부드러워져 있을 거예요 우리 그때 나란히 앉아 살짝 꺼내 볼래요? -「비밀 일기」전문 김사람 시인은 2008년 『리토피아』로 등단 후 세 권의 시집을 냈다. 2022년에는 소녀와 소년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장편동화 『은하』를 내기도 했다. 시인으로 입지를 굳히던 김사람 시인에게 동시는 어떤 모습으로 찾아왔을까? 뾰족뾰족하고 울퉁불퉁했던 어린 시절의 자신의 모습과 마주할 용기가 생긴 게 아닐까. -임수현 시인의 해설 중 시인의 말 우리 마음껏 웃고 울자 안녕? 나는 김사람이라고 해. 반가워! 맞아, 이름이 사람이야. 이 사람도 저 사람도 아닌 김! 사! 람! 웃기지? 알아, 웃겨. 눈치 보지 말고 웃어. 먼저 동시의 집에 들어온 걸 환영해! 그럼, 이곳에 있는 동시를 읽기 전 두 가지만 약속해 줄래? 첫째, 재밌으면 배꼽 빠지게 소리 내어 웃기 둘째, 슬프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엉엉 울기 어때, 약속할 수 있겠니? 언제부터인가 나는 눈물 흘리며 울지 못하고 크게 소리 내며 웃지 않아. 동심을 잊었기 때문이야. 울고 싶은데 울지 못하고, 웃고 싶은데 웃지 않는 게 어른인 줄로 알았지 뭐야. 완전한 착각이었어. 그냥 마음이 점점 굳어가고 있는 거였어. 이제는 울고 웃어야 할 때마다 어린이의 마음을 빌리기로 했어. 부끄럽지 않아. 울고 웃지 못하는 마음이 부끄러움이거든. 용기 내 볼게. 울 수 있는 용기를! 웃을 수 있는 용기를! 너도 용기 낼 수 있겠지? 마음껏 울고 웃어. 크게 웃고 많이 울면서 커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친구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어. 그 마음이 바로 시야. 어렵지 않지? 이 동시집을 다 읽고 밖을 나가게 되면 예전에는 보고 듣고 느끼지 못했던 이상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마주하게 될지도 몰라. 정말이지 웃기고 눈물 나는 세상을 너만의 눈으로 보게 될 거야. 그러면 그때부터 너도 시인이야. 2023년 늦가을 김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