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부
객짓밥 _ 018 못주머니 _ 020 근육들 _ 022 밑장 _ 024 공중무덤 _ 025 식빵의 체온 _ 026 만가輓歌 _ 028 사라지는 순서 _ 030 압화壓花 _ 032 측백나무 서재 _ 034 비문非文의 날들 _ 036 층층, 또는 겹겹 _ 038 식탁의 버릇 _ 040 통구멩이 _ 042 거울의 습관 _ 044 카페 후미개 _ 046 졸업사진 _ 048 2부 귀천歸天 _ 050 아직도 둠벙 _ 052 초록입홍합 _ 054 방음벽 _ 056 기적의 재료 _ 058 물컹한 돌 _ 060 브레이크 타임 _ 062 오작동 _ 064 원숭이걸상 _ 066 쬐깐 것 _ 068 우리들의 복도 _ 070 깁스 신발 _ 072 친절한 점자블록 _ 074 편식주의자 _ 076 아득한 거리 _ 078 게발선인장 _ 080 내부 수리 중 _ 081 3부 설탕유리창 _ 084 구피 키우기 _ 086 빌려 쓰다 _ 088 바람의 악력握力 _ 090 파본破本 _ 092 코팅, 가루. 캡슐 _ 094 사슴벌레의 우울증 _ 096 해바라기의 오해 _ 098 선글라스 효과 _ 100 매트의 공식 _ 102 건조증 _ 104 즐거운 찰흙놀이 _ 106 밥 걱정 _ 108 올해의 나이 _ 110 나팔꽃 조등 _ 112 뻐꾹채는 피고 _ 113 파닥파닥 _ 114 4부 비누꽃 _ 118 완창 _ 120 우맹牛盲 _ 121 젖다 _ 122 도마의 구성 _ 124 화초양배추 _ 125 밀서의 계절 _ 126 커피잔과 머그컵 _ 128 겹 _ 130 취급주의 _ 132 개살구나무 _ 133 책 무덤 _ 134 위험한 부력浮力 _ 136 새장 _ 138 닭발 _ 140 악어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밤 _ 142 해설 _ 고백하는 타자들과 너머의 언어 _ 145 신상조(문학평론가) |
|
근육들
근육을 소비하고 순식간에 사라지는 소낙비, 근육이 빠진 어느 정치인의 공약처럼 바닥에 뒹군다 몸집을 키운 사내들이 괴물처럼 변해버린 육체를 전시 중이다 전봇대를 붙잡고 버티는 헬스클럽 광고지, 비에 젖은 종이의 근육도 만만치 않다 선거 벽보를 장식하던 노인의 이름에도 근육이 있었다 소나기처럼 찾아온 권력은 자주 뉴스에도 등장했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하늘이 있었다 화폐의 근육으로 터질 것 같은 금고들, 인맥이 촘촘한 저 노인도 화폐 속에 숨은 질긴 실처럼 자신의 전부를 은폐했다 바다의 근육으로 쫄깃한 모둠회가 나오기 전 쓰끼다시로 등장한 흐물흐물한 연두부, 이 빠진 노인 같다 입속에 살던 서슬 푸른 호령은 퇴화하고 혀의 걸음도 어눌한 기억은 누수되고 한도 초과인 노인의 카드에는 근육이 없다 “가만히 있어도 해마다 근육은 감소됩니다” 의사는 그것도 병이라고 했다 하루 치 근육을 다 써버린 태양이 서쪽 능선으로 내려앉는다 --- 본문 중에서 |
|
시인의 말
24시 순댓국집에 밤일 나가는 아래층 다솜이 엄마도 내가 시인이란 걸 얼마 전에 알았다 시는 써서 뭐한데요 요즘 누가 그런 걸 읽어요 살기 어렵다고 내 밥을 걱정해 주는 착한 이웃이 있어 다시 시를 쓴다 마경덕 ? |
|
'악어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밤'은 단정한 외관 밑에 시적 현대성을 감추고 있다. 시인이 그릇된 곳에서 새로움 을 찾으려 하기 때문에 왜곡된 것을 찾게 된다는 T.S. 엘리어트의 말을 마경덕의 시는 모범적으로 비켜간다. 그의 시는 오래된 것이 새로운 것과 통하고, 문학의 현대성이 어째서 평범하고 상식적인지를 감동적으로 전달한다. ‘연민’의 감정 곁에는 그것이 허무와 탄식으로 부식되는 걸 막아주는 다른 정서적 태도가 공존한다. 마경덕 시의 서정성은 밝고 명랑한 음계인 장조의 표면과, 세계 내의 폭력과 생존의 절박함이란 단조의 이면을 대위법적으로 갖추고 있다. 공동체의 윤리적 변화를 꾀하도록 암시함으로써 사회적 실천을 미적으로 실행한다. 마경덕 시의 서정성은 체념과 무기력을 거부하고 허무와 비관에 대해 지극히 유보적임을 주목해야만 한다. - 신상조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