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919년, 귀덕
1. 이상한 아이를 만나다 2. 내가 도와줄게! 3. 하얀 동전 4. 아는 사람을 찾아라 5. 열한 살, 순이 할머니 6. 할아버지가 남긴 유품 7. 태극기를 덮은 깃발 8. 할머니의 그림 9. 나무도장 이야기 10. 꺾어도 다시 피는 꽃 11. 백주화 12. 궁을 삼킨 그림자 13. 백 년 전, 이곳에서 14. 빛은 파도가 되어 넘실거리고 그해 12월, 승우 작가의 말 계속 이어져 흐르는 마음 역사동화에 대하여 |
신지명의 다른 상품
바이올렛의 다른 상품
|
모퉁이를 돌았을 때였다. 어떤 손이 불쑥 귀덕이 발목을 움켜쥐었다. 몸이 빳빳이 굳었다. 귀덕이는 바들바들 떨며 돌아보았다가 흠칫 놀랐다. 잘 아는 얼굴이었다. 윗마을 선생님이 몸에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몰래 작은 서당을 열고 아이들에게 우리글을 가르치는 어른이었다. 귀덕이는 놀라 얼른 몸을 굽혔다. (중략) 선생님은 귀덕이 손을 꽉 잡고 기도하듯 가만히 눈을 감았다. 살갗이 타들어 가는 느낌이 손바닥부터 온몸으로 화르르 번지더니 순식간에 멎었다. 도장을 감싼 빛이 서서히 진해졌다. 선생님이 말했다.
“시간을 건너는 일이다. 백 년 역사가 송두리째 걸린 일이기도 하지. 시대를 넘어간다면 네가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이 도장이 알려 줄 터이니, 그것을 가지고 돌아와야 한다. 우선 아는 사람을 찾아라. 그러고 나서…….” (중략) 귀덕이는 나무도장을 꽉 움켜쥐었다. 독립선언서, 시간을 건너, 백 년 역사……. 선생님이 한 말들이 머릿속에서 어지럽게 엉켰다. 그 순간, 온 시간이 멈추어 버린 듯한 느낌이 들며 손가락 틈새로 오색영롱한 빛이 강렬히 뿜어져 나가는 것이 보였다. 귀덕이는 스르르 정신을 잃었다. --- p.8~9 귀덕이는 두 아이 말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백주화를 찾는 데 실패하는 바람에 상황이 더 위태로워졌다는 자책감만 몰려 왔다. 그때였다. 귀덕이는 덜컥 숨이 멎을 뻔했다. 건너다보이는 학교 건물에 시뻘건 욱일기가 휘날리고 있는 게 아닌가. 눈을 몇 번 깜빡거렸다가 다시 그쪽을 보았다. 태극기였다. 휴. 착각이었다고 여기며 가슴을 쓸어내리는데, 태극기 빛깔이 엷어지더니 그 위로 욱일기가 다시 뻘겋게 드러나며 태극기를 덮었다. 헛것이 아니었다. 분명 태극기 위로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뻘건 빛이 겹쳐져 흔들리고 있었다. --- p.80~81 귀덕이는 세차게 도리질을 하며 부르짖었다. “그렇지만 아저씨, 이곳에서 눈으로 확인하셨잖아요. 봐요, 힘을 모으면 반드시 독립은 이루어져요. 아저씨도 조선인인데, 독립이 되는 걸 알면서 왜 친일을……. 그 벌 어떻게 받으시려……, 읍! 읍!” 아저씨가 검은 천을 귀덕이 입에 꽉 조여 맸다. 더는 입을 움직일 수 없었다. 재술이 아저씨는 씩 웃었다. “어리석기는. 내가 그것도 안 알아본 줄 아느냐? 친일한 사람들이 벌 받는다고? 천만에. 그 후손들까지 여전히 재물 쌓아 놓고 잘만 살더구나.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전혀 안 그렇던데 말이지.” --- p.135 |
|
제1회 현북스 역사동화공모전 대상 수상작
삼일운동과 촛불혁명으로 이어지는, 역사를 이끌어 온 힘은 무엇인가. 1919년 삼일운동 전날 2017년 촛불혁명 한복판으로 100년을 시간 여행한 귀덕이. 민족의 운명이 달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작은 단서를 따라가며 문제를 해결해 가는 주인공들을 따라가다 보면, 100년의 역사를 이끌어가는 힘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작가의 말에서 그해, 너른 광장에 가득 일렁이던 불빛이 여전히 생생합니다. 작은 불빛이 모이고 모여 얼마나 거대한 물결을 이룰 수 있는지 눈으로 보았습니다. 백여 년 전 온 나라를 메웠던 태극기 물결도 그렇게 굽이치며 독립에 닿았지요. 그 파도들이 계속 이어져 흐르기를 소망합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