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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영국의 공자 숭배와 모럴리스트들 (상)
황태연
한국문화사 2023.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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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공자 숭배와 근대화 연구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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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장 극동문화의 서천西遷과 영국의 문화변동

제1절 공자철학의 확산과 저항
1.1. 영국의 공자주의와 친중국 무드
· 17세기 초 영국의 정치사회적 분위기
· 공자열기의 점화
· 18세기 영국인들의 공자열광과 이견
· 중국의 정치문화에 대한 영국인들의 특별한 관심
· 18세기 영국인들이 그린 공자의 철학적 초상
· 가공의 중국인 편지를 통한 월폴의 정치풍
소호로부터의 편지(1757)
· 골드스미스의 세계시
· 중국을 활용한 정치 비판과 풍자의 대유행
· 조씨 고아와 각색 · 번안물들의 유행
· 1770년대에도 여전한 중국열기와 그 이후의 점진적 소진
1.2. 영국판 ‘위정척사파’또는 ‘내향적 유럽중심주의자들’
· 신학자 리처드 박스터
· 조지 버클리 주교
· 신학자 윌리엄 워턴
· 기독교제국주의적 노예상인 출신 삼류논객 다니엘 디포의 중국비방
· 위정척사론의 유럽중심주의적 위상전도位相轉倒에 대한 비판
제2절 영국의 문화변동과 정치제도적 근대화
2.1. 영국의 시누아즈리
· 영국 시누아즈리의 독자성
· 시누아즈리 연극
· 시누아즈리 문예 · 공예와 건축
2.2. 중영中英가든의 탄생과 유럽적 확산
· 정원에 관한 세계 최초의 이론서: 계성計成의 원야園冶(1631)
· 중국정원과 윌리엄 템플의 사라와지 미감
· 섀프츠베리의 자연주의 미학과 동요
· 애디슨, 포프, 운쩌 등의 중국정원론과 루소 비판
· 중영가든의 기원을 둘러싼 논쟁
· 체임버스의 중국건축 · 정원론
· 시누아즈리 건물의 확산
· 건축 · 정원 시누아즈리의 대표작 큐 가든
· 중영가든의 유럽적 확산과 중국식 조경정원론의 유럽 석권
2.3. 중국적 미감과 영국 낭만주의의 흥기
· 18세기 초 신고전주의의 논리와 양상
· ‘르 구 탕글로-쉬누아’와 낭만주의의 맹아
· 템플의 ‘사라와지’와 ‘픽쳐레스크’: 낭만주의 관념들의 형성
· 퍼시의 호구전영역본 주석과 낭만주의적 요소의 복잡화
2.4. ‘중국신사’의 모방과 ‘영국신사’근대적 젠틀맨)의 탄생
· ‘도덕화된 젠틀맨’에 대한 다니엘 디포의 반동
2.5. 중국 내각제와 중국식 관료제의 도입
· 영국 내각제의 탄생
· 중국 과거제와 영국 공무원임용고시의 도입과 발전

제2장 영국 경험론과 근대 계몽정치론의 유교적 기원

제1절 조지 뷰캐넌의 인민자유 · 평등론과 폭군방벌론
1.1. 개관 : 중국의 충격과 르네상스 정치사상의 변모
· 16세기 중국보고들
· 중국보고들의 파장과 영향 : 중세에서 바로크로
· 뷰캐넌 · 수아레즈 등의 정치사상에 대한 로버트 필머의 이교 혐의
· 아우구스티누스와 아퀴나스의 중세순응적 정치사상
· 마르실리우스의 근대성?
· 정치체제를 둘러싼 불꽃 튀는 성서인용 논쟁
1.2. 조지 뷰캐넌의 인민주권론과 왕권민수론
· 조지 뷰캐넌의 일생
· 뷰캐넌 정치철학의 개요
· 인간본성론적 왕권민수론과 법치적 제한군주론
· 폭군방벌론
· 다시 법치적 제한군주론
· 다시 폭군방벌론
· 다수결에 의한 백성의 군왕선출권과 입법권
· 백성과 군왕 간의 평등과 백성의 참주방벌권
· 문제점들
1.3. 스코틀랜드의 왕권의 이단성 : 판금과 분서
제2절 프란시스 베이컨과 중국과학의 리메이크를 통한 경험주의 인식론의 탄생
2.1. 중국의 한자와 경험적 과학기술에 대한 프란시스 베이컨의 관심
· ‘진짜 부호문자’로서의 한자에 대한 베이컨의 이해
· 중국의 과학기술에 대한 베이컨의 관심
2.2. 공자의 ‘자연의 빛’과 베이컨의 ‘경험의 빛’ 근대 경험론의 탄생
· 프란시스 베이컨의 감각의 격상과 ‘자연의 해석’
· 인간정신의 청소 : 우상의 제거
· 종족 · 동굴 · 시장 · 극장의 우상
· ‘자연의 해석’
· ‘꿀벌의 인식론’과 협력적 · 공익적 지식
2.3. 중국적 ‘과학기술 유토피아’로서의 베이컨의 ‘뉴아틀란티스’
· 뉴아틀란티스의 줄거리
· 뉴아틀란티스의 분석: 중국의 사이언토크라트적 재현
제3절 청교도혁명의 논객 존 밀턴의 유교적 근대정치사상
3.1. 밀턴의 시대상황과 사상적 난관
· 밀턴의 시대와 그의 인생
· 밀턴의 사상적 난관과 궁지
3.2. 아레오파기티카의 유교적 언론 · 출판 · 종교자유론과 그 한계
· 중국의 언론 · 출판 · 종교자유에 대한 정보의 확산
· 아레오파기티카의 언론 · 출판자유론과 관용론 분석
3.3. 밀턴의 자연적 자유 · 평등론과 인민주권론적 폭군방벌론
· 청교도혁명기까지 유교적 자유 · 평등 · 폭군방벌 문화의 서천西遷
· 밀턴의 자연적 자유 · 평등론과 야릇한 폭군방벌론
3.4. 밀턴의 유교적 · 플라톤적 이상국가론
· 밀턴 정치사상의 변천
· 자유공화국의 준비된 길과 유교적 · 플라톤적 자유 · 평등국가

저자 소개 1

黃台淵

황태연黃台淵은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과 대학원에서 「헤겔에 있어서의 전쟁의 개념」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군복무 후 1984년에는 독일로 건너가 학업을 계속하여 1991년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대학교(Johan Wolfgang von Goethe-Universitat zu Frankfurt am Main)에서 《최신 기술변동 속에서 지배와 노동(Herrschaft und Arbeit im neueren technischen Wandel)》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1994년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초빙되어 30년 동안 동서양 정치철학과 정치사상을 연
황태연黃台淵은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과 대학원에서 「헤겔에 있어서의 전쟁의 개념」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군복무 후 1984년에는 독일로 건너가 학업을 계속하여 1991년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대학교(Johan Wolfgang von Goethe-Universitat zu Frankfurt am Main)에서 《최신 기술변동 속에서 지배와 노동(Herrschaft und Arbeit im neueren technischen Wandel)》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1994년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초빙되어 30년 동안 동서양 정치철학과 정치사상을 연구하며 가르쳤고, 2022년 3월부로 명예교수가 되었다. 그는 지금도 동국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에서 강의를 계속하며 집필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한국정치연구회 부회장(1997-1999)을 역임하고, 지금은 한국정치학회, 정치사상학회, 한국국제정치학회의 명예이사이고, 김대중학술원 회원이다.

그는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원(1977-1980), 한겨레신문 프랑크푸르트 통신원(1989-1992),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1998-2003), 새천년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소장(2003-2004), 민주당국가전략연구소 소장(2007-2008) 등을 역임했다. 그간 한국일보 · 서울신문 · 조선일보 · 동아일보 · 중앙일보 등 여러 신문에서 칼럼리스트로 활동했다. 지금은 2025년 7월부터 광복80년기념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근 반세기 동안 동서고금의 정치철학과 제諸학문을 폭넓게 탐구하면서 공자철학과 한국·중국근대사에 관한 광범하고 철저한 연구를 바탕으로 공자철학의 서천西遷을 통한 서구 계몽주의의 흥기와 서양 근대국가 및 근대화에 관한 연구에 헌신해 왔다. 그는 반세기 동안 총 87권의 책을 썼다.

동서정치철학 또는 공자철학연구서로는 『실증주역(상 · 하)』(2008), 『공자와 세계(1-5)』(2011), 『감정과 공감의 해석학(1-2)』(2014·2015), 『패치워크문명의 이론』(2016), 『공자의 인식론과 역학』(2018), 『공자철학과 서구 계몽주의의 기원(1-2)』(2019), 『근대 영국의 공자숭배와 모럴리스트들(상·하)』(2020·2023), 『근대 프랑스의 공자열광과 계몽철학』(2020·2023), 『근대 독일과 스위스의 유교적 계몽주의』(2020·2023), 『공자와 미국의 건국(상·하)』(2020·2023), 『유교적 근대의 일반이론(상·하)』(2021·2023) 등이 있다. 그리고 『공자의 자유·평등철학과 사상초유의 민주공화국』(2021)에 이어 『공자의 충격과 서구 자유·평등사회의 탄생(1-3)』(2022)과 『극동의 격몽과 서구관용국가의 탄생』(2022), 『유교제국의 충격과 서구 근대국가의 탄생(1-3)』(2022) 등이 연달아 공간되었다. 공자 관련 저서는 15부작 전29권이다. 해외로 번역된 책으로는 중국 인민일보 출판사가 『공자와 세계』 제2권의 대중판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2015)를 중역中譯·출판한 『孔夫子與歐洲思想?蒙』(2020)이 있다.

서양정치 분야에서는 Herrschaft und Arbeit im neueren technischen Wandel(최신 기술변동 속에서의 지배와 노동, Frankfurt/Paris/New York: 1992), 『환경정치학』(1992), 『포스트사회론과 비판이론』(공저, 1992), 『지배와 이성』(1994), 『분권형 대통령제 연구』(공저, 2003), 『계몽의 기획』(2004), 『서양 근대정치사상사』(공저, 2007)등 여러 저서를 출간했다. 그리고 2023년에는 『놀이하는 인간』(2023), 12월경에는 방대한 저작 『도덕의 일반이론: 도덕철학에서 도덕과학으로(상·하)』를 공간했다. 2025년 초반에는 『분권형 대통령제: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나누기』와 『정의국가에서 인의국가로: 국가변동의 일반이론(상·하)』을 거의 동시에 공간했다.

한국정치철학 및 한국정치사·한국정치사상사 분야로는 『지역패권의 나라』(1997), 『사상체질과 리더십』(2003), 『중도개혁주의 정치철학』(2008), 『조선시대 공공성의 구조변동』(공저, 2016), 『대한민국 국호의 유래와 민국의 의미』(2016), 『갑오왜란과 아관망명』(2017), 『백성의 나라 대한제국』(2017), 『갑진왜란과 국민전쟁』(2017), 『한국근대화의 정치사상』(2018), 『일제종족주의』(공저, 2019·2023), 『중도적 진보, 행복국가로 가는 길』(2021·2023), 『사상체질, 사람과 세계가 보인다』(2021·2023), 『대한민국 국호와 태극기의 유래』(2023) 등 여러 저서가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한국 금속활자의 실크로드』(2022)와 『책의 나라 조선의 출판혁명(상·하)』(2023)을 공간했다. 2026년 현재는 『동학애국전쟁과 아관망명의 정치혁명(상·하)』, 『‘대한민국’이라 불린 만백성의 나라 대한제국』, 『고종의 거의밀지와 대한독립의군의 국민전쟁(상·하)』, 『한국 근대화의 정치철학과 개혁(상 · 하)』 등 근대사 4부작 전8권이 편집에 들어가 있다.

저자는 동국대 대학원에서 누구나 들을 수 있도록 오픈강의 중이고, 이 강의는 유튜브 <황태연아카데미아>로 송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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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7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668쪽 | 153*225*35mm
ISBN13
9791169191302

책 속으로

1.1. 영국의 공자주의와 친중국 무드
이베리아 중국학과 이탈리아 선교사들의 중국보고의 영향 아래서 뷰캐넌의 왕권민수론과 폭군방벌론이 나오고 퍼채스와 마테오리치에 의해 이미 공자와 중국의 정치문화가 상당히 상세하게 소개되었고 강단의 스콜라철학에 의해 가장 이단적인 것으로 취급된 베이컨의 경험론이 흥기하기 시작했을지라도, 17세기 초 영국의 지성계는 공자와 극동문화에 외관상 아직 ‘열광적’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영국인들에게 중국과 극동은 아직 급팽창하는 세계의 모자이크 속에서 한 조각의 이미지에 불과했다. 엘리자베스 치세(1558-1603)와 스튜어트 왕조(1603-1714) 치세의 전기 영국에서 중국의 상업 전망과 견실한 통치에 대한 열띤 관심 외에 중국 이야기는 아직 특별히 감지할만한 그 어떤 유행도 타지 못하고 있었고, 상인들과 선교사들의 중국찬양 보고서들도 아직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시대가 17세기의 30년대를 넘어가자 흐름이 확연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상인들의 실리적·타산적 중국 논평들은 예수회 선교사들의 보고와 저작들에 의해 점차 대체되었다.

· 17세기 초 영국의 정치사회적 분위기
1650-60년을 고비로 중국의 만리장성·도자기공예·가마우지고기잡이 및 중국의 평화적·안정적 통치체제에 관한 선교사와 여행자의 보고서들이 일치하면서 통치술과 관련된 중국의 명성은 영국에서 확고하게 정착했다. 그리고 이에 뒤이은 수십 년은 중국의 윤리도덕과 도덕철학도 유명해졌는데 중국 정치문화와 도덕의 두 가지 명성은 “공자라는 한 인물”에서 통합되었다. 영국에서도 공자를 알게 됨과 동시에 “현자 숭배(the cult of the sage)”가 시작된 것이다.

처음에 영국의 중국보고서적과 공자철학서들은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지로부터 수입되었다. 그리하여 영국인들은 17세기말까지도 대체로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프랑스나 네덜란드에서 들어온 저작들을 통해 중국을 알았다. (상황이 역전된 것은 18세기가 되어서였다.) 16-17세기에 중국에 관한 지식·정보는 거의 배타적으로 이베리아 · 이탈리아 · 프랑스 · 네덜란드 등의 탐험가·여행가·군인·상인·선교사들을 통해 전해졌기 때문이다. 16세기 후반부터 영국인들이 핀토, 페레이라, 크루즈, 라다, 에스칼란테, 발리냐노·산데, 멘도자, 마테오리치, 세메도, 마르티니, 나바레테, 니우호프, 마젤란, 쿠플레, 르콩트, 부베(Joachim Bouvet) 등의 수많은 중국 및 공자 관련 서적들을 부지런히 영역한 것은 중국의 정치적 위용과 문화·경제적 패권에 대한 영국인들의 제고된 의식과 각성의 표현이자, 극동아시아에서 상업과 교역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의 경제적 번영과 연계하려는 집단적 호기심의 표현이었다.

이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영국 철학자들은 특히 프랑스의 사상동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었다. 바로 이런 시기에 루이 14세의 왕사 프랑수아 드 라 모트 르 베예(Fran·ois de La Mothe le Vayer, 1588-1672)는 1642년 자신의 저서 『이교도들의 덕성에 관하여』에서 공자를 “중국의 소크라테스”로 찬미했고, 저명한 동양여행가이자 저술가인 프랑수아 베르니에(Fran·ois Bernier, 1620-1688)의 전언에 의하면, 라 모트 르 베예가 공자를 알게 된 환희 속에서 “거룩한 공자님이시여,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소서!(Sancte Confuci, ora pro nobis!)”라고 외칠 뻔했다. 영국에 잘 알려져 있었던 라 모트 르 베예는 1642년 당시에도 보시어스·빈센트 등 영국 철학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 철학자였다.

물론 라 모트 르 베예 혼자만 공자를 찬미했던 것은 아니었다. 수많은 유럽 식자들에게 현자로서 공자는 훌륭한 치자와 계몽된 모럴리스트를 대표했다. 16세기와 17세기 초 여행가들은 엘리자베스 치세의 긴장과 스페인 필립 2세의 소란과 대비되는, 중국 광동·하문廈門 지방의 질서와 평온을 강조했어도 이것을 중국 치자의 도덕성과 연결시키지 않았었다. 그러나 수적으로 증가한 선교사들은 보다 항구적인 체류를 모색한 끝에 마침내 중국 내륙지방에서 장기체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공식적으로 얻었고, 이에 따라 이 중국 통치의 도덕적 성격을 보다 주의 깊게 관찰하고 올바로 평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이 발견한 중국은 최근 만주족에 의해 정복되었을지라도 명대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공자철학에 정통한 선비계층에 의해 관리되었다. 만주에서 내려온 정복자들은 그들의 지배체제를 하루 빨리 토착화하고 공고화하기 위해 가장 중국적인 선비집단의 지원을 절실하게 필요로 했고, 또 기민하게 동원했다. 그리하여 강희치세에서 공자학습은 더욱 철저히 명대를 답습했다.

‘공자’라는 인물은 당시 영국과 유럽을 짓누르던 철학적 제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딱 맞아 떨어졌다. 18세기 중국애호의 선구자 그룹에 속하는 라 모트 르 베예는 이교도의 화형식이 벌어진다면 이교도 소크라테스·플라톤과 더불어 공자를 구원하기를 원했다. 1613년 퍼채스의 공자 소개와 1615년 트리고의 『중국인들 사이에서의 기독교 포교』, 1643년 세메도의 『중국제국』 등 일련의 중국 관련 저작들의 보급으로 조성된 유럽의 공자찬미 흐름은 영국 최초의 이신론자 에드워드 허버트(Edward Ist Baron Herbert of Cherbury, 1583-1648)의 『진리론(De Veritate)』(1624)과 『속인들의 신앙에 관하여(De Religineo Laici)』(1645), 그리고 드라이든의 시집 『속인의 신앙(Religio Laici)』 (1682) 등 이신론적 저작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게 만든 한 배경이 되었다. 이들의 저작들이 조성한 영국의 이신론적 철학판도는 역으로 다시 공자철학의 대중적 수용에 지극히 유리한 지형을 조성했다. 또 당시 ‘공자숭배’ 분위기 속에서 갑자기 영국인들의 관심거리로 떠오른 호라티우스의 ‘중도中道(via media)’ 이념도 공자의 중용철학과 분명 매우 친화적인 것이었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유럽역사에서 ‘계몽주의 시대’는 통상 1689년 영국 명예혁명에서 1789년 프랑스 대혁명까지 근세초기 100년간을 가리킨다. 그런데 유럽역사에서 ‘종교프레임’을 벗어던지는 전무후무한 사상적·문예적·세계관적 대변동이 관철되는 이 계몽주의 시대는 다시 100년간의 전사前史가 있었다. 이 ‘100년 전사’ 시대에도 이전의 르네상스 시대에 비하면 전대미문의 사상적·문예적 격변이 일어났다. 10-14세기의 본래적 중세시대에 비하면 15-16세기의 르네상스는 중세말기에 해당한다. 따라서 르네상스 시대에 문예가 부흥했지만 이 문예부흥은 어디까지나 신神관념과 기독교를 고수하는 ‘종교프레임’ 안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이 ‘100년 전사’는 새로운 철학자들이 등장해서 신관념을 - 비록 버리지 않았을지라도 - 이신론적으로 일그러뜨리고 가톨릭·개신교적 성서해석으로부터 탈피시킴으로써 기존의 기독교와도 사상적으로 심각한 세계관적 프레임 갈등과 마찰을 벌이던 시대였다.

이 시대를 그냥 ‘르네상스시대’라고 부르는 학자들이 있지만, 최근 일부 문화사와 사상사를 전문으로 하는 사가들은 이 ‘100년 전사’ 시대를 가리켜 ‘바로크(Baroque)’라는 건축미술 개념을 수용해 ‘바로크시대(Baroque Age)’라고 부른다. 필자도 이 시대구분을 수용해 저 ‘100년 전사’를 ‘바로크시대’라고 부르고자 한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바로크시대가 시작되는지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시대사적으로만 유럽역사를 재단하는 역사가들은 루터의 종교개혁이 시작된 1517년을 바로크시대의 출발점으로 보고 싶어 한다. 그러나 필자는 종교개혁과 개신교도 중세와 르네상스의 기독교적 종교프레임에 갇혀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필자는 바로크시대의 출발점을 가톨릭과 개신교의 공통이론인 왕권신수설王權神授說을 부정하고 왕권민수론王權民授論과 폭군방벌론을 주장한 조지 뷰캐넌의 스코틀랜드의 왕권(De Jure Regni apud Scotos)이 공간된 1579년으로 본다. 이렇게 보면, ‘바로크시대’는 1579년부터 1688년까지 100여 년 시기이고, ‘계몽주의시대’는 1689년부터 1789년까지 100년간의 시기다. 바로크시대와 계몽주의시대는 모두 200여 년의 기간을 포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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