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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죽음들
초판 한정 작가 사인 인쇄본, 양장
정지돈
위즈덤하우스 202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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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1

2013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내가 싸우듯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기억에서 살 것이다》 《농담을 싫어하는 사람들》 《인생 연구》, 연작소설집 《땅거미 질 때 샌디에이고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운전하며 소형 디지털 녹음기에 구술한, 막연히 LA/운전 시들이라고 생각하는 작품들의 모음》, 중편소설 《작은 겁쟁이 겁쟁이 새로운 파티》 《야간 경비원의 일기》 《…스크롤!》, 장편소설 《모든 것은 영원했다》, 산문집 《문학의 기쁨》(공저), 《영화와 시》 《당신을 위한 것이나 당신의 것은 아닌》 《스페이스 (논)픽션》 《우리는 가끔 아름다움의 섬광을
2013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내가 싸우듯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기억에서 살 것이다》 《농담을 싫어하는 사람들》 《인생 연구》, 연작소설집 《땅거미 질 때 샌디에이고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운전하며 소형 디지털 녹음기에 구술한, 막연히 LA/운전 시들이라고 생각하는 작품들의 모음》, 중편소설 《작은 겁쟁이 겁쟁이 새로운 파티》 《야간 경비원의 일기》 《…스크롤!》, 장편소설 《모든 것은 영원했다》, 산문집 《문학의 기쁨》(공저), 《영화와 시》 《당신을 위한 것이나 당신의 것은 아닌》 《스페이스 (논)픽션》 《우리는 가끔 아름다움의 섬광을 보았다》(공저)가 있다.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문지문학상, 김현문학패, 김용익소설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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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11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60쪽 | 150g | 100*180*15mm
ISBN13
9791168127340

책 속으로

그의 사수인 헤어디자이너는 영혼의 존재를 믿었고 밤늦게 마네킹을 두고 커트 연습을 할 때면 진지한 표정으로 지미에게 묻곤 했다. “부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어시 하나가 “부활이요? 누가요?”라고 했다가 된통 당한 걸 알기 때문에 지미는 좋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부활 좋죠.” 그러면 디자이너는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손님들한테 꼬리 치지 마.”
--- p.6

크루아상을 먹던 놈이 지미를 보며 말했다. “뭔데?” 지미는 바로 총을 꺼내 쉬지 않고 갈겼다. 놈들의 몸이 마네킹처럼 퉁퉁 튕기며 피와 빵가루가 사방팔방 튀었다. 그러나 지미는 총알이 소진될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 p.13~14

융은 어머니의 유해를 보며 해골은 모든 사람의 초상화라는 말을 한 화가가 누구인지 떠올려보려 했지만 기억나지 않았다. 다만 그 화가의 말이 틀렸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다. 어머니는 그의 기억보다 훨씬 작았다. 하지만 뼛조각만으로도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 p.17

K는 무신론자였고 책을 읽는 이유가 신을 믿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미신에 기대지 않는 인간 정신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신을 믿고 싶었다.
--- p.26~27

K는 설 연휴와 추석 연휴에 하루를 쉬는 것 외에는 문을 닫지 않는 가게들을 보며 그들이 언제 청소를 하는지 궁금했다. 물론 그들은 손님이 적은 시간을 틈타 닌자처럼 의자를 테이블 위에 얹고 바닥을 닦고 유리에 낀 때를 벗기고 오래된 재고를 정리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쉬는 날들이 필요한데 그들은 쉬지 않았다. “직원들이 로테이션해 가며 청소하겠죠.” K의 의문을 들은 융이 말했다. K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말한 그들은 사람이 아니라 장소라네.”
--- p.30~31

이 여성들은 갑자기 사라졌다. 그들 대부분은 그들의 부재를 아쉬워할 가족이 없었고, 있어도 그들이 다른 도시로 떠났다고 생각했으며, 실종이라는 걸 깨닫고 경찰에 신고해도 경찰은 가출이라 생각해 수사를 진전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쌓여가는 실종자의 수를 보고 K를 비롯한 몇몇 사람들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도시가 그들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어둠 속으로 그들이 줄지어 사라지고 있었다.
--- p.32~33

“소문이 파다하죠.” 다른 도시들은 D시를 놀림거리 삼았다. 저주받은 도시, 정신 나간 도시, 암흑의 도시, 범죄자들의 도시, 병자들의 도시…… 융이 D시 출신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동정 어린 표정을 짓거나 질색하며 거리를 뒀다. 내심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도 있었다. “자네 행동의 저변에 D시의 무의식이 흐르고 있더군.”
--- p.33~34

30년 전 지미의 첫 번째 일 처리는 도시의 전설이 되었다. 그건 일이 아니라 사적 복수였지만 절망과 분노에 지친 사람들은 지미를 영웅으로 생각했다.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 있으면 법을 집행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 p.41

여자는 고해성사를 하는 것처럼 우울하고 낡고 답이 없는 독백을 이어갔다. 넓고 허허로운 강변에 차가 다다랐을 때 기사는 자신이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금이라도 죄를 고백하고 관용과 자비, 용서를 구할 것이다. 그러나 지미는 믿음이 없었다. 그녀는 시동이 꺼지기 무섭게 방아쇠를 당겼다.
--- p.48

하지만 기호는 융의 작품이 그가 서두에서 말한 대로 하나의 오차도 없는 사실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시인이자 소설가이기도 한 기호의 표현을 빌리면 “진실의 디테일”이 융의 작품 전반에 걸쳐 전시되기 때문이다. 꼭 이것이 실화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처럼, 융은 섬세하게 진실을 새겨 넣었다.

--- p.51~52

출판사 리뷰

우리 시대 ‘젊은’ 작가의 ‘현대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이야기
“도시가 그들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소설, 비평, 에세이 등을 교차하며 쉴 새 없이 작품 활동을 해온 우리 시대 ‘젊은’ 작가 정지돈의 신작 『현대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죽음들』이 위즈덤하우스의 단편소설 시리즈 위픽으로 출간되었다.

작품의 배경은 배트맨의 ‘고담’과도 같은 범죄 도시 ‘D시’. 구체적 공간 묘사와 입체적 인물 설정, 속도감 있는 전개가 독자를 몰입시킨다. 도시와 공간, 영화와 이미지라는 작가의 오랜 주제들과 그를 문장으로 다루는 감각적인 연출력이 이 작품에서도 빛을 발한다. 페도라에 트렌치코트를 걸친 인물이 안개 속에서 걸어 나와 총구를 겨눌 것만 같은 생생한 연출, 비정하고 암울하고 서정적이고 역동적인 분위기가 필름 누아르와 하드보일드 같은 고전 영화 장르를 연상시킨다. 이 결코 ‘현대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작풍은 ‘정지돈 소설 같지 않으면서 정지돈만이 쓸 수 있는 소설’을 발견하는 쾌감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저주받은 도시” “정신 나간 도시” “암흑의 도시” “범죄자들의 도시”라 불리는 D시. D시의 서쪽 일대가 내려다보이는 62층 사무실엔 30년 전의 ‘일 처리’로 “도시의 전설”이 된 여자 ‘지미’가 운영하는 사설 경호업체 ‘네이버후드 워치’가 있다. 어느 날 D시의 오래된 저수지 배자못 바닥에서 수십 구의 유해가 발견되고, 30년 전 실종된 어머니의 유해를 확인하러 고향 D시에 내려온 소설가 ‘융’은 D시에 관한 논픽션을 쓰기로 결심한다. 융은 “가장 많은 죽음을 본 사람” 검시관 ‘K’에게 도움을 청하고, 두 사람은 처음 만난 날 밤새워 D시의 범죄에 관한 대화를 나눈다. D시의 범죄 규모가 커질수록 ‘네이버후드 워치’의 규모도 커지고,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지미를 찾아와 복수를 부탁하는데…….

‘작가의 말’에서 정지돈은 “조금은 붕 떠 있는 이야기 (…) 의도나 목적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이야기, 어디에도 갖다 붙일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밝힌다. “목적을 제거하면 인식을 확장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조금은 붕 떠 있고, 의도나 목적을 정확히 알 수 없는, ‘한 조각의 소설’. 어디에 갖다 붙일지는 독자의 몫이다.

1년 동안 50편의 이야기가 50권의 책으로
‘단 한 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


위즈덤하우스는 2022년 11월부터 단편소설 연재 프로젝트 ‘위클리 픽션’을 통해 오늘 한국문학의 가장 다양한 모습, 가장 새로운 이야기를 일주일에 한 편씩 소개하고 있다. 연재는 매주 수요일 위즈덤하우스 홈페이지와 뉴스레터 ‘위픽’을 통해 공개된다. 구병모 작가의 『파쇄』를 시작으로 1년 동안 50편의 이야기가 독자를 찾아갈 예정이다. 위픽 시리즈는 이렇게 연재를 마친 소설들을 순차적으로 출간한다. 3월 8일 첫 5종을 시작으로, 이후 매월 둘째 수요일에 4종씩 출간하며 1년 동안 50가지 이야기 축제를 펼쳐 보일 예정이다. 이때 여러 편의 단편소설을 한데 묶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단 한 편’의 단편만으로 책을 구성하는 이례적인 시도를 통해 독자들에게 한 편 한 편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위픽은 소재나 형식 등 그 어떤 기준과 구분에도 얽매이지 않고 오직 ‘단 한 편의 이야기’라는 완결성에 주목한다. 소설가뿐만 아니라 논픽션 작가, 시인, 청소년문학 작가 등 다양한 작가들의 소설을 통해 장르와 경계를 허물며 이야기의 가능성과 재미를 확장한다. 또한 책 속에는 특별한 선물이 들어 있다. 소설 한 편 전체를 한 장의 포스터에 담은 부록 ‘한 장의 소설’이다. 한 장의 소설은 독자들에게 이야기 한 편을 새롭게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위픽 시리즈 소개

위픽은 위즈덤하우스의 단편소설 시리즈입니다. ‘단 한 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 작은 조각이 당신의 세계를 넓혀줄 새로운 한 조각이 되기를, 작은 조각 하나하나가 모여 당신의 이야기가 되기를, 당신의 가슴에 깊이 새겨질 한 조각의 문학이 되기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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