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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시티 보안관 디어루
최영희
블랙홀 202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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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유니토
밤의 좀비 도시
보안관 디어루 출동
안전요원 냥구
윤링크를 만나다
단서를 찾아서
유니토의 흔적
황무지
숨겨진 도시
파묻힌 세계로
사막의 왕이 되려는 자
사막이 아름다운 건……
사막왕의 집
망각 속에서
사막왕의 정체
집으로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2013년 [어린이와 문학]으로 등단했다. 『꽃 달고 살아남기』로 제8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안녕, 베타」로 제1회 한낙원과학소설상을, 「그날의 인간병기」로 2016 SF 어워드 단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였고, 단편 「침출수」가 제7회 황금가지 ZA문학상 공모전 우수작에 선정되었다. 주요 작품으로 『써드』, 『구달』, 『너만 모르는 엔딩』, 『검은 숲의 좀비 마을』, 『칡』 등이 있다. 모든 이의 인생에 귀여운 로봇 하나쯤은 마땅히 존재해야 한다고 믿는 SF 소설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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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84쪽 | 140*205*20mm
ISBN13
9791188974702

책 속으로

오늘은 유니토의 열네 번째 생일이다.
친구들과 선생님의 축하는 벌써 넘치도록 받았다. 유니토의 머리 위에 ‘오늘은 나의 열네 번째 생일입니다.’라는 메시지 창이 떠 있었던 것이다. 메시지를 읽은 사람마다 금색 꽃가루를 뿌려 주었다. 하지만 반짝이 가루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근사한 일정이 남아 있었다. 엄마 아빠와 ‘야간 외출’을 하기로 한 것이다. 야간 외출은 아무나, 어느 때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오늘이 유니토의 생일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 p.7~8

“안녕하세요, 러셀 부인.”
인공지능 NPC인 러셀 부인은 유니시티 보안관실의 물품 관리자였다.
디어루는 가끔씩 러셀 부인이 사람이 아닐까 의심스러울 때가 있었다. 뿔테 안경, 하얀 블라우스, 검정색 A라인 스커트, 올림머리로 고정된 스타일을 보면 NPC가 분명한데, 디어루를 대할 때와 다른 어른 보안관을 대할 때 말투가 달라지는 걸 보면 또 사람 같기도 했다. 하지만 러셀 부인이 일을 기가 막히게 처리한다는 사실만큼은 변함이 없었다.
“우리 디어루 보안관이 비밀 작전에 투입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작전에 맞는 옷과 무기를 준비해 두었지요.”
--- p.37~38

킥보드 손잡이를 쥔 손이 순식간에 잔털로 뒤덮인 앞발로 변했다.
“디어루, 너 지금…….”
냥구가 눈을 반짝거리며 디어루를 올려다보았다.
“엄청 맛있…… 아니 멋있어 보여.”
7번 도시의 디어루는 땃쥐였다. 러셀 부인이 채소밭의 다섯 가지 동물 유형 가운데 ‘땃쥐’를 신청해 둔 것이었다.
냥구는 킥보드를 타고 가면서도 이따금씩 디어루를 올려다보며 입맛을 다셨다. 그나마 다행인 건 냥구와의 키 차이가 그대로라는 점이었다. 키마저 냥구와 비슷해졌다면 같이 다니기가 상당히 불편해졌을 것이다. 7번 도시의 고양이 시민들과 달리 냥구는 사냥 본능이 살아 있는 진짜 고양이였다.
--- p.75~76

요란하게 등장한 것은 디어루만 한 키의 도마뱀붙이였다.
아까 선인장 군락지에서 냥구가 보았던 것도 이 도마뱀붙이 일 가능성이 컸다. 머리 모양이 사람과 좀 다르다고 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도마뱀붙이는 연미복을 차려입고 있었다. 지휘봉인 듯한 작대기까지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보이고 싶은 모양이었다. 좀 전의 그 요란한 파이프오르간 소리도 저 도마뱀붙이의 짓인 듯했다.
놈의 존재는 중요한 사실을 말해 주고 있었다. 이 사막은 누군가 혹은 누군가들의 작품이었다. 파이프오르간 소리를 내는 선인장과 지휘자 차림새의 도마뱀붙이는 단순한 시스템 오류로 생길 수 있는 게 아니었다.
--- p.112

모래시계탑 꼭대기의 불빛이 360도로 회전하며 도시를 비추었다.
그 덕에 선인장 군락지로 새까맣게 몰려오는 좀비 떼를 볼 수 있었다. 디어루는 메시지 창의 로그아웃 버튼과 좀비 떼를 번갈아보다가 칼을 고쳐 쥐었다.
“냥구! 냥구야!”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디어루가 바란 대답이 아니었다.
캬하하핰! 캬핰! 크하하핰!
냥구를 부른다는 게 외려 좀비들에게 위치만 알려 준 꼴이 되었다. 관광객이 좀비에게 물리면 자동 로그아웃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좀비에게 물리는 게 어떤 느낌일지 상상하기도 싫었고, 냥구를 두고 혼자 강제 로그아웃이 될 수는 없었다.
--- p.120~121

유니시티의 시스템은 겹겹의 방어벽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도시별 설계 프로그램의 충돌로 자잘한 오류들이 발생한 적은 있지만 시스템 전체가 무너진 적은 없었다. 악명 높은 해커들도 유니시티 시스템을 뚫지는 못했다. 그 순간 디어루의 뇌리를 스치는 기억이 있었다.
‘설마…… 사막왕이 그걸 손에 넣은 거야’
디어루는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대재앙의 시대!
유니시티 시스템을 뚫을 수 있다고 알려진 단 하나의 해킹 프로그램.

--- p.135

출판사 리뷰

메타버스 월드에 로그인!

열두 개의 가상도시와 다섯 개의 게임 맵으로 이루어진 도시연합 유니시티에서 열네 번째 생일을 맞이한 유니토가 사라진다. 외출이 전면 금지되는 해넘이 시간 전에 안전지대로 돌아오지 못한 유니토의 행방이 묘연해진 것이다. 사실 유니토는 현실 세계의 아이 윤희토가 메타버스 세계인 유니시티에서 활동하는 캐릭터이다. 로그아웃 기록도, 캐릭터가 삭제된 기록도 없이 증발해 버리자 메타버스 K관리국에서는 본격적인 조사에 나선다. 해넘이 시각이 되면 좀비들이 출몰하기 때문에 유니토의 실종은 매우 심각한 사안이었다. 메타버스 K관리국의 호출을 받은 노아루는 메타버스 K관리국 유니시티 보안관청 소속의 신입 보안관이다. 털보 보안국장에게 유니토에 대한 정보를 전달 받은 노아루는 당장 자신의 캐릭터 디어루로 유니시티에 접속한 뒤 안전요원 냥구과 함께 유니토의 행적을 쫓는다. 그러다 유니시티 안의 가상도시를 돌아다니며 NPC들을 만나 수사하던 중 ‘좀비 도시’를 발견한다. 생일날 아침, 황무지에서 연락이 끊긴 유니토는 어떤 이유에서인가 새벽에 유니시티에 접속해 아침 일찍 좀비 도시에 들어왔다. 그날 유니토가 황무지로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은 네 시간 안에 도시를 빠져나가지 못했다는 뜻이다. 네 시간 안에 좀비 도시를 빠져나가지 못하면 ‘망각’ 상태에 이르고 결국 NPC가 되어 영영 갇히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사막왕 도마뱀붙이와 마주한 디어루 역시 시간을 다 쓰는 바람에 망각을 경험하게 되고 해킹 프로그램 ‘대재앙의 시대’의 존재를 알게 된다. 과연 디어루는 유니토를 찾아 무사히 복귀할 수 있을까?

누구나 나만의 ‘유니토’가 있다

완전히 다른 세계에 또 다른 내가 존재한다면 어떨까? 게임이나 메타버스 같은 가상세계라면 가능하다. 내가 만들고 꾸민 캐릭터로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다.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목표를 달성하거나 직접 만나기 힘든 사람과 친구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지금의 아이들에게 이러한 일은 마치 일상과도 같다. 자신을 밝히지 않고도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것만큼 재미있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나의 메타버스 캐릭터가 나도 모르게 사라져 버린다면? 내가 로그아웃한 것도 아니고, 일부러 숨겨 놓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윤희토의 메타버스 캐릭터 유니토가 유니시티 어딘가에 갇혀 종적을 감춰 버린 것이 『유니시티 보안관 디어루』의 시작이다. 그것도 자신의 생일에 말이다.

‘유니시티’라는 세계관에 발을 들인 이상 쉽게 ‘로그아웃’할 수 있는 독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놀랍도록 유쾌하고 흥미로운 디어루의 모험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K관리국에서 파견된 보안관 디어루는 유니시티를 누비며 유니토가 사라진 이유, 유니토의 행방, 유니시티 시스템을 망가뜨리려는 존재들을 밝혀낸다. 따지고 보면 디어루는 어떤 대단한 정의감 때문에 임무를 수행하는 게 아니었다. 그저 유니시티의 뒤틀린 질서를 바로잡는 ‘미션’이 주어졌을 뿐이다. 그러는 사이 디어루는 ‘레벨 업’한다. 마치 현실에서 한 단계 성장한 것처럼 말이다.

유니토의 현실 ‘계정 주’라 할 수 있는 윤희토는 전면에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그의 부모 캐릭터라 할 수 있는 윤링크를 통해 윤희토가 어떤 아이이고, 부모와의 관계가 어떠한지 대략 가늠할 수 있을 뿐이다. 윤희토는 현실에서 매우 활동적이거나 인간관계에서 행복을 느끼는 아이와 거리가 멀어 보임에도 불구하고, 유니시티에서만큼은 NPC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가상도시를 직접 탐구할 정도로 왕성한 호기심을 보인다. 현실의 외로움을 완전히 다른 가상세계에서 해소하는 것 같다고나 할까. 오히려 유니토는 실종됨으로써 자신이 이 세계에서 꼭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어쩌면 유니시티의 유니토가 ‘레벨 업’한 만큼 현실의 윤희토도 어느새 성장해 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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