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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_ 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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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eur Fer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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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살던 가족은 어느 날 집 안의 모든 걸 그대로 남긴 채 사라졌다. 마치 우유랑 빵을 사러 시내로 갔다가 집에 돌아오는 걸 잊어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그 가족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둘러싸고 너무나 많은 ‘설’들이 나돌았다. 하나는 어떤 초자연적 존재에게 잡혀갔다는 설이었다. 물론, 이 설은 어린 애들이 주로 믿었다. 좀 더 큰 애들은 현실적이라 더 섬뜩한 이야기를 했는데, 살인마들이 일가족을 몰살하고 시신을 톱밥제조기로 갈아서 댐 아래로 버렸다는 내용이었다. 한편 악마가 씐 맏딸이 가족을 죽인 후 사라졌다는 식으로, 현실과 초현실을 뒤섞은 설도 있었다.
--- p.33~34 에이든은 날 놀라게 했다. 난 그 애랑 같이 있는 게 좋았다. 괜찮은 애 같았다. 날 에보니라고 부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학교에 입학한 이후로 난 줄곧 블랙이라고 불렸다. ‘에보니’는 ‘블랙’과 같이 검다는 뜻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구들이 죽고 그건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됐다. 에이든도 날 만나기 전까지 그게 뭔가 어두운 뜻일 거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에이든은 다른 애들이 무슨 말을 하던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 p.47 난 가능한 한 빠른 걸음으로 길을 건너고는 달리기 시작했다. 매 걸음마다 분노가 차올랐다. 줄곧 제드에게서 눈길을 떼지 않았다. 누군가가 이렇게 미운 건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제드는 몇 년 동안이나 뒤에서 못된 말로 헐뜯고 키득대며 날 야금야금 괴롭혔다. 모두가 내게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내게 누군가를 저주할 힘이 있다면, 그 애를 저주했을 것이다. 그 애를 ‘죽였을’ 것이다. --- p.159 엄마가 얼굴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그 여자는 이미 다친 상태였어. 교구 신부가 악령에 씌었다며 자기한테 구마의식을 했다고 아빠한테 말했대. 집에서 도망치는 중이었고. 그게 네가 로클랜드 뒤편에서 발견한 그 집이었지. 교구 사람들이 집 전체를 비닐로 친친 두르고 자기를 매트리스에 묶은 채로 배를 몇 번이고 짓누르며 ‘악령아 나와라!’라고 고함을 쳤다는 거야.” --- p.181 “그 자들은 한 여자를 납치해서 살해했어. 그 여자가 악령에 사로잡혔다고 생각해서.” 엄마는 눈을 휘둥그레 뜬 채 말했다. “래칫이 너한테 무슨 짓을 할지 얕잡아 봐선 안 돼. 제드가 죽었으니 이제 신부는…… 가만있지 않을 거야.” --- p.237 래칫이 내 머리 옆에 서서 양손을 내 양 뺨에 얹었다. 난 눈을 질끈 감았다. 래칫은 엄지로 내 눈꺼풀을 까뒤집고 가까이 무릎을 꿇고 앉아 영혼까지 꿰뚫어볼 듯한 눈길로 나를 쏘아보았다. “저를 통해 주님의 빛을 그 안으로 비추어 악령의 힘을 빼앗아 주소서.” 래칫이 속삭였다. “주님의 빛을 그 안으로 비추어 악령의 힘을 빼앗아 주소서.” --- p.3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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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내가 저주 받았대.
악령에 씐 소녀, 운명에 맞서다! 데인스필드 사람들은 에보니 마샬을 ‘블랙’이라고 부른다. 조금 어두운 피부색과 검정색 머리카락, 그리고 검다는 뜻을 담고 있는 이름 ‘에보니’ 때문에 심지어 엄마까지도 블랙이라 부른다. 마을 사람들이 에보니를 블랙이라 부르는 이유는 한 가지 더 있다. ‘블랙 곁에 있으면 죽는다.’는 불길한 소문 때문이다. 그래서 블랙은 늘 혼자 지내는 것에 익숙했다. 그러나 래칫 신부를 추종하는 세력 ‘위스퍼러’가 블랙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면서 블랙의 일상에는 점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수질 보호소 일로 댐 부근을 점검하던 중 블랙은 오래전 버려진 집 한 채를 발견한다. 검은 진흙이 잔뜩 묻은 이 폐가에 대해선 종종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믿기 힘들 정도로 섬뜩한 설이었을 뿐 정확히 그 집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알 수 없었다. 전학생 에이든과 댄스파티에 가게 된 블랙은 3년 전 남자친구 오스카가 죽은 이후 굳게 닫고 있던 마음을 서서히 열지만, 그날 사고를 당한 에이든이 쓰러지면서 블랙은 정말 자신에게 저주가 내려진 게 아닌가 하고 자책하게 된다. 무엇보다 위스퍼러의 일원인 제드가 블랙을 모함하는 글을 SNS에 올리고 팸플릿을 만들어 뿌리면서 블랙의 분노는 극에 달한다. 결국 블랙은 제드에게 ‘다음은 네가 죽을 차례야!’라는 저주를 퍼붓게 되고, 얼마 뒤 제드는 죽는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엄마는 블랙에게 18년 전 폐가에서 있었던 일들을 밝힌다.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블랙의 가족뿐만 아니라 래칫 신부가 있었다. 진실을 알게 된 블랙은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다. 한편 래칫 신부는 블랙이 태어나기 전부터 악령에 씌었다며 반드시 구마의식으로 쫓아내야 한다고 끊임없이 주장해 왔는데, 그 이야기인즉 블랙의 목숨을 빼앗아야 한다는 말이었다. 점점 래칫 신부와 위스퍼러의 마수가 시시각각 블랙의 목덜미를 조여 오기 시작한다. 이제 블랙은 필사적으로 그들의 마수에서 벗어나야 한다. 새로운 영어덜트 오컬트 스릴러의 탄생! 『내 이름은 블랙』은 악귀를 몰아 내쫓는 ‘구마’를 오컬트적인 소재로 사용하여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뿐만 아니라 미스터리한 사건의 실마리를 서서히 풀어나가는 블랙의 행보를 통해 정체 모를 존재에 대한 공포까지 선사한다. 특히 편견과 차별의 대상이었던 자신의 운명에 당당히 맞서는 블랙의 태도는 독자로 하여금 묘한 쾌감을 느끼게 만든다. 무엇보다 18년 동안 가려져 있던 비밀의 베일이 하나씩 벗겨지면서 드러나는 뜻밖의 진실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으로서 큰 감정의 동요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18년 전부터 이어진 진실이 본격적으로 밝혀지면서 작가는 쉴 틈 없이 독자를 몰아붙인다. 속도감 있는 문체와 과감한 전개가 스릴러물로서의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면, 블랙을 둘러싼 삼각관계의 미묘한 갈등은 로맨스물에서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묘미일 것이다. 사람들의 편견 때문에 한동안 외톨이로 지냈던 블랙. 그런 블랙의 호감을 사는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블랙은 독립적이고 용기 있는 모습으로 누군가를 돕고 누군가에 기대며 사람들과 신뢰를 형성한다. 어쩌면 이것이 이 이야기가 단순히 범죄 스릴러물로서만 읽히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