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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층의 슈퍼 히어로
블랙홀 201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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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청소년 문고

책소개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2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480g | 140*205*24mm
ISBN13
9791195656929

책 속으로

소녀는 소년보다 나이가 많은 것 같았다. 어쩌면 이것은 아주 절망적인 사실이었다. (……) 소녀가 고개를 숙인 채 기다랗게 땋은 검은 머리를 손으로 쓸어 넘기는 순간 소년은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소년은 소녀를 지금 처음 봤지만 소녀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내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 순간 소년이 소녀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아이팟3(소년이 더 이상 아이팟3를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아홉 가지 이야기》 초판, 엑스박스, 야구 선수 로이 할러데이의 사인볼, 워해머 게임에서 자신이 가장 아끼는 캐릭터인 오크족 피규어 등이었다. 소녀를 위해서라면 성가신 ‘정화 의식’도 참고 얌전하게 있을 수 있을 것 같았다.

--- pp.7~8

어느새 의자 위와 찬장, 다른 공간들이 물건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그다음에는 주차장이 크리스마스 조명과 근사한 전동공구, 빗자루, 삽, 운동기구가 든 플라스틱 상자로 가득 찼다. 이런 물건들은 점점 불어나더니 지하실과 2층 복도, 이제는 엄마의 방과 방에 딸린 창고까지 침투했다. 채츠워스 97번지의 작고 사랑스러웠던 집은 점점 더 기이해지고 있었다.

--- p.53

애덤은 자신의 세계가 이보다 더 좋아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아메리카노를 벌컥 마셨다.
“…….”
애덤이 커피를 뿜어내지 않은 것은 순전히 로빈에 대한 사랑의 결과였고, 격렬하게 기침하지 않은 것은 토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대신 애덤은 커피를 꿀꺽 삼켰다. 아메리카노에서는 연료에 섞은 시커먼 타르 같은 아주 더러운 양말 맛이 났다.

--- p.185

애덤은 엄마에게 편지에 대해서 다시 묻지 않았다. 그렇지만 엄마가 편지를 또 받았다는 것은 분명했다. 엄마의 눈이 퉁퉁 부어 있었던 것이다. 아마 그래서 병원에서 그렇게 날카로웠던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빠와 브렌다 아줌마에게 이 상황을 설명할 수는 없었다. 엄마에게 편지에 대해서 물을 수도 없었다.
애덤은 아침을 먹으면서도, 다음 날 학교에 다녀와서도 물어보지 않았다. 물어볼 시간은 무척 많았지만 질문에 대한 답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 p.292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종종 아프게 한단다, 얘야.”
애덤이 폴란스키 부인의 말에 숨을 내쉬었다.
“이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에요.”
“넌 착한 아이야, 애덤. 그건 조금도 의심할 필요가 없단다. 나는 아주 많은 것을 봤기 때문에 알 수 있어. (……) 가끔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아프게 해도 괜찮아. 그 멋쟁이 의사랑 상의해도 되고, 월요일마다 네가 만나러 가는 사람들과 상의해도 돼.”
부인이 애덤의 손을 토닥였다.
“힘든 일은 금방 지나갈 거야, 애덤. 멋지게 자라는 건 정말 힘든 일이란다.”
폴란스키 부인의 말이 옳았다.

--- pp.313~314

출판사 리뷰

남들과 조금 달라서 더 반짝이는 아이들,
슈퍼 히어로가 되다


부모님의 이혼 이후 강박증에 시달리는 애덤. 하루라도 빨리 낫기 위해 강박증 지원 모임에 나갔던 애덤은 반짝반짝 빛나는 로빈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지원 모임을 담당하는 척 박사는 아이들에게 슈퍼 히어로 별명을 제안하고, 아이들은 각자 ‘울버린,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그린 랜턴, 토르, 원더우먼, 스누키, 로빈’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다. 애덤은 자신이 로빈을 지켜주겠다고 다짐하며 ‘로빈’과 콤비인 ‘배트맨’을 고르고, 두 사람은 그날 이후 서로의 상처를 공유하며 조심스럽게 사랑을 키워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에게 협박 편지가 날아오면서 두 사람의 연애와 애덤의 생활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슬아슬해지는 엄마와 아빠, 새엄마의 관계와 순조롭게 회복하고 있는 로빈 때문에 애덤은 불안하기만 하다. 협박 편지 때문에 일어난 일은 결국 충격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나날이 상태가 나빠지고 있는 애덤은 협박 편지 사건을 무사히 해결하고 로빈과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까?

‘우리는 상처를 숨기기 위해서, 혹은 강한 척하려고 거짓말을 한다.
우리가 충분히 강해질 때까지.’


끊임없이 숫자를 세고 끝내 자신의 집 문지방을 넘지 못하는 애덤, 이혼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해 집에 잡동사니를 쌓아두는 엄마, 엄마의 죽음 이후 자해와 구토를 하는 로빈, 건강 염려증에 걸린 울버린, 폐소공포증에 시달리는 원더우먼처럼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 크고 작은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자신이 정한 순서대로 일해야 하거나 주변이 익숙한 대로 정리되어 있어야 마음이 편해지는 등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약간의 강박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세상에는 저장 강박증, 정리 강박증, 완벽주의 강박증처럼 다양한 강박증이 있다. 사람들은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손을 자주 씻거나 숫자를 세는 행동 등을 통해 일시적인 편안함을 느끼려고 한다. 강박증은 복잡한 현대 사회의 반작용 증세로, 사회 전반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중요한 문제 중 하나다.

《13층의 슈퍼 히어로》는 이런 강박증에 걸린 아이들의 이야기다. 저마다의 상처 때문에 강박증이 생긴 아이들이 여느 아이들과 다름없이 사랑하고, 우정을 쌓으며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자신을 사랑하는 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진정한 용기는, 두려워도 앞으로 나아가는 거야.
진정한 용기는, 나를 위해 내 안의 상처와 마주하는 거야.


테레사 토튼은 《13층의 슈퍼 히어로》의 주제를 청소년기의 사랑과 우정,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말한다. 미래가 불안정하고, 도전과 좌절을 반복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희망을 엿볼 수 있다.
폴란스키 부인이 애덤에게 건넨 “네가 항상 최선을 다했다는 것, 착한 아이라는 것을 조금도 의심할 필요가 없단다.”라는 위로처럼 미래가 불안한 시대를 살면서 끊임없이 좌절을 겪어야 하는 우리에게 이 책은 작지만 따뜻한 위로를 건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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