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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그건 오해였어!
달라도 너무 달라 침만 삼켰다 내 옷을 빌려 달라고? 내가 그럴 줄 알았다 돈 좀 줘야 해 황당한 동화 다시 올 수 없는 기회 먹고 또 먹고 언니 죽지 마 고추장을 발라도 상관없어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내 편 만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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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 말대로 언니와 나는 많이 다르다. 일단 외모부터 완전 반대다.
나는 머리가 길고 언니는 짧다. 나는 머리를 위해 영양제를 바르고, 비싼 머리핀도 마음에 들면 덥석 사고 본다. 언니는 머리 영양제 같은 건 단 한번도 발라 본 적이 없다.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 머리핀? 그런 거 꽂을 만큼 머리를 길러 본 적도 없다. 옷 입는 것도 반대다. 언니는 유치원을 졸업한 이후 5학년인 지금까지 단 한번도 치마를 입지 않았다. 유치원 때는 원복이 치마라서 할 수 없이 입었는데 아침마다 바지를 입겠다고 울었다. 언니는 바지도 꼭 입던 것만 입는다. 그게 편하다고 했다. 운동화도 신어 봐서 편하다고 생각하는 것 딱 하나만 떨어질 때까지 신는다. 너풀너풀한 운동화를 질질 끌고 다니는 걸 길에서 보면 정말 우리 언니라고 말하기 싫을 때가 많다. --- p.14 언니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차올랐다. 엄마가 야단을 치는지 언니는 가만히 전화기를 들고 아랫입술을 꼭 깨물었다. 그걸 지금 말하면 어쩌냐, 애가 그렇게 정신이 없어서 어떻게 할 거야 등등, 숨도 안쉬고 말하는 엄마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울상이 되어 입술을 잘근잘근 깨무는 언니를 보자 아주 고소했다. 언니도 엄마한테 야단맞을 때가 다 있군! (중략) “응, 엄마.” 엄마가 내가 아닌 언니 때문에 화가 났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훨훨 날아오를 것 같았다. 목소리도 저절로 높게 올라갔다. --- p.33 “매일 바지만 입고 다니고 운동화만 신고 다니면서 이런 거는 왜 입는다고 난리야? 아까 화장실에서 손 씻고 원피스에 닦았다면서? 강당에서 원피스를 입고 바닥에 앉아 있는 것도 다 봤다고. 남의 것을 빌려 갔으면 깨끗하게 입었어야 할 거 아니야?” 나는 발로 함지박을 차며 악을 썼다. 언니는 괜히 머리카락만 만지작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돈도 많으면서 분홍색 옷 하나 사지 그랬어? 돈은 어디다 쓰려고 숨겨 두고 내 원피스를 이렇게 만드느냐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언니를 보자 더 화가 났다. 물론 미안하다는 말을 들어도 화가 나겠지만 말이다. --- p.44 “너 뭐해?” 그 때 하필이면 언니가 들어왔다. 나는 너무 놀라 방바닥에 봉투를 떨어뜨렸다. 그 바람에 봉투에서 돈이 쏟아져 흩어졌다. “뭐하는 거냐고?” 언니가 얼굴을 찌푸렸다. “후, 훔치려고 그런 거 아니야. 저, 정말이야. 그냥 보기만 한 거라고.” 나도 모르게 마구 말을 더듬었다. 언니는 나를 빤히 바라봤다. 분명 나를 의심하는 눈초리였다. 언니 돈을 훔쳐 가려는 도둑으로 말이다. “아니라니까 왜 그래?” --- p.74 “뭐?” 내가 잘못 들은 건 아니겠지? 나는 믿을 수 없어 두 손으로 귀를 박박 문질렀다. “선물 사서 가라고. 나미 생일파티 간다면서?” 언니가 말했다. 나는 언니가 내민 돈을 가만히 바라봤다. (중략) “이정아.” 운동화를 신는데 언니가 불렀다. “나, 아까 감동 받았다. 아파도 볼 거는 다 봤거든. 구급차 안에서 내 손을 잡고 죽지마라고 했잖아. 막 울면서.” “누가 울었다고 그래?” 참 쑥스럽게 그런 말은 왜 하고 난리람. 나는 뜨거워지는 얼굴을 감추려 고개를 숙이고 얼른 현관문을 열었다. 밖으로 나오는데 자꾸 웃음이 나왔다. --- p.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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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없는 세상,
동생 없는 세상 어디 없을까? 예쁨 받을 연구만 하는 언니, 얄미워 죽겠어! 엄마는 도대체 왜 언니를, 동생을 만들어 준 거야? 형제자매는 경쟁자가 아니라 가장 친한 친구예요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났지만 형제자매 마다 외모와 성격, 취향 등 세세한 부분은 모두 다 다르다. 그렇기에 비슷한 또래의 형제자매는 한 집에서 사사건건 싸우기 일쑤다. 간단한 예로, 어린 아이들이 갖고 싶은 것이 겹쳤을 때 ‘양보’를 하거나, 상대방이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아이들에게 형제자매란 내 것을 빼앗기지 않아야 할 상대 또는 한 가지 원하는 것을 놓고 경쟁해야 할 상대로 비춰질 수 있다. 형제자매 중 나이가 많은 아이는 자신도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동생을 위해 양보하고 희생하는 데서 불만을 느낀다. 반대로 동생 또는 막내는 모든 면에서 내가 먼저가 아니라는 점과 언니나 형의 말을 따라야 한다는 사실이 억울하기만 하다. 자기 자신을 먼저 생각하다 보니 이 세상에서 나만 억울한 것 같고 우리 집에 내 편은 아무도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자신처럼 군것질을 좋아하지도 않고 엄마에게 뭘 사달라고 조르지도 않는 언니 때문에 자신만 나쁜 아이가 된 것 같은 억울한 동생이 등장한다. 언니의 모든 모습이 일부러 자신을 골탕 먹이려고 하는 행동이 아닐까 의심도 한다. 부모님께 칭찬을 받는 것은 항상 언니이고, 내가 하는 건 항상 잘못 된 것 같은 분위기에 속상해 한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서로 걱정하고 힘이 되어 주면서 점차 상대방이 의지할 수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우린 완전 반대!’라고 외치는 동생의 말처럼,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처지에서 한번만 더 생각한다면 그 누구보다 든든한 내 편이 생길 수 있다. 언니니까, 동생이니까 이렇게 해야 해! 아이들에게 부모가 원하는 역할을 정해 준 적이 있나요? 목욕탕에서 이모 등을 밀어 준 언니가 칭찬세례를 받자 동생 이정이는 ‘언니는 칭찬 받으려고 저래.’라고 생각한다. 언니에게 쏟아지는 칭찬에 서운해서 요구르트를 다 먹지 않고 버린 것뿐인데 그걸 본 엄마와 이모는 언니와 자신을 비교한다. 부모는 별다른 생각 없이 자녀 중 한 명의 행동을 칭찬하지만, 어린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된다. 더구나 이정이네처럼 둘을 비교하는 순간, 비교당하는 이정이는 우리 집에 내 편은 없고 칭찬 받는 언니만 더 얄미울 뿐이다. 아직은 세상 모든 게 자기 중심으로 보이는 어린 자녀에게 형제자매는 자신의 약점을 부각시키는 얄미운 경쟁자가 된다. 똑같은 애정을 받기를 원하는 아이들에게 부모는 ‘네가 언니니까’ 또는 ‘네가 동생이니까’라는 말로 어른처럼 관계를 유지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런 부모의 태도에서 ‘나만 미워한다’라고 느낄 수 있다. 부모는 아이들을 똑같이 사랑하지만, 다른 자녀와 비교하는 순간 그 사랑은 절반으로 깎여 버리게 되는 것이다. 예쁜 캐릭터와 분홍 원피스를 좋아하는 동생 이정이와 계획적이고 외모에는 관심이 없는 언니 일정이가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뿐임을 알아야 한다. 한 아이에게는 별 것 아닌 일이 다른 아이에게는 중요한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자꾸 형제자매끼리 비교를 한다면 자녀의 자존감이 낮아질 수도 있다. 부모로서 원하는 역할을 아이들에게 강요하기 보다는 아이들에게 같은 사랑을 주고, 아이들끼리 타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이 책은 아이들이 형제자매를 바라보는 관점과, 자녀를 대하는 부모의 자세에 대해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