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 검비골 대모
2. 서울 오는 길 3. 연장 4. 그리움 |
이재무의 다른 상품
|
밤바람에 나풀거리는 미루나무 잎새 가지마다 죄를 널어놓고 울었다. 낮게 웅크린 침묵의 야산 꼬막처럼 엎어져 잠 못 들고 뒤척이는 마을의 불빛 조용히 가서 꺼드리고 싶었다. 돌아갈 길은 모두 끊겼다. 하늘엔 사금파리 날이 되어 가슴을 긁는 수천의 별빛 문득 한세상을 바삐 걷다. 저문 해와 함께 한 생애가 저물어간 정다운 얼굴들이 떠올랐다. 가슴속 망각의 빗장 열고 나오는 그들에게 그러나 나는 아무것도 줄 게 없었다. 밤일 나간 누이는 돌아오지 않았고 별이 별로 보이지 않는 밤이 무서웠다.
--- p.35 |
|
강 복판 속을
산맥처럼 우뚝 서서 달리는 물줄기를 보고 있으면 덩달아 마음이 급해지면서 어디든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뿐이다 그러나 금세 마음은 변덕을 부려 갓 걸음 배우는 아이처럼 서툴게 걷고 있는 여리고 부드러운 물살을 보고 있으면 덩달아 마음이 고구마순처럼 유순해지며 소홀했던 소중한 작은 약속들 수면 가득 떠올라온다 역사 이래 계절의 꽃 피워온 것은 강기슭에 볼 비비며 걷는 작은 물살이었다 --- p.8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