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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창 너머에는 체코 체스키크룸루프의 거리가 있고, 저 창 너머에는 러시아 바이칼 호수로 가는 승합차가 있다. 이 창 너머에는 겨울을 끈질기게 붙드는 비가 내리고, 저 창 너머에는 여름을 향해 손을 흔드는 초록 잎들이 피어있다. 이 창 안에는 싱거운 커피를 마시며 우울한 재즈에 귀 기울이는 내가 있고, 저 창 안에는 맥주를 홀짝이며 나무 바닥이 삐걱이는 소리를 일부러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체코도 러시아도 아니다. 나는 일이 어지럽게 쌓인 작업 탁자 앞에 창을 등진 채 앉아 있다. 이 창을 열어도 비 오는 체스키크룸루프의 거리로 나갈 수 없고, 저 창을 열어도 초여름 바이칼 호수로 향해갈 수 없다. 사실, 이 창도 저 창도 열리지 않는다. 창인 척하는 벽이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