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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에서 우연히 마주친 그들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웃고, 손 흔들어주고, 때로는 수줍어 어쩔 줄 몰라 했다. 골목에서 만나는 짧고 우연한 인연은 긴 여운을 남긴다.
- 허진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있으면 어르신들이 물어봅니다 뭘 찍냐고. “벽을 찍고 있어요. 이쁘잖아요.” “그게 이뿌요?” - 김선우 사막에 가보지 못하고 사막 그림을 그린 후, 사막에 가고 싶은 열망이 피어났습니다. - 해정 여행은 홀연히 새어 들어간 골목에서 시작된다. - 장인주 골목은 켜켜이 쌓인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공간이며 고요하면서도 시끌벅적하고 편안하면서도 불안정한 장소입니다. - 채정은 혼자서 골목길을 걷다 보면 평소엔 보이지 않던 사소한 것들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2020년 어느 여유로운 오후에 발견한 행복. - 한다빈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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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도시를 산책하던 어느날, 골목이 얽혀있던 자리에 새로 들어선 거대한 오피스텔 지구를 마주했습니다. 그 장면을 마주하니 철저하게 계획되고 구획되어 재편되고 있는 도시 공간의 변화 속에서 골목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정의가 새롭게 바뀌게 되는 날이 찾아오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골목은 더 이상 동네 안을 이리저리 통하는 좁은 길을 의미하지 않고 거대한 스케일의 건물과 건물 사이의 통로를 뜻하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골목의 이미지를 가진 좁은 길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듯하지만 의외로 건물과 건물 사이 간격은 점점 좁아지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같은 좁은 틈이라고 하더라도 한쪽엔 낭만이, 다른 한쪽엔 왠지 모를 답답한 마음이 드는 건 비단 과거에 대한 향수뿐만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기획전에 참여한 사진을 살펴보며 여러분이 생각하는 골목은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앞으로 변해갈 골목의 의미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2024. 3. 장인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