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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딸은 언젠가는 떠나보낼 자식 딸은 주고 싶은 도둑 이름이 예뻐야 여자지 생일에 먹었던 팥칼국수 너 땜시 이러고 산다 엄마 때문에 못 살아 처음이 중요허당게 이런 애가 크믄 이뻐 아이고, 우리 사우 이뻐라 엄마의 약속 신부님은 무자식 그 놈의 개 때문에 아버지의 제사상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에게 모지래기 엄마의 이모 생각 주민 여러분 63빌딩에 가면요 딸바라기꽃 에미의 마음 엄마의 끼 엄마의 자랑스러운 딸 엄마랑 나는 지금 냉전중 엄마와 딸의 나쁜 버릇 발음이 문제랑게 아빠, 아버지 |
고혜정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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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에 도착하자 엄마는 나를 한쪽 구석의 의자로 끌었다. 그리고 주위의 눈치를 살핀 후 가장에서 뭔가를 꺼내는 것이었다. 칭칭 보자기로 동여맨 뭉치. 엄마는 주위 눈치를 살피며 그것을 풀기 시작했다. 풀고 또 풀고, 풀고 또 풀고. 나는 의아하게 보고만 서 있다가 물었다.
"엄마, 뭐여?" "벨 거 아녀." 별 거 아니라며, 소중히 그리고 여러 겹으로 싼 것을 열심히 푸는 엄마. 몇 겹으로 산 보자기를 풀어내자 구겨진 손수건이 나왔고, 그 다음에 라면봉지가 나왔다. 그리고 엄마가 그 라면봉지의 입구를 조심스럽게 열었을 떈... 그 안에는 ...그 안에는 동전이 꽉 들어차 있었다 오 원짜리에서 부터 십 원, 오십 원 드문드문 백 원짜리까지. "야야, 이놈 서울 갖고 가서 써라. 서울은 발만 띄믄 돈이 든다는디, 늬 아부지가 주는 삥아리 눈물만헌 돈으로 뭣을 허겄냐? 이놈 갖고 가서 서울 친구들이랑 놀러도 가고 맛있는 것도 사 먹고 써라." --- p.16~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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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무리 억지소리를 해도 아무 소리 않고 가만히 운전만 하던 남편이 갑자기 갓길에 차를 세우더니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껴 울었다.
나는 어머니가 나를 그렇게 사랑하시는 줄 몰랐다고, 딸 고생시킨다고 미워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어머니가 그 돈을 주시기에 처음엔 사양했지만 나중에는 고마워서 받았다고, 진심으로 아들한테 하듯이 딸 몰래, 딸 눈치보며 돈 타 쓰는 자신을 안쓰러워 하며 주시는 마음이 너무 고마워서 받았다고. 그러면서 덩치는 곰같이 큰 사람이 애처럼 흐느꼈다. 그렇게 서울집에 도착해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에 대한 안쓰러움과 고마움을 또 예쁘게 표현 못하고 또 딸 특유의 짜증으로 왜 그런 짓을 했냐고 소리를 지르니 엄마가 웃으며 그러신다. "야야, 그 변리산가 뭔가가 되기만 험사 좋은 거이람서? 어쨌거나 그것도 '사'자 신랑인디 니가 첨부터 '사'자 신랑헌티 시집을 갈라고 했으믄 열쇠 세 개다 뭐다 집안 거덜 날 뻔했어야. 송 서방이 결혼허고 나서 '사'자 신랑이 될 모양인게 우리는 열쇠 세 개 굳은 것이여, 근게 송 서방한티 우리 잘허자" 하신다. 우리 엄마는 정말 대단하다. 우리를 울리고 웃기는 재주가 보통이 아니시다. 거기다 단돈 7만원으로 사위를 아들로 만들어 버리시는 대단한 재주도 가지셨다. --- p.112~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