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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달무리 진 밤
2. 다리 밑에 떨어지 아기별 3. 슬픈 이별 4. 달빛 속에 더듬는 추억 5. 사낭당에서 한 짬 쉬고 6. 꽃 물에 미역 감으며 7. 민속촌에 간 꼬와 꾸 8. 하늘을 나는 짐승 9. 느티나무 나이테 일기장에는 10. 산 위의 망부석 11. 동해를 지키는 대왕 12. 돌하르방과 싸움을 13. 탈ㆍ탈ㆍ탈, 춤ㆍ춤ㆍ춤 14. 꾸의 짓궂은 장난 15. 되살아난 장승과 도목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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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집이 자꾸 멀어졌다. 지하여장군도, 동구숲도 점점 멀어졌다. 자꾸 뒤돌아보는 도목이 영혼의 눈에는 이제 고향 풍경이 꼭 눈 퍼붓는 날 풍경처럼 흐릿흐릿해지더니 보이다 말다 했다. 산모퉁이를 도니 코를 골며 곤하게 자는 산들이 큰 짐승처럼 아무렇게나 웅크리고 있는 모습만 눈에 찼다.
"이제는 앞만 보고 가자. 우리는 영혼이라 사람들 눈에 안 보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사람들 눈에 보이는 예전 몸뚱이 그대로 변신을 할 수 있단다." "예, 천하장군님!" 도목이 영혼은 천하대장군 말에 고분고분했다. 아무래도 나이 어린 자기보다 몇십 년을 더 산 천하대장군의 판단이 현명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두 영혼은 길을 따라 부리나케 걸었다. 졸졸졸 개울물 징검다리도 건너고, 울퉁불퉁 산고개도 넘었다. 구불구불 산굽이를 벌써 몇 개나 돌았는지 모른다. 서둘러 그런지 등줄기로 땀이 흥건하게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천하대장군님,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거예요?" "어디로 가느냐구? 글쎄, 나도 잘 모르겠구나. 그냥 바람 다라 구름 따라 길 이어진 대로 가 보자꾸나." 천하대장군 영혼이 맥빠진 목소리로 대답하고는 삭은 이를 드러내 보이며 씨익 웃었다. --- pp.42-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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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은 새마을 운동이 시작된 후 대부분 사라져 지금은 구시대적 유물로, 민속촌이나 시골도 아주 시골에서밖에 접할 순 없지만, 예부터 우리 나라의 마을 입구에 버티고 서서 그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해 왔습니다. 퉁망울 같은 눈, 주먹 같은 코, 귀밑까지 짖어진 입으로 희희거리며 사람을 내려다 보던 장승을 보며 겁을 먹었던 어린 시절은 아직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우리 것이 소중하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란 말이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 유행어가 지나간 지금도 우리의 겨레의 얼과 혼은 우리 곁에서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우리의 옛 것, 즉 전통이 없으면 지금의 우리도 없습니다. 작가는 늙어가는 자신의 얼굴을 보며 문득 그 모습이 어릴 때 보던 동네 어귀의 장승을 닮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는 그들이 이 땅을 지키는 한 식구였다는 사실도 깨닫게 됩니다. 그런데 지킴이로 한 곳에 버티고 있어야 할 장승이 어떤 사연으로 떠돌이가 되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