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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짓기 벌
2. 창작 금지 3. 갈매기들 4. 생일 파티 5. 풍차, 나만의 은닉처 6. 천리안을 지닌 남자 7. 중단 8. 빨간 외투를 입은 남자 9. 클라스의 귀가 10. 제한된 시간 |
Siegfried Le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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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기다리고 있는 풍차 쪽을 나는 건너다보았다. 주머니속의 빵들은 점점 무게를 더해 가며 그것들의 존재를 알려주고 있었다. 나는 창틀 위에 놓아둔 푸른 깃발을 들고 아버지의 면전에 잠시 흔들어보았다. 일어나는 바람에, 그리고 계속되는 깃발 신호에 아버지는 머리를 들었다. 그리고 아버지가 나를 자신의 생각 속에 끌어넣고 있다는 사실을 곧 알게 되었다. 아버지는 짤막한 파이프 담배에 불을 붙였다. 오른쪽 눈에 난 다래끼를 어루만지며,작은 파열음과 함께 입술 사이로 담배 연기를 풀썩 내뿜었다. 그러곤 다시 그 의미심장한 정관의 자세, 나는 이렇듯 위압적으로 앉아 있는 그의 모습이 싫다. 저의가 깔려있는 이 침묵이 두렵고, 그 엄숙한 무언의 상태를 증오한다. 먼 곳을 바라봄으로써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제스처, 내면으로 귀를 기울이며 더 이상 말하지 않는 우리네의 습벽이 나는 진정으로 두렵다.
루크뷜의 파출소장은 담배 연기의 막을 통해 환각에라도 걸린 듯, 끊임없이 벽을 응시하고 있었다. 만일 거기에 얼룩점이 하나 생겨난다 해도, 또는 벽돌 한 장이 빠져나온다 해도, 나는 역시 놀라지 않았으리라. --- p.141 '알고 있네'하고 화가는 말을 이었다. '이 미치광이들은 이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모양이다. 창작 금지라니! 저들은 아마 방해를 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겠지. 해보라지. 그러나 이 한 가지, 그림그리는 것을 막진 못할걸. 이건 이미 다른 사람들이 써먹었던 방법이야, 벌써 오래 전에. 하지만 저들은 이걸 알아야 될 거야. 원치 않는 그림에 대해 금지시킬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국외로 추방을 한다거나, 또는 눈을 후벼 파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손이 잘리면 그들은 입으로 그렸으니까. 이 바보들은 또 눈에 보이지 않는 그림이 있다는걸 모르고 있단 말이야.'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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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리히 뵐, 귄터 그라스와 함께 전후 독일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의무와 복종에 대한 맹목성이 한 인간과 사회를 파멸로 이끄는 과정을 그린 소설 억압적인 사회와 무비판적인 맹종에 대한 생생한 경고 “그들은 벌로 내게 글짓기를 시켰다.” 히틀러 집권 말기, 화가 난젠은 예술 세계가 퇴폐적이라는 이유로 창작을 금지당한다. 난젠 은 경멸스럽게 보이는 것을 ‘불멸의 것’으로 만듦으로써 위대한 예술이 품고 있는, 속된 세상 에 대한 복수심을 보여 주려 한다. 한편 의무를 수행한다는 일념으로 참을성 있게 화가를 감 시하는 파출소장 옌스는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사람은 비록 시대가 바뀌더라도 아무 걱정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의무에 대한 옌스의 맹목성은 점차 화가와의 대결 의식으로 변 질된다. 『독일어 시간』은 독일 표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에밀 놀데를 모델로 하여 권력과 예술의 갈 등을 통해 표현의 자유와 예술 작품의 사회적 통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간의 무비판적인 맹목성이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가를 보여 주는 자화상이자 ‘편협성의 오만’에 대한 충고 이기도 하다. 독일에서만 100만 부가 넘게 판매되면서 전후 독일 문학의 부흥을 이끌었으며, 가장 독일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소재로 세계 무대에서도 주목받았다. 의무감과 복종심, 개인 의 자유가 상충하면서 한 인간을 점진적인 파멸로 이끄는 과정을 통해 전체주의를 강하게 비판한 전후 독일 문학의 대표작이다. ▶ 신랄할 정도로 재치 있고 절망적이며 열정적인 이 소설은 당대 독일에서 나온, 가장 시사 하는 바가 큰 작품 중 하나다. ─ 《라이브러리 저널》 ▶ 독보적이고 진지하며 중요한 소설. ─ 《더 네이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