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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몽영』과 『유몽속영』은 각각 219개와 86개의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어 분량은 많지 않지만, 거기에 담긴 내용과 풍격은 참으로 정채로운 정금미옥精金美玉과도 같아서 구절구절이 읽는 이의 폐부를 찌르고 마음을 파고드는 감염력을 지니고 있다. 그 주된 내용은 생활 속에서 발견하는 삶의 정취를 음미하고 창조하는 기쁨을 노래한 것과, 일상 체험 속에서 만나는 삶의 철리를 기록한 것이 대종을 이룬다. 이 밖에 독서와 작문의 방법과 자질구레한 일상의 취미에 이르기까지 매우 폭넓은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오랫동안 묻혀 있다가 근대에 와서야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1930년대 『유몽영』을 처음 간행하여 소개했던 장의평章衣萍은 "재자才子의 책이면서 또한 위대한 사상가의 책"이라고 평한 바 있고, 주작인周作人은 "이처럼 오래 되었는데도 이같이 새롭다"고 그 참신한 생각과 깊은 여운에 감탄하였다. 이 책에 가장 열광한 사람은 임어당林語堂으로, 이 책을 대중적으로 소개하는 한편 영역본을 간행하기도 하였다. 『생활의 예술』에서 그는 "이런 종류의 격언집은 중국에 매우 많다. 그렇지만 한 권으로 장조가 쓴 이 책과 견줄 만한 것은 결코 없다"고 단언하였다. 이래 중국에서 이 책은 수십 종이 간행되었을 만큼 독서대중의 애호를 받아 『채근담』 이상의 인기를 누려 왔다. 책을 열면 도처에 산수운우山水雲雨와 풍화설월風花雪月, 조수충어鳥獸蟲魚와 향초미인香草美人의 이야기가 나오고, 금기서화琴棋書畵와 원림건축園林建築에 관한 이야기며, 독서교유讀書交遊와 음주상완飮酒賞玩의 내용들이 줄줄이 나온다. 특히나 재자가인才子佳人과 관련된 이야기가 계속 보이는데, 장조 그 자신은 스스로를 재자才子로 자부했던 듯하고, 미인에 관한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도 그의 내면 취향을 살펴볼 수 있게 하는 특징의 하나로 지적할 수 있다. 평범하게 지나치기 쉬운 일상 사물 속에서 인생의 의미를 포착해내는 그의 시선은 재치로우면서도 촌철살인의 날카로움이 있다. 도처에 기취機趣가 넘쳐 흐르는 그의 글은 읽는 이에게 어느새 자신의 삶과 주변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 사상은 유가의 것도 있지만, 불교와 관련된 내용도 뜻밖으로 적지가 않다. 도처에 보이는 불교 용어도 그렇고, 비유나 인용을 보면 그의 불교에 대한 이해가 매우 깊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다만 불교를 특별히 신앙한 것 같지는 않고, 유불도 3교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분방한 사고의 궤적을 보여준다. 『유몽영』이 워낙에 지식 대중으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게 되자, 청나라 후기의 문인 주석수朱錫綏는 이 책을 이어 『유몽속영幽夢續影』 86칙을 펴내 그 여운을 이었다. 장조張潮의 『유몽영』을 모방해서 지은 것으로, 『총서집성초편叢書集成初編』에 실려 있다. 정보는 홍수처럼 넘쳐나고, 삶의 속도는 주체할 수 없을 만큼 가파르게 빨라져서, 어떤 새것도 나오는 즉시 낡은 것이 되고 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새것도 전혀 새롭지가 않다 보니, 낡은 것은 쳐다보기도 싫어한다. 입만 열면 정보의 바다를 말하고 인터넷의 시대를 이야기하지만 들여다보면 알맹이가 없다. 공허한 울림뿐이다. 삶을 직관으로 투시하는 지혜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얄팍한 상술로 위장된 값싼 정보만이 횡행하고 있다. 『유몽영』과 『유몽속영』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지금의 삶의 속도로 보면 참으로 잠꼬대 같은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오래된 책에서 난마와도 같이 얽힌 이 숨가쁜 시대를 살아가는 처방을 찾게 되는 것은 우리 시대의 한 아이러니다. 우리는 좀더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영혼의 메마른 밭에 맑고 시원한 물줄기를 대어줄 책무가 있다.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될 수 없다면 어떤 정보도 그저 정보일 뿐 내 삶에 개입할 수가 없는 까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