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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서 노니는 산수
조선시대 산수유기 걸작선
이종묵 편역
태학사 200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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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학산문선

책소개

목차

1. 산중의 즐거움
풍악이 있는 삼각산 단풍놀이
인왕산에서 본 서울 도성
달밤의 도봉산 영국동 계곡
운악산에서의 꿩사냥
달밤에 찾은 운주사
폭설 속에 찾은 천방사
문석이 아름다운 수정사

2. 산사에서의 단상
예순 일곱에 오른 관악산 연주대
도봉산 회룡사 폭포에 담긴 뜻
미지산 윤필암에서 기른 높은 안목
유년 시절의 수종사를 다시 찾은 즐거움
책 읽는 데 좋은 치악산 대승암
사람으로 인하여 이름난 법천사
퇴계의 덕을 닮은 청량산

3. 강물에 배를 띄우고
월파정의 달 구경
소동파를 넘어선 위항인의 서호 뱃놀이
노량강에서의 눈썰매
달밤에 배를 타고 노닌 우협
낙동강에서 밤배를 타고서

4. 개울가에 집을 짓고
위항인의 시회가 열리던 인왕산의 일섭원
이계 개울가에 지은 집
사계절 경치를 모아놓은 수락산 취승대
창옥병에 서린 맑은 절조
은둔의 땅 청계산 아래의 둔촌

저자 소개 1

편역이종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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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로 있다가 2003년 자리를 옮겨 관악산 아래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있는데 정년이 코앞이다. 선비의 운치 있는 삶을 사랑하여 옛글을 읽고 스스로 즐거워 가끔 글을 쓴다. 2006년 학술사와 문화사에서 큰 족적을 남긴 문인의 집과 그들이 노닐던 명승을 정리하여 『조선의 문화공간』 전 4권을 간행하였고, 다시 10년의 공력을 들여 서울을 관통하는 한강 유역 문인의 별서를 정리한 『조선시대 경강의 별서』를 2016년 전 3권으로 출간하였다. 다시 10년이 지난 후 큰 강의 물길을 따라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로 있다가 2003년 자리를 옮겨 관악산 아래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있는데 정년이 코앞이다. 선비의 운치 있는 삶을 사랑하여 옛글을 읽고 스스로 즐거워 가끔 글을 쓴다.
2006년 학술사와 문화사에서 큰 족적을 남긴 문인의 집과 그들이 노닐던 명승을 정리하여 『조선의 문화공간』 전 4권을 간행하였고, 다시 10년의 공력을 들여 서울을 관통하는 한강 유역 문인의 별서를 정리한 『조선시대 경강의 별서』를 2016년 전 3권으로 출간하였다. 다시 10년이 지난 후 큰 강의 물길을 따라 그 아름다웠던 풍광과 그곳에 깃든 문인의 삶을 추적하여 『조선의 강』을 여섯 권으로 묶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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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36쪽 | 233g | 128*188*20mm
ISBN13
9788976267818

책 속으로

강물에서 한가롭게 동으로 동작나루를 바라보고 서로 파릉입구를 바라보았다. 안개와 파도가 가물거려 푸른빛이 드넓었다. 월파정에 이르니 해가 졌다. 함께 난간에 기대었다. 술을 내어오게 하고는 달이 뜨기를 기다렸다. 조금 후 물안개가 자욱하더니 여린 물결이 점차 밝아졌다. 이군이 말하였다.

"달이 이제 오르네."

마침내 다시 배에 올라 달이 뜨기를 기다렸다. 그저 말 길 금색 빛줄기가 수면을 쏠 뿐이었다. 눈 깜짝한 사이에 천태만상의광경이 일렁거리고 흔들거렸다. 움직일 때는 구슬이 땅에 쏟아지는 듯 달빛이 부서지고, 가만히 있을 때는 유리가 빛을 뿌리는 듯 잔잔하였다. 달빛을 잡는 물장난을 치며 매우 즐겁게 놀았다. 시를 짓자고 말하는 이가 있었다. 내가 말하였다.

"오늘의 일은 글에서 도망하고자 한 것이다. 다시 눈썹을 찌푸리고 수염을 꼬면서, 이리 고치고 저리 고치는 어려움을 다투느라, 부질없이 이 월파정을 저버릴 수 있겠는가? 자네들이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이 정자에 이름을 쓸 것이 없다."

---pp. 115~117

출판사 리뷰

지금 사람들은 옛사람이 남긴 '와유'의 자료를 통하여 지금은 훼손되어 황량하고 인파로 붐벼 번잡한 산과 강을 찾아보되, 그래도 남아 있는 운치 있고 한적한 곳에서 이 책을 펴고 옛 모습을 아스라이 떠올리고 마음으로 노니는 것 또한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새롭게 단청이 이루어진 절 한 구석 바위 위에서, 밤이 되어 사람들이 돌아가고 달이 풍월 주인을 기다릴 무렵 이 책 속에 그려진 옛 흥취를 누워서 그려본다든지, 지금은 오염되어 거울같이 맑지 않은 강에서도, 옛사람의 글을 포개어 옛사람의 맑은 마음을 바라본다거나, 지금은 벌건 속살을 드러내고 회색 생채기로 덮인 산이지만, 옛사람의 글을 읽고 그 앞에서 눈을 감고 누워 옛사람의 높은 기상을 떠올리는 것은 할 일 없는 사람들이 벌이는 쓰잘 데 없는 일일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오늘날도 퇴계(退溪) 이황(李滉)이 청량산(淸凉山)을 오르내리며, "오르막길의 어려움은 선을 행하기가 어려운 것과 같고 내리막길의 쉬움은 나태와 안일에 빠지기 쉬움과 같다"고 생각한 것처럼, 남명 조식이 지리산을 오르내리면서 "한 번 흘러간 물이 돌아오지 않는 것을 보고 인생의 무상함을 생각하고, 굼실굼실 끝없이 흘러가는 강물을 보고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생각하라. 이것이 산과 물을 찾는 뜻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다만 이들은 말없는 다수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산과 물을 찾는 또 다른 뜻은 속세와 떨어진 산 속이나 물가에서 세사를 잊고 마음에 맞는 벗들과 한때의 풍류를 즐기는 데 있다. 풍류의 중심은 술을 마시고 시를 짓는 데 있다. 흥이 더욱 높아지면 산중의 풍류는 춤과 노래로 이어진다. 관광을 떠나는 이들이 찻간이든 산 속이든 강가든, 음주가무는 동이족의 오랜 전통이었다. 옛 사람들이 멀고 가까운 산행에 기생과 악공을 불러서 데리고 간 것은 산중의 풍류를 위한 것이었다. 남명 같은 근엄한 학자도 지리산을 등반하면서 기생을 시켜 노래를 부르게 하고 그에 맞추어 자신도 일어나 춤을 추었을 정도다.여기에 수록된 산수유기 걸작선에는 서사기법이나 표현에서도 우리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부분들이 많다. 그 중에서 채제공의 「도봉산 화룡사 폭포에 담긴 뜻」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를 묘사한 부분을 보자

"물이 부득불 출구를 다투다 보니 다발로 묶인 듯 흐르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물이 뛰어올라 흩어지는 것도 있고, 세워진 채 뛰는 것도 있으며, 넘어져 옆으로 떨어지는 것도 있고, 빠르게 곧바로 쏟아지는 것도 있다. 어떤 것은 빙빙 돌기도 하고, 어떤 것은 수천 말의 용기에 담겨 있는 구슬과 같고, 소리가 요란한 것은 만 개의 우레가 치는 듯하다."

옛사람들은 노는 데도 일가견이 있어, 오늘 우리가 노는 것보다도 한층 운치가 있게 놀았다. 이렇게 노는 데는 오늘날과 같이 노소의 구별이 없었던 것을 이경전의 「폭설 속에 찾은 천방사」라는 글에서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이경전과 그 아들 부와 모, 일곱 살짜리 손자와 5살짜리 손자가 험한 천방사를 찾는 이야기는 요즘말로 등산 매니아의 이야기가 아닌가! 그런가 하면 [노량강에서의 눈썰매]라는 글에서 썰매를 타는 광경은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아름답다.

이러한 내용들이 3부로 나누어 수록되었는데, '제1부 산중의 즐거움'에서는 등산에 관한 글 7편이, '제2부 산사에서의 단상'에서는 사찰 탐방기 7편을, '제3부 강물에 배를 띄우고'에서는 뱃놀이에 관련한 글 5편을을, '제4부 개울가에 집을 짓고'에서는 누정에 관한 글 5편을 모아 실었다. 뒤에는 한문 원문으로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하여 원문을 수록하였다. 필자는 이정구, 이산해, 채제공, 정약용, 허균, 박세당 등 17명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옛사람들이 얼마나 산과 물을 사랑하였으며, 이를 즐기고 아꼈는가를 알 수 있으며, 환경보존운동이 이 시점에서 얼마나 절실한 것인지도 깨달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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