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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 고대 페르시아의 정치 전통을 토대로 쓰인 이슬람 정치철학의 고전 11
옮긴이의 말 21 프롤로그 27 제1부 33 제2부 229 간기(刊記) [아랍어] 397 니잠 알 물크 연보 399 찾아보기 403 |
Nizam al-Mu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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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적 가치와 도덕적 권위 위에 통치자의 권력 기능을 위치 지우다
이 책은 1086년에서 1091년 사이에 집필한 정치철학서이자 실무적 행정 지침서로서 종교, 정치, 군사, 행정 등 국가 운영의 전반을 포괄하는 총 5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 니잠 알 물크는 서문에서 이 책이 말리크 샤의 명령에 따라 집필되었음을 밝히면서 제국 통치의 안정화와 중앙 집권 강화를 위한 실천적 목적을 강조했다. 집필 당시 이슬람 세계는 아바스 제국의 칼리프가 명목상 최고 권위자였으나 실제 권력은 각 지역을 지배하는 군벌이나 왕조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 가운데 셀주크 왕조는 이슬람 세계의 중심 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었는데, 말리크 샤는 제국의 중앙 집권화와 군주 중심 통치 체제의 강화를 위해 니잠 알 물크에게 이상적인 군주의 자질과 구체적인 통치 기법에 대한 포괄적인 조언서를 집필하도록 했다. 이에 니잠 알 물크는 자신의 정치와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이슬람의 통치 철학과 고대 이란의 정치 전통을 종합적으로 통합한 『정치의 서』를 완성했다. 이 책은 단순한 실무 지침서를 넘어 이상적 군주상(像)에 대한 철학적 성찰과 실용적 조언을 결합한 정치철학서이자 고전적 군주의 거울 문학(Mirror of Princes) 전통에 속하는 윤리적·정치적 교범으로, 셀주크 제국 통치의 정당성과 행정 체계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정치 이론서로 평가된다. 특히 사산 제국의 통치 전통을 재해석해 이슬람 통치 원리와 결합함으로써 셀주크 제국 내에서 이란과 이슬람 문명의 통합 질서를 구축하려는 정치적 비전을 담아냈다. 신정정치의 뿌리, 고대 페르시아의 전통을 이어받다 최근의 미국과 이란 전쟁 사태에서 언론들은 자주 이란의 신정정치 체제에 대해 언급했다.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21세기 현재의 ‘이란’이라는 국가의 정체성 형성에 중요한 기제임을 인식했기 때문에 그러한 분석이 뉴스화된 것이다. 사실, 이러한 신정정치 체제의 근원은 고대 이란 사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외형적으로는 절대 군주제에 가까웠지만, 그 본질에 있어 고대 이란의 왕권 사상은 신성성(神性性)과 정의(正義)에 기반한 이상적 군주 개념에 더욱 부합했다. 따라서 이 사상은 군주를 단순한 권력 행사자가 아니라 도덕적 정당성과 우주적 질서를 수호하는 존재로 간주하는 관념에 뿌리를 두고 있다. 고대 이란의 신화와 종교 전통에서 왕은 단순한 지배자가 아니라 정의와 질서를 유지하고 종교를 수호하는 신성한 존재로 규정되었던 것이다. 니잠 알 물크는 이러한 고대 이란의 이상적 군주 개념을 계승해 도덕적 정당성과 신성성에 기반한 왕권 모델로 이슬람 통치 이념으로 통합했다. 그는 이를 수니파 이슬람의 원리와 결합해 통치자가 신의 대리인으로서 정의와 질서를 실현해야 하며, 신에 대한 책임과 더불어 백성들에 대한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정의로운 통치와 종교적 의무의 이행은 군주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핵심 덕목으로 간주되었다. 여기에 더해 그는 사산 제국에서 유래한 페르시아적 정치 전통, 즉 중앙 집권적 관료제의 전통을 계승해 셀주크 제국의 행정 체계에 접목하고자 했다. 이에 그는 조세 징수, 토지 관리, 정보 수집 등 고대 이란의 행정 체계를 모델로 삼아 셀주크 제국의 관료제를 정비했다. 아울러 반란 진압 시에는 종교적 정당성을 명분 삼아 강경한 탄압을 정당화했는데, 이 책의 본문에 이러한 사례가 아주 생생하고 자세히 그려져 있기도 하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한 경험의 기록을 넘어 이슬람의 통치 전통과 페르시아 제국의 유산이 융합된 고전적인 정치 이론서로 평가되어, 이후 수 세기에 걸쳐 이슬람 세계의 정치사상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