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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높은음자리표 이 세상 꽃들에게 백일홍 가시꽃을 위하여 자서전 아직 밟지 않은 날들 해 묵은 침묵 멍 소라게의 꿈 흔들려도 괜찮아 한때는 그랬었지 이석증 유감 굳은살 사노라면 8월의 철쭉 한 번쯤은 안단테 안단테 어느 시인의 꿈 붉은 담쟁이 Ⅱ 모래에게 묻다 단풍 들고 싶은 밤 점도는 짜장면을 좋아했을까? 공범 로베르토 까발리 중심 거꾸로 보는 세상 공감 취향 존중 유리창의 이중생활 꿈에 그 남자의 사랑 지독한 짝사랑 피노키오 사랑 하늘이 풍덩 해독 가능한 암호 엑스레이 판독 유혹 덕분에 Ⅲ 고백 풋것들의 요새 자존심 느린 자전거 시선들 부부 내 이름은 엄마 대화 과부하 닮았다 발자국의 비상 그냥 알리바이 테세우스의 망각 피카소의 여인 집으로 가는 길 헤벌쭉 바람난 하늘 또 당했다 가족사진 아임 파인 땡큐 노인과 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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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참 고운 자태를 지녔구나
그 가냘픈 목에 커다란 나비 날개를 이고 보이지 않는 발끝에 오롯이 박힌 너의 자존심 힘들 땐 꽃잎도 떨구고 맘껏 흔들려도 괜찮아 ㅡ 「흔들려도 괜찮아」 전문 달도 숨은 밤 연인들에게 듬직한 등을 내어주고 가로등도 부끄러워 단풍 들고 싶었나 보다 - 「단풍 들고 싶은 밤」 전문 앉은 자리 편편하게 시간이 갔다 돋보기 너머 활자가 흐릿해질 무렵 더욱 또렷해지는 기억상실 풀 먹인 낱말들이 눅눅하다 ㅡ 「과부하」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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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유쾌한 흔들림 이 책은 깊은 사유보다 찰나의 감각, 엉뚱한 상상과 순발력으로 가볍게 썼다. 정교하게 다듬은 시어가 아니기에 이 책을 너무 진지하거나, 깊이 들여다보지 않았으면 한다. 사진을 오래 두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 그날의 ‘나’를 함께 기록하며, 유쾌하고 가볍게 흔들려도 괜찮다는 마음의 선물이 되었다. 이 책을 펼치는 동안 그 누구라도 한 장의 사진 앞에 잠시 멈추어, 몇 줄의 글과 본인의 생각을 살며시 올려 보기 바란다. 소박하게 차려 놓은 사진과 지면의 여백이 삶의 해상도를 높이고, 피로감을 해소할 수 있다면 좋겠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서평│ 하현숙 시인의 눈은 늘 평범한 곳을 향한다. 평범하지만 농익은 이야기를 지닌 풍경은 어디에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가 머무는 자리에 디카시라는 이름의 예쁜 꽃이 피어나기도 한다. 시인은 오랫동안 말은 다루는 일을 해왔다. 말의 재미와 맛을 이미 알고 있는 시인이다. 일상에서 낚은 이미지를 기발한 상상력의 언어와 결합하는데 능란하다. 그는 우리에게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여주기도 하고 낯선 풍경을 친숙하게 이어주기도 하며 우리를 새로운 시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