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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가을 군자역에서│나목의 노래│도라지꽃│연평도에서│소연평도│거리에서│겨울 민들레│몬테카를로 가는 길│망초꽃│니스에서│깐느의 바다│코스모스│유월│가을 소묘│오이도 할미꽃│인도네시아│흔적│4월 수리산 아래에서│매봉재 과수원 길을 따라│5월에 쓰는 편지│사월│처용암에서│울기등대│초복 정육점 집에서 오후│돌부처님│만추│겨울 길 │겨울나무│찔레꽃│유년의 기억 1│유년의 기억 2│유년의 기억 3│신철리를 지나며 │겨울 삽화│오래 된 집│할미꽃│풍경│오끼섬 그곳 76년│옛길 2부 빗속에서│석양│해방교에서│꿍징 가는 길│가을 편지│야간 기항지│부계하 묘지│성도에서 그리고 매화│야오데이│그해 겨울 어느 날│9월은 가고│가을 노산│한중│형주성 │11월 상념│12월과 1월 사이│욜로탄 명사│하이퐁에서│봄 꽃│겨울 사색│여름 무산담 │겨울 무산담│여수│탄화목│해수와 담수│입동│먼 기억│회억│여름밤 별들을 보며 │구만포구│칠월 저녁│발신인│모래 위를 흐르는 바람│가을 날 카르쉬에서│아카시아꽃 │능소화│사막의 개미│겨울밤│가을 손님│부하라 가는 길│씀바귀 꽃│겨울장미 四川 Huvis 社歌 추천사 영혼의 쉼터를 찾아가는 그리움의 미학_이광녕 해설 『나목의 노래』로 본 권영기의 시세계_박현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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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작태도에는 억지나 무리가 없다. 물 흐르듯 순하고 간결하게 간다. 끌고 가거나 끌려가는 게 아닌 순연 그 자체로 부드럽게 숨을 돌리게 만든다. 시인은 그의 삶에 역마살이 들어 있다 할 정도로 해외살이를 많이 했다. 지금도 그는 타국 생활을 하면서 시집 초고를 보내왔다. 오랜 세월 이국살이를 하다보면 그 나름 고유함을 가지게 된다. 향수병을 앓기도 하고 회고조 그리움에 빠지기도 하는 남다른 심정을 갖게 된다. 어쩌면 권영기 시인의 찰진 서정성은 그런 연유가 오래 내장되어 있다가 서정성 짙게 발효된다고 생각하게 한다.
세계를 두루 돌아다니며 체득한 경험과 체험적 현상들에 대하여 시화된 작품들이 많다. --- 「『나목의 노래』로 본 권영기의 시세계」 박현태 해설 중에서 이번에 출간되는 시집 『나목의 노래』에는 권 시인의 성실성과 노력, 그리고 인간미가 차곡차곡 쟁여져 있는 주옥같은 시편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엄청난 고난과 어둠의 터널을 거쳐 온 작가의 인생 체험과 남다른 외지 체험 그리고 거기서 우러나온 그의 견문과 내면적 그리움의 맑은 시혼은 많은 시인들의 사표가 되고 있으니, 이 한 권의 시집이 영혼의 쉼터를 찾지 못하고 헤매는 많은 독자들에게 하나의 등불이 되리라 믿는다. --- 「영혼의 쉼터를 찾아가는 그리움의 미학」 이광녕 (추천사) 중에서 저수지 제방길 따라 풀잎 내음 무성한 언덕 어스름 둑길을 걸어가면 허공 가득 풀 향기로 채워지던 들판 그런 들길이 좋아 저녁 냇가에 엉겅퀴꽃 졸고 논둑 길 따라 바람 속을 걸으면 옛 모습으로 손 흔드는 풀잎의 노래 그리운 이의 이름을 바람에 날리며 푸르른 유월을 꿈꾸던 날들 그런 유월의 기억이 난 좋아 허공에 날아가는 옛사람의 소리 가버린 그 꿈에 네가 나에게 내가 너에게 바람으로 남아 언제나 그리운 모습이 되어버린 그런 약속이 난 좋아. --- 「유월」 중에서 나를 잊으라는 말 수리산에 묻고 6월이 오는 길을 걸어갑니다 이별은 삶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가슴 한구석을 비워두며 살아가야 하는 길임을 알고 있기에 뒤돌아보는 옛집 그도 나를 모르고 나도 그를 모른 채 모두 떠나버린 폐허된 집터 우거진 망초꽃 더미 부서진 기와조각 사이로 얼굴 삐죽이 내민 국어책 겉장 그 사이로 기억을 셈하며 피어나는 하얀 꽃 잊으라는 꽃 이 세상 남은 한 자락 빈 구석을 채우리라 따스한 사랑으로 남으리라 흔들리는 마음으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그리운 얼굴로 출렁이는 영혼 먼 훗날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손잡고 눈물 닦아 주리라 끝없이 바람에 한들거리는 안양천 하얀 망초꽃. --- 「망초꽃」중에서 측백나무 느릿느릿 졸고 있는 농업협동조합 뒷길 소주밀식- 건답직파- 벤또 소리 달그락거리며 책보를 메고 우린 용천백이 나온다는 하교길을 떼 지어 뛰어 갔다. “아가야 꽃 주께 이리와” 보리깜부기 뽑아 먹으며 때꼴나무 숲 속에 앉아 연속극 삽다리 총각에 나온다는 장쇠 이야길 하다 문득 지난여름 멱 감다 죽은 그 애 생각으로 우린 사타백이로 달려나갔다 나직이 떠다니는 흰구름 마른버즘 하얗던 그 애무덤엔 가시엉겅퀴 작은 바람에 떨고 기계충 걸린 머리처럼 군데군데 뗏장이 죽어 있었다. 일동 차렷! 호띠기를 불며 북두칠성을 바라보았다 아득히 먼 하늘에 총총 솟아나는 별 방동사니 무성한 논두렁 위엔 풀벌레들이 슬피 울고 있었다. --- 「유년의 기억 3」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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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어렸을 때부터 막연히 시인이 되고 싶었습니다. 들풀이 자라고 사라지던 사계절의 모습과 바람과 비와 눈 속으로 지나가던 시간들. 솔가지 위에 쌓이던 하얀 눈과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소리들은 오래도록 마음속에 솔방울처럼 응어리로 쌓여 갔습니다. 그동안 여러 곳에 발표했던 시와 습작하였던 여러 편의 시를 정리하여 시집을 만들었습니다. 수십 년 전에 써놓았던 글들이 있어 이제 다시 보니 부끄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더 시간이 가기 전 부끄럼을 무릅쓰고 정리하여 첫 시집을 상재합니다. 지금까지 주로 체험적이고 경험적인 시를 써왔습니다. 한 편의 시를 쓰기 위하여 몇 년이 걸리더라도 진실로 마음속에 우러나는 글을 쓰고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