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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로봇이 아파요
이종민 저
청어 20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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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 소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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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가의 말 4

프롤로그 8

01. 시한부 반려견 로봇을 고쳐주세요 14
02. 가드 로봇이 남자 친구를 질투해요 44
03. 작가 로봇이 번아웃되었어요 69
04. 청소 로봇이야? 난장판 로봇이야? 96
05. 시라노 연애 지원 로봇 122
06. 장발장이 되고 싶은 좀도둑 로봇 150
07. 생명의 무게를 계산할 수 있나요? 173

저자 소개 1

연세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 동국대 경영대학원에서 문화경영학을 전공했다. 삼성, SK, CJ의 미디어 및 콘텐츠 사업 현장에서 전략과 실무를 두루 담당했다. CJ ENM R&D센터와 IP개발센터를 이끌면서 기술과 스토리를 통한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다. ‘AI와 레거시 콘텐츠 사업자의 변화’를 출간했고, 한국경제신문에서 ‘이종민의 콘텐츠 비하인드’를 연재하며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비즈니스와 기술의 언어를 넘어 서사의 온기를 나누는 소설가를 꿈꾼다. 장편소설 『우리 집 로봇이 아파요』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148*210*20mm
ISBN13
9791168555297

책 속으로

**프롤로그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다양한 직업을 소개해 드리는 크리에이터 ‘잡노마드’입니다. 오늘은 굉장히 바쁜 분을 모셨는데요. 탑티어 로봇 훈련사인 서태영 훈련사께서 방문해 주셨습니다. 인사 부탁드립니다.

(훈련사) 안녕하세요. 잡노마드 구독자 여러분. 로봇 훈련사 서태영입니다. 실은 탑티어 훈련사가 아니고요, 그래서 별로 바쁘지는 않아요. 이 채널에 나오면 홍보가 되니까 꼭 나가야 한다고 어시스턴트 훈련사가 하도 잔소리를 해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말씀은 이렇게 겸손하게 하셔도 반려 로봇 가족분들 사이에서는 무척 유명한 분이세요. 하지만 저는 인공지능 로봇 훈련사라는 직업이 조금은 생소한데요. 우선 로봇 훈련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간단히 말씀해 주시겠어요?

(훈련사) 요즘은 회사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많은 분들이 로봇을 사용하고 계시잖아요. 청소나 요리 로봇 같은 가사 로봇도 많이 사용하시고, 간병 로봇을 렌트하시는 분들도 있죠. 또 취미 생활을 같이하거나 말벗이 될 수 있는 반려용 로봇과 생활하시는 분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로봇이 정상이 아닌 이상행동을 할 때 관찰을 한 후 프롬프트 즉 대화를 통해 교정해서 원래의 목적에 맞는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 인공지능 로봇 훈련사입니다.

아니, 잠시만요. AI가 설치된 로봇이 왜 이상행동을 하나요? 제품에 하자가 있는 거 아녜요? 그럼 반품해야죠.

(훈련사) 많은 분이 사용하시는 로봇은 클라우드 기반 AGI라고 불리는 일반인공지능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즉, 로봇의 뇌가 거대한 중앙 인공지능과 통신을 하는 거죠. 이런 경우에는 이상행동을 할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만약 A라는 로봇이 어려운 상황에 처음 맞닥뜨렸다 할지라도, 세상의 많은 로봇들은 이미 유사한 상황을 경험했었거든요. 그런 경험이 중앙 인공지능에 축적되어 있기 때문에 A라는 로봇은 아무 어려움 없이 대응할 수 있는 거죠. 하지만, 가정에 상주하는 로봇을 가지고 계신 분 중에는 나와 우리 집의 내밀한 상황이나 개인정보를 중앙 컴퓨터와 공유하고 싶지 않은 분들이 많이 계세요.
예전에는 이런 분들이 특정 기능만 탑재된 불완전한 로봇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제는 기술의 발전으로 일반인공지능과 거의 유사한 수준의 AI를 탑재한 로봇들이 등장하게 된 겁니다. 이런 로봇들은 아주 기본적인 언어모델이나 윤리기준만을 장착하여 반려인 가정으로 배송이 되고, 이후에 반려인과 생활하면서 점차 이상적인 반려 로봇으로 성장하게 되는데요. 성장 과정에서 잘못된 학습을 통해 일부 이상행동을 하는 로봇들이 발생하는 겁니다.

처음부터 이상적인 학습을 마친 로봇을 배송받으면 문제가 없는 것 아닌가요? 왜 기본적인 것만 배운 로봇을 받죠? 가격이 싼가요?

(훈련사) 가격은 오히려 더 비싼 편입니다. 이 로봇들은 일반인공지능을 갖춘 만큼 특정 활동만 하는 것이 아니고, 전반적인 일상을 공유하는 반려 로봇이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은 개인정보 보호뿐만 아니라, 나에게 꼭 맞는,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우리 가족만의 맞춤형 로봇을 원하는 거죠. 두 달가량 어미 품에서 젖을 먹고, 기본적인 사회화 교육만 받은 아기 강아지를 생각해 보세요. 가족과 함께 자라면서 이런저런 것들을 배우고 익히고 서로에게 길들여지며 친구가 되는 거잖아요? 강아지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이해하시기 좀 나으실까요?

그래도 이상행동이 발생하면 제조사나 판매처에서 AS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훈련사) 물론 AS가 됩니다. 로봇의 가격이 싸지는 않으니까요. 그러나 한 가지 행동만 교정하는 핀포인트 AS는 불가능하고, 그런 경우에는 대부분 공장 초기화를 진행하게 됩니다. 초기화 즉 리셋을 하면 처음부터 다시 교육해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환생한 것과 다름없으니 잘 육성할 수 있죠. 하지만, 냉장고가 아니고 반려 로봇이잖아요. 지금까지 로봇과 쌓아왔던 우정이나 추억, 그리고 우리 로봇만의 미묘한 개성 같은 것들도 사라지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희 같은 훈련사에게 기억을 보존한 채 이상행동만을 교정해 달라고 의뢰하는 겁니다.

그러네요. 지금까지 함께 살아온 반려 로봇이 이상한 행동을 조금 한다고 해서 추억마저 리셋해 버리는 것은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반려 로봇은 냉장고가 아니니까요. 그래도 사람을 위험하게 하는 이상행동을 한다면 그건 리셋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훈련사) 말씀드렸듯이 로봇은 출시될 때 사람에게 물리적 위해를 가하면 안 된다거나, 위험에 처한 사람은 자기 몸을 희생해서라도 구해야 한다거나 하는 기본적 윤리기준들이 세팅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상행동 대부분은 위험하다기보다는 불편함에 가까운 것들이지요. 물론 개인과 가정의 특성에 따라 이상행동이 불편함을 넘어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교정이 어렵다면 반려 가족들과 충분히 상의해서 초기화하는 것도 고려해야겠지요.

듣기에는 무척 어렵기도 하지만 신기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잠깐, 좋댓구알 부탁드리고요. 훈련사님. 지금까지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으실 것 같은데요.

(훈련사) 재미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억에 남는 고객들과 로봇들은 있습니다.

출판사 리뷰

■ 작가의 말

오랜 기간 콘텐츠 연관 산업에서 일했습니다. 영상 콘텐츠는 기술을 활용해 스토리를 시각화한 것이죠. 영화나 드라마, 쇼츠는 물론 메타버스와 AI 영상 모두 스토리를 첨단 기술과 엮어낸 콘텐츠입니다. 기업에서 콘텐츠와 미디어의 트렌드를 살피고 미래에 대응하는 일을 담당한 덕분에 기술이 세상을 얼마나 빠르게 바꾸는지를 오랫동안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의 속도를 마주할 때마다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 한구석에 가볍지 않은 질문들이 남았습니다. 온 세상이 빠르고 촘촘히 연결되는 이 시대에, 왜 우리는 남들과 멀어지고, 점점 더 외롭다고 느끼는 것일까요?

다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고 세상을 지배하며 결국은 인간을 파멸로 이끄는 디스토피아를 이야기합니다. ‘터미네이터’와 ‘매트릭스’가 보여주는 미래는 멋진 신세계가 아니며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조차 상상하고 싶지 않은 암울한 모습이니까요.

하지만 저는 차가운 외골격과 기계적 알고리즘을 가지면서도 인간과 온기를 나누며 곁을 지키는 존재들을 떠올렸습니다. 삶의 의지를 잃은 반려인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연장하려는 반려견 로봇, 주인을 위해 기꺼이 범죄를 저지르고 자발적 폐기를 선택하는 간병 로봇, 소설가와 협업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 로봇 그리고 이들의 고장 난 심장을 치료하며 자신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훈련사의 이야기를 그려보게 되었습니다.

소설 속에서 로봇들에게 나타나는 이상행동은 사실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들의 아픔과 외로움이 반사된 결과였습니다. 로봇의 심장을 치료한다는 것은, 로봇뿐만 아니라 결국 그들의 곁에 서 있는 사람의 마음까지 가만히 들여다보고 어루만지는 일과 다름없습니다. 로봇을 고치며 스스로 치유받는 AI 로봇 훈련사처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뛰어난 성능의 연산장치나 첨단 기술이 아니라 서로를 향한 깊은 이해와 애정일지도 모릅니다. 진보된 기술 문명 속에서도 결국 사람을 따스하게 만드는 것은 함께하는 마음이라 믿습니다.

언제나 작가를 꿈꾸었고, 하고 싶은 이야기도 찾았지만 그것을 글로 풀어내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였습니다. 매일 노트북을 켜고 마주한 것은 재능의 부족을 뼈아프게 깨닫는 메타인지의 시간뿐이었죠. 방바닥을 구르는 낮아진 자존감을 끌어올려 어찌어찌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던 것은 따듯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꿈, 그리고 그 치기 어린 꿈을 묵묵히 지켜봐 준 가족들의 무관심 덕분이었습니다.

고장 난 로봇들과 조금은 불완전한 사람들이 나누는 어느 AI 로봇 훈련사의 이야기가, 고단한 하루를 마친 여러분의 마음에도 작은 온기로 닿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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