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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할머니는 마술사 산보다도 크게 자란 조롱박 이야기 시합 제비와 나방이 어떻게 불을 훔쳤나 할미새는 어떻게 땅을 만들었나 땅을 짊어진 거북이 사람의 수명이 짧은 건 까마귀 탓 곰의 꼬리가 왜 짧아졌나 메추라기 꽁지는 짧고 여우 꼬리는 길고 토끼 입이 갈라진 이야기 고양이가 표범을 낳고 호랑이를 낳고 게가 옆으로 기어다니는 이유 멧돼지가 해를 파묻은 이야기 조롱박은 이야기 주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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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원 뼈마디가 근질거려 견딜 수가 있나. 뭐 좀 재미있는 게 없을까?”
어느 날 씨앗 하나에서 싹이 트기 시작하더니 조롱박이 열렸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서 어느 새 산 다섯 개로 받쳐야 할 만큼 커졌습니다. 이렇게 커다란 조롱박이 있다니 세상 동물들은 구경하러 가고 싶어 안달이 났습니다. 모두 구경하러 올 수는 없는 일이기에 하늘 어른은 지금까지 살면서 착한 일을 많이 한 동물 중에 이야기를 가장 잘 하는 동물이 대표로 구경하러 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 대표 오누이와 동물 대표 암수 한 쌍씩 조롱박을 구경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큰비가 퍼붓기 시작하더니 걷잡을 수 없게 물이 불어났습니다. 하늘 어른은 모인 동물들에게 조롱박 안으로 들어가 비를 피하라고 하지요. 갑작스럽게 어두컴컴한 조롱박 속에 갇힌 신세가 되어 버린 동물들과 오누이는 심심해서 못 견딜 지경이었습니다. 그 때 누군가 제안합니다. “우리 이야기 시합이나 할까?” 어린이들이 사랑하는 작가 김진경이 옛이야기의 흥겨움만 살려 새로 쓴 오늘 이야기 그렇게 해서 열린 이야기 시합은 처음에는 가장 대단한 일을 한 동물을 뽑기로 하고 시작됐지만 나중에는 어물쩍 아무 이야기나 하는 시합으로 변해 갑니다. 그러면서 이야기의 재미도 알록달록 조각보처럼 풍성해져 갔고요. 김진경의 이번 동화는 이야기를 하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환호하고 야유하고 웃고 화내는 생명들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이야기가 가진 마법 같은 보살핌의 힘을 보여주지요. 그러고 보면 이야기라는 것의 성질은 정말 조롱박하고 닮았습니다. 생긴 모습이 재미나고, 둥글어 아무데나 잘 어울리며, 속이 비어 무엇이든 품을 수 있고, 가벼운가 하면 생각 밖에 묵직하기도 한 것이 말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