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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살과 유머로 표현한 상실의 슬픔과 분노
아이들에게 ‘죽음’과 ‘상실’은 굉장히 낯선 단어이다. 처음 죽음을 접한 아이는 어떻게 이겨내고 대처해야 할지 당황스러워 하기 마련이다. 쉐소우는 “이럴 수 있는 거야??!”라고 분노에 가득 차 소리치는 여자 아이의 모습을 통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죽음을 처음 받아들이는 아이의 당황스럽고도 막막한 심정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또한 화려한 장식이나 설명을 피하고 최대한 절제되고 간결한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오히려 아이의 당혹스러운 심정을 부각시킨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분노와 슬픔으로 일관하지 않는다. 날개 달린 작은 요정, 커다란 가방을 든 작은 친구, 키다리 친구, 곰, 개와 같은 동화적이고 익살맞은 친구들의 시각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키며, 여자 아이가 왜 소리 지르는지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궁금증을 유발한다. 또 여자 아이의 죽은 새가 가수 엘비스와 같은 이름인데서 벌어지는 상황은 감상적인 분위기에서 벗어나 이야기에 유머를 더한다. 아이가 슬픔을 거두고 안정을 되찾게 되는 것은 바로 친구들의 관심과 도움 때문이다. 이상한 듯 쳐다만 보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여섯 친구들을 여자 아이의 상황에 관심을 갖고 슬픔을 함께 나눈다.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던 작은 장례식으로 여자 아이는 슬픔을 거두고 친구들에게 엘비스 이야기를 해 주기도 한다. 간소하지만 따뜻한 진심이 녹아 있는 이 과정은 슬픔은 나눌수록 가벼워진다는 사실을 간명하고도 가슴 깊이 알려 준다. 언젠가는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될 아이들에게 이 책은 어른들의 구구절절한 설명보다 가슴 가까이 다가가는 좋은 위로의 책이 될 것이다. 동화적인 요소와 사실적인 요소가 어우러진 독특한 그림 죽음이라는 현실적인 소재를 동화적인 캐릭터들로 이끌어가는 내용처럼 그림에도 만화적인 요소와 사실적인 요소가 적절히 배합되어 있다. 그 경계는 크게 인물과 배경으로 나뉜다. 쉐소우의 그림 속 인물들은 뚜렷한 선과 선명한 색으로 강하게 표현된다. 만화적 기법으로 그려져 있어 비현실적인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린다. 반면 배경은 비교적 사실적이고 희미하게 표현된다. 특히 사물과 인물들마다 드리워진 그림자는 그림의 사실성을 더욱 부각시키며 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불러일으킨다. 마치 사진 위에 동화 속 인물들을 붙여 놓은 듯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독자들을 현실과 동화가 어우러진 진심의 세계로 인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