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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솥
교양 아줌마 바람벽 쑥 한다발 마을 스무 쪽 빨간 봉투의 요정 숨비소리 꼬마 요리사 내 귀여운 여섯 번째 손가락 봄바람에 날아간 돌하르방 모자 거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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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내 가슴 속에도 작은 새 한 마리가 살기 시작했다.
속상하거나 슬 픈일이 있으면 숨을 멈춘 채 가만히 눕는다. 그럼 저 멀리서 철썩거리는 바닷물 소리가 들려온다. 이어 푸른 물이 방바닥으로 스며들고 물은 점점 차 올라 침대 위에 있는 나를 넘고 천장까지 차 오른다. 침대 다리에서 산호들이 자라기 시작하고 그 사이를 작은 고기들이 팔랑거리며 노닌다. 물결 따라 흔들거리는 미역과 함께 테우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할머니를 태운 거북이가 보일 때 쯤이면 숨이 차 오르고 그러면 고개를 내밀고 참고 참았던 깊은 숨을 내 쉰다. 내가 숨을 내 쉼과 동시에 새 한 마리가 "휘익 교이교이" 울며 날아오른다. 그러면 속 상한 일도 슬픈 일도 사라지고 내 마음은 바다처럼 한없이 넓어진다. --- p. 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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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쯤 울었을까. 이제 비로소 시골에 잠시 다니러 온 것이 아니라
아주 살러 왔다는 것이 실감났다. 내일부터 시골 학교를 다녀야 한다는 것이, 인사도 못 하고 온 친구들이 떠올랐다. 어른거리는 눈 속에 보랏빛 꽃이 들어왔다. 많이 본 듯한 꽃인데 꽃 이름은 생각나지 않았다. 새끼 손톱보다 더 작은 꽃이엇다. 한번 꽃이 눈에 띄자 여기저기에 핀 꽃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왔다. 하나같이 작은 꽃들이지만 흰 꽃, 붉은 꽃, 푸른 꽃, 노란 꽃, 색깔만은 선명했다. 푸르기만 한 들 같았는데 이토록 많은 꽃이 피어있다니 놀라웠다. 굴렁쇠가 쓰러진 곳에 흰꽃 무더기가 꺾어진 채 쓰러져 있었다. 글렁쇠를 들 어올렸다. 바람이 불었다. 쓰러졌던 꽃들이 일어섰다. 꽃들이 일어선 것을 하라도 해 주듯이 풀들이 일제히 "우우우" 소리쳤다. --- p. 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