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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스러운 가족과 끔찍한 갓난아기
2. 엄마, 아빠의 음모 3. 고아가 되면 어떨까? 4. 아빠와 엄마가 휴가를 떠나려고 하다 5. 밉살맞은 보모가 들어오다 6. 보모가 오트밀을 준비하다 7. 우울한 사업가 8. 알쏭당쏭한 대화 9. 영리한 위장 10. 아프로디테 석고상 11. 깜짝 놀랄 만한 발견 12. 다시 알쏭달쏭한 대화 13. 알랑거리는 우체국장 14. 아기를 다시 만나다 15. 안타깝게도 집이 팔리다 16. 끔찍한 두 여행객 17. 행운의 변화 18. 도보 여행 19. 실험실에서 보낸 긴 시간 20. 초코바에서 찾아 낸 결정적인 단서 21. 결심, 발표 그리고 뜻밖의 도착 --- 에필로그 - 옮긴이의 말 - 이 책에 나오는 세계 명작 |
Lois Lowry,Lois Ann Hammers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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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성이 ‘윌러비’인 가족이 살았다. 아이가 네 명 있는, 옛이야기에 나옴직한 가족이었다.
맏이는 사내아이로, 이름이 티모시이고 나이는 열두 살이었다. 바나비와 바나비는 열 살이고 남자 쌍둥이였다. 이들은 아무도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똑같이 생긴 데다, 이름까지 같아서 더욱 헷갈렸다. 그래서 바나비 A, 바나비 B라고 했는데, 부모는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A, B라고만 불렀다. 그래서 이 쌍둥이들한테도 이름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이가 많았다. 막내는 딸이었는데, 단발머리에 안경을 쓴 소심하고 작고 예쁘장한 아이였다. 나이는 일곱 살, 이름은 제인이었다. --- pp.8-9 “당신은 우리 애들 좋아하오?” “아니오.” 엄마가 금박을 입힌 가위로 얽힌 실을 싹둑 잘라 내면서 대답했다. “한 번도 애들을 좋아해 본 적이 없어요. 특히 그 키 큰 녀석은. 걔 이름이 뭐라고요?” “티모시 인소니 말라치 윌러비.” “그래요, 그 녀석. 걔가 제일 마음에 안 들어요. 하지만 다른 애들도 끔찍하기는 마찬가지예요. 딸내미는 시도 때도 없이 징징거려요. 글쎄, 이틀 전에는 나한테 끔찍한 갓난아기를 입양하라고 떼를 쓰지 뭐예요.” 아빠는 몸서리를 쳤다. “그리고 아무리 봐도 구별이 안 되는 두 녀석은 어떻고요. 스웨터 하나를 번갈아 입는 두 녀석 말이에요.” 엄마가 내처 말했다. “쌍둥이.” “네. 걔들 말이에요. 도대체 뭣 때문에 그렇게 똑같이 생겼는지, 원.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들잖아요. 그건 나빠요.” “나한테 계획이 하나 있소.” 아빠가 신문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러고는 만족스럽다는 듯이 한쪽 눈썹을 쓰윽 문지르며 말을 이었다. “비열하기 짝이 없는 계획이오.” “그거 잘됐네요.” 엄마가 말했다. “근데 무엇을 하려는 계획이지요?” “아이들을 없애는 거.” --- pp.24-25 “아빠가 아주머니를 채용했어.” 팀이 말했다. “면접도 안 하더라. 아빠하고 엄마가 급한가 봐. 아빠가 이렇게 말하더라. ‘당신은 뽑혔습니다. 저기가 당신이 쓸 방입니다.’ 그러면서 빈방을 가리켰어. 아주머니는 벌써 우리 집으로 들어온 거야. 아주머니 물건들은 다른 사람이 택시로 보내기로 하고.” “그 빈방은 진짜 지저분한데.” 바나비 A가 말했다. “맞아. 바퀴벌레들이 살잖아.” 바나비 B가 맞장구를 쳤다. “괜한 걱정 마. 우리가 그 방에서 살 것도 아닌데.” 팀이 말했다. “엄마하고 아빠는 언제 출발해?” 제인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벌써 갔어. 기다리고 있던 택시를 타고 부두로 갔어. 타고 갈 배가 기다리고 있는 부두로 말이야.” “잘 있으라는 말도 없이?” 제인이 물었다. 불쌍하게도 제인의 목소리는 떨렸다. “제인, 네 점수를 몽땅 빼야겠어. 넌 이제 빵점이야. 가능성도 없는 기대를 한 죄야. 너, 잊지 않았지? 점수가 하나도 없으면 어떻게 되는지.” 팀이 말하자 제인이 대답했다. “응. 두 손을 얌전하게 꼭 쥐고 구석에 서 있어야 해.” --- pp.44-45 “딸 이름이 뭐예요, 멜라노프 사령관님?” 보모가 물었다. “아, 알겠어요. ‘루스’군요. 옷에 이름이 예쁘게 새겨져 있네요.” “네. 이름이 루스예요. 하지만 제 딸은 아닙니다. 저는 그 아이의, 음, 후견인입니다.” “아, 그렇군요!” 보모가 말했다. “그러니까 아기와 선생님은 옛이야기에 나올 법한 가족이군요. 저희도 마찬가지예요. 착한 고아 넷하고 깐깐한 보모, 저희는 그렇답니다.” “메리 포핀스처럼요?” 멜라노프 사령관이 알았다는 듯이 기분 좋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니요. 저는 밤에 하늘을 날아다니는 그 여자랑은 질적으로 다른 사람이에요.” 보모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 여자 생각만 해도 저는 당뇨병이 생길 지경이에요. 끔찍한 설탕을 숟가락으로 퍽퍽 퍼서 주다니! 전 결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저는 유능하고 전문적인 보모예요. 그런데 선생님은……그러니까…….” “가족을 모두 잃은 후견인이요?” 사령관이 물었다. “네. 바로 그거예요. 가족을 잃고 누군가를 돌보는 후견인이오. 《비밀에 화원》에 나오는 아저씨처럼 말이에요. 그 사람 이름이 뭐더라? 아, 그래요. 아키볼드 크레이븐.” “아, 아니에요. 저는 성질 고약한 악당 같은 그 아저씨하고는 질적으로 다른 사람입니다. 그저 우연히 현관문 앞 계단에서 아기를 발견한 부유한 홀아비일 뿐이에요. “그러고 보니 우리는 둘 다 참 옛이야기에나 나올 법한 사람들이군요. 그렇지요?” --- pp.115-116 아, 해피엔딩으로 끝난 옛이야기에 달리 무슨 말을 보탤 필요가 있을까마는, 그래도 자세한 앞뒤 사정 얘기와 주인공들이 나중에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 말해야 할 것 같다. ……. --- 에필로그 중에서 |
옛날에 성이 윌러비인 가족이 살았다. 대장 행세하기를 좋아하는 맏이 팀, 아무도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똑같이 생긴 남자 쌍둥이인 바나비 A와 바나비 B, 단발머리에 안경을 쓴 소심한 막내 제인까지. 물론 이들에게는 부모님이 있었다. 참을성이 없고 조급한 아빠와 게으르고 심술궂은 엄마가 말이다.
어느 날, 윌러비네 아이들은 《빨간 머리 앤》에 나오는 주인공을 떠올리면서 착하고 똑똑한 고아가 되려는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아이들이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었으니, 부모님도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부모들처럼 아이들을 버리려는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고아, 부유한 후견인, 엄격한 보모, 집 앞에 버려진 갓난아기, 유산을 물려받을 자격이 있지만 오래전에 실종된 아이까지 《무자비한 윌러비 가족》에는 세계 명작에 곧잘 나오는 인물과 사건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윌러비 가족이 엮어가는 이야기는 무척이나 신선하며 익살맞고 유쾌하다. 윌러비네 아이들과 부모의 바람은 과연 이루어졌을까? |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책을 선물하거나 추천할 때 내용이 훌륭한 혹은 유명한 상을 받은 책을 떠올린다. 물론 이건 지극히 당연한 행동이다. 반면 내용이 교훈적이지 않거나 아이들이 읽기에 조금 거칠다 싶으면 일단 기피한다. 아마도 아이들에게 늘 좋은 책만 읽히려는 어른들의 바람과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표면적인 내용이 조금 거칠어도 아이들에게 보다 큰 재미와 감동을 안겨 줄 수 있는 책이 있다. 세계적인 아동 문학가 ‘로이스 로리’가 쓴 《무자비한 윌러비 가족》이 바로 그런 책이다. 로이스 로리는 아동 문학상 가운데 세계 최고라 할 수 있는 ‘뉴베리 상’을 두 번이나 받은 대작가이다. 로이스 로리는 이 작품을 쓰기 전까지만 해도 아이들을 위한 책을 떠올릴 때 보통의 어른들과 생각이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날 로이스 로리는 생각을 바꾸었다. 비난의 화살을 조금 맞더라도 아이들을 위해 새롭고 과감한 글쓰기를 시도한 것이다. 로이스 로리는 반드시 좋은 내용만이 아이들에게 감흥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무자비한 윌러비 가족》을 탄생시켰다. 이야기의 기본 골격이 파격적이긴 하지만 그 배경에는 세계 명작을 바라보는 과거와 현재의 작가관이 잘 녹아 있다. 《무자비한 윌러비 가족》에는 어린이들이 편안함을 느끼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 고아, 부유한 후견인, 엄격한 보모, 집 앞에 버려진 갓난아기처럼 세계 명작에 흔히 등장하는 인물들이 잔뜩 나오기 때문이다. 이 책의 밑거름이 된 세계 명작을 함께 읽어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 될 것이다. |